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양명 45살에 비난하는 말을 줄이겠다고 감계한 글(三箴):
2019년 9월 25일
* 왕양명이 45살에는 남경에서 근무하였습니다. 남경에서 강학하는 동안에 많은 학자들을 만나 토론하였고 또한 주자학을 비난하였습니다. 따라서 여러 주자학 학자들도 왕양명을 비판하고 비난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왕양명은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경계하는 글을 지었고 조금이나마 조심하려고 생각하였습니다.
첫째, 말을 많이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말을 많이 하였더니 길한 복이 오는 것이 아니고 흉화만 불러온다는 것입니다.
둘째, 자신이야말로 어리석고 고집스러움을 깊이 반성하였습니다.
셋째, 글짓기를 반성하였습니다.
왕양명이 이렇게 반성하고 경계한 글은 말조심하라는 주나라 무왕의 「금인잠(金人箴)」이라고 전해오는 글을 참고하였던 것 같습니다. 비슷한 취지가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왕양명 문하에서도 왕양명이 비난 받고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있는데 구양덕(歐陽德)은 “성인(聖人)은 자신의 잘못이 많다는 것을 알고, 현인(賢人)은 자신의 잘못이 적다고 알고, 일반인들은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안다.(聖人過多,賢人過少,愚人無過。)”고 여기는 것입니다. 성인은 온전하게 모두 깨달았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들이 언제 어떻게 저질렀는지를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현인은 깨달은 것이 적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들을 아는 것이 적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은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여긴다는 것입니다.
---------------------------
왕양명, 「삼잠(三箴)」:
아! 이 사람아, 이런 것을 몰랐느냐! 요임금을 누가 성인이 아니라고 하더냐? 요임금은 날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였다. 깊은 연못에 빠졌을 때는 얇은 얼음을 조심스럽게 밟고 걷는 것을 편안히 여겼고, 다리가 부러졌을 때에도 뛰어 달리기를 더욱 열심히 하였다.
사람들이 어리석고 고집스럽다고 말하지만 누가 너보다 심하겠느냐? 부스럼이 부어올랐어도 침으로 따서 낫는 것을 보지 못하였느냐? 사지가 마비되었어도 약을 먹고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하였느냐? 사람들이 너를 욕하고 헐뜯는 것은 모두 너에게는 침이고 약이었다. 그런데 너는 이것도 몰라서 오히려 화를 냈었다. 화낸 표정도 모자라서 되받아쳐 욕하고 헐뜯었다.
너의 어리석고 고집스러움을 누구와 비교하겠느냐? 아! 이 사람아, 어리석고 고집스럽지 말라고 한두 번 일러준 것도 아니다. 벌써 45살인데 아직도 굳게 마음속에 깊이 새겨놓지 못하겠느냐!
아! 이 사람아, 말조심을 하라! 말을 많이 할수록 길한 복이 적어진다. 말 많은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쓸데없이 화만 불러온다. 성현은 덕(德)을 묵묵하게 이루었다고 하며, 어진 사람은 말을 더듬는다고 하였다. 성현 가운데 누가 말로 욕하지 않고 마음속에서 욕하였는가? 누가 말을 더듬으면서 마음속에서는 나쁘다고 여겼는가? 남의 착한 일을 칭찬하더라도 사실보다 지나치면 오히려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 남의 잘못을 비난하면서 얼마나 많이 욕하고 죄를 주어야만 비난을 그치겠는가? 아! 말을 많이 하는 주인공은 너의 마음이다! 그러니까 네 마음에 잘 새겨서 날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야한다. 어찌하여 말을 많이 하려고 서두르느냐? 하느님께서 너를 보고 계신다!
아! 이 사람아, 좋은 글을 짓겠다고 너는 얼마나 많이 노력하였더냐! 유명해지려는 명예욕이었고 더구나 어리석은 사람들을 해치는 죄악이 아니었더냐. 너는 배우들을 무시하였고 못났다고 여겼다. 그런데 너도 배우처럼 거짓을 연기하고 있으니 너의 얼굴이 두껍지 않냐? 날마다 달마다 거짓을 열심히 연기하면서 어찌하여 고치지 않느냐? 네가 받은 천명을 버리고 원수들과 가깝게 어울리고 있다. 옛날에도 뛰어난 지식인들이 모두 이렇게 죽었다. 너는 거울삼지 못하고 스스로 잘못하는 것이 오히려 많더냐!
王守仁,「三箴」:
출처:
『王陽明全集』,雜著,卷六,「三箴」:
晉江何喬遠(1558-1631, 字穉孝)選 ,『皇明文徵』,卷三十一,「三箴」:
嗚呼小子,曾不知警!堯詎未聖?猶日兢兢。既墜於淵,猶恬履薄;既折爾股,猶邁奔蹶。
人之冥頑,則疇與汝?不見壅腫,砭乃斯愈?不見痿痹,劑乃斯起?
人之毀詬,皆汝砭劑。汝曾不知,反以爲怒。匪怒伊色,亦反其語。
汝之冥頑,則疇之比?嗚呼小子!告爾不一。既四十有五,而曾是不憶!
嗚呼小子,慎爾出話!懆言維多,吉言維寡。多言何益?徒以取禍。德默而成,仁者言訒。孰默而譏?孰訒而病?譽人之善,過情猶恥。言人之非,罪曷有已?嗚呼多言,亦惟汝心!汝心而存,將日欽欽。豈遑多言,上帝汝臨!
嗚呼小子,辭章之習,爾工何爲!不以釣譽,不以蠱愚。佻彼優伶,爾視孔丑。覆蹈其術,爾顏不厚?日月逾邁,爾胡不恤?棄爾天命,昵爾仇賊。昔皇多士,亦胥茲溺。爾獨不鑒,自抵伊亟!
참고자료:
德默而成:
『易、系辭上』:“默而成之,不言而信,存乎德行。”
仁者言訒:
『論語』:子曰:“仁者,其言也訒。”(司馬牛)曰:“其言也訒,斯謂之仁已乎?”子曰:“爲之難,言之得無訒乎?”
昔皇多士:
『詩經、文王』:“思皇多士,生此王國。”
---------------------------
歐陽德:“聖人過多,賢人過少,愚人無過。”
董澐:“知過是賢人,改過是聖人。”
王畿,「滁陽會語」:“先師在留都時,見有人傳謗書,見之不覺心動,移時始忘,因謂終是名根消煞未盡,譬之濁水澄清,終有濁在。”
----------------------------
「金人銘」,「黃帝銘」六篇之一(王應鱗,「漢書藝文志考」)
劉向,『說苑、敬慎篇』:“孔子之周,觀於太廟。左陛之前,有金人焉。三緘其口,而名其背曰。”云云。
『孔子家語』卷三、『說苑校證』卷十、『古詩歸』卷一,又明載“孔子之周,觀於太廟”而得見「金人銘」,則其作年之下限,又必在之前。二者合勘,「金人銘」應爲西周早中期之“古逸”。
「金人銘」:
古之慎言人也,戒之哉!
無多言,多言多敗;無多事,多事多患。
安樂以戒,無行所悔。
勿謂何傷,其禍將長;勿謂何害,其禍將大;
勿謂何殘,其禍將然。(『家語』無此二句)勿謂莫聞,天妖伺人。(『家語』作“勿謂不聞,神將伺人”)
熒熒不滅,炎炎奈何;涓涓不壅,將成江河;
綿綿不絕,將成網羅;青青不伐,將尋斧柯。
誠不能慎之,禍之根也。(『家語』作“誠能慎之,福之根也”)曰是何傷,禍之門也。(“曰”『家語』作“口”,當從之)
強梁者不得其死,好勝者必遇其敵。
盜怨主人,民害其貴。(『家語』作“盜憎主人,民怨其上”)
君子知天下之不可蓋也,故後之下之,使人慕之。
執雌持下,莫能與之爭者。
人皆趨彼,我獨守此。(“趨”『家語』作“取”)眾人惑惑,我獨不從。(前句『家語』作“人皆惑之”,“從”作“徙”)
內藏我知,不與人論技。(後句『家語』作“不示人技”)我雖尊高,人莫害我。
夫江河長百谷者,以其卑下也。天道無親,常與善人。
戒之哉!戒之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