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9. 24(화)
이사야서 40장~44장
(이사야 40,3)
한 소리가 외친다.
(이사야 40,6)
한 소리가 말한다.
묵상-
하느님께서 선포하신다.
‘예루살렘에게 다정하게 말하여라.
이제 복역 기간 끝나고 죗값도
다 치렀으며, 자기 모든 죄악 역시
주님 손에서 갑절의 벌을 받았다‘고,
외치라신다.
나는 오늘, 이사야서를 읽으며
그 소리를 들었다.
내 귀에 꽂힌, 아니 내 마음에 박힌
한 소리, 한 소리, 외침들이다.
①그분의 보상이 그분 앞에 서서 온다.
②흔들리지 않게 그것을 못으로 고정시킨다.
③가련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이 물을 찾지만
④물이 없어 갈증으로 그들의 혀가 탄다.
⑤그들이 부어 만든 상들은 바람이요,
헛것일 뿐이다.
⑥내가 북녘에 이르리라, 내놓아라,
⑦남녘에도 이르리라, 잡아두지 마라,
⑧나 말고 다른 반석은 없다.
여러 소리, 즉 여러 메시지가 있었지만,
이 외에도 내 영혼을 가르고 파고든
두 마디의 소리가 있었다.
‘네가 나의 눈에 값지고 소중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이사 43,4)
‘나의 영광을 위하여 내가 창조한 이들’(이사 43,7)
주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된 나,
주님 눈에 값지고 소중한데,
주님이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라는
이 말씀이 심금을 울린다.
이름 하여, 내 가슴에 대고 외친 이의
소리인 거다.
한 소리가 외친다.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이사 40,3)
어디서 많이 보았던 구절이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인
세례자 요한이 이사야 예언자를
빗대어 말한 적이 있다.
‘그들이 물었다. 당신은 자신을
무엇이라고 말하는 거요?‘(요한1,22)
요한이 말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소리에 대한 적절한 체험이 있었다.
얼마전, 청력검사를 받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공간에
혼자 들어가면, 검사실 간호사가
이중 문을 굳게 닫고는, 헤드폰 같은 걸
귀에도 꽂고, 소리가 들릴 때마다
스위치를 눌러야 하는 검사다.
뭐 어렵겠거니 했는데, 하고 나면
피로감이 확 몰려올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그 소리만 들려주면
좋으련만, 바람소리와 시끄러운 잡소리 등
불순물 소리를 섞어서 들려주고,
그 속에서 삐~ 뿌~ 끼~ 웅~
소리를 내는 소리에 집중해서 스위치를
눌러야 한다.
최대한 작은 소리로 줄였을 땐, 잘 들리지
않는데, 바람소리 등 주변 잡소리에 신경을
뺏기다 보면, 스위치를 누르는 횟수가
줄어든다. 검사를 하는 내내, 나는 생각했다.
이게 침묵이구나. 무수히 많은 소리들이,
내 삶 속에서 들려오지만, 내가 들어야만 하는
하느님의 소리나 하느님의 도구인 광야에서
외치는 이들, 즉 예언자들의 소리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가.
어디 그뿐인가! 잡다한 소리들에 휩쓸려,
놓쳐버리는 주님의 메시지와 신호가
얼마나 많았을지, 성찰할 수 있었다.
기도할 때조차, 마음과 생각, 감정,
기억과 무의식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마치 하느님의 목소리인양, 섣부르게
판단하여, 잘못된 분별을 할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이사 44,25)
나는 수다쟁이들의 표징을 부수어 버리고
점쟁이들을 바보로 만든다.
오죽하면 주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나의 청력 기능은 생각했던 것보다
약해지거나 손상되지 않았지만,
검사를 통해, 하느님의 목소리와,
그 목소리(메시지)를 광야에서 외치는
이들의 소리, 그리고 내 주변사람들과
나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의 차이가
얼마나 다르고 큰지를 깨달았다.
시끄럽게 불어대는 바람 소리와
멀리 또는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잡다한
소리들을 헤치고, 나를 부르시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목소리에 집중한다는 것,
매일의 묵상기도나 성체조배 안에서
다져질 수 있는 역량임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주님, 저희가 세상의 수다쟁이들이 가늠하고
점치고 말하는 가짜 소리들을 외면하고,
광야 저 한복판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당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해주소서.
침묵 속에서 들려오는 귀하신 목소리가
저희에게 메시지가 되고, 생명을 살리는
구원의 양식이 됨을, 깨어 알게 해주소서.
조금 더 머물러서 기도하며
조금 더 주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집중하며,
주변의 소리와 소음에서
거리를 두고 고요함과 침묵의
덕목을 갖출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첫댓글 요셉피나님
좋은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