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영 수필집 [간밤에 사라진 물고기]
오기영 수필가의 첫 수필집 [간밤에 사라진 물고기]가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되었습니다.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행복에세이’라는 주제로 집필된 이 책은 1부 저 산 너머에, 2부 낡은 흑백 사진 한 장, 3부 가슴에 소나기를 담다, 4부 함께 숨을 쉬는 세상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머리말에 이어 정봉진 대전문정초등학교 교장의 ‘축하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국판 204쪽에 정가는 10,000원입니다.
* 저자의 ‘책을 내면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문인이라는 공식 명칭을 얻게 된 것은 2004년 가을이었습니다.
문예 백일장에서 ‘나의 이웃’ 이란 글제로 ‘대상’의 영광을 차지하면서 당시 동구문학 회장님으로 계셨던 김명동 회장님의 추천을 받아 「평화를 부르는 노래」와 「어린 시절」이란 두 편의 수필을 내면서 신인 문학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편지 쓰기와 일기 쓰기를 즐겨했던 저는, 틈만 나면 혼자 좌석버스를 타고 동학사 계곡을 찾아 맑은 물 흐르는 물줄기 바위틈에 앉아 산에서 나는 각종 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가져간 공책에 소리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옮겨 쓰기를 즐겼습니다. 그러면서 그 소리에 나만의 표현을 덧붙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쓴 시 아닌 시가 족히 100편은 넘었습니다.
입시를 바로 코앞에 둔 여고생에게 시적 감성은 사치에 불과했습니다. 제가 바라는 국어 선생님이 되기 위해 할 수 없이 시 쓰는 일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1984년 입학한 대학은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7년 만에 졸업하게 되었고, 그 이듬해 결혼이 곧 나의 행복이라고 믿었던 중매로 늦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큰 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당시 동시로 교과서에 시가 실린 채정순 아동 시인을 담임으로 만나 그 분의 추천으로 ‘대통령기 전국 독후감 대회’에 처음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전국에서 6명만 수상자를 선정하는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게 되었고, 그 이듬해도, 또 이듬해도 계속 수상하게 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기쁨 뒤에 반드시 슬픔이 온다고 하였던가!’
제게도 아니, 우리 가족에게도 쓰디쓴 고통과 역경이 다가오고 주부로 머무르며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였습니다.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6살, 10살 난 딸을 집에 두고 방문교사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는 눈 깜짝할 사이 십 년 이란 시간이 흘렀고, 직장도 안정을 찾을 무렵, 다시 시작된 불행의 씨앗이 서서히 내 목을 조르고 있었습니다. 이젠 가족이 아닌 내가 살기 위한 버거운 싸움을 벌여야 했습니다.
그 때 같은 학교에 근무하고 계신, 성난 사나운 짐승도 꼬리 내리게 만드는 능력을 지니신 인품 좋고 도량 넓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순화시키는, 정봉진 교장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나 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도록 하는 배려심을 길러주고, 모든 일을 긍정적인 사고로 바라보는 관점을 갖도록 꾸준히 나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주변에 휼륭한 사람이 있으면 그 주위 사람들을 변화 시킨다고 했던가요?
내 자신에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긍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노력한다는 것과 남의 입장도 생각할 줄 아는 배려심을 배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사업에 실패하여 실의에 빠져 있는 친구에게 내가 받았던 그 고마운 위로의 글을 나도 전하고 있습니다. 글을 받은 친구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다시 새로운 일로 일어서는 것을 보고 뿌듯함도 배워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변화된 나의 모습을 글로 남기고 싶어 그동안 썼던 글을 모아 책을 내야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전 사랑에 빠진 사춘기 아이처럼 가슴이 뜁니다. 나만이 아는 글 사랑에 깊이 빠져들었기 때문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직접 뛰어 다니시며 언제나 물심양면으로 여러 도움을 주시는 김명동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망설이는 제게 책을 낼 수 있도록 격려를 아낌없이 해주신 정봉진 교장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제 삶을 소중하게 만들어주는,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 그리고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 이 책을 펼친 독자 분들께도 모두 고맙습니다.
험난하고 모진 인생길 위에서 이 한 권의 책이 당신에게 좀 더 힘차고 활기차게 웃으면서 걸어나갈 수 있는 힘을 보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