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씨. 명태균씨 페이스북 갈무리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지난 8일 대통령실의 공식 해명 이후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개인적인 친분 관계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명씨가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문제를 상의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비공식 권력’을 부적절하게 활용했다는 정황이 큰 탓이다.
가장 큰 의문은 명씨의 역할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무렵인 2021년 7월께를 전후해 명씨를 알게 됐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어” 곧바로 연락을 끊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명씨는 9일 오후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선 경선을 치르는 5~6개월간 아침마다 전화가 왔다. ‘언제 입당해야 되냐’고 물어봤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진짜 그때 명씨가 윤 대통령 내외에게 ‘패싱 입당’을 권유했고 그 의견을 받아들인 건지 대통령실은 밝히라”고 압박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7월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는데, 당시 당대표였던 이 의원은 지방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어서 ‘이준석 패싱 입당’ 논란이 일었었다.
명씨가 당시 경선 때 80차례에 걸쳐 3억7천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실시해 윤 대통령에게 제공했다는 의혹도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과 배치된다. 앞서 김영선 전 의원의 전직 보좌관 강혜경씨는 윤 대통령에게 명씨를 소개해준 사람이 김 전 의원이라며 “여론조사 비용 대가가 김영선 공천”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가 정말 경선 무렵 관계가 단절됐는지도 의문이다. 명씨는 특히 김 여사와 올해 2월에도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김 여사 초청으로 2022년 5월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사실도 확인된 바 있다. 명씨는 그해 9월 김 여사가 영국 방문 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때 조문을 못 한 게 명씨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다더라’고 보낸 텔레그램 갈무리 화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준석 의원 역시 “2022년 10월, 11월에 있었던 일에 대해 명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본 적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명씨가 경선 이후 김 여사와 연락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했다고 해도 내치기 어려워 답을 했을 뿐이어서 (법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연결고리’가 김 여사와 명씨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대통령실은 “명씨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김 여사를 찾아가 ‘김 전 위원장을 잘 안다. 만나서 고견을 들어야 한다’며 만남을 주선했다”고 설명한다. 김 전 위원장은 “2021년 6월28일께 명씨 휴대전화로 김 여사가 ‘남편을 만나달라’고 부탁해 7월4일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고 언론에 밝혔다. 당시는 윤 대통령이 ‘사인’이어서 김 여사의 역할을 비판하기 어렵다. 하지만 당시에도 명씨가 김 여사를 찾아갈 정도로 이미 윤 대통령의 공적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가 김 여사라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고, 윤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든 뒤에도 김 여사의 부적절한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는 상황은 찜찜함을 남긴다.
장나래 손현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