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홍세화의 책,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 를 읽었다. 그 책에서 당시에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했던 '똘레랑스' 라는 말을 소개했던 걸로 알고 있다. 나 역시 그 책을 읽고서야 풀리지 않는 숙제를 겨우 해결할 수 있었다.
대학 시절, 데모를 하면서도 가슴 한켠으로는 찜찜함 같은 것이 숨어 있었다. 일반인들에 대해 피해를 준다는 것, 부모님에게 미안하다는 것. 사실, 그런 이유가 정부가 데모학생들을 억압하고 법적으로 처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사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정부의 말에 수긍을 했다. 그 이후, 여전히 정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진행형이다.
그 중, 윤석렬 정부가 노조를 탄압하는 가장 큰 무기가 되었다. 검사답게 물 만난 고기라도 된 모양이다.
똘레랑스는 종교개혁으로, 구교와 신교의 극심한 대립을 완화 하고자 프랑스에서 생겨난 말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의 정신 정도의 뜻이다.
그 후, 프랑스가 공화국을 선포 하면서, 수 없이 많은 데모가 일어나고, 그것을 법으로만 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공공 질서 위반이라는 명분은 오로지 진압을 위한 충분한 법적 근거가 되었다.
드디어 '공화국' 이라는 말, 'republic' 에서 해법을 찾았다. 즉, 약자 노동자 시민의 일반적이고 전체적인 피해는 비록 불법이라도 공적인 영역으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 시민들이 불편하고 피해를 입더라도 그들의 시위를 공적인 것으로 본 것이다. 그것은 공화국의 개념으로 더 없이 어울리는 것이다.
한비자의 법가사상이,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 진나라의 통치이념이었다. 시황제는 법대로 나라를 통치하면서 수 많은 학자들을 죽이고 서적을 불태웠다. 자신이 만든 법이었다. 전혀 공적이지 않은 자신만의 사적인 법이었다. 진나라는 15 년만에 망하고 말았다.
이어서, 한나라 역시, 한비자의 영향을 받은 동중서와 사마천의 '사기'에 의해 국가통치이념이 만들어졌다.
거기에 공자도 동원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공자의 五倫을 왜곡시켜 三綱을 만들었다. 삼강은 공자와 아무 상관도 없는 말이다. 삼강의 강(綱)은 뜻은 그물의 굵은 세로줄을 의미하는데, 그물을 당기면 세로줄에 의해 모아진다. 따라서 신하 아내 자식은 왕 남편 부모에 종속되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성리학적 개념이 완성되고, 그후 2000 년 동아시아를 지배하기에 이른 것이다. 공자의 오륜은 상하의 개념이 아니라 평등의 개념이다. 五倫 의 義 親 別 信 序 는 당시 어지러웠던 춘추전국 시대의 삶의 인문학적 개념이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 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고 해결해서도 않된다. 프랑스는 프랑스 대혁명을 시작으로 공화국이 되기까지 너무나 많은 피를 흘렸다. 그 과정에서 약자들의 피해는 극심했다. 공화국은 자본주의 현대국가에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약자와 공공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서 '똘레랑스'는 공화국 정신임에 틀림없다.
윤석렬이 자주 외치는 공정의 정신이다. 법은 절대로 공정하지 못하다. 현대 자본주의 국가의 법은 약자의 편이 절대 아니다. 법을 만든 자도, 법을 이용하는 자들도 전부 강자이다.
법을 잘못이해하고 공정을 외치는 윤석렬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다.
https://band.us/band/91091282/post/1
첫댓글 글을 읽노라니 당신은
최고의 지식인 입니다
부럽습니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