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30개 팀 중에서도 최고 명문 팀으로 인정받고 있는 뉴욕 양키즈가 현재 AL 동구지구 2위의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적은 연봉을 지불하고도 메이저 폭풍의 눈으로 등장한 미네소타나 필라델피아가 좋은 성적으로 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비해, 작년 우승팀으로 어마어마한 액수를 투자하며 메이저 1위의 연봉을 지불한 팀치고는 만족스러운 성적이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이러한 양키즈의 부진 원인이 투, 타의 잠재적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점과 양키즈의 독주를 막으려는 몇몇 팀이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이번에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지구 1위와 월드시리즈 우승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가 맞물리면서 양키즈는 전력 보강을 위해 다시 거침없는 투자를 하려는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여주며 트레이드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1. 양키즈의 전력 보강 시나리오
이미 지난해에도 좌완 선발 20승 경력의 데니 네이글과 40홈런의 강타자 데이비드 저스티스를 영입해 우승을 일궈낸 양키즈는 모 기업인 선박재벌의 힘을 이용해 다시 한번 우승 숫자를 늘리기 위한 의도된 시나리오를 작성중입니다. 이러한 양키즈의 4년 연속 우승을 위한 전력 보강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선발진의 공백을 메우며 불안한 불펜진을 강화한다.
현재 양키즈는 선발진 부상의 여파가 불펜진의 부진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투수 운용이 힘겨운 상태입니다. 특히 성장가능성을 믿었던 좌완 테드 릴리와 랜디 케이슬러, 우완 아드리안 헤르난데즈 등 유망주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작년 우승의 주역이고, 현 시애틀 매리너스의 셋업 맨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제프 넬슨의 공백은 투수 난에 빠진 양키즈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키즈는 현재 선발 투수와 제프 넬슨의 공백을 메워줄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활발한 작업에 들어가 있습니다.
양키즈가 투수보강을 위해 표적으로 삼고 있는 선발급 투수로는 우선 시삭스 소속으로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는 1998년 AL리그 챔피언 십 MVP, 좌완 선발 데이비드 웰스, 샌디 에고 파드레스의 우완 선발 우디 윌리엄스 등이 있으며, 불펜진의 영양주사로는 시삭스의 마무리 투수 키스 포크와 오클랜드의 마무리 투수 제이슨 이스링하우젠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샌디에고의 릴리프 제이 위타섹을 영입하는 등의 일시적인 성과를 올렸으나, 좀더 확실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야욕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며, 이에 많은 선수들이 그들의 가시 권에 들어와 있습니다.
둘째, 좌 타선 정비와 우 타선 보강
양키즈의 좌타자들은 모두 능력 있는 선수들이나, 나이가 많다는 점이 가장 큰 흠이며, 작년 메츠의 에이스 알 라이터에게 고전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된 라인업이 좌타자 위주로 데릭 지터를 제외하고는 특출한 우타자가 없다는 것이 약점입니다.
특히 올 시즌 들어 양키즈의 자랑인 티노 - 오닐 - 저스티스로 이어지는 좌타자 라인이 노쇠 현상과 함께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그동안 잠재했던 우려가 현재 성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키즈의 타자영입은 선수 정비와 재편이라는 두 가지에 초점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수재편에 필요한 우타자 보강을 위해 비공식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선수는 캔사스 로얄즈의 중심타자 저메인 다이(사진)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작년 호세 칸세코를 영입했으나 우타자 보강이란 본래의 뜻을 이루지 못했던 양키즈에게 작년 타율 3.21, 홈런 33, 타점 118을 기록한 젊고 능력 있는 우타자 저메인 다이는 공, 수에서 데릭 지터와 함께 양키즈의 우타자 라인에 큰 힘을 보태 줄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지닌 선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신선한 피를 공급해 주며 전통적으로 유명한 좌 타선 정비에 필요한 타자로 언급되는 선수 중 특별히 눈에 띄는 선수는 2000년 AL리그 MVP를 차지한 오클의 강타자 제이슨 지암비입니다. 양키즈는 작년부터 지암비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현재 AL서부지구에서 오클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기에는 힘든 상황에 있어 지암비 같이 내년 많은 연봉 인상 요건을 갖춘 선수를 붙잡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며 양키즈가 욕심 낼만한 선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들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만약 저메인 다이나 제이슨 지암비와 같은 특급 좌타자 영입에 성공한다면 양키즈는 4연속 우승을 위한 보증 수표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이 선수들의 행보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2. 도전자들, 이번엔 우리가 막는다
메이저리그가 90년대 중반부터 돈에 의한 지배 현상이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나면서 빈약한 재정에 허덕이는 팀에게 가을 축제는 남의 예기가 되어버리는 혹독한 소외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고,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재정이 뒷받침 해주지 않으면 양키즈에 대한 도전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98년부터 2000년까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팀(샌디에고 파드레스 -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 뉴욕 메츠)들을 보더라도 팀의 재정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올 시즌 적은 팀 연봉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미네소타나 필라델피아가 지구 1위를 한다해도 우수한 선수보강이 어려워 과연 디비전을 통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이러한 현실 상황에 기인합니다.
따라서 현재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트레이드 데드 라인 이전에 전력보강을 위한 큰 배팅을 할 수 있는 팀들이 양키즈의 아성에 도전할 팀으로 지목될 수밖에 없겠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아메리칸리그 각 지구에서는 분명한 강자들이 속속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도전 가능성을 지닌 팀들이 나타나고 있으나, 아쉽게도 내셔날 리그 각 지구에서는 대결양상이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어느 팀이 정점에 오를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후의 판도 변화가 예측 가능한 아메리칸리그 팀을 중심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스턴 레드삭스
양키즈에 이어 페이롤 2위의 자리를 차지한 보스턴. 올 시즌 양키즈 전력이 그 어느 해 보다 약하다는 점에서 83년만의 우승을 위해 많은 투자를 서슴지 않으며, 타도 양키즈를 외치는 선봉에 있는 팀입니다. 스토브 시즌, 최대어 중 한 명인 매니 라미레즈를 영입해 현재 양키즈를 뒤에 놓고 AL동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우선 단테 비셋 - 매니 라미레즈 - 칼 에버렛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중심타선을 보유하여 타력 면에서 결코 양키즈의 아래가 아니며, 특히 강타자 라미레즈와 부상중인 팀 핵심선수 노마 가르시아파라 역시 타도 양키즈를 위한 선봉장이 될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타격만 본다면 충분히 양키즈와 자웅을 겨뤄볼 만한 팀이나 상대적으로 빈약한 마운드 높이가 큰 야망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노모가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주며 큰 힘이 되고 있으나, 페드로 마르티네즈 외에는 포스트시즌에서 통할 만한 선발투수가 없으며, 특히 현재 노쇠한 릴리프 진과 믿을 수 없는 마무리로는 정상등극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따라서 밤비노의 저주에서 벗어나 오랫동안 염원하던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투수진 영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다행히 메이저에서 어느 정도 활약한 바 있는 투수 토모 오카, 팩스톤 크로우포드, 김선우와 타자 트롯 닉슨 등 등 젊은 선수들을 소유하고 있어 이들을 활용해 확실한 선발투수와 마무리 투수진의 보강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지금의 트레이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양키즈에 못지 않게 투자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애틀 메리너스
시애틀은 페이롤이 전체 11위로 75,652,500 달러에 불과하지만, 현재 AL 서부지구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를 통 털어도 그 적수를 찾지 못하는 놀라운 성적을 올리고 있으며, 2위 보스턴이 109,558,908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들여 동부지구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적은 비용에 가장 효과적인 성적을 내고 있는 모범적인 팀이라고 하겠습니다.
우선 어떻게 좋은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느냐가 최대의 관건이나, 현재 서부지구에서 시애틀의 지구우승을 막을 만한 팀이 보이지 않기에 작년 양키즈에게 4승 2패로 아쉽게 패배한 아픔을 갚아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무르익고 있습니다.
현 시애틀의 전력은 월드시리즈가 지금 열리지 않는 게 아쉬울 정도로 공, 수에서 허점이 없으며, 특히 우완 제프 넬슨이 가세하면서 릴리프진이 작년보다 강해져 허리와 마무리에서 안정감을 찾아 이 부분에서는 전력보강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내실을 갖추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아론 실리 - 프레디 가르시아 - 제이미 모이어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포스트 시즌에도 지금과 같은 활약을 보여 줄 수 있을지 의문이며, 또한 중요할 때 큰 것 한방을 터트리며 팀에 활력을 제공해 줄 타자가 없다는 게 아쉬움이군요.
양키즈나 보스턴 같이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선수영입에 뛰어들지는 못하겠으나, 올해 최상의 우승 기회가 왔다는 점에서 시애틀도 반드시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자신들에게 부족한 선수를 영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외의 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22일 애틀란타의 마무리 존 록커를 트레이드 해온 것은 우승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인디언스는 AL중부지구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와 선두자리를 두고 치열한 공방 중으로, 전반적인 선수구성에서 미네소타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확실한 선두로 부상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맺으며
지금까지 월드시리즈 4연패의 야심을 드러내며, 선수영입에 초점을 두고 있는 양키즈와 분명한 우세가 보이는 아메리칸리그를 중심으로 양키즈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팀들을 점검해 봄으로써 그 가능성을 유추해 보았습니다.
아직까지 트레이드 성사와 관련된 주목할 만한 소식은 없으나, 만약 양키즈가 거론되고 있는 선수 중 몇 명만 건지더라도 기존의 막상막하의 메이저 판세가 일시에 무너질 것이 자명하며, 올 시즌 가을 축제도 양키즈 4연속 우승을 축하해 주는 무대가 될 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나 양키즈의 전력이 예년에 비해 불안정하다는 점과 지금까지 알아본 팀들이 현재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을 가지고 있으며, 전력상승을 위한 트레이드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올 시즌이야 말로 양키즈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양키즈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 현실적인 측면만 고려하다 보니, 한편으로는 돈의 논리에 지배당해 흘러가고 있는 메이저리그와 이제는 참여의 기회마저 박탈당한 가난한 구단의 모습을 생각하니 씁쓸한 웃음을 지울 수 없군요.
끝으로 프로야구라는 처절한 승부의 세계에서 승리자가 있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상호지원과 협력을 통해 동업자적인 입장으로 발전하는 것이 메이저리그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며, 이러한 올바른 경쟁을 통해 얻어지는 카타르시스가 팬을 더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새로운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2000년 월드시리즈 5차전 선발 등판한 알 라이터의 말...
"감독님 내가 경기에서 150개를 던져도 상관하지 마십쇼. 나에겐 이 경기가 올 시즌 마지막입니다. 내겐 4개월이란 휴식기간이 있어요.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