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14:15]
제 칠일에 이르러 그들이 삼손의 아내에게 이르되 너는 네 남편을 꾀어 그 수수께끼를 우리에게 알리게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너와 네 아비의 집을 불사르리라 너희가 우리의 소유를 취하고자 하여 우리를 청하였느냐 그렇지 아니하냐...."
제 칠 일에 - 해석하기에 상당히 어려운 난해 구절이다. 왜냐하면 삼손이 아내의 간청에 못 이겨 그녀에게 수수께끼의 의미를 풀어 준 것이 제 7일이므로 본절에서 블레셋 사람들이 삼손의 아내를 협박하여 그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아내고자 한 시점은 결코 제7일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바로 앞절에서도 그들이 삼일이 되도록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것으로 언급되었기 때문이다.
70인역과 시리아 역본은 이를 '제 4일에'로 고쳐 번역하고 있다.히브리어에 있어서 '7'이란 단어와 '4'란 단어는 자음 하나의 차이밖에 나지 않으니 필사자가 실수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너와 네 아비의 집을 불사르리라 - 이와 같이 블레셋 사람들은 매우 비겁하고 간교한 방법을 동원하여 삼손이 내놓은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고자 했다.
블레셋 여인의 집을 멸망시키겠다는 블레셋 사람들의 협박은 여자로서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런 여인의 약점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아내의 말에 약한 남자의 약점을 동시에 이용하고자 했다.
[삿 14:16] "삼손의 아내가 그의 앞에서 울며 가로되 당신이 나를 미워할 뿐이요 사랑치 아니하는도다 우리 민족에게 수수께끼를 말하고 그 뜻을 내게 풀어 이르지 아니하도다 삼손이 그에게 대답하되 보라 내가 그것을 나의 부모에게도 풀어 고하지 아니하였거든 어찌 그대에게 풀어 이르리요 하였으나....."
당신이 나를 미워할 뿐이요 사랑치 아니하는도다 - 여기서 '미워하다'와 '사랑하지 아니하다'는 말은 똑같은 의미의 말을 긍정과 부정의 형식으로 되풀이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말의 강도를 한층 더 높여 주는 강조 효과를 지닌다. 따라서 본절을 의역한다면 당신이 내게 수수께끼의 뜻을 알려 주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당신이 나를 무척 미워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어요'가 된다.
이처럼 블레셋 여인은 삼손이 수수께끼의 뜻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증거라고 공박함으로써 삼손을 난처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 민족에게 수수께끼를 말하고 그 뜻을 내게 풀어 이르지 아니하도다 - 블레셋 여인은 삼손이 블레셋 사람들에게 제출한 수수께끼의 의미를 자신이 알 권리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 이것은 그녀가 그들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것을 감추고자 했음을 암시한다.
나의 부모에게도 풀어 고하지 아니하였거든 - 삼손의 이러한 말속에는 그가 여인의 말처럼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나 있다. 블레셋여인은 삼손의 사랑에 호소하여 그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고자 했으나, 삼손은 자기 부모에게도 비밀로 했음을 말함으로써 사랑의 순서에 있어서 그 여인이 삼손의 부모보다 못함을 드러냈던 것이다.
[삿 14:17] 칠일 잔치할 동안에 그 아내가 앞에서 울며 강박함을 인하여 제 칠일에는 그가 그 아내에게 수수께끼를 풀어 이르매 그 아내가 그것을 그 민족에게 고하였더라..."
칠 일 잔치할 동안에 그 아내가 앞에서 울며 - '제 칠 일'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여 삼손의 아내가 블레셋 사람의 협박을 받은 것은 제 7일이며, 그 전에는 그녀 스스로가 호기심으로 인해 삼손에게 수수께끼의 뜻을 알려 주도록 간청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블레셋인들로부터 협박을 받은 그녀는 바로 그날인 제 7일에 삼손에게 울면서 그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고자 간청했다고 한다.
본절은 분명 그녀가 삼손 앞에서 몇 일동안 지속적으로 울며 간청한 것을 뜻하므로, 그러한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 여기서 '칠 일 잔치할 동안'은 분명 그 기간 중의 어느 한 시점을 가리킨다. 즉 블레셋 사람들은 삼 일 동안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여 그 다음날인 제 4일에 삼손의 아내를 협박했고 그녀는 그 날부터 수수께끼의 의미를 알아내고자 날마다 삼손에게 간청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