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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끔씩 들어와서 눈팅만 하다가 은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글을 남깁니다.
저는 올해초까지 모은행을 6년 다니고 과장(기업금융,외환담당)으로 퇴직해서 지금은 해외에서 경영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력을 일부 밝히는 이유는 행원을 거치고 책임자가 되어서 바라본 은행이란 곳을 말씀드리기 위함입니다.
1. 은행을 왜 지원하는가?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이미지와 연봉을 말합니다. 저또한 은행에 입사하고 1년정도 친척들이나 친구들에게 어깨펴고 다녔던것으로
기억됩니다. 또 매번 대학동기들과 모이면 "네가 제일 많이 버니까 네가 쏴"라는 말도 지겹게 들었습니다. ^^ 하지만 은행에 대한 이미지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라 본인이 은행에 적응이되다보면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도 가끔 남들이 알아봐주고 "좋은데다니네"라고 하면 기분좋습니다. 그런데 속으론 "너도 다녀봐라 그런말이 나오나" 이런 생각도 가끔 합니다.
연봉도 무시못하는 부분입니다. 최근에 은행에 들어가신 분들에게는 참 죄송한 이야기 이지만 작년까지는 업종간 최고연봉은 항상 금융권 차지였습니다. 신입행원 연봉삭감으로 은행지원자들이 떠받치고 있던 은행에 대한 두개의 큰 지원동기중에 하나가 무너질 위기에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상대적으로 긴 재직기간도 은행 지원에 한몫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2. 그런데 왜 은행 들어간 사람들은 이곳이 힘들다고 하는가?
영업과 사람간(고객과 직원, 직원과직원간)의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고 할수있습니다. 영업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와 맞물려서 행원이 잘못한거 없어도 죄송하다고 굽신거리고 할때가 많습니다. 좋은대학나오고 좋은밥먹고 이렇게 해야하는 생각 많이들 하게됩니다. 그래서 은행문 들어설때 자존심은 문옆에다 놓고오라는 농담도 저희들끼리 많이 하곤 했습니다. 최근 은행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카드,통장 이런건 일상화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유치하는 사람입장에서 보면 말도 않되는 유치방식입니다. 이게 과연 가입자에게 도움이 될까하는 방식으로 모집하고 또 시간지나면 해지합니다. 1-2년간은 친구나 친척들에게 전화 잘 돌리면서 유치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친척들도 슬슬 피합니다. '또 뭐 해달라고 하는거 아니야' 그리고 당사자도 부탁하기 눈치보입니다. 더욱문제는 친구나 친척을 동원해야하는 기간이 점점짧아지는 겁니다. 작년에서 6개월에 한번씩 부탁하던걸 이젠 3개월마다 부탁하고 아예 친한 지인의 실명증표는 파일철에다가 보관하고 해지, 가입을 반복합니다. 아마 유경험자들은 다들 아실겁니다.
3. 그럼 지원자들은 은행에서 무엇을 찾아야하는가?
은행지원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이미지와 연봉중에서 연봉은 이제 기억에서 지우십시오. 여기에서 나오는 정보중에 대부분은 주관적이거나 은행내부자들도 잘 모르는 정보가 대부분입니다. 연봉이 곧 오르지 않을까? 은행은 이렇지 않을까? 하는 가정만으로 본인의 미래를 저당잡히기엔 시간이 너무 아까운것 같습니다. 은행 입행후 하는 가장 큰 후회중에 하나가 돈이 다가 아니었구나 하는 거였습니다. 늦은 시간 퇴근 이른시간 출근, 빈번한 캠페인과 많은 보고서 그리고 영업에 대한 부담까지 안게 되면 밤이 잠이 않오고 뒤척이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건강은 계속 않좋아지고 주변에선 어느지점, 본점 모 팀장님 돌아가셨다는 비보가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이런것 때문에 은행이 않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무엇을 위해서 은행을 들어가서 본인과 조직을 위해서 기여할 것인지 심사숙고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4. 방법은 있는가?
은행은 10년전까지 이정도로 좋은 직장으로 각광받지 못했습니다. 그건 앞으로 10년후 은행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럼 한국 은행의 미래는 어떻게 점칠수 있을까? 그건 은행시스템의 선진국들을 보시면 쉽게 알수있습니다. 일례로 홍콩에 은행들은 입출금은 고객들이 플라스틱 강화벽이 있는 창구에서 앉는자리없이 서서 처리합니다. 그리고 대출같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업무는 윗층이나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큰 쇼핑센타에서 2-3명씩 서서 업무보는 은행직원들을 보신적이 있으실겁니다. 중요한것으로 창구의 모습으로 볼수있는 은행의 전략입니다. 그건 크게 영업과 핵심관리업무(기획)로 나눠집니다. 결국 영업이나 기획을 잘하지 않으면 미래에 살아남기는 힘들어집니다. 자금운용이나 리스크 관리등의 부분도 중요하긴 하나 소수의 스페셜리스트들로 채워지기 때문에 제외하였습니다. 하지만 기획인력은 굉장히 소수이며 또한 순환근무의 특성상 대부분의 행원들이 영업파트를 맡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은행에 영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영업의 특성상 은행나가면 본인의 경력과 커리어에 별 도움이 않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정년까지 또는 긴 재직기간이 은행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5. 해드리고 싶은말
첫째, 은행전반에 대한 장기전략을 잘 살펴서 본인의 포지션을 결정해라->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해외여행시 선진국 은행시스템을 유의깊게 살펴보고 본인 선택에 참고하라
셋째, 입행후에는 은행업무에 도사가 되어라(수,여신,외환 규정/금융실명제)->영업의 자신감으로 연결됩니다
넷째, 입행후 느낀 불합리한 부분들을 잊지마시고 기억해서 나중에 은행의 높은 위치에 올라가서 꼭 바꾸겠다는 마음가짐
->군대고참중에서 자기가 후임때 받은대로 돌려주는 선임은 되지맙시다!!^^
물론 최근 회사들어가기가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본인의 인생이 달린 문제라고 생각하시고 많이 고민하시고 은행과 본인에게 모두 되움이 되는 선택을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들 건승하세요.
첫댓글 ^^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
역시 책임자는 다르군요! 저도 가끔식 취뽀 놀러와서 이런저런 글을 많이 읽어봤지만, 가장 공감되는 말씀을 적어주신 것 같습니다. 은행준비하시는 분들이 보면 참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
좋은 말씀에 기립해서 박수를 보냅니다.
은행 생활하시면서 GMAT공부도 하셨다니 참 대단하시네요.
가슴속에 품은 더 큰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