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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서 일본이 떨어지면서 동해 생겼다." |
동해는 약 1천2백만 전 동아시아 대륙의 지각변동 과정에서 일본이 대륙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갈라진 지각으로부터 생겼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해양연구소 해양지질부 윤석훈 연구원은 최근 서울대에 낸 박사학위 논문 "동해 대륙주변부의 탄성파 층서, 지질구조 및 지구조적 진화'를 통해 동해의 생성과정을 밝혔다." 동해는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지질구조를 갖고 있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그동안 한반도 인근의 지질.해양학 자료 빈곤으로 생성과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윤씨는 동해의 한반도 쪽 대륙 주변부에서 얻은 탄성파 탐사자료를 바탕으로 이 일대의 지질변동 양상을 분석해 동해의 기원을 새롭게 설명했다. 동해는 서해와 남해와는 '출생성분'이 다르다. 서.남해가 대륙지각의 낮은 곳에 바닷물이 들어온 것이라면, 동해의 밑바닥은 주로 해양지각으로 이뤄져 있다. 즉 대륙과 해양의 지각이 맞부닥치는 대륙 주변부에 위치해 격렬한 지각변동을 겪으며 탄생했다는 것이다. 동해 탄생의 서막은 약 4천만년 전 남극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인도가 아시아 대륙과 충돌한 데서 열렸다. 동아시아 대륙은 태평양 바다 밑에서 새로 생긴 해양지층이 일본 서쪽에서 대륙지층 밑으로 파고 들어오면서 남쪽으로 당기는 힘을 받고 있었는데 이 충돌의 여파로 위로 끌어당기는 힘을 받게 되자 한반도와 일본 경계지역에서 갈라지기 시작했다(그림1). 신생대 제3기 올릴고세 후기에서 마이오세 전기인 약 2천8백만년 전의 일이었다. 당시 일본은 오늘날과 같이 끊어지지 않고 막대처럼 밋밋한 형태였으며 한반도와 함께 동아시아 대륙에 붙어 있었다. 특히 2천3백만떤 전부터 1천8백만년 사이 일본의 서남부가 아시아대륙에서 떨어져 2백50∼3백토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오늘날 동해의 심층부틀 이루는 울릉.일본.야마토 분지가 생기는 등 동해의 기본 대가 갖춰졌다(그림2), 일본 북동부는 반시계 방향으로 약간 회전하면서 남하했다. 이때 한반도에서는 양산단층과 후포단충 사이에 끼여 있던 경주.울산.부산 일대가 양산단층선을 따라 남쪽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변동이 일어났다, 그 바람에 포항.영덕 앞 바다엔 깊은 분지가 생겨났다. 그 뒤 1천5백만턴부터 3백만년 동안은 일본 남서부와 북동부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부채꼴 모양의 동해와 활처럼 휜 일본열도를 이루게 됐다(그림3). 지각의 확장에 의한 바다의 열림은 1천2백만년 전 필리핀해 판이 북쪽으로 밀고 올라오면서 끝났다(그림4), 동해를 위.아래에서 잡아당기던 힘은 누르는 힘으로 역전됐고, 동해는 오늘날의 모습을 한 채 확장을 멈추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동해의 생성과정을 두고 미국.러시아.프랑스.일본 연구진이 논란을 빚어오던 일본열도의 회전설과 직선 이동설을 미지의 영역이던 울릉분지 조사를 바탕으로 통합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논문은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학숱지인 (미국지질학회 회보) 12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 연구는 또 한반도 동남해역 제3기 퇴적분지의 진화와 퇴적환경을 밝혀냄으로써 이 지역 해저 석유자원 탐사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 일본 서남쪽으로 파고들던 대양판의 영향과 인도지 아시아대륙 충돌 여파로 한반도와 일본 사이에서 지각 열림. 2. 일본 서남부의 남하로 동해 분지의 확장. 경주.울산.부산 지역이 남쪽으로 이동하고 포항·영덕 분지 생김. 3. 일본열도의 회전운동으로 동해의 부채꼴 모양 확립. 4. 동해에 작용하는 힘이 역전돼 일본 동쪽에서 미는 것 빼고는 정체상태 유지. 그림에서 화살표는 지층의 이동방향, 동해의 점선은 해저분지, 기상도의 전선 표시는 해저지층이 대륙지층 밑으로 파고드는 것을 나타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