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평도 주민 열에 아홉 가까이 인천으로 피난을 왔다고 하네요.
연평도에 계시는 분들도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우셨을 겁니다.
어제 다시 북녘땅으로부터 포성이 들렸다고 해서....참으로 걱정입니다.
이런 때는 우리말을 소개하는 게 죄송스럽습니다.
삶과 죽음이 오가는데......
우리말을 두고 바르다 그르다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밤을 새다'와 '밤을 새우다'를 갈라 보겠습니다.
먼저
'새다'는 "날이 밝아 오다"는 뜻입니다.
이는 목적어가 필요없는 자동사입니다.
어느덧 날이 새는지 창문이 뿌옇게 밝아 온다, 그날 밤이 새도록...처럼 씁니다.
그러나 '새우다'는 주로 '밤'을 목적어로 하여
"한숨도 자지 아니하고 밤을 지내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타동사입니다.
밤을 새워 공부하다, 책을 읽느라고 밤을 새우다, 몇 밤을 뜬눈으로 새웠다처럼 씁니다.
아마도
'새다'를 '새우다'의 준말로 생각해서 가르지 않고 쓰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쉽게 가르는 방법은 밤이 주체이면 '우'를 넣고,
사람이 주체이면 '우'를 넣지 않으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깨치다도 마찬가지입니다.
깨치다는 "일의 이치 따위를 깨달아 알다"는 뜻의 자동사이므로
한글을 깨치다, 수학의 원리를 깨치다처럼 씁니다.
'깨우치다'는 "깨달아 알게 하다."는 뜻의 타동사로
동생의 잘못을 깨우쳐 주다처럼 씁니다.
곧,
깨치는 것은 내가 깨치는 것이고,
깨우치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깨치도록 만드는 겁니다.
북한이 잘못을 깨치도록 누가 깨우쳐줄 사람 없을까요?
한숨 못 자고 밤을 지새우신 분들은 날이 새는 밖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