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백운동 원림은 담양 소쇄원, 완도 부용동정원과 함께 호남 3대 정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담로(李聃老, 1627∼1701)가 중년에 조성하였고, 만년에 데리고 들어와 살기 시작한 둘째 손자 이언길(李彦吉)에게 유언으로 ‘평천장(平泉莊)’의 경계를 남겨 후손들에게 전함으로써 지금까지 12대에 걸쳐 이어져 온 유서 깊은 생활공간이다. 원림의 뜰에 시냇물을 끌어 마당을 돌아나가는 ‘유상곡수’의 유구가 남아 있고, 민가에서는 보기 드물게 선비의 덕목을 담은 소나무, 대나무, 연, 매화, 국화, 난초 등이 자라는 화계(花階)를 만들어 지형을 자연스럽게 보전하였다.
강진 백운동 원림은 후손들과 명사들이 남긴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정약용은 백운동에 묵으며 그 경치에 반해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백운첩(白雲帖)」에 12승경을 칭송하는 시를 남겼다. 다산의 제자이기도 한 이시헌(李時憲, 1803∼1860)은 선대의 문집과 행록(行錄), 필묵을 「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으로 묶었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백운동 12승경으로 제1경 옥판봉(玉版峰), 제2경 산다경(山茶徑), 제3경 백매오(百梅塢), 제4경 홍옥폭(紅玉瀑), 제5경 유상곡수(流觴曲水), 제6경 창하벽(蒼霞壁), 제7경 정유강(貞蕤岡), 제8경 모란체(牡丹砌), 제9경 취미선방(翠微禪房), 제10경 풍단(楓壇), 제11경 정선대(停仙臺), 제12경 운당원(篔簹園)을 들었는데, 12곳의 경치가 온전히 남아 있어 한국 전통 원림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조선 후기의 문인 묵재(默齋) 신명규(申命圭, 1618∼1688), 몽와(夢窩) 김창집(金昌集, 1648∼1722),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 1653∼1722), 창계(滄溪) 임영(林泳, 1649∼1696) 등이 남긴 백운동 관련 시문들이 지금까지 전해 온다.
강진 백운동 원림은 아름다운 명승지를 방문하고 즐겨온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최고의 별서 원림 중 하나이다. 2019년 3월 11일 명승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