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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삶에 대해여
글쓴이 조한선 2008-01-20 15:21:43, 조회 : 0
우리가 졸업후 사회에서
가까이 자주 만났던 것이
일산의 호프집이었지...
그러다...
일산 호프집에서
여의도 청기와(?)에서
일산 통일동산에서
다음 카페에서
그리고...
점점 멀어지더니...
광양으로 내려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카페의 가족 사진을 보았고...
비 온 뒤, 개울에 있는 너와 통화를 하였고...
또 잊고 도심에서 무심하게 번잡스럽게
스트레스를 꼬옥 껴안고 지내었다
다시 '카페 한마디 말'의 잡초같은 스팸메일 속의
너의 글을 보았다
그리고 하조나라를 갔다 www.hajonara.com
그리고 굳 데이즈를 갔다 www.goodays.co.kr
눈물이 났다.
맑음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맑은 생각, 맑은 사람, 해맑은 ...
(10여년전엔 맑은 방송이라는 제안도 했었는데...)
너의 맑음을 보며
나의 더러움이 부끄럽다
너의 고요함을 보며
나의 번잡스러움이 슬프다
너의 관조를 느끼며
나의 생각없음이 허탄하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며 살아왔나?
우리는 무엇을 바라고 살 것인가?
하여... 자네의 과거를 자네의 허락없이
'한사 76카페'에 까밝혀
바보 우리들의 현주소를 알아보려 하네
하조나라의 글과 사진을 불법 펌하려 하는데
불만 있으면 내가 담배를 보내주지(썰렁 개그)
맑은 너의 삶을 보며
나의 삶을 생각하니 슬펐지만
눈물을 통해 마음을 맑게 해주니 기쁘다
너의 잔잔한 목소리를 생각하니 기쁘다
맑게 사는 이야기 가끔 카페에 올려라
너도 나도 반성하며 살게
나도 너도 모두 맑게 살자
6:10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6:10 sorrowful, yet always rejoicing;
poor, yet making many rich;
having nothing, and yet possessing everything. <고후>
<2006년5월 김대장 가족사진>
하조나라에 입성하면서
2006-11-18 10:24:52, Hit : 57 작성자 : 김세광
이제는 저도 하조 일기장에서
하조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세월이 빨리 흐른 것인지
아니면 짧은 시간에 저희가 많이 변한것인지........
인생의 방향이 놀랍게 변해버렸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하조를 접하면서부터
제 일상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참 갈등도 많았고 걱정도 많았던 하조행 결정,
몸에 익숙해져있던 오랜 도회지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내려간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마치
무겁게 짓눌려오는 패잔병의 어깨와 같은 처량한 느낌은 아니었는지......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한편 괴로웠고 후회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망가져가는 듯한
내가 사는 주변 도회지의 들쑥날쑥한 정세와
그 속에 휩쓸려다니는 사람들의 가치관 마져도
이상한 방향으로 변질되어가는 것을 보면
이 도시에 산다는 것이 마치 큰 모험과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살다가는 우리 인생이 너무 가련해질 것 같고
불행한 노후를 맞이 할 것 같아서
결국은 이런 결정까지 오게된 것이지요..
그러다가
"조화로운 삶" 이라는 참다운 삶을 찾아 시골에서 사는 즐거움을 선사한
미국인 어링 부부의 책을 읽으며
이번 하조행이 차라리 잘된 일이었고
이것이 우리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두고두고 되새김질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일이 저희를 항상 깊이 생각해주시는 형님과 처형들의 덕분이었음은
더 이상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두고두고 감사할 일입니다.
이제 하조에서는
전에 없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것이고
우리 인생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고
사람답게 사는 기쁨을 만끽 할 수 있는지 기대가 됩니다.
또 그만큼 많은 시련이 다가올 것이라는 각오도 물론 하고 있지요.
아직은 저의 기족의 하조행이 전원에 묻혀 인생을 평화롭게 누리는 단계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 앞 단계의 삶은 열심히 살면서 삶의 질을 높여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선은 하조에 계신 큰 형님과 큰 처형의 도움이 절대적이지요.
많은 도움과 조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자연산장도 이제는
가칭 " 하조나라"로 정하고 이제 하조나라를 새롭게 단장하고자합니다.
어제는 여러종류의 허브씨앗을 사왔습니다.
겨울동안 비닐하우스 안에서 씨앗을 뿌려 꽃이 피는 것을 바라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주에 하조에 내려가면 하조나라 뒷산에 토굴을 파서 저장고를 만들어야 할 것 같고
고로쇠 된장을 만드는 첫단계로 메주 만드는 작업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해야하고
김장을 대량으로 해서 땅 속에 묻는 작업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육판골 언덕에 가서 황토를 퍼와서
하조나라 뒷건물에 있는 3 개의 방을 황토방으로 꾸밀 작정입니다.
그동안 이리저리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아왔고 검토도 해왔는데
이제는 힘차게 실천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하조에서 열심히 일하며 만드는 다채로운 작품을
올려드리겠습니다.
내내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생각과 각오는 거창한데 제대로 될런지.....
그러나 불굴의 오기로 한 부딪혀보겠습니다.
하조나라의 일상
2007-02-14 20:58:09, Hit : 48 작성자 : 김세광
하조나라에 온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지가 한달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지요.
그동안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정신없이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이곳에선 해야 할일이 산더미 같지만
돌아다보면 꽤나 많은 진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며칠동안은 갈등의 연속이었습니다.
세상모르게 곤히 잠든 아이들을 내려다보면
문득 서울을 버리고 이곳으로 온 내가 잘못 한 건 아닌지
정말로 내가 아이들을 고생시키는 못난 아빠가 아닌지.......
돌이킬 수 없는 큰 일을 저질러버린 것에대한 자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계속 어지럽게 달려드는 그 괴로움 때문에
잠 못이루며 뒤척이곤 했습니다.
그러나 아빠라는 자리는
언제까지나 그런 상심 속에만 머물 수 없었고
이제는 뭔가 달라져야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사나운 바람이 몰아치는 날이면
산에 올라 온 몸으로 산바람을 맞으며
이것이 내 편한 인생을 위한 단련의 시간이라는 각오로 일했고
숨이 가쁘도록 찬공기를 가르며 근력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하조나라에 내리는 햇볕이 아름다우면
너무나 큰 축복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큰 산짐승들이 어슬렁거릴법한
육판골 거친 산 속을 혼자 누비고 다니면서
한겨울의 추위를 잊어버립니다.
매서운 바람 속에서도 가슴 속이 상쾌해지고
겨울 공기가 매우 달콤하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러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가슴 한 곳이 뜨거워지곤 했는데
그것은 내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것,
이루고자하는 것들이
가까운 눈앞에 있다는 확신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하조나라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내 정성과 사랑으로 갈고 닦으면 언젠가는 그 빛이
이 세상을 환히 비추지 않을까 ?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집사람과 아이들이 잘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하진이는 찬바람 속에 맨발로 하조나라 공간 곳곳을 뛰어다녀도
감기 한 번 없이 아주 똘똘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늘 염려해주고 걱정스러워하던 친구들과 이웃들이 감사하게도
이곳을 다녀갔고
그 때마다 우리는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신문 하나없이 세상 소식이라야 새벽녁에 잠시보는 텔레비젼 뉴스가
고작이지만 그래도 늦게서야 진정한 인생의 방향을 잡았다는 생각에
다행스러운 마음을 추스려봅니다.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우리집 주변에 펼쳐진아름다운 광경을 보면 나야말로 세상에 부자가 된 듯합니다.
아직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엔 이릅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많은 이야기들이 이곳을 채워주리라 생각합니다.
하조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하조나라 뒷 산 - 백운산> <하조나라 나무 - 하늘 감나무>
향기로운 인생
2007-03-17 00:17:12, Hit : 70 작성자 : 김세광
오랫만에 읍내 재래시장을 다녀왔습니다.
정말로 봄이 오긴 왔는지
촌로의 할머니들이 추억처럼 지니고 온 좌판에는
쑥과 더덕뿌리, 그리고 이름모를 나물들이
하늘을 향해 있었습니다.
그 곁에는 배경처럼 옹기장수가 펼친 좌판으로
아주 오래전에 보아왔던 크고 작은 된장독이며 작은 그릇들이
마치 봄날에 키재기하듯 오손도손 즐비했습니다.
어찌 또 그뿐이랴 !.
땅 속에서 캐내기 위해 꽤나 땀을 흘렸을 법한
꽃 파는 촌부가 펼쳐놓은 작은 야생화들도
소풍나온 아이들의 표정처럼 몹시 밝았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장날이면 등장하는 뻥튀기 소리,
쾅 ! 하며 순식간에 터지는 듯한 폭발음에 구수한 연기며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도 있었고.........
도시에 살면서 잊혀졌던 우리네들의 사는 모습이
풍요롭게 남아있더군요.
은밀하게 숨겨진 보물을
조금씩 아껴가면서 찾고픈 마음으로 서성거리며
걸어가는 기분,
이런 모습이야말로 향기나는 인생이 아닐까 ?
<하조나라 백수련> <하조나라 앞바다> <하조나라 호수-무릉도원>
푸른 산호초
2007-03-29 22:46:03, Hit : 64 작성자 : 김세광
열린 문 틈 사이로
냇가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하도 요란해서
바위틈으로 내려가보았습니다.
마치 깊은 계곡에 온 듯 물소리는 한층 더 격렬했습니다.
무료해지던 마음이 점차 밝아지고 바위틈에 퍼질러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그곳이 바로 우리집 뜰이요, 마당이요, 냇가였습니다.
물 속에 손을 담그고 주변을 둘러보니 쉬임없이 흐르는 물과 큰 바위들이
보배롭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지금 이순간만큼은 다른 사람들이 누리지 못한 것까지
누리고 있는 것 같아서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마냥 바라보며 즐길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노동을 시작하자' 하는 생각이 들어
시작한 것이 바로
냇가의 크고 작은 돌들을 화단으로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수십번을 끙끙거리며 땀을 흘리다보니
신발도 벗겨지고
바지도 마치 반바지처럼 걷어올리고 물속에 얼굴도 여러번 담그고
그렇게해서 50 여차례에걸쳐 옮긴 돌들이
화단에 정리해 놓고보니
아주 단정하고 차분한 장식이 되었습니다.
하나를 시작하다보니 새로운 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아주 감사한 일이었고
노동을 하면서 새롭게 얻은 기쁨이 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아주 편안하지는 않은 것은
생각처럼 생활비 벌기가 쉽지가 않고
계획한 일이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것인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푸른 산호초처럼
가슴 속에는 분명히 이루어질 것이란 확신이
꿈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가끔씩 푸념처럼 늘어놓곤하는 동하의 이야기 !
어느날 갑자기 도시를 버리고
우리가족 모두를 시골로 끌고온
아빠를 원망스럽게 생각하고있더군요.
그런 아들에게
정말로 믿음직스럽고
항상 감사한 아빠로 남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오늘입니다.
<하조나라 윈도우> <하조나라 실개천> <하조나라 패밀리>
지금도 여전한 하조나라
2007-05-08 21:39:24, Hit : 81 작성자 : 김세광
하조(HAmony & JOy)는 벌써 여름입니다.
앞마당에는 몇그루의 느티나무가 잎을 크게 내밀었습니다.
단풍나무도 꽃들이 사라진 목련나무에도 무성한 잎들이 하늘을 가립니다.
그리고 며칠전 심어놓은
커다란 가시나무 두 그루가 우리집 앞마당의 그늘을 만들었네요.
여름을 위한 준비는 차곡 차곡 준비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하천은 아름답고
커다란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맑은 물소리가 정겹습니다.
오늘도 냇가에서 30 여회 커다란 돌멩이를 길위로 옮겼습니다.
동하도 아빠를 돕는다고 25 번이나 많은 돌을 날랐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하조나라의 새로운 수로를 만드는 준비과정이랍니다.
앞으로 한 달이면 멋진하조나라가 탄생될 겁니다.
지금은 맞은 편 사람과 수시로 다투고 속상해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건너면 사람들이 뒤늦은 후회를 할 걸로 생각합니다.
그 래서 조금은 힘들었던 며칠이었습니다만
또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자리로 다들 돌아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조나라의ㅔ 녹음을 올려야하는데
여러가지 신경쓰느라 무관심했군요.
곧 사진 올리겠습니다.
처음처럼 항상 하조나라를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아비는 땅의 돌을 보고 <지붕위의 미남> <벽앞의 남자>
딸은 하늘 구름을 보고
파도만 시나브로 운다>
바쁜 하조나라
2007-06-04 01:57:34, Hit : 59 작성자 : 김세광
공사가 바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수할 시간조차 아까운 요즘입니다.
얼마나 할 일이 많은지 누가 전화라도 걸면
전화받기조차 번거롭습니다(장갑벗고 전화받기힘듬)
그동안 애쓴 덕분에 많은 진전이 있었습니다만
시기적으로 좀 늦었습니다.
빨리 하라고 손님들이 성화지만
마음처럼 그리 쉽게 일이 진행되질 못합니다.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아 좀 힘이들고 조금씩 지쳐갑니다.
그러나 힘을 내야하고 힘차게 마무리를 해야 할 의무가 남아있습니다.
저희에게 힘을 주시고 용기를 주시기를.......
<하조나라 꽃차 > <하조나라 대장 머슴(?)>
폭풍이 끝난 후....................................................
2007-09-27 21:19:25, Hit : 92 작성자 : 김세광
폭풍이 지난 후..........................................
아침 잠에서 깬 후
뒷산에 오르다.
수많은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들이 지천에 누워있다.
주인의 양심은 그들이 자주 내리는 비에 썩어가는 것에 마음 편할리 없다.
그래서 밤값이 없어도 줍는다.
한참을 줍고나니 가져간 자루에는 꽤 많은 양이 쌓였다.
차라리 지인에서 선물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하지만
요즘은 수입이 없어 그나마 가게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해서 농협에 팔기로 결심한다.
동하와 하진이가 깰 무렵쯤 산에서 내려와 냇가에 가서 세수를 한다.
이른 아침에 흘린 땀을 씻는 기분이 좋다.
한없이 흘러가는 물을 보면서 생각하게되는 자연 속에서의 풍요로움을
그 누구보다도 만끽하고 있는데
수시로 찾아오는 근심과 걱정들............
그저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끼는 것 하나만으로 살고 싶은데
그건 아직 우리에겐 요원한가보다.
그동안 엄청나게 많은 비가 내렸고
쉼없이 폭우가 쏟아져
우리계곡은 성난 사자처럼 밤새 포효하며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했다.
지금껏 내게 대포처럼 쏜살같이 흘러가는 물을 본 적이 있었던가 ?
너무나 놀랍고 충격적인 계곡의 얼굴 !
더 이상 어찌할 바를 몰라
두 손을 놓아버린 사람처럼
계곡의 물이 극단적으로 치닫을 때
아 ! 자연이란 이렇게 냉엄하고 두려운 존재였던가 !
그렇게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난 다음날 아침
거짓말처럼 하늘은 푸르렀고 여전히 물길은 강한 힘으로 흐르지만
뒤늦게 제정신으로 돌아온 온순한 강아지처럼 분노를 삭힌 것 같았다.
곳곳에서 태풍 피해 소식이 전해지고
냇가에 기대어 놓았던 평상 몇 개가 떠내려갔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폭우가 쏟아질 땐 철제 와상 모두가 떠내려갈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그들은 견디어냈다.
오늘따라 견디어 낼 수 있는 것들은 모두가 소중하고 귀하게 느껴졌다.
그 엄청난 물결이 분노처럼 갈퀴질 하며 흘러가던 그 자리에서
나는 한가롭고 세수하며 아침을 맞는다.
이 또한 얼마나 큰 축복이며 즐거움인가 !
오전에는 다시 밤을 줍고 오후에 다시 또 밤을 주웠다.
튼실한 밤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풍성한 하루였다.
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 마음인양 밤을 보내고 싶은 하루였다.
하조나라의 꿈
2007-11-06 22:42:06, Hit : 54 작성자 : 김세광
요즘은 매일 매일 꿈을 꿉니다.
눈만 뜨면 장화를 신고 장갑을 끼고 하조나라 곳곳으로 나가
낙엽도 쓸고 돌다리도 놓고 실개천의 물 흐름도 살펴보고.........
장차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는 곳을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명소를 만들 기 위해 노력하곤 있지만
글쎄 과연 그럴 수 있을지 가끔은 회의가 생겨나기도하고
어떨 때는 불현듯 누군가가 나타나서 내게 힘과 용기를 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눈만 뜨면 세[수할 시간도 아깝고
아침밥 먹을시간조차 아깝습니다.
읍내에 가서 이발도 해야하는데
벌써 이발한지 한달하고도 이십여일이 지났습니다.
모자사이로 삐져나온 머리칼이 덥수룩하고 몰골도 흉칙해지고
시커면 시골 사람이 다되어갑니다.
내 인생 이대로 힘없이 물러서서는안되는데 하는
걱정도 하곤합니다.
환문이가 없으니까 아쉽기도 하고
그래서 뭔가 해야 할 것도 찾아내서 스스로 애를 쓰다보니 새로운 시도도 하게되고..........
매일 매일 새로운 모습을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기쁨으로 하조나라를 가꾸겠습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불안하고 고민스럽고 걱정이 태산 같지만 2-3 달만 버티면
뭔가 희망이 보일 것만 같습니다.
하조나라를 가꾸기 위한 하나의 작은 역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조나라 우체국> <하조나라 대문 전경> <하조나라 바비큐 탑>
하조나라에서의 1 년
2007-11-30 21:29:18, Hit : 60 작성자 : 김세광
오늘에서야
곰곰 생각해보니 하조나라에 입성한지
거의 1 년이 되었습니다.
일년 4 계절이 12 개월이라면
여기서 맞았던 일년은 마치 4 개월 처럼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집을 새롭게 단장하느라 1 개월,
무더운 여름 찾아오는 사람들 맞이하느라 정신없이 보낸 1 개월
그리고 참 아름다운 계절이건만 도통 찾아오지않는
손님 기다리느라 무작정 흘러만 가던 가을이 또 한 달
그리고 다시 찬바람과 함께 찾아올
고로쇠 시즌을 맞이하느라 다시 한 달이 흘러갈 것만 같습니다.
그동안 변한 것이 있다면
우리의 핑크 공주 하진이가 몰라보게 컸고
지금은 못하는 말이 없어질 정도로
자기 주장이 강해진 하진이를 바라보면서
장차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항상 머릿 속에 맴돌고 있습니다.
유난히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는 걸로 보아서는
영락없는 공주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어른들에게까지 눈을 흘기며 혼을 내는 시늉도하고
자기 표현이 또렷한 모습을 보면
가끔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장차 하진이가 어떤 모습으로 커나갈런지 궁금해집니다.
그러나 아직
동하진 아빠가 하조나라에서
제자리를 못잡은 것이 미안하고
동하가 아빠에게 불평불만이 많아진 것이 미안하고
동하진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한 것도 미안하고..........
세상이 온통 미안한 것 투성이군요.
앞으로 다가오는 일년은 그런 불평불만이 사라져버린
기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합니다.
오늘 모처럼
옥룡골 추산마을을 다녀왔는데
약수터, 두부 만드는 집,
황토 염색하는 집,
도자기 굽는 집,
대궐같이 황토집 지어 놓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황토를 체험하게 하는 집,
가족과 함께 찾아와서 요리 강좌도 듣고 자기가 만든 요리로
근사한 식탁에서 시식하는 음식 체험 마을 등등
뭔가 새로운 지식인들이 모여 사는 모습을 보니
우리 하조나라도 그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가올 1 년 후의 하조나라는 어떻게 변할지....................
<하조나라 개울 > <하조나라 폭포> <하조나라 한겨울 장미>
저물어가는 한 해
2007-12-05 22:09:02, Hit : 101 작성자 : 김세광
벌써 한 해가 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조나라의 헐벗은 나뭇가지에는 화려한 꽃무늬처럼 수많은 실등이 켜지고
실내에서도 실개천에서도 캐럴곡이 흘러나옵니다.
갈수록 세월은 빨라지고
이루지 못한 일들은 쌓여만갑니다.
쌓여진 일거리 만큼이나
열심히 살아야 할 것만 같은........
아직도 우리가 서울에 살고있는 걸로 알고
동창회 향우회 모임 소식이 들려옵니다.
마음이야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 1 년 후에 꼭 참석하겠노라 답장을 띄움니다.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한데 모여 서로를 나누어보자고 하는데
천천히 세월이 지나면
다시 또 기회가 오리니..........
가는 세월은 해묵은 기운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하라는 신호같은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하루입니다.
추신) 오늘 환문이의 생일이라 하조나라의 가족들이 한데 모여
즐거운 시간을 나누었습니다.
환문이가 하조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오랫동안 함께
지내길 바라는 마음들이었습니다.
.
< 하조나라 누구 생일?> <하조나라 여름> <하조나라 대장 생일>
눈을 바라보며
2007-12-30 18:59:41, Hit : 53 작성자 : 김세광
오늘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백운산을 하얗게 뒤덮을 만큼의 눈이 지금도 내립니다.
아마도 이곳에서는 첫 눈일 듯한데
많은 눈이 내린 것도 이곳에서는 하나의 뉴스거리입니다.
가끔씩 눈은 내리지만
따뜻한 지역이라 금방 녹아버리기 때문에
하얗게 덮여있는 모습을 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동하와 하진이는 참으로 오랫만에 만나는 눈이라서
이른 아침부터 마당에 나와 눈을 만져보고 굴려도 봅니다.
그들에게도 아주 기분 좋은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이글이글 장작이 타들어가는 난로 곁에서
따끈한 차를 마시고 휘날리는 눈을 바라보며
모처럼의 겨울 여유를 누려봅니다.
도회지 생활에서 벗어나 시골로 내려온 지 일 년 !
하조나라를 일구면서 많은 진전과 성과도 있었고
사람으로 태어나 생전처음으로 노동의 기쁨을 누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미처 생각지도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을
갑자기 만나면서 시련도 겪었고 때때로 후회스러운 생각도 들곤했습니다만
일단은 견디어낸 것에 만족합니다.
다시 서울을 생각하면
숨이 막힐 것 같은 답답함이 다가섭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일구고 노동하며 얻는 값어치를
다른 그 무엇에 비할바는 아닙니다만
아직도 주변에는 힘차게 딛고 넘어서야 할 일들이 많답니다.
사람들에 대한 낮설음과 도회지와 시골생활의 간격은
아직은 더 풀어가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세월이 조금 더 흐르고
아주 익숙한 이곳 생활이 자리잡으면
그땐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고
세상에 태어난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리는 눈을 보니 가슴 한 곳이 짠해지면서
오랜 기간동안 허물없이 만나 마음을 나누던
친구들이 보고 싶군요.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마음까지도 약해지는 것인지.................
이 모든 상념이 오늘따라 흠뻑 내리는 눈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조나라 대청 마루> < 하조나라 파3 콜프장>
시나브로
2008-01-18 21:13:51, Hit : 9 작성자 : 김세광
아주 천천히
이곳 사람들이 하조나라를 찾아옵니다.
어쩌다 소문듣고 찾아오는가하면 길가다 간판이 아름다워서
뭔가가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천천히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요즘 조금은 지루하고 앞날이 걱정스럽기도하지만
찾아온 사람들마다 좋은 느낌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 같아서
조금은 위안이됩니다.
어제는 우리집에 열 몇번은 온듯한 화가 한 분이 있는데
그 분으로 인해 우리집을 찾아온 사람들도 꽤나 많습니다.
며칠 전에도 점심 때 한 번 저녁 때 한번 찾아왔지요.
한려대학교 교수 분들을 모시고 와서
그 일행들은 하조나라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
아주 기분 좋게 즐기다 돌아갔지요.
그리고 그 분이 어제 또 다른 화가들과 함께 왔는데
대전에서 화실을 운영하는 정영홍 외삼촌의 벽에 걸린 그림을 보더니
그림이 아주 훌륭하다고 하더군요.
우리야 그 그림이 좋은지 알턱이 없지만...........................
그러더니 함께 온 일행 중 한 사람이
하조나라에서 그림 전시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주인이 허락하면 추진해 볼 생각이라고하더군요.
아름다운 그림도 걸고 그 덕분에 하조나라도 알리면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시지요 라고 했더니 당장 전화를 하더니 몇 몇 화가들이 다시 다녀가고............
그렇게 조금씩 사람들의 발길이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장차 하조나라가 이곳 사람들의 문화공간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좋은 생각이 좋은 결과를 낳듯
혹 멋진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하조나라 닭들> <하조나라 뒷산 백운산 <공비 작업중;
공비출현 !! 특종사진> 암호명 - 고로쇠 채취>
1 월 하순이면 하조나라에 고로쇠가 펑펑
쏟아집니다. 필요하신 분 주문해주시길
2008-01-18 21:23:54 작성자 ; 김세광
올 해는 고로쇠가 좀 일찍 나올 것 같습니다.
하조나라 뒷산에서도육판골에서도 고로쇠가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고로쇠 철을 대비해서 뒷방 수국과 동백의 작은 방의전기 온돌도
오늘 장작 보일러로 교체하고민들레 영토도 40-50 명 단체 손님을 위해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백운산 아래 아름다운 하조나라에서 고로쇠를 마시며 염소나 오리 베베큐를 드시고
몸 보신하시면 더욱 좋을 듯한데....어떨런지요 ?
<얄마들아~!! 얼렁 내려와!!
숭아칸 브라더스 등등>
첫댓글 3시간반을 사진과 글을 편집하며 괜한 짓을 하는게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완성하고 다시 읽어보니 '두보'보다 더 뺴어난 문재와 소월보다 더 맑은 삶의 향기는 도시매연에 찌들은 우리에겐 필수의 구명 약!!!!
아주 이쁜 사진들이 링크가 안되는 구나 ---방법을 아는 사람 가르쳐 주세여 하나 하나 링크를 해야 하나? 정회원들에게는 한글파일로 보내드리겠슴
좋은 친구, 또한 그리운 친구 세광아! 오랜만에 불러보는구나. 너의 글들을 읽으면서 새삼 잘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가끔씩 잊지않고 소식 전해주니 반갑기도 하지만 너무나 고맙구나. 세광이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빈다.
고맙다. 친구들아 한선이도 화용이도 태수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 아직도 나를 생각해주고 마음을 주는 말들이 따뜻하구나. 그리고 그동안 끄적거린 것들을 펼쳐놓으니 나의 보잘것 없는 일상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 같아서 부끄럽네, 서울에서도 그랬지만 항상 오늘을 즐겁게 보낼수만 있다면 그 인생이 더 가치있는 삶이 아닐까 ? 광양이라는 곳으로 꼭 한 번 놀러와라 , 얼굴들도 보고싶고 꼭 한 잔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