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당선무효
 
 
 
카페 게시글
나도 할말좀 하자!! 스크랩 100살 서대문형문소 왈 `일제와 독재는 닮았어`
기운찬 추천 0 조회 4 08.10.28 18:0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100살 서대문형무소 왈 '일제와 독재는 닮았어'
깊어가는 가을 서대문형무소로 역사여행을 추천하며
천준호
  
법원에 의해 인혁당 사건에 대한 재심이 받아들여진 2005년 12월 희생자들의 유가족과 지인들이 서대문형무소 사형장을 방문해서 헌화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조선에는 감옥이란 개념이 없었다. 형이 확정되기 전에 임시로 구금하던 시설이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미결수가 있는 구치소 같은 것이었다. 형이 확정됨에 따라 매를 맞던지, 노역에 종사하던지, 귀향을 가던지, 사형을 당하던지, 벌금을 내던지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근대식 감옥의 역사는 1908년 경성감옥이 등장하면서부터로 볼 수 있다. 일제는 1907년 헤이그 밀사사건을 이유로 고종을 강제 퇴위 시키고 순종을 왕위에 오르게 했다. 이어 정미7조를 발표하고 대한제국의 군대를 해산시키자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나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행된 애국지사를 가두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경성감옥이고 오늘날의 서대문형무소이다.

 

서대문형무소는 일제의 탐욕과 착취에 맞서 피폐한 삶을 살리고 독립을 갈구했던 수많은 민초들을 억압하고 위협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확장되었다. 그 안에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되어 고문을 당하고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아픔은 해방 이후에도 지속되었다. 해방 이후에는 서슬 퍼런 독재정권이 감옥을 이용해 권력의 횡포와 탐욕에 저항하는 민초들을 위축시키고 주눅 들게 만들었다. 일제의 하수인으로 고문하던 자들이 그대로 남아 독재의 하수인이 되어 민주인사에게 고문을 자행했다. 수많은 민주인사들이 옥고를 치루며 고통을 당하고 누명을 쓰고 목숨을 잃기도 하였다.

 

1975년 인혁당재건위 사건 관련자 8명을 국가보안법, 긴급조치법 위반으로 사형 선고 한 후 18시간 만에 서대무형무소에서 사형 집행한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2007년 법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5.16군사쿠데타 세력에 의해 북한에 동조했다는 혐의로 1961년 31살 나이에 사형 당한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 역시 법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독립운동가였던 진보당 조봉암 역시 간첩 혐의로 이곳에서 이승만정권에 의해 사형 당했다. 최근 진실화해위원회는 사건의 조작을 인정하고 국가의 사과와 독립유공자 인정, 재심을 권고하였다. 그러나 안타까운 목숨은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서대문 형무소의 역사를 살펴보면 일제와 독재가 닮아 있고 맥락이 이어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절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저항하는 자들을 억압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겁주기 위한 도구로서 감옥을 이용한 모습이 너무도 유사하다. 그럼에도 서대문형무소에서 ‘일제에 대한 적개심과 권력에 대한 냉소를 키우는 것’보다는 ‘역사를 잘 기억하고 잘 나누는 방법’을 통해 ‘역사의 재현을 막고 교훈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일제와 독재가 만든 상처를 평화의 눈으로 보면서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 중요성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었으면 한다. 또 다른 비극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적개심과 냉소는 멀리하는 것이 좋겠다.

 

서대문형무소는 오늘 한국사회를 성찰 하고 미래를 열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답사 코스이며 민주주의 교육장이다. 다만, 현장 전시물이 일제시대에 멈춰 있는 것이 좀 안타깝다. 다행스럽게도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2시 서대문형무소에 가면 한국근현대사를 공부하고 시민들과 나누려고 나선 '평화길라잡이' 자원봉사자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서대문형무소 100년 역사에 담긴 한국근현대사를 살피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좀 더 관심이 있다면 서울KYC 홈페이지( http://www.seoulkyc.or.kr )를 방문해 '평화길라잡이 자원봉사자 양성교육'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을이다. 한국근현대사 100년을 기억하고 있는 서대문형무소 답사를 꼭 한번 권하고 싶다.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