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저녁, 친정조카가 아들의 돌잔치를 한다고 하여서 부평에 다녀왔습니다
뷔페식당을 빌려서 잔치를 하는데 아기의 어미는 신세대 엄마답게 한복이 아닌 샤넬라인의 드레스를 입고 아빠도 턱시도까지 갖춰 입고 손님을 맞이하여서 마치 결혼식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식장에는 풍선으로 장식한 아기의 대형사진이 걸려 있고 빔 프로젝트는 아기의 성장과정의 다양한 모습을 쏘아 주고 있었으며 미키 마우스와 동물들의 가면을 쓴 잔치 도우미들이 흥을 돋구고 테이블마다 부모와 함께 찍은 아기의 사진이 들어있는 꽃바구니가 장식되고 식장입구에는 미리 찍어서 제작한 앨범과 방명록, 그 옆에 행운권 추첨을 위한 퀴즈 판까지 마련되어서 동화 속 왕자님의 생일 같은 동서양 혼합 호화 잔치였습니다
조카의 시아버님이 장로로 계신 교회의 목사님을 모시고 예배가 끝난 후 행사 진행자의 지시에 따라 아기의 부모들이 팔을 어긋 마껴 포도주를 마시고[이 순서는 왜 있는지 모르겠고... ]점잖은 손님들도 분위기상 모두 잔을 들고 ‘위하여’를 외쳐야하며 모두들 비디오기사의 지시로 또 비디오에 찍히면서 축복의 말을 하였습니다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듯 한 검정 벨벳 옷을 입은 아기가 무엇을 잡는가를 보는 ‘돌잡이’순서에는 무명실 한 타레와 연필 외에 마이크, 마우스 등이 있어서 엄마가 정성껏 마련한 소박한 돌상에 한복을 입고 어리숙하게 앉아 있는 아기를 연상 시키는 돌잔치의 시대는 가고 정말 새로운 풍속도의 새 시대가 도래 하였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기의 일상을 성장 시기별로 특별 제작한 영화배우들 같은 가족들의 영상을 보면서 진작 아이를 낳아 키운 것이 참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요즘 자녀를 한 두 명 낳는 부모들은 돈이 있든 없든 아기의 돌잔치를 다들 이렇게 거창하게 치르는 것 같아서입니다
영상이 끝난 후, 사회자는 또 특별 순서가 있다고 하면서 갑자기 엄숙한 분위기로 바뀌더니 아기의 부모가 부모님들을 단상 위로 모시고 번갈아 감사장을 낭독하기 시작하는데 내용은 아기를 기르다보니 부모님이 저희들을 노심초사하며 기른 정성을 깨닫게 되었으며 그래서 감사의 선물과 감사패를 준비하였다는 것입니다 갑작스런 일에 부모님과 손님 모두 살짝 감동이 오는데 조카는 자기가 직장에 나가느라 아기를 돌봐주시는 도우미 아주머니에게도 같은 감사장과 선물을 준비하여 시류만 따르는 가벼운 젊은이는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그래도 전통적인 검소한 잔치에 대한 미련이 남아 약간은 불편한 마음을 다 버리지 못한 저의 마음을 감동으로 바꾸어 놓은 것은 아기엄마의 남편에 대한 멘트였습니다
아기엄마인 조카는 자상하고 온유한 남편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정말 존경하고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데 부모의 이혼으로 안정된 가정을 누리지 못하였던 조카가 경건하고 화목한 가정에 시집가서 따뜻한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사는 것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또 조카의 남편은 남편대로 명문대를 졸업하고 유학까지 갔다 와서 전문대를 졸업한 자신보다 두 배 이상의 월급을 받는 아내가 자신을 진정으로 존대해 주는 것에 목이 메어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아내에게 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진실하고 소박한데다 부부가 함께 이처럼 행복한 가정을 주신 하나님아버지께 감사와 영광을 돌려드린다고 하며 포옹을 하는 모습에 모든 하객의 마음도 감동으로 촉촉하게 젖어들었습니다 조카가 다니는 회사가 외국인업체라 외국인들도 수 십명 참석하였기에 돌잔치의 내용이 좀 더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지 못하여서 아쉬웠는데 그들 모두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 가족애, 그리고 신앙심에 깊은 감동을 받은 듯하여 명색이 고모할머니라고 한복에 두루마기까지 차려입고 전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고 갔던 돌잔치에서 돌아오는 발걸음이 그리 힘들지만은 않았습니다
*지난 번 조카이야기에 나오는 조카의 아기 돌잔치에 대하여 작년에 썼던 글입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친구가 저의 글'조카이야기'를 읽고 "너같은 좋은 친구를 있게 한 너의 고모에게 감사한다'면서 자기도 다음 달 월급의 반을 우리교회 캄보디아선교에 보내겠다고 하네요 ..
*지난 금요일 철야예배 시간에는 언니에게 선교에 동참하라고 권하였던 우리 교회에 다니는 작은 조카가 회사에서모범직원으로 뽑혔다면서 상여금200만원을 받아서 선교헌금으로 드려서 또 감사와 기쁨이 넘쳤답니다. 저의 조카들에게 계속 간증을 주셔서 고모의 목회에 힘과 자부심을 갖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다 표현할 수가 없네요
저의 조카들이 5살, 10살 때 저의 오빠가 이혼을 하여서 제가 데리고 있는 날이 많았는데 이렇게 그 아이들이 착하고 멋진 사회인이 되고[외국어대를 나온 작은 조카도 탄탄한 외국인 회사인 다우 케미칼 직원으로 미모가 뛰어납니다 29세..아직 미혼이에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 목회를 도와주니 너무 감사해서 기쁨 나누고자 글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