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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36
S#1. 대궐 전경 (낮)
대궐전각들 위로 힘찬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S#2. 중궁전 방 안
윤비,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있고 중종, 아기의 얼굴을 본다.
중종 : 허허, 그 놈 참 못도 생기었다. 누굴 닮아 이리 못났을꼬? 허허.
윤비 : (농조) 자식이 아비를 닮지 누굴 닮겠사옵니까?
중종 : 뭣이라? 허면 과인이 이리도 못났단 말씀이시오?
윤비 : (수줍은 미소)..신첩은 아기가 전하를 닮았다고 하였사옵니다.
중종 : 허어, 중전께서 과인을 놀리시는구려. 어디 과인이 한번 안아보십시다.
중종, 윤비에게 아기를 받아들고 함박 웃음으로 어룬다.
윤비,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모습위로.
해설(NA) : 중종 29년 갑오년 5월 스무이 틀날, 문정왕후가 아드님을 생산하시었다. 문정왕후가 왕비에 책봉된지 17년만이었다.
열일곱에 시집을 오시어 그동안 의혜공주와 효순공주, 경현공주, 세분의 따님을 낳으며 인고의 세월을 기다린 끝에
서른네살에 드디어 대군을 얻은 것이었다. 이때 중종의 보령이 마흔 일곱이시었으니
늦으막에 아드님을 보신 기쁨이 더욱 컸다.
S#3. 빈청 방 안
김안로와 윤임, 장순손과 허항, 채무택, 김제학, 박희량, 한중보 등이 침통한 표정으로 모여앉아있다.
장순손 : 허어, 중전께오서 대군을 생산하시었으니 이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이오?
한중보 : 주상께오서 대군 아기씨 재롱을 보시는 재미에 중궁전에만 납시어계시오니.. 허어, 이거 참..!
김안로 : (굳은 표정)...
일동 : (김안로의 눈치를 보는데)..
윤임 : (조심스럽게) 이번 참에 중궁전과 화해를 도모하심이 어떠 하실런지요?
김안로 : (연상 쾅-치며) 중전과 화해라니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오!
윤임 : (일동, 움찔)..!
김안로 : 전하께오서 불혹을 훨씬 넘기시어 아드님을 보시었으니 지금은 대군 아기씨를 눈에 넣어도 아니 아프실 듯 하실테지만
우리에게는 전하의 적통 대군이신 세자저하가 계시오!
(일동은 휙-노려보며) 허니 두 번다시 그런 말씀은 꺼내지도 마시오! (박차고 일어서서 나간다)
일동 : (침통하게 한숨등을 내쉬는) !
윤임(E) : (어금니를 무는)..허어, 어찌 희락당이 신료들 앞에서 이사람에게 호통을 칠 수 있단 말인가?! 어찌?!
S#4.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심난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얼굴위로.
희빈(E) : 중전이 대군을 생산하시었으니 이를 어쩐다? 내 정녕 교태전에 앉기 위해
대군아기씨에게 천벌 받을 짓거리를 해야하는 것인가?! 아니야, 내 인두껍을 쓰고 그럴순 없어!
향이(E) : (방밖에서) 희빈마마, 희락당대감 드시었사옵니다.
희빈 : (화들짝 놀라는)..뭐,뭐라? 희락당대감이?!
희빈(E) : (뭔가를 생각하는) 그래 내 희락당대감한테 그리 못하겠다고 분명하게 못을 박아둘 것이야!
희빈 : (큰 숨을 내쉬며)..드시라해라!
김안로 :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서는) 희빈마마, 그간 존체강녕 하시었사옵니까?
희빈 : 희락당대감께오서 이목이 번다한 시각에 이사람 처소까지 어찌 발걸음을 하시었사옵니까?
김안로 : (앉으며) 중전께오서 대군을 생산하시어 일이 다급하게 되었거늘 남의 이목쯤 두려울게 무에 있겠사옵니까?
희빈 : (긴장하여 보는) 헌데 무슨일로...?!
김안로 : 이사람, 희빈마마께 다시 한번 다짐을 받고자 들었사옵니다.
희빈 : 다,다짐이라니요?!
김안로 : 중전이 대군을 생산하시면 희빈마마께오서 해주시겠다고 약조하신 것을 잊지는 않으시었겠지요?
희빈 : (당황하여)..대,대감..그 약조는..?!
김안로 : (소매속에서 밀지를 꺼내 보이며).. 이 밀지를 알아보시겠사옵니까?!
희빈 : 그,그건..!
김안로 : 마마께오서 중전마마께오서 드실 탕약에 낙태약을 타시어 위급에 처하시었을 때
이 사람에게 구명을 청하신 밀지이옵지요!
희빈 : (낭패한)...?!
김안로 : 전하께오서 이 밀지를 보신다면 희빈마마께오서 어찌 되실지 이사람 참으로 걱정이 크옵니다.
희빈(E) : ..희락당, 이놈이 공공연하게 나를 위협하는겐가?!
희빈 : 희락당대감, 내 대감과의 약조대로 일을 도모할 것이니 그 밀지를 돌려주시오!
김안로 : (미소) 마마께오서 일을 성사시키신 연후에 돌려드리겠사옵니다. 허나 너무 늦지는 마시옵소서! (일어서는데)
희빈 : (다급하게 몸을 일으키며)..희,희락당대감..!
김안로 : (들은척도 않고 방밖으로 나가버리는)...
희빈 : (털썩 주저앉으며)..허어,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어찌?!
S#5. 동 희빈 처소 마당
김안로, 처소 방쪽에서 나와 처소쪽을 싸늘하게 돌아보는 얼굴위로.
김안로(E) : 내 손에 이 밀지를 움켜쥐고 있는 한 희빈, 네 이사람의 충성스런 꼭두각시 놀음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몸을 휙-돌려가면)
향이 : ...?
S#6. 중궁전 방 안
윤비, 아기를 안고 바라보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7. 문정왕후의 몽타쥬
1. 윤비, 방백인에게 길거리에서 중전마마가 되실거라며 절을 받던
2. 윤비, 간택일에 토사곽란으로 쓰러지던
3. 윤비의 희노애락을 보여주는 극적인 장면 등등이 보여진다.
S#8.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울컥 감회가 솟구치는지 눈물이 글썽거린다.
윤비 : ..아가, 참으로 고맙구나.. 네가 이 어미의 목숨을 살린 게야..네가..
아기 : (천진난만한 얼굴)...
윤비 : ...
엄상궁(E) : (방밖에서) 중전마마, 윤승후관 작은안으서 들었사옵니다.
윤비 : (눈물을 훔치며) 어서 들라해라!
엄상궁(E) : 예.
난정 : (방문이 열리면 큰 절을 올리는) 중전마마, 대군아기씨 생산을 경하드리옵니다..
윤비 : 오냐, 난정아, 내 대군을 생산하는데 네 공이 참으로 컷느니라!
난정 : (아기를 보며 눈물이 울컥) 소첩,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오면 종루거리에서 벌거벗고
춤이라도 출 듯 싶었사오나 막상 대군아기씨를 뵈오니 감동이 북받쳐 올라 눈물이 멈추지가 않사옵니다..흐흑..!
윤비 : 그래, 네 심정을 내 어찌 모르겠느냐? 나 역시 네 마음과 같다.
난정 : ..소첩, 대군아기씨께도 인사를 여쭈겠사옵니다.
윤비 : 그리 하거라.. (아기를 바로 안으며)
난정 : (아기에게 큰 절을 올리며) 소첩, 정난정이라고 하옵니다. 장차 이나라 대통을 이으실 대군마마께 인사드리옵니다!
아기 : (천진한 얼굴)..
S#9. 중궁전 마당
김안로, 합문 안으로 들어와 서서 "교태전 현판"을 노려보는 얼굴위로.
김안로(E) : 중전, 대군을 생산하였다고 천하를 얻은 듯한 심정이겠지만
조정의 대세가 내 손에 있는 한 뜻대로는 아니될 것이요!
김안로, 몸을 돌려 합문 밖으로 나간다.
S#10.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강보에 싸인 아기를 바라보며 말한다.
난정 : 아기씨께오서 참으로 잘도 생기시었사옵니다. 눈은 봉의 눈이옵고, 코는 우뚝 콧대가 서시었으니
삼천리 강산을 주름 잡으실 용안이시옵니다.
윤비 : 난정아, 내 막상 대군을 생산하고 보니 그저 수명장수만 하기 소원이구나.
난정 : 마마, 그런 말씀 마시옵소서! 소첩, 목숨을 다바쳐 반드시 우리 대군아기씨께오서 이나라의 지존이 되시도록
만들어 드릴것이옵니다.
윤비 : 난정아, 김안로가 호시탐탐 나와 대군을 노릴것이 분명하거늘 어찌 대처하려느냐?!
난정 : 중전마마, 심려거두시옵소서. 대군아기씨께오서 계시오니 김안로를 치워버리기는 여반장(如反掌)이옵니다.
윤비 : 내 대군을 생산하였다하여 김안로의 기세가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그리 쉽게 꺽이겠느냐?
난정 : 이이제이(以夷制以)란 말이 있사옵지요!
윤비 : 이이제이라..? 허면 윤임이로 하여금 김안로를 몰아내게 하려는게냐?
난정 : 바로 그렇사옵니다. 소첩에게 세자궁을 지키는 창과 방패인 윤임이와 김안로를 갈라놓을 방책이 있사옵니다.
윤비 : ..그래, 내 너만 믿을 것이다.
난정 : (결연한) 믿으시옵소서! 소첩, 반드시 중전마마와 대군 아기씨를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윤비 : (끄덕이며 보는데)..
난정 : 소첩, 김안로를 쳐낸 연후에 걱정되는 일이 있사옵니다.
윤비 : 네 벌써 김안로를 도모한 이후의 일을 걱정하다니..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구나.
난정 : 중전마마, 작은 올케분은 어찌하실것이옵니까?
윤비 : (의아하게 보는)..내 올케를 어찌하다니?
난정 : 김안로를 내친 연후엔 중전마마와 김씨가문은 견원지간이 될것인데
김안로의 조카 딸에게 사가의 안방을 맡겨 두실 작정이시옵니까?
윤비 : (굳는)..난정아, 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것이냐?
난정 : 중전마마, 김안로와 함께 작은 올케도 내치심이..
윤비 : (엄하게 말을 자르며) 난정아!
난정 : (흠짓)..예, 마마.
윤비 : 넌 내 속내를 털어놓을수 있는 내 오른 팔과 같은 사람이다. 허나 네 만에 하나 올케를 내치려든다면
내 그것만은 용서치 않을 것이다!
난정 : (당황하여)..마,마마..!
윤비 : 난정아, 네 두 번 다시 그런 마음을 먹지 않겠다고 내게 맹세할 수 있겠느냐?!
난정 : .. 마마, 소첩은 중전마마와 윤씨가문을 위하여..
윤비 : (엄한) 내 맹세할 수 있냐고 물었느니!
난정 : (망설이다 조아리며)... 예, 맹세하겠사옵니다..!
윤비 : 그래, 내 네 맹세를 믿을것이야!
난정(E) : (고개를 숙이는).. 마마, 황공하오나 소첩 그 맹세만은 지킬수가 없사옵니다...!
S#11. 윤원형 안채 방 안
김씨, 생각에 잠겨 있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배천댁과 탄실, 김씨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난정 : (135회의) 김안로와 윤씨가문은 한 하늘을 이고는 살지 못할 불공대천의 원수이온데
어찌 원수의 조카가 버젓히 이댁 가문의 안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이오이까?!
아우님께서 티끌만큼이라도 이댁 가문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당장 보따리를 싸서 아우님 발로 걸어나가시오!
허, 뻔뻔하기는?! 자식도 낳지 못한 자가 무슨 낯으로 안주인 행세를 하려는겐지!
김씨(E) : ..그래, 난정이 말이 맞는지도 모르지..! (한숨을 푹 내쉬는데)
배천댁 : 아씨, 입궐 아니하시옵니까?
김씨 : (돌아보며) 입궐이라니?
배천댁 : 중전마마께 대군아기씨 생산하례를 드시어야지요.
탄실 : 초당아씨는 진즉 입궐하였습니다요.
김씨 : (탄식하듯) 중전마마를 위태롭게 하고 서방님을 외직으로 내보낸 죄인이 무슨 낯으로 중전마마를 뵈올수 있겠는가?
배천댁 : 예에?
김씨 : ..아닐세..(다시 한숨을 내쉬는)
S#12.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앉은 강찬을 보며 말한다. (*강찬 옆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 과인은 이번에 중전께오서 대군을 생산한 왕실의 경사를 이나라 조정과 백성들과 더불어 경하하고자 하오.
과인은 지난번 옥사에 연루된 죄인들을 사면토록 할 것이오!
또한 외직으로 나간 윤원로, 윤원형 두 처남을 도성으로 불러 들일 것이니 승지는 명을 받들도록 하오!
강찬 :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S#13. 어느 길
파발마가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간다.
S#14. 빈청 방 안
김안로, 놀란 눈으로 앞에 서있는 박희량을 본다.
(*김안로 옆에 앉아있던 장순손과 한중보, 허항, 채무택과 김헌, 판서급대신들도 놀라 본다)
김안로 : 뭐라?! 전하께오서 지난번 조정공론을 모아 죄를 물었던 자들을 사면하시고
윤원로와 윤원형 형제를 도성으로 불러들이라 전교를 내리시었다?!
박희량 : 예.
김안로(E) : (일그러지는) 중전이 대군을 생산한 여파가 이리도 크단 말인가?!
장순손 : 허어, 우리가 찍어낸 자들이 조정에 복귀한다면 조정이 또 한바탕 분란에 휩싸이게 될것이 아니오이까?!
한중보 : 희락당대감, 이대로 수수방관 하실겝니까?!
김안로 : 그럴수는 없지요! (일어서며) 당장 편전으로 드십시다! 따르시지요!
김안로, 급하게 방밖으로 나가면 일동 결연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른다.
S#15. 편전 마당
김안로, 장순손과 한중보, 허항, 채무택과 김헌 박희량과 판서급대신들을 이끌고
결연한 표정으로 계단을 올라 편전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대전내관(E) : 전하, 희락당대감과 조정 신료분들이 면대를 청하고 있사옵니다.
S#16.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앉아있는 김안로와 장순손, 한중보, 허항, 채무택, 김헌, 박희량과 판서급대신들 보며 말한다.
(*강찬과 박승지, 윗목에 앉아있다)
중종 : 희락당대감 어찌 면대를 청하신게요?
김안로 : 전하, 어인 연유로 지난번 옥사의 죄인들을 사면하신다는 어명을 내리신 것이옵니까?
중종 : 과인이 대군 생산을 경하하는 뜻으로 어명을 내렸소이다.
김안로 : 전하, 그리하시어서는 아니되시옵니다! 어명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일동 : 어명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중종 : (불쾌한) 뭣이라? 희락당대감, 자고로 왕실에 큰 경사가 있을 때 죄인을 사면하는 일은 전례가 있는 일이거늘
어찌 어명을 거두라는 것이오?
김안로 : 전하,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을 생산하오신 일은 나라의 큰 경사이오나 그 일로 인하여
조정이 다시 반목과 분란에 휩싸인다면 이는 장차 왕실은 물론이옵고 이나라 종사에 큰 폐를 끼치는 일이옵니다!
중종 : 뭣이라?! 대군생산이 왕실과 종사에 폐를 끼치다니?! 그 무슨 궤변이시오?!
김안로 : 전하께오서 사면하시려는 자들은 세자저하를 모해하려던 화천군의 잔당이옵니다.
지금 그들을 사면하시온다면 이는 장차 세자저하께 큰 화근이 될 것이 자명하옵니다!
중종 : 화근?! 세자에게 화근이 될것이라니요?!
김안로 : 화천군의 잔당들은 대군아기씨를 중심으로 또 다시 대역부도한 짓거리를 도모할것이 분명하옵니다.
중종 : 희락당대감, 과인은 그리 생각지 않소!
김안로 : 전하, 이나라의 대통을 이으실 분은 오직 세자저하 한 분 뿐이시옵니다!
전하, 신 돈수백배하옵고 간청드리건대 대역부도한 무리들에게 이나라 종사를 위협할 빌미를 주지 마시옵소서!
전하, 신들의 충언을 굽어 통촉하시어 어명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일동 : 어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중종 : ..허어, 허어..?! 이제보니 희락당대감도 조정 공론을 앞세워 과인을 핍박하던
박원종대감이나 화천군대감과 다를 바 없구려!
김안로 : 전하, 어찌 세자저하를 대통을 보위하고 이나라 종사를 굳건하게 세우려는 신들의 충심을
대역부도한 자들과 견주시옵니까?!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일동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김안로와 신료들을 보다가)..알았소, 과인이 희락당대감의 뜻에 따르리다.
김안로 : (일동)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중종 : (강찬을 보며) 도승지는 들으라! 과인이 지난번 옥사에 연루된 죄인들을 사면하라는 명을 거둘것이니
그리 조처(措處)토록하라!
강찬 : 전하, 윤원로 윤원형 형제를 도성으로 불러들이시란 어명은 어찌해야 하올런지오?
중종 : 과인의 처남들은 옥사에 연루된 바가 없으니 어명을 받들도록 하라!
강찬 :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박승지를 거느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중종 : (휙-보며) 희락당대감, 과인이 처남들을 불러들이는 명에 대해서도 토를 다실 작정이시오?
김안로 : (흠짓)...?!
중종 : (심기 불편한 듯) 과인이 경들의 뜻을 윤허하였으니 이만 물러들가시오!
일동 : (일어나서 조아리고 방문쪽으로 나가는)
김안로 : (나가려다 중종을 의미심장하게 돌아보는)...?!
중종 : (시선을 외면하는)...!
김안로 : (방밖으로 나가면)
중종(E) : (휙-방문쪽을 돌아보는) 이런 고이얀! 희락당대감도 과인의 용상에 앉고 싶은 것인가?!
S#17. 빈청 방 안
김안로와 장순손, 한중보, 허항, 채무택, 김헌, 박희량과 판서급대신들이 희희낙락한 표정으로 들어온다.
장순손 : 이사람은 전하께오서 그리 쉽게 어명을 거두어주실지 몰랐소이다.
허항 : 세자저하와 이나라 종사를 위한다는 대의명분이 있으니 전하께오서도 물러서실 수 밖에요.
채무택 : 삼사에서 조정공론을 주도하는 한 전하께오서도 조정의 뜻을 꺽지는 못하실것이옵니다.
한중보 : 암요, 그렇고 말구요. 하하하.
김안로(E) : ..전하께오서 어명을 거두시었는데 내 어찌 이리 께름직한게지?
한중보 : (김안로를 보며) 희락당대감, 어찌 그러시옵니까?
김안로 : (보며) 아니올시다.. (뭔가 어두운 표정)...음!
S#18.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윤임처, 찻잔을 놓고 앉아있다.
윤임(E) : 희락당대감이 제 마음대로 정사를 농단한다면 내 희락당대감과 갈라설 수 밖에 없는 것을..
허나 내 무슨 수로 희락당대감과 맞설 수 있단 말인가?!
윤임처 : 대감, 무슨 근심이라도 있으시옵니까?
윤임 : ..근심은 무슨요? (찻잔을 드는데)
윤임처 : 대감, 중전마마께 대군생산하례를 드려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윤임 : ..그리하는게 도리이겠지요. 허나 내 원로와 원형이를 외직으로 내보내는데 앞장섰던 처지에
무슨 명분으로 중궁전에 들겠소이까?
윤임처 : 누가 뭐라해도 대감과 중전마마께오선 파평윤문이 아니시옵니까?
윤임 : (난감한)..음!
박서방(E) : (방밖에서) 대감마님, 궐에서 마마님이 나오시었사옵니다.
윤임 : (흠짓) 마마님이?
S#19. 동 윤임 사랑채 마당
오상궁, 박서방 옆에 서있는데
윤임, 방문을 열고 나와 오상궁을 보고는 흠짓 놀란다. (*윤임처, 윤임 뒤를 따른다)
윤임 : 아,아니 오상궁, 자네가 내집엔 어인 발걸음을 하였는가?
오상궁 : 중전마마께오서 판부사대감 내외분을 중궁전에 드시라 청하시었사옵니다.
윤임 : 뭐,뭐라?! 중전마마께오서?! 오상궁, 중전마마께오서 우리 내외를 어인 연유로 부르시는겐가?
오상궁 : 쇠인은 드시라 청하란 분부만 받았사올뿐이옵니다.
윤임(E) : (뭔가 생각하는) 허어, 중전이 대체 무슨 속셈으로..?!
오상궁 : 답을 받아오라 하시었사온데 무어라 전해올리까요?
윤임처 : 속히 채비를 차려 입궐할것이라 전하여 주시오.
오상궁 : 그리하겠사옵니다. 하오면 쇠인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조아리고 박서방을 따라 대문쪽으로 가는)
윤임 : 허어, 부인 어쩌자고 내 생각은 묻지도 않으시고..?
윤임처 : 대감, 이번 일은 소첩의 뜻에 따라주세요. 중전마마와 화해하실 좋은 기회가 아니옵니까?
소첩, 입궐채비를 하겠사옵니다. (어디론가 가면)
윤임(E) : ..중전과 화해를 할 기회라..?!
S#20.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난정, 당의 차림으로 모린을 거느리고 중문안으로 들어온다.
심퉁 : (다가와 조아리며) 아씨, 오셨슈?
난정 : 월향이는 어디에 있느냐?
심퉁 : 후원에 계시는구먼유.
난정 : 아랫방으로 들라 이르거라. (아랫방안 쪽으로 걸어가는)
S#21. 동 옥매향 아래채 방 안
난정과 소월향이 앉아있다.
소월향 : 아씨, 대군아기씨를 알현하시었사옵니까?
난정 : 오냐, 적통대군의 씨가 다르긴 다르시더구나.
소월향 : (부러운).. 소첩은 언제나 입궐하여 중전마마를 뵈올 수 있을런지요?
난정 : 네 이번 일을 잘 성사시켜준다면 내 중전마마를 뵙게 해줄것이다.
소월향 : (눈을 반짝) 그게 참말이시옵니까?
난정 : 아무렴, 내 너한테 허튼 소리를 하겠느냐?
소월향 : 무슨 일이옵니까?
난정 : 네 치마폭으로 사내 하나를 옴싹달싹 못하게 휘감는 일이다..
소월향 : (미소를 지으며)..그 사내가 누구이옵니까?
S#22. 대궐 일각
윤임과 윤임처, 어디론가 가고 있는 모습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판부사대감 내외분 드시었사옵니다.
S#23. 중궁전 방 안
윤임과 윤임처, 윤비에게 큰 절을 올린다.
윤임,윤임처 : 중전마마, 대군아기씨 생산을 경하드리옵니다.
윤비 : (미소로 보며) 편히들 앉으세요..
윤임,윤임처 : 예. (서먹하게 앉는)
윤비 : 이사람이 두분을 뵙자고 한뜻은 이사람이 판부사대감과 화해를 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윤임 : ..예에, 화,화해라니요?
윤임처 : ...?!
윤비 : 그동안 이사람도 판부사대감께 서운한 점이 많았고 판부사대감께서도 이사람에게 못마땅한 점이 있으셨을 겝니다.
윤임,윤임처 : ...?!
윤비 :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나 같은 파평윤문끼리 반목하고 피를 흘리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아니그렇습니까?
윤임처 : 지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윤임(E) : 허어, 대체 중전의 속내가 뭐란 말인가?!
윤비 : 내 이번에 대군을 생산한 일을 계기로 판부사대감과 소원했던 지난날을 묻어버리고자 합니다.
윤임 : ...!
윤비 : 판부사대감께서 이사람을 교태전에 밀어올려주신 일을 내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또한 어린 세자를 보호하시기 위해 이사람을 경계하시었던 판부사대감의 마음을 내 어찌 모르겠습니까?!
이사람이 대군을 생산하면 세자가 대통을 잇는데 위협이 될까하여 노심초사하시는 대감의 마음을
내 어찌 헤아리지 못하겠습니까?
윤임 : ...!
윤비 : 허나 이제 세자도 보위를 이을만큼 장성하지 않았습니까? 아직 핏덩이에 불과한 대군이 세자에게 무슨 위협이 될것이며
조정에 받쳐줄 세가 없는 이사람과 이사람의 오라비들이 어찌 세자에게 도전할 수 있겠습니까?!
윤임 : ...!!
윤비 : 판부사대감, 대감께서 우리 대군을 지켜주세요. 허면 이 사람도 세자가 무탈하게 대통을 잇는데 온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리해주시겠습니까?!
윤임(E) : 중전이 정녕 그리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윤비 : 대감께서 이사람의 말에 의심을 품는것도 당연합니다.
윤임 : 그,그럴리가요?!
윤비 : 내 교태전 자리를 걸고 대감과의 약조를 지킬 것을 맹세 드리지요! 대감께서도 맹세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윤임 : ..음!
윤임처 : (당혹스럽게 윤임을 보며) 대감, 어서 말씀올리세요.
윤임 : (결심했다는 듯) 중전마마께오서 약조를 지키신다면 신도 맹세드리겠사옵니다!
윤비 : 고맙습니다! 내 판부사대감을 믿겠습니다.
윤임 : (조아리며) 믿으시옵소서!
윤임(E) : 내 중전이 말이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당분간 지켜볼 것이야!
윤비(E) : 내 난정이 말대로 판부사의 손을 빌어 김안로의 목을 칠것이야!
S#24. 대궐 일각
윤임과 윤임처, 걸어오고 있다.
윤임처 :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신 연후에 온화하게 변하시었으니 참으로 잘된 일이옵니다.
윤임 : 열길 물속을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하였으니 아직 속단하긴 이르오!
윤임처 : 대감, 아녀자의 마음은 아녀자가 더 잘 아는 법이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분명 변하신 겝니다.
윤임 : ..그럴지도 모르지요.
김안로 : (굳은 표정으로 걸어오며) 판부사대감!
윤임 : 희락당대감, 아직 퇴청을 아니하시었소이까?
윤임처 : (조아리는데)
김안로 : 이사람이 대감께 드릴 말씀이 있사오니 잠시 따르시지요. (앞장서면)
윤임 : (윤임처에게) 부인 먼저 퇴궐하시구려. (김안로의 뒤를 따른다)
S#25. 대궐 전각 밑 지하 통로
김안로, 문을 열고 들어오면 윤임, 그 뒤를 따라 들어온다.
윤임 : (둘러보며 혼잣말) ..허어, 대궐에 이런 은밀한 곳이 있을 줄이야..
김안로 : (휙-돌아보며) 대감, 중궁전에 들어 중전과 무슨 말씀을 나누셨사옵니까?!
윤임 : 예에, 무슨 말을 나누다니요? 내 중전의 청을 받고 안사람과 중전의 대군생산을 경하하러 잠시 든 것뿐이오이다.
김안로 : 대군생산을 경하하다니요?! 그 핏덩어리가 장차 세자저하의 보위를 넘보는 화근의 싹이거늘 경하라니요?!
윤임 : 대감, 어찌 언성을 높이시는 것이오이까? 대감께오서 무슨 오해가 있으신 듯 한데..
김안로 : 오해라니요?! 중전이 아무런 까닭없이 대감을 부르진 않았을 터 중전과 무슨 은밀한 말씀을 나누시었사옵니까?!
윤임 : (굳는) 대감, 지금 이사람을 추궁하시는게요?!
김안로 : 추궁이 아니오라 어찌 이사람에게 기별도 아니하시고 중궁전에 드신 것인지 그 까닭을 묻는 것이옵니다!
윤임 : 뭐, 뭐라?!
김안로 : 중전이 대군을 생산한 뒤로 조정에 바람이 바뀌고 있사온데 대감께오서 어찌 경거망동을 하시었사옵니까?!
윤임 : 어허, 듣자듣자 하니! 희락당대감! 언제부터 이 사람의 웃전 노릇을 하시었소이까?!
김안로 : 웃전 노릇이 아니오라..
윤임 : (말을 자르며) 왕실의 사돈이 참으로 대단한 벼슬이구려! 세자의 외숙을 이리도 호통치실 수 있으니 말이오!
김안로 : 뭐, 뭐라?!
윤임 : 권세가 사람을 변하게 한다더니 항상 몸을 낮추시고 천하를 꿰뚫어보시던 대감이
어찌 초심을 버리고 이리 변하것이오이까?!
김안로 : (흠짓)...?!
윤임 : 내 당분간은 대감을 뵈올 일이 없을 듯 하외다! 대감 혼자 이나라 조정을 움켜쥐고 삶아대든 볽아대든
마음대로 주물러 보시구려! 허어, 참! (몸을 휙-돌려 문밖으로 나가버린다)
김안로 : (혼잣말)..초심을 버렸다?..내가?...
해설(NA) : (김안로의 생각하는 얼굴위로) 문정왕후가 대군을 생산하자 김안로는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다.
며느리였던 효혜공주가 돌아가신 이후 얼마후에 효혜공주의 남편이었던 아들 김희마저 세상을 떠나자
김안로는 명색이 왕실의 사돈이었지 왕실과 가문을 이어줄 끈이 사라진 탓도 있었다.
김안로 : (광기서린 표정위로) 오냐, 중전이든 판부사든 누구든 내 앞길에 걸림돌이 되는 자들은 모두 찍어내 버릴 것이다!
그 점바치놈부터 요절을 낼것이야! (문을 열고 급히 나간다)
S#26. 갖바치 방 안
임백령, 서책을 읽고 있는데 문득 떠오르는.
(INTER CUT) 기방 후원 정자위에서 가야금을 타는 옥매향의 모습. 어느 순간 옥매향의 얼굴위로 소월향의 얼굴이 겹쳐진다.
임백령 : (고개를 저으며) 허어, 사람 마음이 이리도 간사하단 말인가? (일어서서 방문을 열고 나가는)
S#27. 동 갖바치 마당
갖바치, 평상위에서 가죽신에 바늘땀을 넣고 있는데
임백령, 방문을 열고 나와 물동이의 물을 대야에 퍼담고 어푸어푸 세수를 한다.
임백령 : (하늘을 보며 큰숨을 몰아쉬는)...!
갖바치 : (임백령을 보는)..또 잡념이 떠오르시옵니까?
임백령 : (갖바치쪽으로 다가오며) 갖바치 선생, 사람이 산다는 것이 무엇이옵니까?!
어찌하면 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잡념과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야심을 끊어낼 수 있겠사옵니까?
갖바치 : 허허, 그런 방도가 있다면 세상천지에 온통 부처님 사태가 났겠지요!
임백령 : (한숨을 내쉬는데)..
금부도사, 대문을 왈칵 열고 군졸들을 거느리고 들어선다.
갖바치와 임백령, 놀란 눈으로 돌아보는데.
금부도사 : 샅샅히 뒤지거라!
군졸들 : 예! (방안이며 부엌등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집안을 수색한다)
임백령 : 왜들 이러시는게요?!
금부도사 : (갖바치에게 다가서며) 방아무개란 점바치놈은 어디있느냐?!
갖바치 : 내 아우는 이 집을 떠났사온데 어찌 찾으시는겝니까?!
군관(*) : (금부도사에게 다가오며) 집안엔 없사옵니다.
금부도사 : 점바치놈이 돌아오면 금부에 알리거라. 알겠느냐?! (군졸들에게) 가자! (군졸들을 거느리고 대문밖으로 나간다)
임백령 : 이 대체 무슨 일이옵니까?!
갖바치 : 허허허. 아우님 점괘가 참으로 용하구먼 용해! 허허허!
임백령 : (영문몰라)...?
S#28. 당추 암자 누마루 계단
방백인, 맨몸으로 앞장서고 그 뒤로 봇짐을 잔뜩 짊어진 당골네가 헉헉대며 계단을 오른다.
당골네 : ..아이고 숨차 죽겠네..임자 같이 갑시다.
방백인 : (돌아보며) 으이구, 이 화상! 그러게 누가 잔뜩 싸짊어지고 오래? (모른척 올라가며) 다왔으니 어여 올라와!
당골네 : ..매정하기는?!..(힘들게 계단을 오르는 모습위로)
당추(E) : 아우님이 예까지 어인 일이신가?
S#29. 동 당추 암자 방 안
당추와 방백인이 마주앉아있고 당골네가 봇짐 앞에 널부러져 있다. (*윗목에 용이가 앉아있다)
당추 : 뭐라?! 희락당대감을 피해 도성을 떠났단 말인가?
방백인 : 내 김안로에게 중전마마께오서 따님을 생산하실것이라 거짓 사주풀이 해주었으니 필시 내게다 분풀이를 하려들게요.
당골네 : (흘겨보며) 임자, 왜 그딴 거짓을 고해 애꿎은 나까지 이리 생고생을 시키는게요?!
방백인 : 시끄러 여편네야!
당추 : 허어, 희락당대감이 조정의 권세를 쥐고 있는한 도성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구먼!
방백인 : 내 이 절밥을 오래 축내지 않을겝니다.
당추 : 뭐라, 허면?
방백인 : 예..내 희락당대감의 사주와 관상을 풀이해보니 오래가지는 못할것이오.
당추 : 음..!
S#30 어느 길
윤임, 박서방이 거느리는 사인교를 타고 오는 얼굴 위로.
윤임(E) : 내 희락당같이 주도면밀한 자와 맞서려면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함이야..!
소월향 : (사인교 앞으로 다가와 막아서며) 판부사대감!
윤임 : (생각에서 깨어나 소월향을 보는)...?!
박서방 : (소월향쪽으로 나서며) 웬 잡인이 대감의 행차를 가로막는게냐?!
윤임 : 박서방, 물러나게.
박서방 : 예. 대감마님. (물러서면)
윤임 : 네 누군데 내 앞을 막아선게냐?
소월향 : (장옷을 젖히며) 소첩, 판부사대감께 인사드리옵니다. (큰 절을 올리며) 소첩, 소월향이라 하옵니다.
윤임 : 소월향?!..네 나를 어찌 아는 것이냐?!
소월향 : (쌩끗 웃으며) 대감께오서 소첩의 기방에 발걸음하신다면 말씀올리지요.
윤임 : (보다가) 오냐, 네 기방으로 가자구자.
소월향 : (미소)...
S#31. 옥매향 기방 마당
윤임, 소월향을 따라 중문 안으로 들어온다.
윤임 : 아니 여긴 옥매향이 기방이 아니냐?
소월향 : 예전엔 그랬사옵니다만 지금은 소첩이 이 기방의 주인이옵지요.
심퉁 : (다가와 조아리며) 판부사대감 오랜만에 뵙겠습니다요.
윤임 : 오냐, 네 그 동안 잘 지냈느냐?
소월향 : 어서 드시지요. (아랫방으로 인도하면)
윤임 : 오냐. (앞장 서서 아랫방 쪽으로 가는)
소월향 : 심퉁아, 차를 내오거라. (윤임의 뒤를 따르는)
심퉁 : 야.. (부엌으로 가는)
윤춘년과 정렴, 일각에서 나오며 아랫방 쪽을 본다.
정렴 : 판부사대감께오서 어찌 이 기방에 발걸음을 하시었누?
윤춘년E : 세자의 외숙인 판부사를 기방으로 불러들인 것을 보면 당숙모님께오서 무슨 일을 도모하시는게 틀림없구먼!
S#32. 동 옥매향 기방 아래채 방안
윤임과 소월향, 마주 앉아있다.
소월향 : 판부사대감께오서 이 기방 전주인이었던 옥매향을 많이 괴이시었다고 들었사옵니다.
윤임 : ..음!
소월향 : 소첩, 대감과 정인의 인연을 맺고 싶사옵니다.
윤임 : 뭐라? 허어, 네 어찌 생면부지의 나를 정인으로 삼고자하는 것이냐?
소월향 : 소첩, 세자저하의 외숙이신 부사대감을 정인으로 뫼실수 있다면 큰 광영일 것이옵니다.
윤임 : 월향아, 내가 세자의 외숙이라는 연유로 정인이 되고자하는 것이냐?
소월향 : 소첩은 권세를 움켜쥔 사내의 정인이 되고 싶사옵니다.
윤임 : 권세를 움켜쥔 사내의 정인이 되고 싶다?
소월향 : 예, 대감! 장차 세자저하께오서 보위에 오르시오면 판부사대감께오서 이 나라 조정을 틀어쥐실 것이 아니옵니까?!
윤임E : (소월향을 보며) 허어, 참으로 당돌한 계집이로구나!
소월향 : 대감, 소첩과 저고리고름을 맺어주시겠사옵니까?
윤임 : 하하하, 오냐, 내 그리하도록 하마!
소월향 : (쌩끗 웃으며 보는) ..
S#33. 윤원형집 초당 방 안
난정 앞에 윤춘년이 앉아있다.
난정 : 월향이가 판부사를 기방에 데려왔다?
윤춘년 : 예, 하온데 당숙모님, 대체 무슨 일을 도모 하시는 겝니까?
난정 : 장차 아시게 될걸세. 조카님께서는 판부사대감이 장통교 기방을 드나들이 하는 동안 친분을 두텁게 하여두시게.
윤춘년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난정E : 판부사가 미끼를 덥썩 물었으니 김안로를 쳐낼 날이 멀지 않았음이야!
S#34.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앞에 앉은 한중보, 김헌, 허항 채무택, 박희량을 보며 말한다.
김안로 : 중전이 대군을 생산한 일로 조정의 동요가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오!
(채무택과 박희량을 보며) 대사간과 대제학은 삼사의 여론을 일사분란하게 틀어 쥐어야 할 것이오!
채무택,박희량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일동 : ...!
김안로 : 도총관과 판의금부사께서는 도성에 불순한 무리들이 준동치 못하도록 철저히 색출해야 할 것이옵니다!
한중보,김헌 : 예! 믿으시옵소서!
김안로 : (허항을 보며) 대사헌은 조정 신료들의 비리를 철저히 감찰하여 티끌만한 비리라도 밝혀 내어
그들의 약점을 잡아내도록 하시오!
허항 : 그리하겠사옵니다.
김안로 : 특히 판부사대감의 주변을 철저히 감시하시오!
일동 : (놀라 보는) ..?!
김헌 : 판부사대감은 우리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시기로 의기투합하신 분이 아니옵니까?!
김안로 : 장차 조정에 화근이 될 자들은 누구든 발본색원하여 엄단해야 할 것이오!
일동 : (써늘한) ..!
박희량E : 희락당대감과 판부사대감의 틈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S#35. 몽타쥬
1. 대궐 일각.
-허항의 지휘로 사헌부관헌들이 관복을 입은 신료들을 잡아가고 있다.
2. 의금부 마당
-김제학, 의금부 마당에서 형틀에 묶인 죄인들의 문초하고 있다.
3. 빈청 방 안
-김안로, 장순손과 조정대신들에게 뭔가를 명령조로 말하고 있다.
4.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장대인에게 명부와 어음을 받고 있다.
5. 편전 방 안
-김안로, 중종에게 뭐라고 압박하면 중종,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윤허하는.
6.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껄껄 웃어대는 얼굴 위로.
해설NA : 조정권세를 움켜쥔 김안로의 전횡이 자행되고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당시 김안로의 전횡에 대하여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김안로는 재상의 지위를 차지하여 임금의 권한을 마음대로 농간하고,
조정의 중대한 의논은 모두 자신이 내어놓고 공론이라 하여 사욕을 채웠으며 자기와 뜻이 다른자는 배척하고
붙좇는 자는 출사시켰다. 눈 한번 흘겨본 원한만 있어도 반드시 위해를 가하여
조정의 높고 낮은 신하가 그 칼날을 당하지 못하고 전갈의 독처럼 여겨 숨을 죽이고 발을 포개디디며
두려워서 어쩔줄 몰랐고 누구든 김안로 앞에서는 눈을 감고 입을 열지 못하였다''
이렇듯 김안로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하여 누구도 넘볼 수 없을 듯 했고 김안로는 점점 거리낌 없이 방자해져갔다.
S#36. 어느 길
윤원형, 말을 탄 채 판관행렬을 이끌고 온다.
그 옆으로 말을 탄 정순붕, 이기, 허자가 따르고 있다.
윤원형, 결연한 표정으로.
해설NA : 김안로의 공포정치가 자행되는 와중에, 전라도 광산 판관으로 나갔던 윤원형이 도성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S#37. 편전 마당
윤원형, 합문안으로 들어와 편전계단을 오르는 모습 위로-
중종E : (반가운) 어서오세요, 처남!
S#38. 동 편전 방 안
윤원형, 중종에게 조아리며 말한다. (윗목에 강찬과 박승지가 앉아있다)
윤원형 : 전하께오서 미천한 신을 도성으로 불러 주시오니 참으로 백골난망이옵니다.
중종 : 과인이 처남에게 못할 짓을 하였소..처남이 외직에 나가 있는 동안 부원군께오서 졸하시었으니.
과인이 참으로 못할 짓을 하였구려..
윤원형 : 전하께오서 신 형제를 괴이시어 외직으로 보내주시었거늘 어찌 신이 전하를 원망하겠사옵니까?
중종 : ..고맙소.. 처남이 그리 말씀해 주니 과인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구려.
윤원형 : ...
중종 : 과인에게 항상 도성안 민심을 전하던 처남을 다시 보니 참으로 반갑구려. 외직에 나가보니 백성들 민심이 어떠하오?
윤원형 : 전하, 신은 참으로 걱정이옵니다.
중종 : ..걱정이라니오?!
윤원형 : 백성들은 김안로라는 이름 석자에 치를 떨고 있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윤원형 : 희락당대감이 매관매직으로 벼슬장사를 하는 까닭에 지방수령들은 내직으로 진출하려고 뇌물을 쓰고,
토호들은 벼슬을 얻기 위해 재물을 싸들고 희락당대감집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이를 한다고 들었사옵니다.
이들이 희락당대감에게 갖다바칠 재물을 마련키 위해 백성들의 등골을 짜내고 있사오니,
이 어찌 통탄치 않을 수 있겠사옵니까?!
중종 : 처남, 그 말이 참인가?!
윤원형 : 신의 말에 추호라도 거짓이있다면 신, 목숨을 버릴 것이옵니다.
중종 : ..허어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윤원형 : 전하, 김안로가 세자저하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국정을 탁란하고 인사를 농단하고 있사옵니다.
전하! 김안로가 역심을 품지 않고서야 어찌 이따위 망극한 짓거리로 전하의 치세를 난세로 더럽힐 수 있겠사옵니까?!
중종 : ...?!
윤원형 : 전하, 김안로라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연못물을 흐리는 것을 언제까지 두고 보실 것이옵니까?
당장 김안로를 처단하시어 이나라 종사를 편히 하시고 도탄에 빠진 민심을 수습하시옵소서!
전하, 신의 충언을 굽어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충격받은) ..?!
S#39. 빈청 방 안
김안로, 앞에 앉아 있는 허항과 채무택을 본다.
김안로 : 뭐라?! 원형이 놈이 도성으로 돌아오자마자 어전에서 이사람을 탄핵하였다?
채무택 : 예, 전하께오서 아무런 비답 없이 윤원형이를 물리시었다고 하옵니다.
허항 : 대감, 윤원형을 이대로 내버려 두시오면 장차 큰 풍파를 일으킬 것이옵니다.
김안로 : (싸늘한 미소) 암, 제놈이 명을 재촉하는 게지요! 당장 조정신료들을 불러 들이도록 하시오!
채무택,허항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조아리고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김안로 : (혼잣말) ..네놈이 중전이 대군을 생산한 일로 하늘 무서운 줄모르고 기고만장하는 모양이다만
내 이번에야말로 중전과 네놈 가문을 풍비박산 내버릴 것이다!
S#40. 중궁전 방 안
윤원형, 윤비 앞에 앉아있다.
윤원형 : 중전마마, 대군아기씨 생산을 경하드리옵니다.
윤비 : 윤판관, 어찌 도성에 돌아오시자마자 김안로를 탄핵하여 평지풍파를 일으키려 하는게요?!
윤원형 : 예에?
윤비 : 내 비록 대군을 생산하였다고는 하나 아직 강보에 싸인 대군이 이사람과 윤판관을 지킬 만한 힘이 없다는 것을
어찌 모르신 겝니까?
윤원형 : 중전마마, 시생, 대군아기씨를 믿고 어전에서 김안로를 탄핵한 것이 아니옵니다!
윤비 : 허면 어찌 화를 자초하시려는 겝니까?
윤원형 : 장차 천하를 경륜(經綸)할 포부를 지닌자가 어찌 소인배 하나로 인해 종사가 위태롭고
어진 백성들이 도탄에 빠진 모습을 두고 볼 수 있겠사옵니까?! 시생, 가슴에서 북받치는 충심으로
전하께 주청을 드린 것이오니 목숨을 버린다 하여도 후회치는 않을 것이옵니다!
윤비 : (버럭) 윤판관, 못난 소리 마세요!
윤원형 : ...?!
윤비 : 어전에서 목숨을 바칠 각오로 김안로를 탄핵하는 것은 누군들 못하겠습니까?!
허나 참으로 중한 것은 김안로를 조정에서 찍어내는 일입니다!
윤원형 : 하오나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기다리기만 한다고 김안로의 전횡이 꺾이겠사옵니까?
윤비 : 극성지패(極盛之敗)라 하였습니다. 근자에 김안로의 기세가 하늘을 거스를 만큼 극성을 부리고 있으니
반드시 반드시 거꾸러지게 되어있습니다. 허니 윤판관께서는 두고보시도록 하세요. 아시겠습니까?
윤원형 : ..극성지패라..?
S#41.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생각에 잠겨있는 얼굴 위로.
윤임E : 내 희락당이 조정과 인사를 농단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음이야.
헌데 내 어찌 철옹성같은 희락당의 위세를 꺾을 수 있단 말인가. 어찌..?!
박서방E : (방밖에서) 대감마님, 어의영감이 뵙기를 청하옵니다.
윤임 : (흠짓) ..양어의가? 들라하게.
박서방E : 예.
윤임 : (자세를 바로하는데)
양어의 : (굳은 표정으로 방문을 열고 들어와 선다)
윤임 : 양어의께서 내 집엔 어인 발걸음이신가?
양어의 : (꿇어 앉으며) 소인, 판부사대감께 죄를 고하러 왔사옵니다.
윤임 : ..죄를 고하다니 그 무슨 말인가?!
양어의 : ..소인, 전하와 판부사대감께 천추에 씻지 못할 대죄를 지었사옵니다. 흐흑...!
윤임 : 양어의, 대체 무슨 까닭인지 소상히 말해보게!
양어의 : ..소인이 전하께 효혜공주마마 훙거를 거짓으로 고하였사옵니다..
윤임 : (충격) 뭐, 뭐라?!
S#42. 빈청 방 안
김안로와 장순손, 허항, 채무택, 박희 량, 김헌, 한중보와 판서급 대신들이 둘러앉아 있다.
김안로 : 윤원형과 윤원로 형제를 조정에서 도려내지 않고는 내 두발을 편히 뻗을 수 없을 듯싶소이다.
허니 이번엔 반드시 중전의 오라비들이 궐내를 드나들이 하지 못하도록 내쳐야할 것이오!
장순손 : 암요, 조정을 공론을 모아 쫓아내야지요!
허항 : 우선 윤판관 형제를 잡아들인 연후에 전하께 고하시는게 좋을 듯 싶사옵니다!
박희량 : 하오나 윤판관 형제의 죄를 물을 만한 명분이 없지 않사옵니까?!
채무택 : 명분이야 공론을 모은 연후에 찾아도 되는 것이 아니오이까!
한중보 : 판의금부사께서 당장 윤판관 형제를 금부로 잡아들이라 명을 내리시지요!
김헌 : 허, 허나 어찌 어명을 받고 도성에 막 돌아온 자를 잡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잠시두고 보신 연후에..!
김안로 : 윤원형이는 역심을 품었소이다!
김헌 : (일동, 김안로를 돌아보는)..예에?
김안로 : 윤원형과 윤원로는 중전이 생산한 대군으로 대통을 잇게 하고자 세자저하를 모해할 계책을 꾸미고 있소이다!
박희량 : 하, 하오나..
김안로 : (휙- 노려보며) 박제학, 이 사람 말을 믿지 못하는 것이오?!
박희량 : ..아, 아니옵니다..
김안로 : 조정과 삼사에서 윤판관 형제가 역심을 품은 것으로 공론을 일으키도록 하세요!
그놈들을 살려 두어서는 결코 아니될 것입니다!
일동 : 예!
S#43. 대궐 일각
김헌과 박희량이 심각한 얼굴로 걸어온다.
김헌 : 허어, 참으로 큰 일일세. 희락당대감께오서 조정일을 순리대로 풀지 않고 힘으로만 몰아붙이려 하시니..
박희량 : 희락당대감의 혜안이 흐려지신게지요. 대감, 정녕 윤판관 형제를 역모죄로 금부에 잡아들이실 것이옵니까?
김헌 : 허나 어쩌겠나, 희락당대감과 한 배를 탓으니 그리 따를 수 밖에..
박희량 : 타고 있는 배가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면 하루 속히 내리는 것이 현명한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김헌 : 뭐, 뭐라..?! 허면 자네?!
박희량 : 희락당 대감과 한 배를 타고 있다간 역모죄로 참수를 당하던지
판부사대감처럼 토사구팽 당할 것이 자명할 것이옵니다.
김헌 : 음..! (문득 보고) 아니 저기 판부사대감이 아니시옵니까?
박희량 : (돌아보면) ..?!
윤임, 저편에서 어디론가 급하게 가고 있다.
김헌 : 판부사대감께오서 어딜 저리 급히 가시는고?!
박희량 : 글쎄요..?
S#44. 동궁전 마당
윤임, 동궁전으로 급하게 들어가는 모습 위로.
박상궁E : 세자저하, 판부사대감 드시었사옵니다.
S#45. 동 동궁전 방 안
세자와 세자빈, 찻소반을 놓고 앉아있고 그 앞에 윤임이 조아리고 있다.
세자 : 외숙부, 동궁전에 오랜만에 발걸음을 하시었사옵니다.
윤임 : 저하, 신 저하께 긴히 고할 말씀이 있어 들었사옵니다.
세자 : 긴히 고하실 말씀이라니요?
윤임 : 저하, 희락당대감이 역심을 품고 있사옵니다!
세자 : (놀란 눈으로 보는) 뭐, 뭐라 역심이오?! 그 무슨 말씀이옵니까?
윤임 : 지난 신유년에 효혜공주께오서 훙거하시었을 때 희락당이 그 사실을 숨겼다고 하옵니다!
세자 : 뭐라! 그게 참말이옵니까?!
윤임 : 양어의가 신을 찾아와 모든 사실을 이실직고 하였사옵니다.
세자 : (충격) ...!
세자빈 : ...?!
S#46. 동 동궁전 복도
김안로, 박상궁이 서있는 방문 쪽으로 걸어와 선다. (*최상궁, 박상궁 뒤에 서있다)
김안로 : 손님이 들어계시는가?
박상궁 : 판부사대감께오서 들어계시옵니다.
김안로 : 판부사대감이..? (박상궁에게) 고하여 주시게..!
박상궁 : 세자저하 희락당대감 드셨사옵니다.
세자E : ...
김안로 : 다시 고하시게.
박상궁 : 세자저하, 희락당대감 드셨사옵니다.
세자 : (방문을 벌컥 열고 나와서는) 희락당대감 무슨 염치로 나를 찾아 오시었소?!
김안로 : (당황하여) 저, 저하,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세자 : 내 대감처럼 인륜을 모르는 후안무치한 사람과는 두번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이니 당장 물러가시오!
김안로 : 저하, 어찌..?!
세자 : 별감들을 불러 끌어내기 전에 당장 물러가시오!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김안로 : (방문 쪽으로 다가서며) 저하! 저하!
박상궁 : 대감, 오늘은 이만 물러가시는 것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김안로 : ..음!.. 알았네.. (몸을 돌려 복도 끝으로 나가는)
S#47. 동 동궁전 마당
김안로, 동궁전에서 나오다가 동궁전을 돌아보는 얼굴 위로.
김안로 : 판부사가 무슨 간계를 꾸민 것이 틀림없어!.. 대체 무슨..?!
김안로,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간다.
S#48. 윤원형집 초당 마당
임서방, 초당 방문 쪽으로 급히 뛰어오며 말한다.
임서방 : 초당아씨, 나으리께오서 돌아오셨사옵니다!
S#49.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난정, 연상 위에서 책을 읽고 있다가 방문 쪽을 돌아본다.
난정 : 뭐라? 서방님께오서?! (윗목에 앉은 모린을 보며) 모린아, 어서 서방님을 맞을 주안상을 차리거라!
(벌떡 일어나 방문 쪽으로 나간다)
S#50.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안
윤원형, 관복차림으로 연상 앞에 앉는데.
난정E : 서방님, 소첩이옵니다!
윤원형 : 오, 부인 어서 드시구려!
난정 : (방문을 열고 들어와 보며) 서방님!
윤원형 : 부인, 참으로 오랜만이구려.
난정 : (윤원형 품에 안기며) ..서방님, 참으로 보고 싶었사옵니다.
윤원형 : (안아주며) 부인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어여쁜 것이 땅에서 샘솟듯 살 속에서 솟아 나오는구려..!
난정 : (눈물 글썽) ..서방님, 소첩 앞으로 두번 다시는 서방님을 도성 밖으로 떠나게 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S#51. 윤원형 대문 안 마당
김씨, 배천댁과 탄실을 거느리고 대문안으로 들어오며 임서방에게 말한다.
김씨 : 서방님께오서 돌아오시었단 말인가?
임서방 : 예, 아씨. 지금 작은 사랑에 들어계시옵니다.
김씨 : 가세. (급하게 작은 사랑채 쪽으로 간다)
S#52.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안
난정과 윤원형, 마주앉아 있다.
윤원형 : 부인, 조정이 온통 김안로를 추종하는 소인배들의 소굴이거늘 참으로 김안로가 조정에서 찍혀져 나갈 듯 싶소?
난정 : 소첩이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 옵니다.
윤원형 : 음..!
난정 : 서방님, 소첩이 김안로를 도모하기 전에 서방님께 확답을 듣고 싶은 게 있사옵니다.
윤원형 : 말씀해 보시구려. 김안로의 명줄을 끊어낼 수 있다면 내 부인께 하늘에 별인들 따주지 못하겠소?
난정 : 서방님..
윤원형 :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씀해 보시구려.
난정 : 소첩이 김안로를 찍어낸다면 아우님을 내치고 소첩에게 안방을 내어주시겠사옵니까?!
윤원형 : (놀라 보며) 부, 부, 부인 그 무슨 말씀이오?!
S#53.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밖
김씨, 배천댁과 탄실을 거느리고 방문쪽으로 다가서는데.
윤원형E : 부인에게 안방을 내어달라니오?
김씨 : (놀라 움찔 멈춰서는) ...?!
S#54.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안
난정 : 소첩에게 정실자리를 내어달라 이 말씀이옵니다!
윤원형 : (당혹스러운) 부, 부인..?!
난정 : 서방님, 약조해 주시겠사옵니까?!
난정, 다짐받듯 윤원형을 똑바로 바라보는 얼굴에서 스톱 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