Jungle home
왜 주변에서 점점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질까요? 그리고 그들에게는 어떤 사연과 계기가 있을까요?
정글하우스는 식물로 채워진 주거공간을 소개하고 인터뷰하는 시리즈 입니다. 아파트, 빌라, 정원 등
다양한 주거공간, 다양한 환경에서 어떤 식물을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지금 만나보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살고 있는 김보민이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박성진의 아내이자, 반려견 뭉치와 솜이의 엄마이며, 반려식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식물 집사이기도 합니다. 간호사인 저는 올해 2월 코로나 사태부터 지금까지 여행도, 휴가도 반납하고 집과 병원에만 갇혀 살고 있어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식물을 돌볼 시간도 많아졌지만,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기만을 바라고 있답니다.
반려식물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8년 전, 시어머니께서 신혼집 집들이 선물로 해피트리를 주셨어요. 어쩌다 보니 저의 첫 번째 반려식물이 된 셈이죠. 흔하지 않은 일이죠? 저희 시어머님은 남들이 키우다 병든 식물 까지 사랑으로 돌봐주세요. 그 따뜻한 마음에 이끌려 식물을 키우게 된 지 어느덧 8년이 다 되어가네요
식물로 인한 삶의 변화는 무엇인가요?
간호사라는 직업 특성상 나보다 남을 돌볼 때가 많아요. 주말 도, 명절도 반납하다 보면 어느새 저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느낌들 들더라고요. 외롭다는 생각도 자주 하게 되고요. 더군다나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인데, 마땅히 풀 곳도 없다 보니 혼자 삭힐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식물을 가꿀 때는 근심·걱정이 사라지더라고요. 마냥 예쁜 아이들을 보면 스트레스도 금세 잊어버리게 됐어요. 반려식물 덕분에 안정이 된다고 할까 요? 긍정적인 생각도 자주 하게 되고요.
식물을 잘 키우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저는 잎과 흙의 상태에 따라 물을 주는 주기를 파악하는 편이에요. 대게 잎이 얇으면 물을 좋아하고, 다육처럼 잎이 두꺼우면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되거든요. 식물은 빛, 온도, 습도가 중요해서 계절에 따라 가습기와 선풍기, 온·습도계는 필수랍니다.
처음 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어떤 식물을 추천하시나요?
사진만 보고 무작정 식물을 데리고 오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신경 써야 하는 게 한둘이 아니거든요. 특히 물주기는 매우 중요해요. 물주는 걸 깜빡하거나, 반대로 너무 과하게 줘도 식물은 쉽게 아파하거든요. 때문에 초보 식물 집사분들에게는 본인의 생활패턴에 따라 식물을 키우는 것을 추천해요. 물주는 것을 깜빡 한다면 다육이나 선인장을 추천하고, 과습이 걱정된다면 수경식물을 추천합니다.
식물을 기르면서 기억에 남거나 감동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올봄에 영국 장미를 키우게 되었어요. 과연 꽃봉오리가 생길까 했는데, 어느 날 꽃봉오리가 생기지 뭐예요? 그래서 장미 꽃이 피기 전까지 매일매일 잠들기 전 한 번, 아침에 눈 뜨자 마자 한 번 인사하고 꽃이 폈는지 확인하며 설렘 속에 하루하 루를 보냈어요. 비로소 장미가 활짝 피었을 때 감정이 벅차오 르더라고요. 내가 처음이라 서툴고 부족했을 텐데 이렇게 예쁜 꽃을 선물해 주다니…. 정말 감동이었어요. 그때 피어난 장미들은 잘 말려 보관하고 있답니다.
식물을 기르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 하시나요?
반려라는 뜻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고 해요. 식물을 데리고 온 첫날처럼 평생 예쁠 수는 없어요. 한철 꽃을 피우기 위해서 과도기를 거칠 때도 있을 거예요. 그 모습이 설령 예쁘지 않더라도 기다려주고 아껴주세요. 인고의 시간이 지나면 어쩌면 우리가 반려식물에게 더 많은 위안을 받을지도 모르거든요. 그러면 당신도 어느 순간 저처럼 식물 덕후가 되어 있을 거랍니다.
해충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식물의 상태에 따라 벌레 종류도 엄청 다양해요. 저는 물로한 번 씻고 바람에 말린 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원인을 알아봐 요. 되도록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시도하다가 정 안되겠다 싶으면 사진을 찍어 농약사로 가 약을 치는 편입니다.
반려식물과 '나' 는?
좋아하는 것에는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아요. 제가 선택해서 데려온 아이니까 더 애착이 가고요.
지금 제가 키우고 있는 뭉치와 솜이(반려동물)도, 그리고 나의 반려식물도 모두 저의 선택으로 데려온 애들이에요. 그래 서인지 더 애틋하고 애정이 간답니다. 되도록 많은 분들이 식물을 키우기를 바라요. 저처럼 식물과 주고받는 사랑을 마음껏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photo_ @bomini0430
월간플로라 2020년 10월호 정글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