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생각 나는 영화중에 우리 나라 영화 '만추(晩秋)' 가 있다.
원래 60년대 이 만희 감독의 작품으로 신성일 문정숙 주연의 영화인데 이 것이 80년대에 다시 리메이크되었던 영황이다. 특히 후에 만들어진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김혜자는 이 영화로 마닐라 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깊어 가는 가을날. 매력의 중년 여인 혜림(문정숙)을 만나 사랑을 느끼는 청년 민기(신성일) 우수가 깔린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인과 넉살 좋은 청년의 어색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이 익어 간다.
그러나 이 여인은 남편을 살해하고 복역중 8년만에 특별 휴가를 받아 속초에 있는 어머니 산소를 벌초하러 가는 길이었다.
냉철한 교도관(여운계)와의 동행으로 기차에 오른 혜림은 맞은편 자리에 누워 잠을 자던 민기를 본다.
민기가 덮고 자던 신문지가 떨어지자 혜림은 살포시 다시 덮어주며 자신의 머리핀으로 고정시켜 주는 자상함을 보인다. 중간에서 교도관은 돌아가고, 혼자 남은 혜림에게 민기가 좀전의 일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다가오지만 혜림은 냉정하게 대한다.
혜림의 배려에서 누나를 떠올렸다는 민기는 어둡고 슬픈 표정의 혜림에게 계속 말을 걸며 속초까지 따라간다.
그런데 민기 이 청년도 조직 폭력배의 일원이었고, 보스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경찰에 쫓기는 범인.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들은 서로에 순수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어머니 산소에 도착한 혜림은 벌초를 하며 슬픔을 가누지 못해 소리내어 우는데 그 옆으로 민기가 다가와 위로해준다.
처음으로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혜림. 자연스레 속초 마을을 돌아다니던 두 사람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민기는 혜림에게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서로의 어두운 과거를 알리 없는 이들은 자신의 과거만을 원망하며 상대에게는 순수한 사람으로 자신을 부각한다.
속초 호텔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던 중 민기는 처리할 일이 있다며 잠시 어딘가에 다녀 오겠다고 나가고 혜림은 그를 기다리다 다음날 3시까지의 입소를 위해 기차역으로 떠난다.
뒤늦게 돌아온 민기는 혜림을 찾아 기차역으로 가서 아슬아슬하게 혜림의 기차에 올라 재회한다.
자신과 함께 다른 곳으로 가자는 민기의 말을 거절하고 혜림은 교도관을 기다린다.
그리고 그제서야 자신이 살인죄로 복역중인 죄수라고 말한다
혜림, 민기, 교도관은 함께 기차에 오르고 잠시 기차가 멈춰선 사이 혜림과 민기는 격정적인 정사를 나누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안타까운 이별의 순간은 다가 오고야 만다
둘은 그녀가 형기를 마치게 되는 날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비로소 그 날, 바바리코트깃을 올리고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우수에 젖은 여인... 그녀가 기다리는 사람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깊어 가는 가을 공원의 낙엽과 특히 문정숙의 가을 정서가 물씬 풍기는 분위기와 세련된 연기가 아주 인상 깊게 남는 영화이다.
서로에게 어두운 과거가 없는 떳떳한 사람들이었다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한국 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분위기가 압권이었던 영화.
깊어 가는 가을에 센치해 지는 남성들이 있으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원본 필름은 이미 없어져서 밀짚모자 테두리로 쓰였다 하니 오리지날은 다시 볼 수 없겠지만...
이런 좋은 문화 유산을 유지하고 전하지도 못하는 민족인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 곳은 따뜻해 지는 계절이지만 한국의 가을을 생각하며...
첫댓글 타국에서 거주하고 계시는군요....파워님~! 그곳은 따뜻해 지는 계절인걸 보니...아마~봄이 다가서고 있는지도..?^^여기 한국의 대전 광역시는 지꼼~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는 중이네요...ㅎ^^; 영화 '만추'~와...신성일님과 문정숙님의 옛 모습마저도 감회가 새롭습니다...너무 슬픈 영화로군요...내용을 보니~! 하지만..
어두운 과거가 뒷 바탕이 되었기에~~어쩌면...더욱 아름다운 영화로 남겨지고, 배우들의 연기도 돋보이고,내용상으로도 볼 만한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밀짚모자 테두리로 쓰여진 것이라두..다시 감상하고만 싶어요...고거라도 어딥니까?^^ 파워님~! 머나먼 타국에서도...건강관리 잘 하시구요..^^*
파워님....!! 영화 한편 잘 보고 갑니당...워낙에 상세하게 올려 주시는 분이라....살짜기 상상해 보며...이 글을 익었답니당...멋진 사진까지....올려 주셔서...연상이 더 잘 되는걸영...옛날에..이 영화배우분들...정말 대단 하셨다고 들었는뎅...지금 저 사진으로 봐도 넘 멋진대영....^^*신성일 아저씨는 지금의 조인성
과 인 모양입니다...넘 터프하고 멋지거든여.....ㅎㅎ 그래서 앵란 아줌마가~~홀라당~~빠졌나 봐영....헤헷..^^* 앵란 아줌마도 진짜~~청순하고 예쁘시더라구영....파워님....!!
엤날 옛날 그 옛날 영화네요..?아마도 파워님도 이 영화의 주인공 처럼 바바리코트 깃을 세우고 어느 공원의 벤치에앉아서 한국 가을여정에 빠져 있을것은 생각이 듭니다...늘 행복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