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살인 사건, 이번 희생자는 25세 여성 파멜라 콕스」 「피해자와 시장 간의 관계는? 『시장이 좋아하는 스트립 댄서였다?』」 「동물원, 기린 반입-전시 시작」
시청에서의 평판이 좋아졌다?
망할 퍼시 놈 때문에, 덴티스트 사건을 비밀리에 수사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과 시청에 발각됐고, 결국 나는 이렇게 공개 기자회견을 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안녕하십니까.』 『서장님, 오늘 갑자기 기자회견을 통보하셨는데, 그 이유가 뭡니까?』 『저에게는 도시의 치안에 관련한 중대한 사실을 말씀드리고 경고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살인마가 거리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여성이 그의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미 두 건의 살인이 일어났다고 하며, 살인자는 일명 덴티스트라 불리는 자라고 합니다. 왜 이 사실을 이렇게 늦게 공개하시는 겁니까?』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바랍니다.』
『범죄자 한 사람일 뿐인데, 프리버그 경찰국에서 그 정도도 감당하지 못하는 건가요?』 『연방수사국에서도 덴티스트 추적에 수년을 허비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제아무리 그라 할지라도 이 작은 도시 내에서 숨을 곳을 찾기는 어려울 겁니다.』 『서장님은 특별히 젊은 여성이 위험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모르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너무 눈에 띄는 옷차림이나 화장은 삼가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살인 용의자에 대해서 공개할 수 있는 사항은 없는지요.』 『덴티스트는 50대 백인 남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자회견이 끝나는 대로 비서관이 여러분께 몽타주를 배포할 것입니다. 주민 여러분께 당부 말씀 드립니다. 이 그림과 비슷한 사람이 보이면 즉각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럼 시간 관계 상 이것으로 회견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9월 22일 (일요일, DAY 70)
「도로 유지보수비 또 삭감」 「『덴티스트』 수십 년래 최악의 수배범」 「경찰국, 『덴티스트』 몽타주 배포」
『그래요, 일이 점점 더 커지고 있소. 분명한 것은, 내가 이 사이코 놈 건 해결에 있어 팔머의 도움이 없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지.』 『그렇군요…….』 『그러니까, 그 친구가 여기 왔을 때…』 『신문에서 하는 말들…그게 다 진짜인가요?』 『신문에서 하는 말?』
『이번에 살해당한 여자가…시장에게 성희롱 문제로 소송을 걸었다는 거요. 다른 희생자들은요? 그 사람들도 시장에게 당했던 사람들인가요?』
그런 말이 있었나?
『흠, 글쎄.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정말요?』 『지금까지의 결과만 봐서는, 그 피해자들을 잇는 연결고리는 시장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오. 하지만 그 중 단 한 명만 소를 제기했고, 그마저도 며칠 후에 소를 취하했지. 흠. 누군가가 압력을 넣었던 것이 분명하겠지만, 그래도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건 없소.』 『하지만 그게 사실인가요? 아니, 당신은 사실이라고 생각하시느냐고요.』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이렇게만 말해 두지. 왜 그러는 거요?』 『시장에게 강간을 당했어요.』
?
『방금 뭐라고 했소?』 『프리버그 시장, 스튜어트 로저스…에게 강간을 당했다고요. 제대로 들으신 것 맞아요.』 『언제?』 『사년 반 전에, 대학을 갓 졸업했을 때요. 시청에서 환영회가 있었죠. 로저스가 연설을 했고, 그 뒤로 몇 명이 더 연설을 한 뒤에 만찬회를 했어요. 그때 저는 샴페인을 마셨고, 어쩐지 너무 더웠고, 음악 소리는 너무 시끄러웠어요. 어지러워서 바람을 좀 쐬려고 한쪽 조용한 곳으로 갔죠. 회의실을 찾아서 쉬고 있는데, 몇 분 뒤에 시장이 경호원을 데리고 들어왔어요. 시장이 무어라고 경호원에게 귀엣말을 하자, 경호원은 나가 버렸어요.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건지 파악할 시간도 없었죠. 로저스가 다가오더니, 제 목을 움켜쥐고는, 범하기 시작했어요. 한…십 분쯤…그랬을 거예요.』 『이봐요, 라나. 지금 단계에서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그래도…』 『입증할 필요 없어요. 비디오테이프가 있으니까요.』 『비디오?』 『감시 카메라의 기록이오. 카세트를 갖고 있어요. 강간범 시장. 벽장 속, 「크레이머 크레이머」옆에 꽂아 뒀어요.』 『아니, 어떻게…』 『그 일이 있고 나서 반년 후에, 누군가가 집 문 아래쪽으로 그 카세트를 밀어 넣어 놨더군요. 정확히 메리 시몬스 시장이 면직되던 날이었어요. 이 문제를 다시 끄집어낸다면, 엄청난 스캔들이 되겠죠. 이걸 이용해서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라나, 전혀 걱정할 필요 없소. 그 테이프를 써서 그 개자식을 기습하면…』 『아니,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 『라나, 내 말 좀 들어 봐요.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사 년이나 지난 일이에요. 그런 것쯤 이미 다 생각해 봤으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이미 기소하지 않기로 정한 일이에요.』 『라나,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든, 내가 보증합니다. 만일 당신이…』 『안 돼요! 이보다 더 나을 수는 없어요. 지난 수년 간 저는 열심히 일했고 이제야 사람들이 저를 진지하게 받아주기 시작했다고요. 전문가로서 존중 받고 있다고요! 만약 여기서 제가 일을 벌였다간, 지금까지의 노력이 다 허사가 돼요. 저의 미래도 엉망이 될 거고요. 더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기회마저도 사라지는 거예요. 처음에는 동정의 대상이 되겠죠. 그러고는 모욕당할 것이고, 그 뒤에는 공격 받을 거예요. 예전 같은 존경을 다시는 받을 수 없게 돼요!』
『라나, 당신 지금 범죄를 덮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소. 알고 있소?』 『그럴 거예요. 그게 옳은 길이니까.』 『이런 멍청한!』 『아, 아…이런…저기…실수였어요. 지금까지의 얘기는 전부 잊어 주세요.』
덴티스트가 이렇게 나타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이것이 온갖 제보의 시작이 되리라는 것을 이때는 미처 몰랐네.
『옥토퍼스 식당에서 덴티스트 출현 신고! 주방장의 인상착의가 몽타주와 유사하다고 함. 확인 바람…』 『젠장, 이십 분 전에 제보를 받고 나갔잖아! 켐프, 몇 명 데리고 가서 봐!』
11:56
『따르릉』
『예. 보이드입니다.』 『잭 보이드 씨, 안녕하세요! 에브리데이 몰입니다. 요새는 그 쓰레기 같은 놈 때문에 진짜 거리가 전쟁터나 다름없죠. 그리고 우리가 서서히 패배하고 있고요…그래서 이번에 모범시민들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총포 코너를 열기로 했습니다. 오늘이 개장일인데, 사람들이 몰려들도록 용감한 경관이 몇 명 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맨입에 해달라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보내주시면 그 분들께도 좋은 것 몇 자루를 드릴게요! 저희가 거리의 쓰레기 청소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팔과 퍼시, 이것들을 어떻게 할까 생각했는데, 이런 잡무나 시키면서 지켜보기로 했네. 지금은 두고 보는 정도이지만, 만약 내가 「진심으로」 누군가를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건 무조건 너희가 될 것이다.
12:11
빈민가의 신고는 역시 허위 신고였네. 아무런 일도 없었고, 문도 멀쩡했어. 근처에서 집을 수리하는 소리가 났을 뿐. 식당도 마찬가지였다네. 막상 가서 보니 주방장은 전혀 다르게 생겼다고.
12:35
『주택가에서 살인 사건 발생. 피해자는 피오나 케일리스, 자택에서 이미 죽은 채로 발견됨.』 『요즘 강력 사건 해결에 조금 소홀했던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다른 일들로 바쁘니까, 비커스! 일단 자네가 맡아. 필요하면 나중에 사람을 더 붙여 줄 테니.』
14:54
『대장님! 정말 이상한 업무였고 힘들었지만, 아주 보람찬 일이었어요. 게다가 좋은 총도 받았고요!』
흥.
16:34
『덴티스트 목격 신고!』 『뭐? 어디?』 『존슨 유르겐 카츠 법률사무소입니다. 면접자 한 명의 생김새가 덴티스트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속절없이 출동시킬 수밖에. 그리고 역시 덴티스트는 아니었네. 허위 신고들 때문에 헷갈려 죽겠군…….
『예, 예.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월트. 깨워서 정말 미안합니다. 진에게도 안부 전해 주시고요. 예, 그럼 끊겠습니다.』
『마틴! 어이! 잠깐만!』
『마틴, 자네 아직도 보 베린저와 연락하나?』 『당연하죠. 사실 그분은 제 양아버지세요.』 『잘됐네. 그가 몇 사람쯤 굴릴 수 있겠지? 오늘. 당장 말이야. 지금 중요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음, 물론이죠. 뭐, 짐 옮기는 일이신가요?』 『완전히 틀렸어. 여기 주소가 있네. 이 집을 감시해주기 바라네. 하루 종일. 내가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수상한 사람이 와서 어슬렁거리거든 붙잡아서 나한테 데려와.』
『내가 평소의 두 배로 준다고 하고. 아니면 세 배. 원하는 만큼 준다고 해. 그리고 이 일은 그 누구도 알아선 안 되네. 알겠나?』 『잭, 그 사람들은 집보다는 귀중품 감시 쪽인데요.』 『뭐가 다른데?』 『훗, 하긴 어느 쪽이든 그 사람들은 상관하지 않겠죠. 알겠어요. 걱정 마십시오. 연락하겠습니다. 그리고 은퇴 건 말인데…』 『일단 오늘 일에만 집중하자고, 마틴. 집 잘 지키라고 해, 알겠지?』 『예, 예. 전화가 차에 있어서요. 가서 바로 전화하겠습니다.』 『고맙네, 마틴. 정말로.』
『잠깐요, 잭.』 『응?』
『이 일에 관해서 제가 더 알아야 할 것은 없나요?』
『없어. 모르는 게 좋아.』
『삑, 삑, 삑…뚜르르르…』
『여보세요?』
『나는 중독자요.』 『이러지 마세요, 저는…』 『잘 들어요. 라나, 나는 정말로 중독자란 말이오. 대략 이십 년쯤 됐을까? 나는 내가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해 왔소. 가끔씩은 정말로 그래 보이기도 했고. 하지만, 정말로 절망적일 경우에는, 나는 완전히 약물에 의지하게 되오. 더럽게 운도 좋았지! 자살하지 않았으니. 남을 죽인 일도 없고. 하지만 거의 그럴 뻔한 일은 많았소. 약에 취해서 운전한 적도 있고, 총격전 와중에 취한 적도 있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결정을 내릴 때도 약을 먹었고. 업무가 너무 많을 때도, 약이 필요하오. 그게 내 문제요. 그게 내 약점이오.
하지만 약점을 인정해 버리면, 사람들에게 문제를 말해 버리면, 중독 치료를 받게 되면, 그건 나에겐 이미 은퇴한 것이나 마찬가지요. 사람들은 이 추문을 이용할 테고 나를 영원히 제거해 버릴 거요. 내가 경찰국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지는 중요하지 않소. 그대로 그냥 묻혀버릴 테지.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은퇴할 때까지는 이것을 비밀로 하고 있는 거요. 그래야만 하오. 이게 옳은 길이니까.』 『잭. 아세요? 이렇게 전화하신 게 처음이라는 거?』 『뭐?』 『저에게 전화를 하셨잖아요. 제가 괴롭히는 걸 그만둘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시는 줄 알았는데. 하지만 이번에는 저에게 연락하셔서 터놓고 말씀해 주시네요. 그럴 필요도 없는데 말이죠. 혹시…약 하셨어요?』 『뭐요? 난…나는…』
『크흠, 아니. 나는 지금 멀쩡하오.』 『그래요, 잭. 아무래도 제가 당신을 필요로 하는 만큼, 당신도 제가 필요한 것 같아요!』 『아니, 그 이상이오.』 『확실히 취하셨네요! 후후!』 『라나, 나는…당신…』 『무슨 말씀 하시려는 건지 다 알겠어요, 잭. 잘 알았어요. 더 이야기하실 필요 없어요.』
09월 23일 (월요일, DAY 71)
07:51
『덴티스트가 또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피해자는 주디스 피어스, 33세, 전직 시장 비서였고, 모텔 방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그렇군. 하지만 이미 이 사건은 내 손을 떠났다.
『마이 경위, 가서 사건을 조사해 주시오. 내게 보고할 필요는 없소. 조사 결과는 모두 팔머와 공유하시오…』
공개 수사로 전환되었다는 것은 당연히 덴티스트도 알 것이다. 이번에는 나에게 그 어떤 단서도, 예고장도, 오지 않았다. 내가 해 볼 수 있는 건 더 이상 없다.
15:08
『똑똑』 『예.』 『서장님, 감사관이 오셨습니다.』 『들어오시라 해. 예, 무슨 일로?』 『서장님, 협조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의견 청취를 한 번 더 하고자 합니다. 명단은 뽑아 두었습니다.』
『아아, 그렇게 하시죠. 우리 서가 그래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 않소?』 『그것은 감사 후에 서면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따르릉』
『예, 보이드입니다.』 『잭, 우리가 운영하는 식당에 취객들이 난동을 피우고 있소. 경찰을 보내서 예의란 것을 좀 가르쳐 주면 좋겠는데.』 『…아니, 그런 건 당신네가 더 잘 할 것 같은데…….』 『이런 일로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잖소, 왜, 거절하겠다는 건가?』 『아니, 그냥 궁금했을 뿐이오. 알겠소이다.』
한동안 샌드와의 관계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23:00
『서장님, 사건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비커스! 혼자 하다가 사람이 늘어나니까 편하지? 그래, 어떤가?』
덴티스트 건으로 우리 애들이 할 일은 없을 것 같고, 지금 수사 중인 일이나 빨리 끝내자고 남는 인원을 전부 이쪽으로 돌렸지.
『예…피해자 피오나 케일리스, 40세, 둔기로 머리를 맞고 뇌진탕으로 사망했습니다. 둔기로 쓰인 고기 다지는 망치가 피해자의 시신 옆에서 발견됐습니다. 부검 결과 가해자가 피해자의 뒤쪽에서 망치를 내리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 외에 피해자에 신체에 가해진 폭력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그래…목격자 증언은?』 『아들 존이 신고를 했습니다.』
존 케일리스 (男, 아들) : 누가 문을 거칠게 두드렸고, 엄마는 제게 눈과 귀를 가리고 침대 밑에 쥐 죽은 듯이 숨어 있으라고 하셨어요. 그 후 비명이 들렸어요. 무언가로 입이 막힌 것 같은 느낌이었죠. 침대에서 나와 보니, 엄마는 이미…그래서 제가 신고했어요.
『흐음…….』 『출동했던 경관의 말을 들어 보니, 당시에 문은 열려 있었고 아들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 콘솔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고 하더군요. 자기를 쳐다볼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충격을 너무 크게 받아서 그런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어머니는 아이 앞에 죽은 채로 누워 있었고요.』 『그래, 그럴 수 있어.』
오리지 부인 (女, 이웃 주민) : 피오나가 그 동생하고 싸우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어요. 문간에 서서는 돈을 좀 달라고 애걸을 하더군요. 그 후 피오나가 아이에게 소리치는 게 들렸고요. 그 애는 매일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는 질리도록 게임만 하거든요. 그때 전화가 와서, 친구랑 한 시간 반쯤 전화를 하느라고 그 뒤의 소리는 잘 못 들었네요. 피터 안두레이 (男, 동생) : 네, 누나에게 돈을 꾸러 간 건 사실입니다. 직장도 잃고 고지서는 자꾸 날아오는 통에…도움을 청하러 간 거예요. 하지만 이번만은 거절당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죽이지는 않았어요! 좀 싸우고 소리도 치긴 했지만, 그러고 저는 집으로 돌아갔다고요. 그 후에는 쭉 영화를 보다가 잤습니다.
『흠. 앙심을 품고 동생이 누나를 죽였다?』 『지금으로써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생각됩니다만…당사자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또 명확한 물증이 나오지 않는지라…』 『현장에 그 정도로 피가 많았다면 용의자의 물건에 피가 남았을 것이다. 조사해 봤나?』 『루미놀 반응이 나오는 물건은 용의자의 집뿐만이 아니라 주변 쓰레기 더미에도 없었고, 지문을 검출하기에도 너무 흐릿해서 식별하기 어려웠습니다. 행적과 사건 시간대가 잘 맞지 않는 것도…』 『잠깐.』
듣고 있던 뉴베리 경감이 끼어들었다. 이번에 수사관이 모자랄 것 같아서 새로 데려온 사람인데. 실력은 좋은데 너무 나이가 많은 게 문제야. 체력이 달리니.
『지금 우리가 범인이 동생이라고 너무 몰아가는 것 같습니다. 꼭 동생이 아닐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럼 누구야? 뭐, 아들이라도 되나?』 『그럴 수도 있지요.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던 건 그 아들. 피해자가 아들에게 소리를 지른 점, 아들이 아무리 충격을 받았다지만 현장에서 게임을 계속 하고 있었다는 점 등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흐음…과연. 그럴 수도 있고, 오히려 그쪽이 더 그럴듯한지도 모르겠군. 자네들은 그런 쪽까지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도록. 그럼 여기까지 하자고.』
『똑똑』
『응? 몰, 자네는 왜? 자네도 브리핑하게?』 『…서장님, 에임스 경감이 당했습니다.』
09월 24일 (화요일, DAY 72)
『젠장. 타르! 마틴 샌드, 당장 체포해 와!』
마틴 샌드가 불법 도박에 연루되었을 뿐만 아니라 빚으로 사람들에게 채무를 지우고 살해까지 했다는 것을 전부 파악했다. 샌드 일가의 파멸이 머지않았다…고 하고 싶지만.
『자네들, 이제 샌드 사건에서 손 떼게.』 『네? 왜죠?』 『벌써 세 명이 죽었어. 너무 위험해.』 『안 됩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복수를 위해서라도…』 『그만! 지금은 저들의 경계심을 풀 필요가 있다.』
미안하다. 사실은 아직 샌드가 쓸모 있기 때문이다.
『수사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아니다. 나중에 다시 진행할 거라고.』 『그래도…!』 『중간 관리자까지 포섭한 마당에…….』 『자네들, 집단 항명인가?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게.』
10월 02일 (수요일, DAY 80)
「덴티스트, 중년 여성으로 목표 변경?」
「덴티스트의 희생자는 40대 여성」
「피해자 베로니카 라슨, 로저스 시장이 선호하던 식당 지배인으로 알려져」
「45세 시청 직원, 미치광이에게 교살돼」
「덴티스트의 희생자 연령대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금까지 들어온 신문 헤드라인들이네. 큰일이었겠다고? 아니. 근래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한 나날들이었어. 덴티스트 문제야 연방수사국에서 처리할 일이고, 덴티스트 때문에 사람들이 겁을 먹었는지 사건 신고가 크게 줄었거든. 「덴티스트」 관련 신고만 빼고. 곳곳에서 덴티스트를 봤다는 신고가 빗발쳤지만, 모두 거짓이었어. 이제는 모두들 아닐 줄 알고 심드렁해졌지.
장난전화로 치부하고 출동하지도 않아. 그렇게 해도 정말로 아무 일도 없으니, 이 얼마나 편한가. 물론 나는 덴티스트 사건을 생각하면 심기가 불편하다네. 그 미친놈이 시장과 관련된 여인만을 노린다는 것이 말이 되지를 않잖나? 아주 찜찜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그냥 있는 거지.
형사들을 해고하지도 않았는데도 왠지 모르게 시청과의 관계도 다시 원만해졌고. 살인사건 범인도 다 잡아들였지. 그래, 그 호로자식, 그 아들 놈이 어미를 죽인 게 맞더군. 말세야, 말세. 어쨌거나 걱정거리가 없어진 것 같아.
음, 개인적으로는, 내 끄나풀이 살해당하기도 했고 감사 결과 과징금으로 내 계좌에 있는 돈의 25%를 뜯기기도 했어. 안타깝고 화도 나는 일이지만 할 수 없지. 어쨌든 감사는 끝났으니 다행 아닌가.
「보이드 씨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정의의 삶」이라는 잡지에 투고할 기사를 쓰는 기자, 블레이크 케이지라고 합니다. 저의 이번 주제는 경찰의 동성애 행위입니다. 제 조사에 따르면, 여러 대도시에서 총 열 세 쌍의 동성애자 커플이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악마마저도, 그들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는 거지요. 제가 예견하건대 다음 죽음은 프리버그를 덮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섯 도시를 더 방문해야 하고, 그래서 프리버그에서 사건을 지켜볼 시간이 없습니다. 단 이틀만 있을 예정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당신이 속도를 더 내 줄 수 있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후사하겠습니다. 경관들이 이성애자인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걱정 마십시오. 우리 편집장의 말마따나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요.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블레이크 케이지」
이런 괴이한 편지가 한 통 오긴 했지만, 일단 무시하고 있네. 기자 놈들이 지어내는 이야기가 다 그렇지 뭐. 이외에는 정말로 특별한 일은 없었어. 그런데…
『따르르르릉』 『달칵』
『보이드입니다.』 『날세. 시간이 없으니 잘 듣게. 잡았어. 덴티스트의 신병을 확보했네.』 『와. 축하하네, 이든.』 『글쎄. 사실대로 말하면, 우리가 찾던 자가 아니야. 하지만 이 여자가 프리버그에서 일어난 일련의 살인을 저지른 것은 명백하네. 나이도 너무 어려…』 『잠깐.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대단히 거구의, 또 힘도 센, 여인이야. 미안하지만 잭, 이제 가야 하네. 사건 보고회가 있어. 하지만 이건 뭔가 잘못됐네. 잭, 누군가가 우리를 입맛대로 조종하고 있는 거야. 다음에 다시 얘기하세. 알겠나?』
나는 근래 그 느낌을 거의 잊고 있었네. 큰 건수가 생겨 현장을 급습하는데 옆에서 그 일을 보게 될 때의 그 느낌을.
하지만 내가 이 게임에서 그리 오랫동안 빠져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어.
팔머는 이 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덴티스트는…그가 누구이든지 간에, 그는 나에게는 선물 같은 것이었다. 잘못된 주소로 배달되었을 뿐. 그리고 이제야, 나는 그 선물을 누가 포장했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
첫댓글1.에이....퍼시 그냥 죽이고 치과의사 사건 직접 해결하시지....그게 분량이 늘어나서 좋고 나중에 현상금도 받을텐데 말이죠. 2.한때 저렇게 진실게임까지 할정도로 가까웠던 라나와 보이드는 이후 2편에서.....ㅠㅠㅠ 3.하나 해결하면 다른 하나가 오면 좋은데, 아직 제대로 해결도 안된상태에서 새로운 일감이 생기니... 직장인이 힘든게 이런거죠
첫댓글 1.에이....퍼시 그냥 죽이고 치과의사 사건 직접 해결하시지....그게 분량이 늘어나서 좋고 나중에 현상금도 받을텐데 말이죠.
2.한때 저렇게 진실게임까지 할정도로 가까웠던 라나와 보이드는 이후 2편에서.....ㅠㅠㅠ
3.하나 해결하면 다른 하나가 오면 좋은데, 아직 제대로 해결도 안된상태에서 새로운 일감이 생기니...
직장인이 힘든게 이런거죠
죽일 마음이 들었을 때는 이미 늦은지라...ㅠㅠ 갑자기 공개수사로 전환돼서 도리가 없었습니다.
@koringenieur 치과의사 수사초반에 누가(랜덤) 발설한다고 뜹니다.2회차때는 해고하던가 아니면 마피아 특급서비스로 해결하세요.
이렇게 아무것도 모른채 phase1이 넘어갔군요.
@큐리언 더 많은 걸 알고 싶으신 분은 직접 게임을 즐겨 주시길...ㅌ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