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양일간 울산시청 블로그기자단의 1박2일 워크숍이 경주보문단지 한화리조트에서 열렸다. 20여 명의 기자단은 초대된 사진작가로부터 사진 찍는 법을 배웠고, 불국사와 석굴암을 탐방하며 현장에서 사진 찍는 시간도 가졌다. 고품격의 사진작가는 카메라를 다루는 법보다는 빛과 그림자에 대해서 말했다. 사진이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빛을 다룰 줄 알아야한다는 것과 소모되듯 낭비되듯 사진 찍기보다는 사진철학에 대해서 강의 시간을 대부분 할애했다. 가장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두고 현장을 탐방하라고 했다. 진짜 사진을 찍고 싶어서 환장할 만큼 된다면 다음 날 카메라를 둘러메고 나간다면 반드시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거였다. 자신이 스승으로 모시고 있던 분은 작품이 사진 한 점당 5천만원에 판매된다고 말하면서 자신만의 철학과 기술이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첫 탐방코스 경주 양동마을로 향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500년 전통의 양동마을은 찰스황태자의 방문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곳의 양등초등학교는 재학생이 3명뿐이라 한때 폐교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의식을 느낀 마을주민들이 애향심을 발휘해 학교를 살려냈다. 포항이나 타지 학생들의 전입신고도 허용했고, 미래지향적인 열린 행정을 구현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필자가 직접보고 발 딛고 느낀 현장은 신문기사보다 탁월했다. 계절마다 제각기 다른 풍경의 다채로운 변화를 한두 번의 현장스케치로 다 담아내지 못한 까닭이었으리라. 양동마을은 이병헌 전도연 주연의 `내 마음의 풍금` 최민식 주연의 `취화선` 차승원과 지성이 주연한 `혈의 누` 등 영화촬영지로 각광받았다. 관광해설사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실거주하는 주민들의 애로사항도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단체기념사진으로 탐방의 흔적을 남긴 기자단은 카메라를 둘러메고, 혹은 손에 그러쥐고 마을로 성큼성큼 들어섰다. 초가지붕에 자가용이 한 프레임 안에 잡히는 장면은 다른 데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장면이었다. 카메라로 들여다보는 마을은 엄마의 된장찌개 같은 푸근함을 선사했다. 마을 초입의 200년 수령의 왕버들과 마을 중턱의 700년 된 은행나무는 역사의 흔적을 지닌 채 탐방객들을 물끄러미 굽어보고 있었다. 다음 날 불국사와 석굴암을 둘러보기 위해 이동했다. 유서 깊은 내력을 지닌 만큼 불국사는 평일임에도 외국 관광객들이 많았다. 우리는 사찰 주차장에 넓게 조성된 벚꽃마당에서 계절의 절정 속에서 피어나는 벚꽃의 자태를 마음껏 흠모하며 카메라에 담았다. 불국사에서 외국 스님들의 예불장면을 목격했고, 다음 코스로 석굴암을 탐방하러 걸어갈 때 가파른 산악길로 차량들이 경광등을 켠 채 곁을 지나갔다. 아까 봤던 외국 스님들을 태운 차량이었다. 우리 일행들이 석굴암 앞마당에 도착해 올라갈 때 타국의 고승이 부축을 받으며 성지를 향해 나아갔다. 생애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그 스님은 워낙 고령이라 수행스님들의 부축을 받으며 순례자의 힘든 걸음을 한걸음씩 내디뎠다. 1박 2일 버스를 타고 기자단이 움직이는 방향 따라, 길 따라 경주 구석구석 곳곳은 벚꽃이 만발해 우리들을 황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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