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 노조, 임협 잠정합의안 부결

[광역매일]

반대 78% 압도적…예년보다 적은 임금인상폭 불만
노사관계 다시 먹구름…추석전 협상 타결 `빨간불`

 

▲ 현대자동차 노조가 26일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    

 현대자동차 노사 양측 대표가 마련한 올해 임금협상 교섭 잠정합의안이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부결됐다.

노사는 다음 주부터 재협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안 ‘불발’로 노조 집행부가 신뢰성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26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노사 간 잠정합의안이 최종 부결됐다고 27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찬반투표에 전체 조합원 4만9천 665명 중 4만5천777명(92.2%)이 참여해 반대 3만5727표(78%), 찬성 1만28표(21.9%)로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조합원의 과반수 투표에,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투표 결과, 반대표가 오히려 찬성표의 3배에 달해 결국 노사가 어렵게 마련한 잠정합의안은 부결됐다.

부결 원인은 '임금인상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임금인상 폭이 예년 협상과 비교해 적다는 평가다. 노조 내부에서는 기본급을 그대로 두고 호봉만 별도로 2단계 올리는 방식의 임금조정을 택해 ‘사실상 임금동결’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이날 소식지를 통해 "잠정합의 내용 중 임금성 부분이 부족한 점은 지부장으로서 조합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해마다 진행될 임금인상 투쟁에서 모자라는 부족분들을 채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잠정합의안 불발로 현대차 노사관계에 먹구름이 끼일 전망이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절대적인 반대’에 부딪쳐 이후 이어질 협상에서 강경 모드를 취할 개연성이 크다. 사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임금 인상 폭에 따라 임금피크제 시행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올 것이다. 기대를 모았던 추석 전 타결은 일단 어려울 전망이다. 자칫 장기화 될 여지도 있다.

앞서 노사는 지난 24일 임금피크제 확대 철회와 함께 임금 5만8천원(정기승급 2호봉+별도승급 2호봉) 인상, 개인연금 지원금 1만원 인상, 성과금 250%+일시금 250만원, 품질지수향상기념 격려금(100%+80만원), 주식 10주,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등에 합의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 15만2천50원 인상(기본급 대비 7.2%, 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주식 포함)을 요구하고 있다.  

 기사입력: 2016/08/28 [18:10]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183501&section=sc30&sect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