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 무단벌목으로 처벌 받은 사진작가 장국현 씨가 전시회 수익금을 천주교 성당에 기증하기로 한 데 대해 비판과 논란이 있다. 장국현 씨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천하걸작 한국영송’이라는 제목으로 4월 12일부터 26일까지 소나무 사진전을 열고 있다. 장 씨가 이 전시회 수익금 전액을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범어대성당 파이프오르간 설치비로 내기로 한 것은 <가톨릭신문> 등 천주교계 신문을 비롯한 여러 매체가 보도했다. <평화신문> 4월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장 씨는 5월 범어대성당 갤러리에서도 앙코르 전을 열 계획이다. | | | ▲ 장국현 씨의 '천하걸작 한국영송'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앞에서 사진작가 등이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제공 = 장국현 전시 보이콧 페이스북 그룹) |
이에 대해 대구대교구 문화홍보실장 최성준 신부는 교구가 장국현 씨의 무단벌목 문제를 뒤늦게 파악했고, 그의 기부금을 받을 것인지 좀 더 검토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4월 21일 오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통화에서 “작가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반성하고 수익금을 좋은 뜻으로 쓰고 싶다고 밝힌다면 교구도 참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교구에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 신부는 장국현 씨의 기부금을 어떤 용도로 쓸 것인가 교구와 작가 사이에 협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예술의 전당 전시가 시작되자 장국현 사진전에 반대하는 사진작가 등이 전시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중 하나인 사진작가 유동혁 씨는 4월 18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생명존중과 사랑을 기본 교리로 하는 천주교가 장 씨의 전시 수익금을 기부 받는 것이 옳은 일이냐고 물으며, 정의구현사제단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황인철 녹색연합 정책팀 활동가는 대구대교구가 장 씨의 기부를 받는 것은 그의 잘못에 대한 ‘면죄부’(대사)를 주는 것이라며, 여론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장국현 씨가 예술의전당과 법적 분쟁까지 벌이며 전시를 관철시켰기에 그가 잘못을 정말로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그 수익금을 천주교가 기부 받는 것은 일반적 사회 상식으로 용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강덕 서울대교구 가톨릭사진가회 상임고문은 “저도 그의 행위에 대해 불쾌한 감이 있었는데, 진심으로 참회하고 반성한다면 기회는 줘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장국현 씨의 생각은 대구대교구가 운영하는 일반 일간지인 <매일신문> 1월 30일자 인터뷰에 실렸다. 이 인터뷰에서 장 씨는 예술의전당 전시회를 “참회”, “속죄”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범어대성당에 파이프오르간이 없어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전시회를 파이프오르간 성금 마련전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무단벌목 사건 이후 더 이상 작품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도 이를 위해 한 번 접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예술의전당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품을 공공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뒤늦게 판단하고 장국현 사진전 대관계약을 취소했으나, 법원이 전시 주최사인 ‘미술과비평’의 전시회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전시가 열리게 됐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이 공지에 따르면 장 씨는 2011-13년 경북 울진군 산림보호구역에서 소나무 사진을 찍고자 세 번에 걸쳐 주변에 있던 수령 220년 된 금강송 등 금강송 11그루와 활엽수 14그루를 무단벌목해 2014년 대구지법 영덕지원에서 산림보호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은 5월 22일 봉헌식으로 3년 만에 완공된다. 파이프오르간은 아직 설치되지 않은 상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