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감상.픽업아티스트(2014)
: 윈드보스
: 2016.4.20.
- 픽업 아티스트
감독전도한
출연박용범,최호중,탁호연,김대우
개봉2014.08.28 한국, 106분
영화는 어찌됐든 난 보게 되어 있다.
그 말인즉 난 영화를 1급, 2급으로 분류하는 것을 보고 난 후라는 거다.
그러니 시장에서 3급이라 평가했다고 해서 안보고, 1급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는 건 아니라는 거다.
결국 영화에 대해 그다지 편견을 가지고 보는 것은 아니기에 보다가 짜증이 나기도 하고, '어라?' 하는 느낌으로 집중하는 영화를 만나기도 한다.
아마도 이 영화가 그러한 대강 보려고 시작했다가, 집중해서(?) 보게 된 영화중의 한편이 아닐까 한다.
이 영화가 나름대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영화에 나오는 인간 군상 4인 중에 가슴에 와닿는 한명의 인간 군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실직을 했었다. 딸에게 생활비와 교육비를 보내야 하는데, 실직된 상태라 직장을 가지고 있을 때 만들어 두었던, '마이너스 대출' 통장이 은행의 직권으로 사라지고 현금조달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로 생활비를 우선 충당하고 있을 때, 카드대금의 다급한 입금일자가 되었을 때 당혹감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내 뇌리에 남아 있다.
몇푼 되지도 않던 아내의 직장생활로 번 돈으로 생활을 하니, 아내가 '당신 카드값 막을 형편이 안되는 거 알잖아?' 라고 했을 때의 막막함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아~ 아내에 대한 불만은 그때나 지금이나 없다. 게다가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아내는 내게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영화의 그 인간 군상의 상황과 생각, 그리고 그의 답답함은 충분히 공감이 가고 내가 그때 당시에 느꼈던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왜소해지고 다급해진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처절한 모습을 접하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은 아마도 없을 거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그때의 상황이기에, 난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직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꿋꿋하게 버티려고 애쓰고 있으며, 최소한 직장에서 쫓겨 나지 않기 위해 업무적으로 애쓰고 있는 편이다. 사실 이전까지 이런 직종의 제조업에 있었던 경력자체가 없는지라, 제조업 회계와 관리부분을 배우기는 쉽지 않다.
그러기에 더 노력하고, 관리기법을 배우기 위해 밤을 새며 엑셀을 다시 공부하고, 인도의 회계프로그램에서 내 방식으로 변환해서 관리기법에 맞추는 것까지 애쓰며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 영화에서 그 사람이 마지막 끝자락이지만, 잘되서 무척 좋다.
아무래도 아무리 영화이지만, 그런 사람이 잘된 모습을 마지막에는 접할 수 있어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 'Good' 이라는 한마디 남기고자 한다.
주제가 없는 듯하면서도 4명의 인간군상을 면면히 훑으며 장면들을 엮어가는 솜씨와 그들이 인간이 되어 가고 사회적응을 해나가며, 사랑하는 짝을 찾아가는 모습들이 참 아름답다고 느껴졌고, 그 시간만큼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