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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송대 영문학과 03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박유미
위 자료는 알레테이아 박성훈 선배님이 올려주신 자료입니다.
2. 감시자 모형
1) 습득과 학습의 분리 가설 (The Acquisition/Learning Distinction Hypothesis)
Krashen은 제 2언어 및 외국어의 습득은 두 가지 다른 독립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였다. 하나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의사 소통을 통하여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습득(acquisition)이고, 다른 하나는 주로 교실과 같은 언어 학습 환경에서 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학습(learning)이다. 습득과 학습의 구분은 감시자 모형에서 아주 중요한 전제가 되는데, Krashen은 습득과 학습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렸다. (Krashen, 1982, p. 10)
Acquisition is a process similar, if not identical to the way children develop ability in their first language. Language acquisition is a subconscious process; language acquirers are not usually aware of the fact that they are acquiring language, but are only aware of the fact that they are using the language for communication. The result of language acquisition, acquired competence, is also subconscious. We are generally not consciously aware of the rules of the languages we have acquired. Instead, we have a "feel" for correctness. Grammatical sentences "sound" right, or "feel"right, and errors feel wrong, even if we do not consciously know what rule was violated.
언어 습득은 아이들이 그들이 제 1언어(모국어)의 능력을 개발하는 방식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유사한 과정이다.
언어 습득은 무의식적과정이다. 언어습득자들은 그들이 언어를 습득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통은 깨닫지 못하지만 의사소통을 위해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언어 습득의 결과, 즉 습득된 능력 또한 무의식적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습득한 언어들의 규칙을 의식적으로 깨닫고 있지는 못하다. 대신, 맞고틀림(correctness)에 대한 느낌(feel)을 지니고 있다. 문법적으로 바른 문장은 옳게 들리거나 옳게 느껴진다. 틀린 문장들은 틀리게 느껴진다. 비록 우리가 어떤 문법적 규정이 어겨졌는지 의식적으로 알지 못하더라고 말이다.
The second way to develop competence in a second language is by language learning. We will use the term "learning" henceforth to refer to conscious knowledge of a second language, knowing the rules, being aware of them, and being able to talk about them. In non-technical terms, learning is "knowing about" a language, known to most people as "grammar," or "rules." Some synonyms include formal knowledgeof a language or explicit learning.
제2언어(=외국어)의 능력을 개발하는 두 번째 방법은 언어 학습을 통해서이다. 지금부터 '학습(learning)' 이라는 용어는 제2언어의 의식적 지식, 규칙의 인지, 규칙을 깨닫음, 규칙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능력 등을 지칭할 때 사용하겠다. 비전문적 용어사용의 관점에서는 learning 은 문법이나 문법규칙으로 알려진 언어에 대해 "아는 것"을 의미한다.
"언어의 공식적 지식" 또는 "명시적 학습"이라는 말들도 유사한 용어들로 볼수 있다.
습득과 학습의 가장 큰 차이는 그 학습의 과정에 있다. 즉, 모국어의 습득과 유사하게 언어의 형식보다는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외국어를 사용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 습득이고, 학습은 언어의 의미보다는 형식에 초점을 두고 문법을 외우는 등의 의식적인 과정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한편, 습득과 학습의 분리 가설은 학습을 통해 얻어진 지식은 결코 습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즉, 교실과 같은 환경에서 학습을 통해 배운 지식은 무의식적인 습득에 의해서 얻어진 지식과는 달리 자연스러운 의사 소통의 환경에서는 결코 사용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Krashen의 첫 번째 가설은 제 2언어 습득이나 외국어 습득의 이론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가설이기도 한데, 그 이유는 바로 학습을 통해 얻어진 지식은 결코 습득으로 전환되지는 않으며, 습득된 지식과는 다르게 사용된다는 것 때문이었다. Bialystok (1990)이나McLaughlin(1987) 등의 학자들도 Krashen과 마찬가지로 학습자들이 습득하는 지식을 두 가지로 구분하였다. 습득된 지식에 해당하는 암시적 지식(implicit knowledge)과 학습된 지식에 해당하는 명시적 지식(explicit knowledge)이 그것이다. 암시적 지식은 언어의 사용에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또 자동적으로 사용되는 지식을 말하며, 명시적 지식은 언어에 관해서 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말한다. 그런데, Bialystok이나 McLaughlin 등은 암시적 지식과 명시적 지식은 비록 그 지식의 형성 과정은 다를지 모르나, 끝까지 서로 독립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고 상호 작용을 하며 서로 전환될 수 있는 지식이라는 것이다. 즉, 비록 의식적으로 사용되는 명시적 지식이라고 하더라도 학습자들의 연습(practice)을 통하여 무의식적으로 사용되는 암시적 지식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아직까지도 제 2언어 습득의 분야에서 논란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 문제이다.
4) 입력 가설 (The Input Hypothesis)
Krashen의 감시자 모형의 핵심적인 가설이 바로 입력 가설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자연적 순서 가설에 의하면 외국어의 자연적인 습득 환경에서는 문법 구조의 습득에는 자연적인 순서가 존재하며, 그 구조들을 모두 습득하는 데에는 의식적인 학습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문법 구조의 발달 단계상 초기 단계에서 습득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것이 바로 Krashen이 입력 가설에서 주장하는 이해 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인 것이다. 입력 가설은 다음과 같은 Krashen의 설명에 잘 나타나 있다.
Speaking is a result of acquisition and not its cause. Speech cannot be taught directly but "emerges" on its own as a result of building competence via comprehensible input.
If input is understood, and there is enough of it, the necessary grammar is automatically provided. The language teacher need not attempt deliberately to teach the next structure along the natural order—it will be provided in just the right quantities and automatically reviewed if the student receives a sufficient amount of comprehensible input. (Krashen, 1982, p. 2)
말하기는 습득의 결과이지 습득의 원인이 아니다. 말하기는 직접적으로 배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가능한 입력을 통한 언어능력을 획득한 결과로서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다. 만일 입력이 이해된다면 그리고 충분하다면, 필요한 문법은 자동적으로 제공된다. 언어교사는 자연스런 순서에 따른 다음단계의 문장구조를 일부러 가르치려고 시도할 필요는 없다. 만일 학생이 충분한 이해 가능한 입력을 제공받는 다면, 필요한 문법은 충분한 양으로 제공되는 것이고 자동적으로 검토가 이루어진다.
Krashen은 외국어 학습자가 외국어를 성공적으로 습득하기 위해서는 이해 가능한 입력을 충분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이해 가능한 입력이란 학습자의 현재 언어 능력보다는 바로 한 단계 위의 입력으로서, 학습자가 어떤 특정 상황의 맥락이나 기타 배경 지식을 동원하면 자신의 현재 언어 능력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외국어 지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해 가능한 입력을 Krashen은 i + 1이라고 표시하였는데, 여기서 i는 학습자가 갖고 있는 현재의 학습 능력을 의미한다.
5) 정의적 여과 장치 가설 (The Affective Filter Hypothesis)
감시자 모형의 마지막 다섯 번째 가설은 정의적 여과 장치 가설로 Krashen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The Affective Filter Hypothesis captures the relationship between affective variables and the processes of second language acquisition by positing that acquirers vary with respect to the strength or level of their affective filters. Those whose attitudes are not optimal for second language acquisition will not only tend to seek less input, but they will also have a high or strong affective filter – even if they understand the message, the input will not reach that part of the brain responsible for language acquisition, or the Language Acquisition Device. Those with attitudes more conducive to second language acquisition will not only seek and obtain more input, they will also have a lower or weaker filter. They will be more open to the input, and it will strike ‘deeper’. (Krashen, 1982, p. 31)
정의적 여과 장치 가설은, 언어습득자들은 그들의 정의적 여과장치의 강도나 수준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언어 습득 결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외국어 습득에 있어서의 정의적 변수들과 과정들 사이들의 관계를 포착하고 있다. 외국어 습득에 적합하지 않는 능력을 가진 언어 습득자들은 이해가능한 입력(=input)을 제대로 전달을 받지 못할뿐더러, 더 높은 수준의 정의적 여과장치를 갖게 된다- 비록 그들이 전달되는 메세지를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 입력은 언어습득과 관련된 뇌기능 또는 언어습득장치에 도달하지 않을 것이다. 언어습득에 도움이 되는 높은 능력을 지닌 언어습득자들은 '입력'을 더 많이 추구하고 획득할 뿐더러, 낮은 수준의 정의적 여과장치를 갖게 된다. 그들은 입력에 더욱 열려있는 자세를 지니고 있고, 입력은 더욱 깊게 언어습득자들에게 작용한다.
정의적 여과 장치 가설은 외국어 습득에 있어서의 개인차를 설명해주는 가설이다. 모든 학습자가 외국어 학습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이해 가능한 입력을 모든 학습자가 충분히 받았다고 하더라도, 어떤 학습자는 성공적인 외국어 습득을 성취하는 반면, 어떤 학습자는 실패하고 만다. Krashen은 이러한 개인차를 학습자가 갖고 있는 정의적 측면의 영향으로 설명하고자 하였고, 그것이 바로 정의적 여과 장치 가설에 나타나 있다. 학습자에게 주어지는 충분한 이해 가능한 입력은 성공적인 외국어 습득의 필요 조건이긴 하지만 필요 충분 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학습자가 갖고 있는 걱정이나 불안감, 자신감 및 동기의 부족으로 인하여 이해 가능한 입력이 학습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성공적인 외국어 학습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 정의적 여과 장치 가설이 주장하는 바이다.
따라서 학습자의 동기나 자신감, 불안감 등으로 구성되는 정의적 여과 장치를 최대한 낮춘 상태에서 학습자에게 이해 가능한 입력을 제공하면 외국어 학습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정의적 여과 장치가 낮아지게 되면, 학습자에게 좀 더 많은 입력이 주어질 수 있고 학습자는 자신감을 가지고 서로 상호 작용을 하게 되어 외국어 습득의 최적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걱정이나 불안감이 많아 정의적 여과 장치가 높은 학습자는 이해 가능한 입력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외국어 학습의 기회가 그만큼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 <그림 3>은 정의적 여과 장치의 작용을 잘 보여주고 있다.
3. 이해 가능한 출력 (Comprehensible Output)
이해 가능한 입력은 그 개념이 불분명하고 또한 입력만으로는 그 효과가 한정적이어서 외국어 구사 능력이 매우 낮은 학습자라고 하더라도 상호 작용을 통해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살펴 보았다. Long(1980)의 상호작용 가설은 학습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신들이 받아들이는 입력을 이해 가능하게 만들게 됨으로써 언어 습득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학습자들이 만들어내는 출력 그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바로 Swain(1985)의 이해 가능한 출력 가설(Comprehensible Output Hypothesis)이다.
Swain(1985)은 캐나다의 immersion 상황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하고 불어를 제 2언어로 배우고 있는 캐나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였는데, 이 어린이들은 비교적 불어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나, 전반적으로 불어를 사용하여 말을 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Swain은 immersion 프로그램에서 불어를 배우는 6학년 학생들과 불어를 모국어로 하는 6학년 학생들의 불어 사용을 비교한 결과, immersion 상황의 6학년 학생들의 불어 사용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Swain은 제 2언어 습득에 있어서 학습자들이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이해 가능할 출력 가설을 제안하였던 것이다.
이해 가능한 출력 가설에서는 학습자들에게 말을 할 기회를 가급적 많이 가질 것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것만으로는 완전한 제 2언어 또는 외국어의 습득이 불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어의 문법이나 구조를 완전히 습득할 필요가 없는 반면, 외국어로 자신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구조에 대한 지식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만일 우리가 어떤 외국인이 하는 말을 이해하려고 할 때, baby, dog, bit라는 세 낱말을 들었다고 하자. 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외국인이The baby bit the dog.보다는 The dog bit the baby.라는 말을 하려고 했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우리가 "개가 아기를 물었다."라는 의미를 영어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때에는 단순히 baby, dog, bit 이라는 세 낱말만 가지고는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주어-동사-목적어라는 구조를 알아야 하고, 영어의 명사 앞에 붙는 관사의 쓰임도 이해해야 하며, 주어-동사의 일치와 시제까지 알아야 올바른 말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학습자가 말을 할 기회를 많이 갖는다는 것은 제 2언어 혹은 외국어의 문법 구조의 습득에 필수적이라는 것이 이해 가능한 출력 가설의 주장이고, Swain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Output may stimulate learners to move from the semantic, open-ended, nondeterministic, strategic processing prevalent in comprehension to the complete grammatical processing needed for accurate production. Output, thus, would seem to have a potentially significant role in the development of syntax and morphology.
출력은 학습자들이 외국어 이해 방법론에 널리 행해지고 있는 의미론적, 비제한적, 비결정적, 그리고 전략적인 과정으로부터 정확한 언어 생산에 필요한 완전한 문법적 과정으로 향하게끔 자극시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출력은 구문론과 형태론의 개발에 있어서 잠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Gass와Selinker(2001)는 이해 가능한 출력이 하는 제 2언어 또는 외국어 습득에 있어서의 역할을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18) 이해 가능한 출력의 기능
a.testing hypothesis (가설의 검증)
b.receiving feedback (피드백의 수용)
c.developing automaticity (자동성의 개발)
d.shifting from semantic to syntactic processing (의미론적 과정에서 구문론적 과정으로의 이동)
이해 가능한 출력의 첫 번째 기능인 가설의 검증은 피드백의 제공은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학습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제 2언어 또는 외국어의 어휘, 발음, 구조에 대한 지식을 상대방과 의사 소통을 하면서 상대방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강화하거나 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 (19)와 (20)의 예에서 일본인 학습자인 Hiroko와 Izumi는 서로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 자신의 오류를 수정해 가면서 언어 능력을 발달시킨다(Gass & Varonis, 1989).
3) 형식초점교수법
형식중심교수법의 여러 가지 문제점에 관한 인식에서 출발한 의미중심교수법은 학습자들의 의사소통능력의 향상에는 상당한 정도로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형식중심교수법 시대에는 문자 언어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으나, 의미중심교수법은 음성 언어 위주의 듣기, 말하기 능력에 관심을 갖고, 학습자들의 의사소통능력의 향상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외국어를 사용하여 대화를 지속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학습자들이 커다란 발전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의미중심교수법의 문제점은 캐나다 지역을 중심으로 한 immersion 프로그램에서 먼저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M. Swain이나 R. White 등 캐나다 지역에서 immersion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 프로그램에서 불어나 영어를 제 2언어로 공부하는 학습자들의 의사소통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원어민과 의사소통을 하는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학자들이 새롭게 발견한 것은, 비록 학습자들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의사소통을 하기는 하지만 이들의 학습자언어와 실제 원어민들의 목표 언어를 비교해 봤을 때, 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즉, immersion 프로그램의 학습자들이 습득한 학습자언어는 원어민들이 갖고 있는 표현의 다양성, 구문의 복잡성 등이 결여되어 있고, 또한 원어민들과는 달리 전혀 숙어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Immersion 학습자들은 항상 단문을 사용하거나, and, but 등의 접속사를 사용하는 중문을 사용하는데 그치거나, 한 가지 상황에서는 주로 한 두 가지 표현만 사용하지 다양한 상황에 맞추어 다양한 스타일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문제점의 인식을 통하여 M. Swain같은 학자는 앞의 4장에서 언급하였던 이해 가능한 출력 가설을 주장하였던 것이고, R. White를 비롯한 몇몇 학자들은 immersion 프로그램과 같이 의미중심교수법식의 수업을 하는 교실에서 명시적인 문법 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즉, 유창성을 최고의 목표로 하는 의미중심교수법의 수업 방법에 정확성이라는 요소를 가미하고자 하는 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것이 바로 형식초점교수법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형식초점교수법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Long(1991)에 의해서였지만, 사실 그 개념은 198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Long(1981)이 제안하였던 상호작용 가설(Interaction Hypothesis)은 학습자들이 언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학습의 초기부터 다른 화자와 상호작용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상호작용의 본질은 의미의 협상(negotiation of meaning)이라고 할 수 있다. 의미의 협상은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본질은 학습자 또는 상대방에게서 받는 언어적 입력의 단순화(linguistic simplification)에 있다. 즉,대화 도중에 학습자의 이해나 대화의 진행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상대방이 자신의 표현을 학습자가 알아 듣기 쉽게 바꾸어 말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경우 학습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언어적 형태에 주의를 기울이게 될 가능성이 있는 바, 이것이 형식초점교수법의 개념과 상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형식초점교수법이라는 개념이 1980년대부터 시작하여 1990년대에 하나의 교수 방법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언어 습득의 과정에 일어나는 학습자의 심리적 변화, 구체적으로 주의력(attention)에 대한 연구가 많이 축적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주의력은 그 용량이 제한되어(attention as a limited capacity) 있기 때문에 학습의 과정 중 어떻게 효율적으로 학습자의 주의력을 배분하느냐의 문제와 형식초점교수법은 많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Long과 Robinson(1998)은 다음과 같이 형식초점교수법을 정의 내리고 있다.
Focus on form refers to how focal attentional resources are allocated. ... during an otherwise meaning-focused classroom lesson, Focus on form often consists of an occasional shift of attention to linguistic code features -- by the teacher and/or one or more students -- triggered by perceived problems with comprehension or production...
형식초점 교수법은 어떻게 주의력을 끄는 재료들이 의미중심의 학습수업에서 배치되는 지와 관련이 있다. 형식초점 교수법은 종종 언어학적 형태의 특징들로의 주의력 이동을 포함하고 있다.
이 정의를 보면, 형식초점교수법의 바탕은 바로 의미중심교수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의미중심교수법에 대한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고 해서 또 다시 형식중심교수법으로 되돌아 갈 수는 없는 것이고, 의미중심교수법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그 방법론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이 제시된 것이 바로 형식초점교수법인 것이다. 의사소통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다가 학습자 또는 교사가 어떤 문제점을 발견했을 때 학습자의 주의력을 잠시 동안 학습자가 어려워하는 문법 구조나 어휘 등으로 돌리는 방법을 형식초점교수법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형식초점교수법의 주요 교수 방법으로 최근에 대두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내용중심 교수법(Content-Based Instruction)이다. 의미중심교수법에서 언급했던 immersion 프로그램도 내용중심 교수법의 일종으로, 내용중심 교수법은 내용 교과목에 관한 지식 습득과 언어적 지식의 습득을 모두 목표로 하는 교수법이다. 만일에 내용중심 교수법이 이루어지는 동안 학습자의 주의력이 외국어의 문법 구조나 어휘, 발음 등에 특별히 집중되지 않고, 내용 위주의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의미중심교수법의 수업 방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에서 Long(1991)이 언급한 것처럼 내용중심 수업이 이루어지는 동안 학습자의 주의력이 우연한 기회에 잠시 동안이라도 외국어의 형태에 모아진다면 형식초점교수법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Whereas the content of lessons with a focus on forms is the forms themselves, a syllabus with a focus on form teaches something else biology, mathematics, workshop practice, automobile repair, and so on and overtly draws students' attention to linguistic elements as they arise incidentally in lessons whose overriding focus is on meaning or communication. (pp. 45-46)
형식초점교수법에서의 수업의 내용은 형식 자체이지만, 형식초점교수법에서의 강의 요목은 생물학, 수학, 워크샵 연습, 자동차 수리 기타 등등을 다루며, 언어학적 요소들이 우연히 의미 또는 의사소통 중심 수업들에서 언어학적 요소들이 우연히 발생하게 될 때, 명백히 학생들의 주의력을 언어학적 요소들에 기울이게 이끈다.
형식초점교수법에 속하는 교수법으로 최근 들어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는 교수법이 과업중심 교수법(Task-Based Instruction)이다. 과업중심 교수법은 원래 의사소통중심 교수법의 일종으로 간주되어 역시 의미중심교수법의 한 가지 유형으로 보았으나, 학생들이 주어진 과업을 해결하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과업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문법 구조나 어휘 등에 학습자들의 주의력이 집중되어 목표 언어의 구조를 습득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형식초점교수법의 중요한 교수법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즉, 학습자들에게 과업을 제시하면서 학습자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문법 구조를 미리 연습 시킬 수도 있고, 아니면과업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학습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습자들에게 문법 구조에 관한 지식을 잠깐 제공해줄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형식초점교수법은 그 교수요목의 구성에 있어서 형식중심교수법처럼 문법 구조의 난이도에 입각해서 구성하지는 않고, 의미중심교수법과 유사하게 실제 일상 생활에 근거해서 교수요목을 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지, 의미중심교수법과는 달리 완전하게 의미 위주로 구성하지는 않으며 학습자들의 인지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목표 언어의 형태로 인해 학습상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수업 내용을 재구성하여 학습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연한 교수요목을 구성해야 한다. 또한 의미중심교수법과 마찬가지로 형식초점교수법은, 목표 언어의 발음과 어휘, 문법 구조 등을 서로 분리되어 있는 낱개로 받아들여 종합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위주로 학습을 하면서 전체적인 의미에 초점을 두어 학습을 한다. 따라서 학습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목표 언어에 대한 지식을 분석적으로 축적하는 것은 학습자의 인지 작용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형식초점교수법의 교수-학습 과정을 의미중심교수법처럼 분석적이라고 간주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형식초점교수법은 이전의 교수 방법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오히려 이전의 개념을 바탕으로 의사소통 접근법과 학습자의 주의력이라는 인지 심리학의 접근법을 통합한 개념으로서, 실제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의사소통 위주의 수업 방법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경우, 즉 학습자들이 목표 언어의 문법 구조나 기타 형식적인 측면에 대하여 학습이 필요한 경우,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자들의 관심과 주의력을 목표 형식에 끌어들이는 것이 바로 형식초점교수법의 기본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첫댓글 아이구..이쁜 짓만 하는 우렁각시..곰마워..^^
우왕~~ 너무 감사합니당~~ ^<>^
춘영 고마워 ^^
*^^* 난 걍 퍼오기만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