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

[김창현]

이 편은 내가 지구문학에 3년 째 연재하고 있는 영화수필 금년 겨울호 글이다. 미국 극작가 테네스 월리암스가 한 가정의 할아버지 아들 며느리 사이에 얽힌 갈등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좀 길지만 읽어볼 가치가 있다 싶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

                                                                                                            김창현

이 영화는 에리자베스 태일러의 미모와 폴 뉴만의 연기만 감상할 영화가 아니다. 유진 오닐 이후 미국 최고의 극작가로 알려진 테네시 윌리엄스의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감상할 영화이다.

우선 제목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는 누구일까.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에리자베스 태일러다. 그러나 등장인물 모두가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아닐까. 모두 탐욕과 위선, 불신과 좌절 속에 산다. 대농장을 일군 할아버지와 할머니, 서로 오해하고 사는 둘째 아들 부부, 상속만 바라는 큰 아들 가족 모두가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가 아닐까.

영화는 미시시피 남부에 큰 농장을 일군 Big Daddy가 65세 생일을 맞아 의사 대동하고 대행기로 자식 만나러 오는 데서 시작된다. 공항엔 멤피스 시 변호사인 큰아들 구바 가족, 둘째 아들 브릭(폴 뉴만)의 아내 마가렛(에리자베스 태일러)이 나온다.

마가렛은 부잣집에 시집왔으나 임신을 못했다. 남편은 아내와 자기 풋볼 친구 스키퍼와의 불륜을 의심하여 부부관계를 기피한다. 마가렛은 자식이 없다. 자식이 넷인 형님 부부가 시아버지 유산을 독식할까 걱정한다. 유산을 상속받아 신분상승의 기회를 노칠까봐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처럼 발톱을 세우고 안절부절 한다. 두 번째 인물은 브릭 이다. 그는 비행장에 나가지도 않았다. 간밤엔 술에 취하여 경기장 허들을 넘다가 부상을 입었다.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고, 아버지 재산에도 관심이 없다. 자포자기하여 항상 술에 탐닉하는 알코올 중독자다. 세 번째 주인공은 Big Daddy로 불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대농장주이지만, 큰아들 가족은 유산상속만 노리는 얄미운 존재, 둘째 아들은 알코올 중독자다. 며느리 둘은 재산 상속 때문에 암투를 벌리는 암고양이들이다. 이 세상 누구보다 남편을 잘 안다고 떠벌리는 아내도 속물이요 마찬가지다. 동서남북 사방팔방이 이런 사정임을 그는 속으로 환히 꿰뚫고 있다. 그래서 그는 참고 산다는 면에선 철저한 현실주의자이지만, 실패자라고 볼 수도 있다. 그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의사가 걱정하지 말라고 한 위로의 말을 믿고 있다. 네 번째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불쌍한 군상은 큰아들 구바 가족일 것이다. 구바 가족은 아버지의 재산을 노골적으로 노린다. 며느리는 생일 축하한답시고 뚱뚱이 손자 다섯을 공항에 데리고 나와 엄마가 콘탁터 하고 북 치고 장고 치고 야단법석을 떤다. 그러나 Big Daddy는 속이 뻔히 보이는 그 모습에 혐오감을 느낀다.

저택으로 돌아오자, 마가렛은 2층에 올라가 남편 부릭에게 부탁한다. 아버지 생신 선물 카드에 '사랑하는 아들'이라 적으라고. 그러나 부릭은 '그러기 싫어! 하기 싫은 거 시키지 마' 거절하고 파티장에도 내려가질 않는다. 그때 의사가 2층에 올라와 부릭에게 아버지는 악성이고 희망이 없다고 알려준다. 아래층에선 손자들 생신 축하쇼가 한창이다. 며느리는 '아버님 지금 합창이 어때요?' 하고 묻고, 할아버지는 '완두콩 좀 줘!' 동문서답한다. 마가렛은 남편에게 가보니 브릭이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농장을 형님에게 다 줘버리면 어떡해요. 그들 계획을 막아야 해요. 당신은 가난이 어떤지 몰라요. 젊은 때는 돈이 없어도 되지만, 늙어서는 그러면 안 돼요. 돈이 많다는 이유로 나는 싫어도 그들 비위를 맞춰줘야 했어요. 결혼식 때 입은 그 드레스는 내가 경멸하던 부자 사촌 언니가 준 옷이에요. 의사는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대요.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Big Daddy가 방에 들어선다. '부릭과 이야기 좀 할 거야. 부릭! 네 처는 구바의 아내와 용모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어. 둘 다 상속을 원해!' '네! 그럼요. 여자들은 28,000 에이커의 땅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발톱을 세운 고양이들 이지요.' 아버지는 잔을 받고,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 것 같구나. 나는 평생을 두 손 꽉 쥐고 살아왔지. 이제부턴 느긋한 마음으로 살 거야.' 하고 말하고, 아들에게 묻는다. '너 지금 어디 가니?' '한 병 더 가지러요' 아들이 대답하자, '이런 주정뱅이 같으니라고!' 하면서 아들 목발을 뺏는다. '우리 둘만의 이야기를 해보자. 왜 술을 마시니?' 아들은 '목발이라도 주세요' 하고 말하고, 아버지는 '뭐가 그리 싫으니? 뭐가 혐오스러운지 한번 말해봐!' 하고 말한다. 아들은 '거짓이요. 거짓말쟁이들의 허위!' 하고 대답하고, '누가 그랬다는 거니?' 아버지는 묻는다. '한 사람뿐만 아니라 전부 다요' 아들은 대답한다. '네가 허위에 대해서 알기나 하나? 나는 책 한 권을 다 쓸 수 있어. 네 엄마를 위하는 척하고 지난 40년 간 살았다. 따분했지만 교회에도 나갔어. 돈에 눈 먼 지부나 협회 협잡꾼들은 내가 가장 속여먹이기 좋은 상대로 보였겠지. 나는 그런 속에서 살았는데, 그런데 너는 왜 못참고 사는 거냐? 방법이 없는 거냐?' '술에 절여 살면 되지요.' '그건 사는 게 아니지. 단지 회피하고 사는 것이지.' '네! 나는 그렇게 살고 싶어요.' '자살을 해버리지 그러냐?' '전 술 마시고 싶어요.' '대화가 안 되는구나.' '죄송합니다.' '28,000 에이커나 되는 땅을 병이나 끼고 사는 바보한테 주길 원하느냐?' '아니요. 형님에게 주면 되잖아요?' '너의 형 구바와 소리 지르는 다섯 마리 원숭이들은 이젠 지긋지긋해. 나는 아직 유언장을 쓰지 않았어. 아직은 그럴 필요도 없고. 네가 정신 차릴 때까지 기다리겠어.' '그러시던가요.' '농담 아니다.' '알고 있어요.' ' 관심이 전혀 없단 말이냐?' '관심 없어요. 기사에게 역으로 태워달라고 하겠어요.' 아들은 역으로 떠나려고 서둔다. '기다려!' '싫으시면 직접 운전할게요' 아들은 이리 말하고, '부릭! 기다려, 여기가 네 집이다' 아버지는 이리 말한다. '언제부터 그랬죠?' '그렇게 가지 마라. 이제껏 우리가 나눈 대화는 겉만 맴돌았을 뿐이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했어. 이제 터놓고 이야기해보자.' '아뇨, 이미 때가 늦었어요.' '넌 혐오감과 허위라는 것에 책임을 회피시키고 있어. 넌 네 풋불 친구 스키퍼가 죽은 후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스키프는 내 유일한 친구였어요. 그를 더럽히지 말아요.'

그때 할아버지가 며느리 마가렛을 부른다. '너와 스키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니?' '제가 건강한 풋볼 선수를 강간이라도 했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풋볼로 남편을 독차지하는 그가 싫었어요. 그런데 부릭 없는 풋볼팀은 형편없었어요. 시카고팀에 47대 0으로 패했어요. 시합에서 지자, 스키퍼가 술에 취해 호텔 집기를 부수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경찰이 알려줘서 간 거예요. 스키퍼는 어린애처럼 울면서 비명을 지르고 거의 미쳐 보였어요, 나는 그에게 말했어요. 이젠 풋볼을 그만둘 때가 되었다고요. 다른 직장을 구하고 우리 곁을 떠나 달라고요. 그때 스키퍼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다가와 키스를 했어요. 가장 친한 친구 아내를 건드린 건 친구를 배반한 거예요. 그래서 뛰쳐나왔어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스키퍼는 구급차에 실려가며 물었어요. 부릭이 왜 자기 전화를 두 번이나 받지 않았냐고?' 그렇게 말하고 마가렛은 방에서 나가버린다. 브릭도 나가려고 한다. '어딜 도망가려는 거냐? 왜 스키퍼의 전화를 끊어버렸지? 나한테 말해봐라.'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날 스키퍼는 썩은 나무토막처럼 무너져 내렸어요. 경기를 망친 스키퍼는 내가 그에게 화를 낼까 두려워하고 있었어요. 그 뒤에 또 한 번 전화벨이 울렸지만 저는 받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자살한 거구나.' '네! 아마도 내가 그를 저버렸기 때문일 거예요. 전 저자신을 견딜 수 없어서 술을 마시는 거예요.'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면 진실은 항상 눈앞에 있지. 넌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는 자기 연민일 뿐이야. 인생이란 빌어먹을 풋볼 게임도 아닐뿐더러 항상 희망적인 것도 아니야. 넌 지금 서른이라 오십 되는 것도 금방이야. 헛된 꿈과 술에 젖어 인생을 허비하다니! 인생은 때론 뭘 감추어야 하고, 때론 필요 이상으로 무슨무슨 '척'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또 그래야만 인간관계가 유지되고, 또 그래야만 뭐 하나라도 건질 수 있다. 현실의 영웅이란 2시간짜리 풋볼 게임에서가 아니라, 하루 24 시간을 살아야 하는 거야. 진실은 고뇌와 피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야. 넌 아직 더 자라야 해.' '저리 비켜요.' 아들은 아버지에게 요구하고, '어른은 친구를 저버리지 않아. 아내를 저버려서도 안되고 삶을 포기해서도 안돼' 아버지는 아들을 타이른다. '아버지 자신을 돌아보세요. 이 허위에 가득한 생일 축하 파티와 그리고 다시는 이 즐거운 날을 볼 수 없는 현실을. 저는 그냥 집으로 가겠어요.'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했어?' '몰라요.' '다시는 못 보다니?' '상관 마세요. 집에 가게 해주세요. 재산은 형에게 주고요.' '검사 결과를 모두가 나한테 거짓말한 거구나. 난 죽게 되는구나. 그렇지? 대답해봐.' '어차피 모두가 거짓 속에서 사는 것이라면서요?'

그 소릴 듣고 잠시 말이 잃었던 아버지는 골동품 쌓여있는 지하 창고로 내려간다. 거기에 의사가 나타나서, '고통이 더 심해지면, 모르핀과 주사기 여기 있어, 주의 사항은 메모에 쓰여있네. 안 아픈 척할 필요는 없어. 마음을 편히 가지라고!' 하고 일러준다.

거실로 의사가 올라오니 아내 아이다가 수다를 떨고 있다. '아버지는 속이 좀 좋지 않아 그러실 뿐이야. 박하수를 마시면 괜찮을 거야. 아버지가 젊은 사람보다 건강하신 건 내가 잘 알고 있어.' 그러다가 의사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알려주자, '브릭! 브릭도 알고 있어?' 둘째 아들을 찾는다.

부릭은 지하실로 내려간다. 가보니 모르핀 병과 의사 처방전이 보이고, 아버지는 골동품 쌓인 구석에서 신음하고 있다. 아들이 모르핀 주사를 놓으려 하자 '왜 왔니?' 아버지가 묻는다. '사과드리려고요.' '나는 진실을 말해 준 것 뿐이다. 네 사과를 받을 일도 없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고, '시가 하나 이리 가져와라' 하고 부탁한다. 아들이 시가에 성냥불을 붙여주자, '서랍 속에 술이 있다. 술 가져오라'고 부탁한다. 아들이 '생각 없어요' 하자, '내가 마실 거라고! 나도 네가 말했던 뿅 가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 자 건배! 나의 마지막 생일을 위해!' 아들은 건배를 거부한다. '너는 건배 안 할 거니?' 묻고, '죽기 전에 내가 뭘 할 건지 아니? 여기 있는 골동품 상자들을 다 열어볼 거야. 대부분이 네 엄마가 유럽 여행에서 산 거지. 너도 볼래? 네 엄마는 보는 것마다 미친 듯이 사버렸지. 내 재산이 얼마인지 아니? 네 형 구바에게 물어봐. 그는 동전 숫자까지 다 알지. 그러나 유럽 세일점에서 살 수 없는 것, 지구에서 살 수 없는 유일한 건 바로 네 삶이다. 삶은 끝나면 다시 되살 수 없어. 넌 왜 아버지를 찾지 않았니? 내가 필요한 건 모두 사줄 수 있었다. 왜 스키퍼에게 의존한 거냐?' '아버지는 사랑을 모르니까요. 표현할 줄도 모르고.' '기억력이 좋지 않구나. 네가 뭘 사달라고 해서 안사준 것이 무엇이냐?'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어요. 백만 달라나 주고 사 모은 여기 이 쓰레기 골동품처럼.' '이 모든 걸 누굴 위해 샀겠니?' '난 이런 건 다 필요 없어요' 아들은 이렇게 외치며 쇠뭉치로 골동품들을 마구 때려 부수기 시작한다. 풋볼 선수 시절 찍은 사진과 트로피도 던져버린다. 흐느끼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닦아가 '애야 울지 마라. 네가 우는 건 처음 보는구나' 달래고, 아들은 '난 아버지의 돈과 농장 다 싫어요. 내가 원한 건 아버지의 사랑이었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나는 항상 널 사랑했다. 네 엄마도 사랑했고... 뭐든지 사주었다.' '뭐든지 사주신 건 사실이지요. 그러나 사랑을 주시진 않았어요. 형이나 저를 보세요. 바람직한 사람으로 컸어요? 삶의 미덕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단 한 번만이라도 절 좀 보세요. 전 인생 낙오자고 알코올 중독자예요.' '너는 책임을 나에게 돌리는구나' 그러면서 아버지는 빈 상자를 가져와 보여준다. '이게 내 아버지가 내게 물려준 것이다. 이 빈 상자 속에 있는 형편없는 물건이 아버지가 스페인과 미국 전쟁 때 입은 군복이다. 이게 유산이야. 이게 전부라고. 가끔 나는 아버지가 일하는 농장에 따라가 맨땅에서 아버지를 기다리곤 했다. 굶주림 말고는 수치가 전부였어. 아버지를 어떻게 장사 지냈는지 넌 상상도 못 할 거야. 철로변 풀밭에 묻었단다. 그러나 난 그분을 사랑했어. 불쌍한 부랑자를 진정으로 사랑했어.' '할아버지가 군복 하나만 달랑 남겨주셨다고요?' '추억도 남겨주셨지. 내가 할아버지 이야기 한 적 없지?' '이번이 50번째예요.'

그때 아버지는 악! 소리 지르며 쓰러지고, 아들이 모르핀을 놓아주려 한다. 아버지는 이를 거부하며, '고통은 살아있다는 증거야. 난 마취되기 싫어. 명료하게 주변을 볼 거야! 그리고 죽어도 좋아. 그 정도 배짱은 있어' 그렇게 말한 다음, '서로 도와가면서 계단을 올라가 보자' 아들에게 손을 내민다. 아들은 아버지 손을 잡는다.

한편 거실에선 큰아들 구바가 유언장을 어머니 아이다에게 읽어주려고 한다. '죄다 치워버려라. 무슨 내용인지 알고 싶지도 않다. 나는 그분의 아내이지 미망인이 아니다.' 그렇게 할머니가 흥분할 때 '내가 들어와도 되냐? 시끄럽게 뭘 하고 있지?' 할아버지가 입장하고, 큰아들 구바는 급히 유언장을 치운다. '중요한 서류인가 본데 무슨 서류냐?' 할아버지는 묻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구바는 대답한다. '그런데 왜 그리 허둥지둥 줍고 있냐?' 할아버지는 서류 하나를 집어 브릭에게 준다. '이 역겨운 가식의 냄새가 너도 느껴지지?' 묻고, '네!' 하고 부릭은 대답한다. 그때 옆에 있던 마가렛이 '어머니! 아버님이 브릭이 생일 선물로 보낸 옷을 입고 있네요. 저도 선물이 있어요. 지금 드릴게요.' 하고, '곧 아기가 태어날 거예요. 매기가 잉태한 부릭의 분신이 제 선물이에요' 하고 말한다. '고맙구나!' 아이다는 며느릴 칭찬하고, '구바! 내일 아침 내 변호사 불러라' 노인은 큰아들에게 지시한다. '죽기 전에 내 농장을 둘러보고 싶다. 아이다 당신도 함께 가지 않겠소?' 아내에게 묻고, 둘이 함께 밖으로 나간다. 그때 브릭은 '메기! 일로 올라와!' 아내를 부르고, 마가렛은 '예' 하고 대답한다. 둘은 2층 방으로 올라간다. '조용히 있어줘서 고마워요. 거짓말 편들어 준 것도' 마가렛이 남편에게 고맙다고 치하하자, '이 집에 더 이상 거짓과 위선은 없어. 문 잠그고 와!' 브릭이 말한다. 두 사람은 깊이 포옹하면서 침대 쪽으로 장소를 옮긴다.

테네시 월리암스는 1944년 <유리 동물원>과 1947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퓰리처상과 뉴욕 극비평가상을 수상했고, 1955년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로 다시 퓰리처상과 뉴욕 극비평가상을 수상했다. <뜨거운 양철지붕 ...>는 초연 당시 800회 가까이 장기 상영되는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자본주의적 속물근성과 가정의 갈등을 다룬 대사가 무게 있으면서 신랄하여 셰익스피어의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밖에 작품으로 <지난여름 갑자기>, <유리 동물원>도 있는데, 모두가 대본이 연극에 적당해 우리나라에서도 연극으로 많이 공연되었다.

(지구문학 2022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