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불꾸불 몇 굽이로 접힌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간혹 나타나는 조망은, 자연이 빚어낸 수묵산수화(水墨山水畵) 바로 그것입니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조망도 일품이고.
우리들은 이곳 산길로 접어들기 전에,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한참을 쉬어갑니다.
기다리면서 다방 커피 한잔에 담배 한 모금도 하고.
산길로 들어섭니다.
산길 초입은 제법 가파릅니다. 정선 5일장에 가기 위해 무거운 짐을 이고 지고 이런 길을 올랐을 옛 선인(先人)들을 생각하니 차마 힘들어할 수도 없습니다.
아니 누가 이렇게 점퍼를 벗어서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그냥 갔나요???
하얀 눈이 덮인 평상 가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잠시 후 이곳 길 개척자이시자 대장님께서 “조금 더 올라가면 평상이 있는 쉼터가 있다”고 하셔서 다시 가파른 오름길을 미끄러지면서 오르기도 하고.
평상에 소복하게 눈이 쌓여 있습니다. 주변에는 닥터 지바고에 나오는 흰 수피(樹皮)의 자작나무들이 군락(群落)을 이루고 있고.
산길을 내려가면서 가끔씩 나타나는 조망은 그림입니다. 어찌 표현해야 좋을지. 이런 장면을 도연명(陶淵明)은 욕변이망언(慾辯已忘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벌써 잊어버렸다)이라고 표현했다지요 아마도.
겨울에도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회양목 옆을 지나고.
좁은 산길을 벗어나니 마을(문곡마을)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아우라지에서 비로소 강을 이룬 물줄기(조양강)가 거친 산과 깊은 골을 이리저리 휘돌아 문곡마을 한 골짜기에서 한반도를 빼어 닮은 비경을 빚어낸다는 문곡마을입니다. 바우님들은 한반도 지도 중 강릉이 어디쯤일지를 가늠해보기도 합니다.
마을 어귀에서 돌아다 본 산의 모습. 뒤에 오는 바우님들의 한가한 모습이 산과 푸른 하늘이 어우러져 그림같은 모습을 연출합니다. 날씨가 제법 따뜻하고 햇살이 좋아 사진상으로만 보면 봄날 같습니다.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그런 곳이랄까?
이제는 열매 몇 개만 매달고 있는 찔레꽃도 보이고. 머지않아 다시 꽃을 피우겠지요.
이곳 문곡마을 마을회관이자 노인회관에서 안과 밖으로 분산하여 점심 식사를 합니다.
우리들은 그곳에서 짧지만 아주 행복한 식사를 하고, “오다 가다 다시 들르라”는 그곳 노인회장님의 정겨운 전송을 받으며 다시 길을 나섭니다. 산악회에서 뒤풀이를 위하여 그곳을 빌렸다면, 비닐하우스 같은 곳도 7~8만원씩 받았던 각박한 어느 시골의 씁슬한 모습이 되살아나기도 했지요.
하루 종일 오가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시골역 간이 대합실 같은 모습의 버스 정류장 모습. 그래도 평창 올림픽 사진은 걸려 있네요.
우리들은 강가를 따라 이어진 길을 걷습니다. 강 건너편의 깎아지른 듯한 산과 눈 덮인 물줄기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하니, 아스팔트 길을 걷는 단조로움은 느낄 새가 없습니다.
시골 분교같은 모습의 배움터 곁을 지나고.
얼마간을 걸어 오른쪽으로 꺾어진 곳 다리 위에서 본 조양강 물줄기.
이제는 거의 용도 폐기된 듯한 빛바랜 낡은 ‘추억의 조양강’ 안내(광고)표지판.
굽이굽이 난 길을 따라 얼마간을 걷다가 잠시 쉬어갑니다. ‘휘닉스’님은 여전히 모델로 맹활약 중이시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