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광고
‘물음도 답도 주어지지 않고 사라지는 삶의 순간들’ (조기현)
어제 해방일지 보고 곽혜숙님처럼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 생각, 열무 삼십단 이고가 아니라 고추 한가마니 닦다가 돌아가신 송영숙님 생각에 울다가 잠들었는데, 아침에 눈뜨니 편집자에게 문자가 와 있다. 한겨레신문 하단 광고 사진. 한겨레출판사에서 한번씩 신문에 광고 내더니만 그 자리에 내 책이 있었다. 막 좋기만 하지는 못하고, 쑥스럽고 부끄럽고 광고비를 들였으니 많이 팔려야할 텐데 싶은 책임감도 느껴지면서 복잡하게 좋았으나 울엄마가 봤으면 단순하게 좋아했을 거 같다. “엄마가 살아 계셔서 니가 성공(-.-)한 걸 봐야하는데” 하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 때마다 화를 냈다. 나는 엄마가 죽어서 해방됐다고 생각하므로.
-책날개에 사진
‘그게 얼마나 어렵냐면 내 청춘이 거기 다 들어간 거예요.’ (홍은전)
열 번째 펴낸 책이다. 얼굴 사진 처음 넣었다. 편집자 최해경 샘이 사진 넣자고 하지 않고 ‘이걸로 넣자’고 했다. 못이기는 척 그러자고 했다. 이 책에는 많은 죽음이 담겼다. 홍은전이 말하는 장애 열사들의 죽음, 원도가 말하는 죽은지 2년 만에 발견돼 장판과 몸이 하나된 무명씨의 죽음, 김진숙이 매번 처음인 듯 울면서 줄줄 읊는 동지들의 죽음,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은 청년 용균이, 태규의 죽음, 씨돌아저씨가 증언하는 80년대 명문대 나오지 못해서 알려지지도 못한 학생들의 죽음, 그리고 “늘 자신을 불행하게 할 목표를 세웠던” 노무현의 죽음. (오늘이 노짱의 기일이네). 이렇게 많은 죽음과 삶을 감당할 수 있는가, 책 쓰면서 자주 멈춰야했다. 너무 슬프고 귀해서. 설악산 추어탕집 간판에 얼굴 내거는 아주머니 마음이 되어 나도 얼굴을 걸었다. 이책의 맛은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주사맞기
‘생각보다 부서지기 쉬운 한 명의 인간’ (원도)
다초점렌즈 안경을 맞추고 나온 첫 책이기도 하다. 노안과 두 개의 안경에 적응하느라 활자 현기증에 시달렸다. 그와중에 인터뷰이들 18명 개개인의 미니 단행본이라는 마음으로 원고를 살폈다. 봐도 봐도 고칠 게 나오는 ‘교정 지옥’을 통과하느라 컨디션이 계속 좋지 않았는데 책 나오고 구토에 미열과 어지럼증으로 몸을 일으키지 못했고 하필, 출간 홍보 영상을 찍는 날 병원에 제발로 갔다. 옆 침상에는 꼬부랑 할아버지께서 누워계셨다가 일어나는 듯했다. 자식이 오고. 간호사의 목소리가 커튼 넘어로 들렸다. “어르신 지팡이는 늘 멋지세요!”
첫댓글 잘 지내시죠?
오늘은 모처럼 책을 신청하고, 모처럼 답을 달고 싶은 날이에요.^^
전주의 봄날은 지나갔어요. 격리생활에서 베란다 뷰를 보내요.
창살 아래 벚꽃이라니.
멀리서 가까이서 잘 지내요~
봄봄의 반갑고 여전한 꽃사랑. 근데 코로나 걸렸어요? ㅜㅜ 잉. 몸조리 잘 하고요. 모처럼 책 신청;도 고맙고 댓글도 고맙고요. 나이가 드는지 옛날 친구 만나면 왜 뭉클한지 모르겠어요. ㅋ 안부 남겨주어 고마워요.
@은유 4월에 지나간 격리생활이었어요. 감사해요. 은유님도 건강을 잘 돌보고요. 뭉클뭉클한 아침.
10번째 책 출간을 축하 드려요! 괜한 강박이지만 사두고 아직 다 읽지 못한 은유님 책을 다 읽고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은유님 얼굴들어간 맛 보장 책이라니 이 책부터 읽어야겠어요. 가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요즘 그 시즌입니다. 귀하고 슬픈 죽음의 이야기로 마음을 씻고 싶네요.
유유. 토닥토닥. 마음 깊이 생의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책이 되면 좋겠어요. 슬픔이 힘이 될 거예요. :) 읽고 소감도 귀띔해주길 ㅋ
아이들 잠든 밤. 은유 책을 펼쳤어요. 책 읽는데 책장이 넘어가는 게 안타까워요. 은유 덕분에 다른 세계에 풍덩 들어가고 있어요. 너무 많은 죽음과 눈물. 그리고 은유의 링겔까지 들어간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도록 최선을 다해 볼래요!
사랑눈! 다정한 사랑눈 고마워요. 풍덩 들어가는 감응력에 인터뷰이들도 기뻐할 거예요.
한겨레 인터뷰시작할 때 실렸던 사진 맞죠?
신문으로 인터뷰 볼 때랑 책으로 보는 건 또 다를 것 같아요. 묵직하게 천천히 보게 될듯요.
광고 보고 반가웠어요~
사진이 예술적이에요. 네. 셀프인터뷰 사진이에요. 마리:)
해방일지를 보면서, 돌아가신 후 해방 된 엄마의 이야기에 은유가 썼던 글이 너무도 겹쳐져서 놀랐습니다. 드라마 작가님이 은유의 글을 읽고 쓰셨을까 할 정도였어요. 은유의 글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드라마의 그 회에서 분명 엄마의 죽음뿐 아니라 해방까지 바라봤을 것 같습니다. 책에 실린 모든 글이 저를 가볍고도 무겁게 만들어주네요.
혜원. 모든 엄마들이 죽어야 해방되는 현실이 슬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