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기관 여러곳 장애인 화장실이 청소도구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부여군내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의 관리 실태조사결과 여러 곳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여역사문화가 살아 숨쉬는 관광지에 많은 관광객과 민원인들이 오가는 곳들의 관리부실로 인해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이용약자의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
부여의 한 병원을 찾은 A씨. 장애인 화장실 표시가 없어 넓어 보이는 칸을 열었다. 손잡이가 보여 장애인 화장실인가 했으나 청소용품이 함께 보관돼 있었다. 깨끗하긴 했지만 이곳이 장애인 화장실인지 청소용품 보관소인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실제 부여기자단에서 무작위로 유관기관 10곳 방문한 결과 여러 곳의 장애인 화장실에 청소도구가 함께 배치돼있는 것을 확인했다.
[부여소방서]
소방서는 좌변기 정면으로 대걸레와 화장지, 세제 등의 용품들이 곳곳에 자리했다.
또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정림사지의 경우 장애인 화장실이 별도로 있었지만 세면대 옆 손잡이에 고무장갑과 걸레, 세정제가 여기저기 놓였었다.
부여군충남국악단의 경우는 청소도구는 없었으나 커다란 화분과 고무장갑 등이 놓여있었다.
부소산의 화장실은 대부분이 관리가 잘 돼있었다. 그러나 장애인 화장실 표시는 돼 있지만, 기저귀교환대만 설치됐을 뿐 손잡이조차 없는 곳도 있었다.
[한국전통대학교 c동 1층]
[한국전통대학교 c동 2층]
[한국전통대학교 B동]
가장 심각한 곳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였다. 별도로 배치된 장애인 화장실은 다른 기관과 달리 2층까지 설치돼 있었으나 좁은 내부에 좌변기 한쪽, 혹은 양쪽으로 대걸레와 쓰레기통 고무장갑, 박스, 우산 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또한 공간 때문인지 벽에만 손잡이가 부착돼 있고, 세면대는 별도로 일반화장실을 찾아야 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이의 경우 굉장한 불편함이 예상됐다.
지난해 8월 개정된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살펴보면, 대변기 좌측 또는 우측에 휠체어의 측면접근을 위해 유효폭 0.75m 이상의 활동공간을 확보해야한다. 이 경우 대변기 전면에는 휠체어가 회전할 수 있도록 1.4m×1.4m 이상의 활동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기존 시설의 경우 유효바닥면적이 폭 1.0m이상, 깊이 1.8m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비상용 벨과 함께 화재발생 시 점멸과 동시에 음성으로 출력될 수 있는 점멸형태의 비상 경보등도 설치해야 한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각 기관들은 장애인화장실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자신들이 주로 사용하는 화장실의 경우 청소도구가 함께 비치돼 있다면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장애인화장실의 불편함을 고려치 않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전재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