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이 일어났을 때는 AIG 계열의 보험회사에 회계사로 근무를 하고 있었다.
타이피스트로 일하던 할머니가 뉴욕에서 비행기가 월드트레이드쎈터에 충돌했다고 비명을 지르듯이 이야기를 했다. 놀란 우리들은 휴계실에 모여 믿기지 않는 상황을 바라보았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 빨려들어가는 비행기 새빨간 불꽃 죽음과 같이 퍼지는 연기 수없이 날리는 종이들 창에 매달려있는 하얀 셔츠를 입은 사람들...
아마 그때의 광경을 수백번을 보아서 우리들의 뇌리에 죽는 날까지 남아있을듯 하다.
내가 살아온 동안 이 시대를 변화시킨 한 사건을 들라면 그때일 것이다. 월남전 이후에도 분쟁이 있어왔지만 911 이후에는 인류 분쟁의 모든 씨앗들이 폭탄이 되어 한꺼번에 터지는 형상이다.
한국문학을 접하지 못해서인지 기막힌 이야기꾼의 목소리를 들은지 오래다. 이청준의 소설을 사랑했는데 이제는 침묵의 세계로 들어갔고..:
이 시대를 프로골퍼로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을 모두 불행하게 만들었던 타이거 우드는 이제는 몸과 마음이 한물간 퇴기가 되버렸다.
눈을 감아보면 옆집에서는 에어컨이 돌아가는 소리, 귀뚜라미등 풀벌레 소리등이 들린다.
지난 십년을 생각해보면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잘 모르겠다. 무언가를 그리워했는지 어느 목표를 향해 걸어왔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엘비스의 노래중에 이런 가사가 생각이 난다. 옛날 집을 생각하고 친구들과 어머니와 이야기하던 꿈에 깨어나니 사방에 벽만 보이고 나는 진땀을 흘리며 혼자 있다는..:
옛사랑에 대한 회한 어떤 인생의 억울함 놓쳐버린 기회를 아쉬워 하며 살아가야 하나? 이제는 어렸을 때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나에게도 어떤 확신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사랑을 저버린 영혼은 죽을 때까지 빌어먹을 비맞은 개와 같다. 약속을 배신한 인생은 용기없이 죽은척하는 패병이다.
나의 삶도 골프와 같이 열여덟번의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좀더 겁없이 살았을텐데. 좀 더 솔직하게 말했을텐데.
아 내가 영원에 연결이 되고 죽음이 두렵지 않았던 그 순간이 그립기만 하다.
09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