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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107
씬/1 주방 (D)
현경, 보석, 해리, 신애가 밥 먹고 있고
해리 갈비! 갈비! 갈비! 갈비!
현경 씁. 조용히 안해? 지금 갈비가 어딨다고 갈비타령이
야?
해리 나 똥도 잘 쌌잖아! 근데 왜 갈비 안줘?! 갈비 줘! 갈비!
보석 (해리에게 생선 주며) 해리야. 생선 먹어. 갈비보다 이
게 훨씬 맛있다.
해리 (생선 던지며) 다 필요 없어! 내놔! 내 갈!!
자옥 (순재와 들어오며) 나 왔어.
해리 (자옥 보곤 입에서 ‘비’라는 글자만 연기처럼 나온다.
조용히 밥을 먹는)
현경, 보석, 신애, “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등 인사
하고
자옥 해리야 너 또 무슨 떼쓰고 있었어? 밖에서부터 소리 들
리던데.
해리 아니요.
자옥 한옥에 한번 더 갈까?
해리 (군대식으로) 아닙니다! (하고 울상된다)
현경 하..임자 만났네. 임자 만났어.
자옥 이선생. 밥 다 먹고 나랑 얘기 좀 해.
씬/2 거실 (D)
자옥, 현경, 보석, 순재 차 마시며 얘기중이다.
현경 (종이 보며) 이게 뭔데요?
자옥 아무리 간소하게 할 거래두 이 정도 혼수는 해야될 거
같아서.
순재 아유. 혼수는 무슨. 수저 한 벌도 필요 없어요.
자옥 그래두 그게 그런게 아닌데.
현경 됐어요. 다 생략해요. 그런거 다 허례허식이지.
자옥 그러니까 기본만..
현경 (OL) 아유. 우리끼리 편하면 됐지. 그냥 두 분 쓰실 방
이나 꾸미세요.
자옥 그래? 알았어. 그럼 그릇들 좀 사모아 논거 있는데 그
릇이나 가져올까.
현경 (흔쾌히) 예. 그러세요 뭐.
씬/3 카페 (D, 야외)
정음과 남학생 서서 반갑게 웃으며 얘기중이고
지훈이 좀 떨어진 곳에 앉아있다.
정음 (남자랑 헤어져 달려와 지훈 앞에 앉으며) 미안해요 기
다리게 해서. 그냥 학교 친군데 작년에 호주로 언어 연수 갔었거든
요. 거의 일년 만에 처음 보는 거라..
지훈 안 물어봤는데?
정음 아.. 지훈씨 괜히 오해하고 기분 나빠할까 봐서.
지훈 뭘 괜히 오해하고 기분 나빠해요?
정음 원래 남자들..다른 남자랑 친하게 지내면 그러니까..
지훈 왜요?
정음 뭘 또 그렇게 아랍왕자처럼 쿨 하신 척을.
솔직히 내가 딴 남자랑 막 친하고 그럼 질투 나잖아요.
지훈 글쎄요. 친구랑 친하게 지내는 게 왜 질투가 나요?
정음 (표정) 그럼 나 만나면서 질투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지훈 음..(생각하다 어깨 으쓱하며) 없는 거 같은데.
정음 하..듣자듣자하니 은근 기분 나쁘네.
지훈 네?
정음 그렇잖아요. 애정이 없으니까 질투도 안하는 거지.
지훈 원래 내 성격인데. (하곤) 정음씨도 질투 안하잖아.
정음 말을 안해서 그렇지. 내가 왜 질투를 안해요?! 특히 그
진안지 후배 여자 조심 좀 하라 그래요. 은근슬쩍 지훈씨한테 스킨
쉽하고 그러는거 뭐라 그럴래다 치사해서 안한 거 뿐이거든요.
지훈 아..그랬구나. 그럼 나도 지금이라도 질투해요?
정음 됐거든요. 엎드려 질투받기도 아니고. (삐죽거린다) 나
한테.. 애정이 없으니까 질투가 없지..
지훈 (피식 웃는다) 알았어요. 조만간 기회 봐서 질투 한번
할께요.
정음 뭐요? (째리며) 차.
씬/4 주방 (D)
자옥 세경, 각자 박스에서 그릇들 꺼내고 있는데
현경 (들어오며) 아니 뭐가 이렇게나 많아요..
자옥 필요한 것만 골랐는데도 이만큼이네.
현경 좀 추려야겠다. 너무 많아요. 지금 쓰는 그릇도 많은
데.
자옥 고르고 고른 건데.
현경 장에 다 들어가지도 않겠네.
(만화 머그컵들 들어보며) 이런 건 없어도 되겠다. 세경
씨.
세경 네. (하고 머그컵들 다시 박스에 담는데)
자옥 그걸 왜 빼? 그게 얼마나 귀엽고 이뻐?
현경 에이. 좀 유치하구만.
자옥 아니 그게 왜 유치해? 세경아. 다시 빼.
세경 네? 네. (하고 다시 머그컵을 뺀다)
현경 하.. (하다 일본식 작은 그릇들 보고는) 이런 건 진짜
필요 없겠다. 세경씨.
세경 네. (하고 작은 그릇 다시 박스에 넣는데)
자옥 어. 어. 그게 얼마나 이쁜 건데.
현경 병아리 오줌이나 담겠어요? 별 쓸모도 없이 자리만 차
지 하겠구만.
자옥 이쁘잖아. 세경아. 다시 빼.
세경 네. (크고 화려한 접시 들어 보이며) 이 접시들은 어떡
할까요?
현경/자옥 (동시에) 됐어 그런건! / 그거 있어야 돼! (서로를 보
며) 거 참..
세경 (난감한 표정)
씬/5 거실 (D)
자옥, 잡지 오린 것들 보여준다. 대부분이 분홍색에,
화려한 레이스다.
현경, 팔짱 끼고 아주 못마땅하게 본다.
현경 아버지랑 같이 쓰실 방인데 너무 여자애 방 같다.
자옥 이쁘잖아. 아버님도 좋아하실 거야.
현경 (참 난감하단듯) 하..이쁜것도 정도가 있죠.이건 완전
히 사춘기소녀
취향이지 이게.
자옥 뭐가그래? 이쁘면됐지.
현경 뭐가 이쁘면되요.
현경 (씁쓸하게 웃으며) 하..진짜 교감선생님이랑 취향 안
맞아 얘길 못하겠네.
자옥 (좀 삐져) 나도 진짜 자기랑은 얘기가 안된다.
씬/6 정음방 (N)
정음과 인나, 얼굴에다 오이 붙여놓고 침대에 누워 다
리 운동중이다.
인나 어? 그건 연애 7년차쯤 되야 나오는 얘긴데.
정음 내 말이. 너무 질투를 해도 문제지만 무슨 돌부처처럼
그러니까
은근 기분 나쁜 거 있지.
인나 에이..내 생각엔 그냥 쿨 한척 하는 거야.
정음 그런가?
인나 막말로 내 여자가 다른 남자랑 시시덕거리는데 좋아
할 남자가 어딨냐?
정음 그렇지?
인나 광수오빠 봐. 내가 다른 남자랑 단둘이 커피만 마셔도
광수 (문 확 열고 OL) 야! 너 누구랑 단둘이 커피 마셔?
인나 아냐. 안해.
정음 아..놀랬잖아. 오빤 왜 여자방문을 벌컥벌컥 열고 그
래? 매너없이!
광수 너 진짜 그러지마. (하고 간다)
인나 봤지?
정음 하.. 은근 더 열 받네.
씬/7 전통 찻집 (N, 야외)
순재, 자옥과 차 마시고 있다.
자옥 이선생이랑은 취향이 너무 다르니까 말이 안 통하네
요..
순재 현경이 걔가 어릴 때부터 운동만 해서 남자같은 구석
이 좀 있어요.
자옥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이쁜 게 뭐가 나빠요?
(하다) 이선생님도 제 취향이 좀 심하다고 생각하세
요?
순재 아유. 그럴 리가요. 전 자옥씨 취향이 고상하면서도
딱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자옥 (기분 좋다) 그죠? (하고 가방에서 현경에게 보여줬던
잡지들을 꺼내 보여준다) 선생님도 이거 좀 보세요. 너무 이쁘잖아
요.
순재 (자옥이 준 잡지를 본다. 캐노피 침대에 분홍벽지, 레
이스 커튼이다 OFF) 이런 옘병! 이게 뭐야? 이게 사람 집이야 인
형 집이야? 이거 뭐 완전히 (자옥과 눈 마주치면 ON) 이쁜데요?
자옥 그죠? 이선생님이 딱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순재 (잡지 보며 감탄하듯) 아..좋은데요. 전 너무 좋은데..
씬/8 병원 낮 전경
씬/9 병원 복도 (D, 야외)
정음, 지훈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있다.
지훈 참, 진아가 밥 한번 사 달라 그러던데. 좋은 데서.
정음 뭐욧?! (확 째리는)
지훈 아. 깜짝이야..(재밌어하며) 그래서 안된다 그랬어요.
(웃는)
정음 (째리며) 차. 왜 웃어요?
지훈 아니. 질투의 화신이 얼굴이 있으면 방금 그런 얼굴일
거 같아서. (웃는)
정음 놀려요. 자꾸. (시계보고) 이따 점심 같이 먹어요?
지훈 그래요. 오늘은 느긋해요. (종이컵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지는데)
지성 (OFF) 정음아!
정음 지성 오빠?
지성, 정음을 반갑게 와락 껴안는다. 지훈, 짧게 표정.
정음 (지성 떨어트려놓으며 지훈 눈치보며) 아.. 왜 이렇게
오바야?
지성 (정음 볼 꼬집으면서) 반가우니까 그러지. 너 여기서
일해?
정음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잠깐 봉사. 말하자면 길고. 오빠
는?
지성 내 친구가 여기 내과의라. 그나저나 어떻게 이렇게 우
연히.
한 3년만이지? 나 유학가고 한 번도 못 봤으니까.
정음 그런가? (하다 지훈 인사시켜준다) 참. 인사해.
지성 누구야?
정음 내 남자친구.
지훈 이지훈입니다.
지성 (아쉬움의 탄성) 아..
정음/지훈 오빠 왜 그래? / ?
지성 나 너 좋아하고 있었는데.. 의리 없게 벌써 남자친구
만든 거야?
정음 뭐? 하여튼 농담은. (지훈에게) 어릴 때부터 되게 친하
게 지내던 오빠예요.
지훈 (웃으며) 그래 보이네요.
지성 박지성이에요. (악수청하며) 정음이랑은 어릴 때 목욕
탕도 같이 가고 하던 사입니다.
정음 (질색하며) 오빠.
지훈 (웃으며) 네.
지성 바뻐? 바빠도 나랑 커피 한 잔 해. (시계보며) 좀 있으
면 점심이네.
점심도 먹자. 맛있는 거 사줄게.
정음 점심은 좀 그런데. 나 선약 있거든. 다음에
지성 (OL) 누구랑? (하다) 남자친구랑? 그럼 같이 먹어. (지
훈에게) 그래도 되죠?
지훈 아..네. 뭐.
지성 된다잖아. 같이 먹어.
지훈 (호출 들어오면 확인하고 정음에게) 나 먼저 갈게요.
(지성에게 목례하고)
정음 (손 흔들며) 그래요. 점심때 봐요.
지성 (정음 이끌며) 밑에 커피숍 있던데 글루 가자.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
지성과 정음, 반갑게 웃고 떠들며 가고 (지성, 자연스
런 스킨쉽이 많다)
지훈, 돌아서서 오는데 안선생과 민선생이 의미심장하
게 웃고 있다.
지훈 둘이 뭘 그렇게 음흉하게 웃고 있어?
안선생 (양갱 먹으며) 이거 뭐야..
뭔가 강한 놈이 하나 나타난 거 같은데? 너 조심해야겠
다.
민선생 질투 좀 나게 생겼네.
지훈 질투? (무시하며 가며) 하..드디어 또 질투작전 돌입하
셨군..
민/안 (따라오며) 응?
지훈 그런게 있어. 기획 제작 주연 황정음표.
근데 이름이 박지성이 뭐야..성의 없게.
안선생 (양갱 먹으며 따라 붙으며) 뭔 소리야?
지훈 그런 게 있다니까.(웃으며 가는)
씬/10 거실 (D)
보석, 소파에서 신문 보고 현경, 티비보는데 순재,
나와 소파에 앉는다.
보석 신문 보실래요?
순재 아까 봤어.(현경에게) 자옥씨랑 인테리어땜에 뭐 이견
이 좀 있었다면서?
현경 이견이 아니라 취향이 너무 유치하니까.
순재 취향이라는 건 개인차가 있으니까 니가 좀 양보하면..
현경 뭘 양볼해요? 부부방을 무슨 공주방도 아니고 분홍에
레이스에..
순재 (OL) 자옥씨 원래 워낙 좀 소녀 같은 데가 있잖아.
현경 소녀 다 얼어 죽었대요? 그건 소녀 같은 게 아니라 주
책맞은 거예요.
그런 건 애기해 줘야죠. 뭘 다 양볼해요. 무슨 상전 모
셔 와요?
순재 그래도 니가 좀만 양보 하면..
현경 왜 저한테만 자꾸 양보하라 그래요? 교감선생님도 식
구들 말도 들어야지. 이집이 교감선생님 집이에요? 우리 가족들 사
는 우리집이지.
순재 그거야 그렇지만..
현경 아버지도 참 진짜. 이런 애기 안할려고 안할려고 하는
데 결국 또 꺼내게 만
드네. 지금 그렇게 양보 양보 입에 다시면서 옛날에 엄
마한테 좀 그렇게 해주지. 엄마한텐 반찬 쪼가리 하나 양보 안하시
더니..
순재 (괴로운) 그 얘긴 왜 또 꺼내냐.
현경 아우 진짜..(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순재 하..(골치가 아프다)
보석 제가 보기에도 이번엔 장모님이 좀 너무..
순재 시끄러! 누가 니 생각 물어봤어?
보석 (표정) 죄송합니다. (하다 할말없자 신문 불쑥 내밀
며) 신문 보실래요?
순재 (버럭) 아까 봤다니까! 쯧!
보석 아. 예..(별지 들며) 연예특집은 별지로 나왔는데 이것
도..?
순재 (버럭) 봤다구! 봤어!
보석 아. 예.. (하고 신문보다 보여주며) 만화도 보셨어..
순재 (OL) 이게 진짜!
씬/11 레스토랑 (D, 야외)
지훈, 들어와 정음과 지성을 눈으로 찾는다.
종업원 “예약하셨어요?” 묻는데 정음과 지성을 발견한
다.
둘, 다정하게 애기하며 웃는다. (지성, 스킨십 많은 편)
정음, 지훈을 보고 손을 흔든다.
컷튀면 지훈, 정음, 지성이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지성 바빠서 정음이 잘 만나주지도 않으신다면서요?
지훈 네?
지성 조심하세요. 얘 주변에 나처럼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
고 있는
친구들 많으니까.
지훈 (다 알고 있다는 듯) 아.. 네. 그러시겠죠.
정음 오빤 별말을 다 한다.
지훈 근데 내과에 누구랑 아시는 사이세요?
지성 아.. 그게.. 병원을 잘못 알았더라고요. 초록병원이 아
니래요.
지훈 (피식하는) 아. 네. (혼잣말처럼) 그러시겠죠.
지성 네?
지훈 (미소) 아닙니다.
지성 참, 내일 정민이 결혼식이다.
정음 뭐? 정민이 기지배가 벌써 결혼해? 웬일이야.
(하다) 나한텐 청첩장도 안 보내고.
지성 안 그래도 너 연락 안된다던데 진짜 오늘 잘 만났네.
같이 가.
정음 그래. 오랜만에 애들 다 보겠네.
지성 아 진짜. 결혼식 끝나고 애들이랑 석모도로 1박 2일 뒤
풀이 가는데 너도 같이 갈래? 오랜만에 한번 뭉쳐야지. 재인이도
가는데.
정음 재인이도? 진짜? (하다) 근데..글쎄..(지훈 보는)
지훈 (피식 웃다가) 정음씨도 가요. 그런데 빠지면 서운하잖
아.
정음 그래도 되요?
지훈 (계속 여유있는 웃음끼)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놀겠
다는데 뭐가 어때요?
정음 지훈씬 못가죠?
지훈 정음씨 친구들 노는데 내가? (웃으며) 어차피 시간도
안되고.
갔다 와요 기분전환 삼아.
정음 진짜요? 저 진짜 가요.
지훈 (웃으며) 네. 놀다 오세요.
지성 잘됐다. 너 온다고 그러면 애들 엄청 좋아하겠다.
정음 (전화 오면) 잠깐만 나 전화 좀 받고. (일어나 나간다)
지성 자신감이 넘치시네요.
지훈 네?
지성 남자들도 있는 1박 2일 여행을 다 선뜻 오케이 하시
구..
지훈 네..(미소 짓는)
지성 그러다 후회할지도 몰라요. 저 아직 정음이 포기 안했
어요.
지훈 (장난스럽게 호응해주는) 아. 네에.
지성 골키퍼가 있지만 제가 한번 도전 해봐도 될까요?
지훈 맘대로 하세요. (하고 웃어 보인다)
씬/12 포장마차 (N, 야외)
순재, 혼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C#1 씬/7 - 회상
자옥 (하고 가방에서 현경에게 보여줬던 잡지들을 꺼내 보
여준다) 선생님도 이거 좀 보세요. 너무 이쁘잖아요.
C#2 씬/10 - 회상
현경 소녀 다 얼어 죽었대요? 그건 소녀 같은 게 아니라 주
책맞은 거예요.
그런 건 애기해 줘야죠. 뭘 다 양볼해요. 무슨 상전 모
셔 와요?
현경 지금 그렇게 양보 양보 입에 다시면서 옛날에 엄마한
테 좀 그렇게 해주지. 엄마한텐 반찬 쪼가리 하나 양보 안하시더
니..
순재 (술을 마시며) 하..진짜 해도 너무해..뭐든 하나 양보하
는 것도 없이. 다 자기 맘대로야. 다.
씬/13 정음방 (N)
정음, 짐 싸고 있고 옆에 인나 있다.
인나 의사선생도 대단하다. 대단해. 어떻게 거길 떡하니 보
내줄 생각을 해?
정음 좀 그렇지?
인나 많이 그런거지. 웬만한 남자들이면 눈에 쌍심지를 켜
도 모자라겠구만..
정음 원래 자긴 질투가 없다니까 뭐.
인나 질투가 없는 사람이 어딨어? 성격 문제가 아닌 거 같은
데.
정음 그럼?
인나 이거 진짜 좀 문제 있는 거 아냐? 여친이 남자들이랑 1
박 2일로 놀러 간다는데. 광수오빠 같았어봐. 내가 남자들이랑 1
박 2일로 놀러간다
광수 (문 벌컥 열고 들여다보며) 야! 너 남자애들이랑 1박 2
일로 놀러가?!!
인나 아냐.
정음 놀래라. 오빠 우리 얘기 밖에서 엿들어?
광수 그게 지금 중요해? 너 아니지? 진짜!
인나 아니거든요!
정음 하..저쪽도 정상은 아닌 거 같다.
순재 (OFF) 자옥씨. 자옥씨.
인나 준혁이 할아버지 목소린데?
씬/14 한옥 마당 (N)
정음, 인나, 광수, 내다보면 줄리엔이 순재를 부축하
고 있다.
줄리엔 미스터 순대! 어디서 술을 이렇게 퍼먹고 왔어요?
자옥 (겉옷 걸쳐 입고 방에서 나오며) 어머 이선생님.
순재 (혀 꼬여) 자옥씨..
씬/15 한옥 거실 (N)
순재, 헤롱헤롱해서 겨우 앉아있는데 자옥이 꿀물을
내온다.
자옥 드세요. (하다) 시간도 늦었는데 왜 집으로 가시지 않
고..
순재 자옥씨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자옥 저한테요? 뭔데요?
순재 자옥씨 너무 그러는 거 아니에요.
자옥 네?
순재 나도 그렇고 현경이도 그렇고. 우리가 그동안 많이 양
보를 했잖아요.
그럼 이번엔 자옥씨가 한번 양보하면 안돼요?
자옥 머리꼬리 다 떼고 말씀을 하시니까 하나도 못 알아듣
겠어요. 뭘 양보해요?
순재 자옥씨 취향 말이에요.
자옥 제 취향이 뭐요?
순재 솔직히 자옥씨 취향 진짜 유치해요.
자옥 네?
순재 유치하다구요.
자옥 (표정) 제 취향이 유치해요?
순재 유치해요. 유치해! 애도 아니고 그게 뭐예요! (술기운
에 점점 흥분) 솔직히 유치해서 못 봐 주겠어 진짜!
자옥 하..
순재 기분 나쁘세요? 기분 나빠도 할 수 없어. 왜냐? 자옥
씨 취향은 유치하니까. 아니. 유치한 게 아니라 요새 애들 말처럼..
후져! 후져!
자옥 하..
순재 (옆으로 쓰러져 누우며) 후져. 너무 후져. 이보다 더 후
질 수가 없어. 자옥씬 취향이 왜 그렇게 후져요~
자옥 (기막히고 열 받는 표정이다) ...
씬/16 한옥 아침 전경
씬/17 줄리엔방 (D)
순재, 침대에서 일어나 두리번거리는.
순재 여기가..(하다) 아우..머리야..
줄리엔 (씻고 들어오다) 깼어요?
순재 (줄리엔 보며) 내가 왜 여기서..?
줄리엔 미스터 순대, 여기고 나발이고 지금 큰 일 났어요.
순재 뭐? 왜?
줄리엔 어제 취해서 마담한테 무슨 말했는지 기억 안 나요?
순재 무슨..
줄리엔 후져 후져. 생각 안나요?
C#1 플래쉬와 함께 씬 장면 짧게.
E 충격코드
순재 (생각이 난다) !!
줄리엔 생각나죠? 마담 화 많이 났어요.
순재 이런 씨.. (벌떡 일어나 나간다)
씬/18 한옥 주방 (D)
순재, 뛰쳐나오는데 자옥, 아침준비하고 있다.
순재 자옥씨..(눈치 보는데)
자옥 (차갑게) 콩나물 국 끓였으니까 아침 드시고 가세요.
순재 하..제가 어젠 너무 취해서 헛소릴
자옥 (OL) 보통 그런걸 취중진담이라 그러죠?
평소 늘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던 거겠죠.
순재 아니예요! 자옥씨.
자옥 전 이선생님이랑 잘 통하고 취향도 비슷해서 천생연분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 연기고 거짓이었다니. 솔직히 좀 기막
히고 불쾌하긴 하네요.
순재 아니에요 자옥씨. 아시잖아요. 제가 얼마나 자옥씨 취
향 고상하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지.
자옥 됐어요 그만하세요. 그럴수 있죠 뭐. 사람 취향이란게
워낙에 제각각이니까.
순재 하..그런거 아닌데..(몸둘바를 모른다)
씬/19 의국 (D, 야외) + 정음방 (D)
지훈, 자료 정리하고 정음은 머리 빗으며 전화하는
정음 나 정말 가도 되요? 지금이라도 지훈씨가 싫다 그럼
지훈 (OL) 가요. 왜 내 눈치를 봐요?
정음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기분 나쁠 수도 있으니까.
지훈 왜? 질투 나서요?
정음 뭐 꼭 그렇다기 보단
지훈 괜찮아요. 백퍼센트 괜찮으니까 갔다와요.
정음 (표정) 백퍼센트 괜찮아요?
지훈 네. 그러니까 맘 편히 놀다 와요.
정음 (좀 약오른다) 하.. 알았어요.
지훈 어디 묵는다 그랬죠?
정음 뭐래더라. 아. 하이킥 펜션이요.
지훈 하이킥이요? 하..무슨 펜션이름이 방금 지어낸 이름처
럼.
정음 저 지금 나가봐야겠어요. 전화할게요.
정음, 표정 잠깐 있다 목도리 하고 가방 들고 나가는데
화장대 위에 핸드폰이 놓여 있다.
지훈 (어이없다는듯) 하..박지성에..하이킥 펜션에..이름이
라도 성의있게 짓지.
씬/20 한옥 주방 (D)
순재, 죄인처럼 자옥 앞에 고개 숙이고 있다.
순재 자옥씨. 정말 미안해요..
자옥 미안하실 건 없죠. 취향이란게 다 사람마다 다른데.
오히려 제 고집만 부린 제가 미안하죠.
순재 하..
자옥 좋아요. 선생님 취향대로 하기로 해요.
순재 예?
자옥 전 앞으로 무조건 선생님 취향대로 따를테니까 선생님
이 결정해주세요.
순재 아니예요 자옥..
자옥 (OL) 진짜루요. 오늘 저녁에 원래 이선생이랑 가구며
보러 가기로 했으니까 같이 가셔서 선생님 취향대로 하세요. 전 진
짜 괜찮아요.
순재 자옥씨..
자옥 전 진짜 괜찮다니까요. 전 입도 뻥긋 안하고 가만있을
테니까 진짜 선생님
취향대로 선생님 맘에 드시는 걸로 고르세요. 저 화나
서 이러는거 아니예요.
생각해보니까 그것도 괜찮을거 같애요.
순재 ...
씬/21 주방 (D)
현경이 전화통화중이다.
현경 교감 선생님이 그래요? 아버지 취향대로 하겠다고? 알
았어요. 잘됐네.
이따 봐요 그럼.
씬/22 한옥 밤 전경
씬/23 한옥 앞 (N, 야외) + 정음방 (N)
지훈, 차 세워놓고 옆에서 전화를 한다.
인나, 정음방에서 잡지 가지고 나가려다 울리는 핸드
폰을 본다.
인나 칠칠이. 또 핸드폰 놓고 갔네. (하고 핸드폰 보면 ‘개자
식 이지훈’이다. 받는) 지훈씨. 안녕하세요. 저 인난데요. 정음이
가 핸드폰 놓고 갔어요.
지훈 (웃으며) 인나씨. 그러지말고 정음씨 좀 바꿔주세요.
인나 정음이 석모도 갔는데요? 얘기 못 들으셨어요?
지훈 얘기 들었어요. 근데 전화 잠깐 받으라 그럼 안돼요?
인나 네? (뭐야 싶은 표정)
지훈 저 다 알고 있거든요.
인나 뭘..다 알아요?
지훈 아무튼 정음씨한테 저 집 앞이라고 얼른 좀 나오라고
전해주세요.
인나 정음이 석모도에 있는데..
지훈 네. 네. 그러시겠죠. 근데 선배한테 뮤지컬 티켓을 얻
었는데 얼른 안 나오면 늦는다고도 전해주시구요.
인나 지훈씨. 정음이 석모도에 있다구요.
지훈 그러니까요. 하이킥 펜션에 있는 거 아는데 정음씨한
테 꼭 좀 전해주세요.
질투 많이 했으니까 이제 그만 나오라구요. 끊어요.
(끊는)
인나 (핸드폰 보며 황당한 표정이다) 취했나? 왜 이래?
지훈 (기다리고 있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든다. 핸드폰 들
어 114 누르면 안내 멘트가 나온다) 네. 미안한데 혹시 석모도에
하이킥 펜션이라고 있나요?
114직원 하이킥 펜션 말씀이십니까?
지훈 네.
114직원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안내멘트 나오는)
E 충격 코드
지훈 (얼른 들은대로 전화 해본다)
펜션주인 (OFF) 네. 하이킥 펜션입니다.
지훈 거기 오늘 묵는 사람들 있나요?
펜션주인 (OFF) 한 팀 있는데요?
지훈 혹시 결혼식 뒤풀이로..
펜션주인 (OFF) 네. 맞네요. 결혼식 끝나고 바로 왔다던데.
지훈 그럼..일행 중에 황정음씨 좀 바꿔주실래요?
펜션주인 (OFF) 지금 다들 바다 보러 나가고 아무도 없는데.
지훈 아. 네..(하다) 혹시 그 팀 다 해서 몇 명이나 왔어요?
펜션주인 (OFF) 남자 셋 여자 셋. 이렇게 왔던데.
지훈 남자 셋? 여자 셋이요?!(전화를 끊는)남자셋 여자셋?!
(차쪽으로 확돌아서는데 눈에 불꽃이 확 타오르고 있다.)
씬/24 도로일각 (N, 야외) + 차 안 (N, 야외)
지훈, 미친듯이 차를 몰고 가는데 플래쉬 컷
C#1 병원복도에서 처음 지성, 정음을 껴안던 장면
C#2 레스토랑에서 지성, 정음에게 스킨십하며 친하게 하
던 장면
C#3 레스토랑에서 지성, 지훈에게 마지막에 뺏을지도 모른
다는 말
지훈 이 자식이 진짜! (화나 핸들을 주먹으로 치는데 눈에
붙은 불이 얼굴 전체로 붙는다.)
씬/25 몽타쥬
C#1 인테리어 샾 (N, 야외)
순재, 자옥, 현경 가구 카탈로그 보고 있다.
현경 장롱은 이것도 괜찮지 않아요? 무난하고 좋아 보이는
데.
자옥 (두손 들며) 난 의견없어. 난 무조건 이선생님 취향대
로 할 거야.
이선생님이 고르세요. 전 그냥 하자시는 대로 따라갈
게요.
순재 (표정)
현경 그래도 같이 골라야죠.
자옥 으음. (손 뗀다는 포즈 취해보이며) 난 정말 상관없어.
골라보세요.
순재 (표정) 네? 네. (하고 카탈로그를 본다) 어디보자. (좀
중후한 디자인의 장롱이 맘에 든다) 이거..(하면서 자옥을 보는데)
자옥, 다른 장롱을 보고 있다.(다른 카탈로그에 있는
장롱이어도 됨) 눈에서부터 맘에 드는 장롱까지 CG로 점선이 연
결된다.
순재 보다는..(표정 있다가 눈으로 자옥의 눈이 가리키고 있
는걸 따라가 자옥의 눈이 가리키는 장롱을 짚으며) 이거. 이게 아
주 맘에 드는데..
현경 (이해 안간다는듯) 이거요? 이게 맘에 드신다구요?
이건 너무 어린 취향인데?
순재 나이 들었다고 우중충한 것만 하란 법 있어? 난 이게
아주 쏙 맘에 드는데.
C#2 인테리어 샵 (N, 야외)
순재, 자옥, 현경 벽지 샘플을 보고 있다.
현경 벽지는 어떤 색이 좋아요?
자옥 (두손 들며) 얘기했잖아. 난 노코멘트.
순재 장롱 제가 골랐으니까 벽지는 자옥씨가 고르세요.
자옥 됐어요. 전 무조건 이선생님 취향대로 한다니까요.
순재 그래도 자옥씨도 같이 쓸 방인데..그럼 저도 말할테니
까 자옥씨도 말해보세요. 다르면 제 취향대로 하구요.
자옥 됐어요.
순재 해봐요. 다르면 제 취향대로 할테니까. 하나 둘 셋 하
면 동시에 맘에 드는
색을 말해볼까요?
자옥 하..알았어요. 그럼.
순재 하나, 둘, 셋
자/순 핑크! / (자옥 눈치 살피며 자옥보다 0.5초 늦게 자옥
따라하는) 핑크!
순재 어? 생각이 똑같았네요. 핑크로 하죠. 언젠간 방을 핑
크로 한번 쫙 도배하고 싶었는데 똑같은 생각을 하셨네.
현경 (분위기를 알겠다) 하..
C#3 가구점 (N, 야외)
순재, 자옥, 현경 들어온다.
현경 아버지 침대는 허리 아파서 안 쓰시잖아요.
순재 (자옥 한번 보고는) 아냐. 나 침대 쓸 거야. 자옥씨..
자옥 (두손 들며 OL) 아뇨 아뇨. 이선생님이 고르세요.
전 이번에도 빠져있을게요.
순재 뭐가 좋을까..(쭉 둘러보는척 하며 자옥을 보는)
순재, 자옥을 보는데 자옥 멀리 있는 캐노피 침대를 보
고 있다. (자옥의 시선으로 선이 쫙 그려지는)
순재 (확인하곤 마구 달려가 캐노피 침대에 그대로 엎어지
며 막 뒹구는)
난 이 침대~
현경 네?
순재 (침대에서 어린애처럼 신나서 몸을 굴리며) 나 이거할
래 이거. 침대만큼은 절대 양보 못하니까 자옥씨가 뭐라 그래도
안 들을 거야. 난 이거! 이거!
자옥 (아주 만족스럽다. 웃으며) 그 침대가 그렇게 좋으세
요?
순재 아 좋죠~ 옛날부터 이런 침대에서 자는 게 꿈이었는데
~ 아~
(침대에서 뒹구는)
현경 하.. (어이없는데서)
씬/26 강화도 외포리 항구 매표소 (N, 야외) + 도로 (N, 야
외) + 차안 (N, 야외)
매표소에 직원이 불 끄고 퇴근하려고 하는데 전화벨
이 울린다.
직원 예. 외포리 매표솝니다.
지훈 (CG로 얼굴에 불 붙은채) 석모도 가는 배 있죠?
직원 배요? 끊겼죠 벌써.
지훈 그럼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까 낚시배든 오리배든
당장 구해주세요!
관리인 예? 지금 어디서 그런 배를 구해요. 내일 아침에 들어
가세요.
지훈 내일 아침 안돼요! 지금 당장 건너가야 돼요!
관리인 이 양반이..안된다니까.
지훈 지금 당장 가야 된다니까요!
관리인 안된다니까. 여길 그렇게 쉽게 왔다갔다하면 데이트하
는 남자들이 여자 데리고 석모도 오겠어요? 나도 우리 첫째 여기
서 생겼구만.
지훈 (얼굴에 붙은 불꽃이 차로 번진다) 나 건너가야 돼요!
지금 당장!!
도로를 질주하는 차 전체에 불이 확 붙는다. 불이 붙은
채로 달려가는 차.
씬/27 석모도 해변 (N, 야외) + 외포리 항구 (N, 야외)
정음과 일행들 웃고 떠들며 산책하고 있다.
지성 저거 뭐야?
일행들 뭐? (본다) / 저게 뭐야?
뭔가 작은 불이 한점 보인다.
정음 저게 뭐야? 등대야 뭐야?
지훈, 불붙은 차에서 내린다. 지훈도 불 붙어있다. 앞에
놓인 바다를 보며
분해 어쩔줄 모르는 지훈. 차를 꽝 치곤 분노하며 차에
확 엎드리면 불꽃이 크게 확 인다.
카메라, 위로 붐업되다가 구글어스처럼 지구위성사진까
지 삐진다.
지훈의 질투의 불빛이 우주에서도 확인되는 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