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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137
S#1. 윤원형 작은 사랑채마당 (낮)
김씨, 배천댁과 탄실을 거느리고 서있는 모습위로.
윤원형(E) : 부, 부인, 그 무슨 말씀이오?! 정실자리를 내어달라니요?!
김씨 : (충격)...?!!
S#2.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안
윤원형, 난정을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보는데.
난정 : (똑바로 보며) 서방님, 어차피 김안로가 찍혀져 나가면 윤씨가문과 아우님가문은 불공대천의 원수지간이 될 것이
불을 보듯 자명하옵니다.
윤원형 : ..그, 그렇겠지요.!
난정 : 처지가 그러할진대 아우님에게 이집 안방을 맡겨 둘수는 없는 노릇아니옵니까?!
윤원형 : ..허나, 부인 내 어찌 조강지처를..?!
난정 : 가문에 화를 끼치는 조강지처가 어찌 조강지처란 말이옵니까?!
서방님, 가문을 위해서 결단을 내리시어야 할 것이옵니다!
윤원형 : ...?!
난정 : 소첩은 서방님을 뫼신 연후로 이날 이때껏 중전마마와 이댁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로 살아왔사옵니다!
소첩, 서방님의 정실이 되지 못할 까닭이 무엇이옵니까?!
윤원형 : 부인의 공을 내 어찌 모르겠소..아무리 그래도..
난정 : (흠짓 방문쪽을 돌아보며) 서방님, 말씀을 그치시지요!
윤원형 : 부인 어찌 그러시오?
난정 : (일어나서 방문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방문을 휙-열고 나가는)
S#3.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밖
난정, 방문을 열고 나오는데 김씨와 배천댁, 탄실이 이미 사라지고 없다.
난정, 갸웃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다시 방안으로 들어간다.
S#4.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난정, 윤원형 앞에 다가와 앉는다.
윤원형 : (의아) 부인, 어찌 그러시오?
난정 :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윤원형 : 부인, 내 설령 큰사람을 내친다 할지라도 국법이 지엄할진대 어찌 부인에게 정실 자리를 줄 수가 있겠소?
난정 : 서방님, 설령 소첩에게 정실자리를 내어주지 못하신다 하실지라도
가문을 위해서 아우님은 반드시 내치시어야 할 것이옵니다!
윤원형 : ..그 일은 차차 생각해보도록 하십시다. 내 어명을 받고 천리길을 서둘러 달려왔더니 피곤하구려.
난정 : 소첩이 소세물을 올릴테니 편히 쉬고 계시옵소서.
윤원형 : 그리합시다.
난정 :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
윤원형(E) : 허어, 이거 참 조정싸움이 씨앗다툼으로까지 불똥이 튀었으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S#5.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김씨, 충격 받은 표정으로 무너지듯 보료위에 앉는다.
김씨(E) : ..내 정녕 이 댁 윤씨가문에 화근이란 말인가?!.. 설사 그럴지라도 내 아직은 서방님의 조강지처이거늘
어찌 서방님께오선 난정이를 호통 치시지 않는가?! 서방님, 참으로 야속하시옵니다..참으로..흐흑..!
S#6. 동 윤원형 안채 마당
난정, 안채쪽으로 다가와 방쪽을 싸늘하게 보는 얼굴위로.
난정(E) : 아우님! 이제껏 아우님의 바람막이를 해주시던 시부께오서도 아니계시오니 안방을 오래 지키진 못하실게요! 호호호.
난정, 몸을 돌려 초당쪽으로 간다.
S#7. 대궐 전경
S#8. 빈청 방 안
김안로, 뭔가를 골똘하게 생각하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세자 : (136회 S#46의) 희락당대감, 무슨 염치로 나를 찾아오시었소!
내 대감처럼 인륜을 모르는 후한무치한 사람과는 두번 다시 만나지 않을것이니 당장 물러가시오!
김안로 : (생각에서 깨어나 주먹을 움켜쥐며 탁자를 쾅-치는) 판부사가 나와 세자저하사이에 이간질을 획책한게야!
(분노를 삼키며) 내 이대로 가만 앉아서 당할순 없지! (벌떡 일어나 빈청 밖으로 나가는)
S#9. 동 동궁전 방 안
세자와 윤임, 마주 앉아있다.
세자 : 희락당대감이 나를 등에 업고 정사를 농단하는 것도 모르고 희락당대감을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니..
(탄식섞인) 내 참으로 청맹과니였사옵니다.
윤임 : 저하, 너무 자책하지 마시옵소서. 신이 김안로의 독수에서 저하를 지켜드릴것이옵니다!
세자 : 하오나 희락당대감이 조정을 온통 틀어쥐고 있사온데 외숙부 혼자 힘으로 그자와 어찌 대적하실 수 있단 말이옵니까?
윤임 : 저하, 김안로가 아무리 손바닥을 뒤집어 구름을 짓고 비를 내리게 하는 주도면밀한 재주를 가지고 있을지라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는 없사옵니다! 김안로의 역심이 백일하에 드러났사오니
신, 성심을 다바쳐 소인배를 징치할 것이옵니다!
세자 : 고맙습니다. 내 외숙부를 믿겠사옵니다.
윤임 : (결연한) 믿으시옵소서!
S#10. 대궐 일각
윤임, 걸어오는데 김안로, 굳은 표정으로 반대편에서 온다.
김안로 : (쏘아보며) 판부사대감!
윤임 : (굳으며 멈춰서며)..!
김안로 : 어찌 이사람의 뒷통수를 후려쳐 천길 절벽아래로 밀치시려는 것이오이까?!
윤임 : 뒷통수를 후려치다니요?!
김안로 : 어찌 세자저하와 이사람 사이에 이간질을 획책하시느냐 이 말씀이오이다!
윤임 : 지금 이간질이라고 하시었소이까?!
김안로 : 몰라서 되물으시는게요?!
윤임 : 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허면 희락당대감이 효혜공주의 훙거를 시각을 한참 끈 연후에
전하께 아뢰게 한 저의가 무엇이오이까?!
김안로 : (당혹)..뭐,뭐라?!
윤임 : 양어의가 모든 것을 이실직고 하였으니 시치미를 잡아 뗄 생각일랑 마시오!
김안로(E) : (일그러지는) 양어의, 그 놈이 입을 벌렸단 말인가?!
윤임 : 대감의 사리사욕을 위해 왕실의 막중대사를 시각을 끈 뒤 전하께 고하는 경우가 세상천지에 어디있단 말이오이까?!
김안로 : 대감, 오해하지 마시오! 그 일은 화천군을 찍어내기 위한 고육책이었소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세자저하께오서 큰 화를 당하시고 지금쯤 우리가 땅속에 묻혔을것이옵니다!
윤임 : 고육책이오?! 허, 그 잘난 고육책으로 조정권세를 잡으신 대감께서 지금 하시는 일이 무엇이오이까?!
바른 말하는 선비과 신료들을 잡아들여 죄를 뒤집어씌워 찍어내는 통에
조정신료들이 희락당대감 앞에서 복지부동하게 만들고 매관매직으로 온 조정이 썩은 똥냄새를 풍기고 있소이다.
희락당대감! 어찌 세자저하를 등에 업고 임금노릇을 하시는게요?!
김안로 : 뭬요?! 판부사대감! 말씀 삼가시오!
윤임 : 왜요, 이사람이 틀린 말을 하였소이까?!
김안로 : (울그락 불그락 노려보는) !
윤임 : 대감, 초심으로 돌아가 몸을 낮추고 전하와 이나라 어진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펼치지 못한다면
소인배의 참혹한 말로를 걷게 될것이오이다! 내 말 명심하시오! (휙- 김안로를 밀치듯 가버리는)
김안로(E) : (분노로 말문이 막히는)...저, 저 놈이.! (윤임 뒷모습을 노려보며).. 오냐, 누가 먼저 죽는지 어디 한번 해 보자!
(휙-몸을 돌려 가버리는)
향이, 한편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보다가 어디론가 총총히 간다.
S#11.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앞에 앉은 향이를 놀란눈으로 보며 말한다.
희빈 : 뭐라? 판부사대감과 희락당 대감이 얼굴을 붉히고 언성을 높혀 다퉜다?
향이 : 예, 마마. 두 번 다시는 마주 보시지 않을 듯 보였사옵니다.
희빈(E) : (뭔가 불안한)..대체 일이 어찌 돌아가고 있는 게지? 만약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이 등을 돌린다면
내 어느 쪽에 발을 떼어야 하는게지..?
S#12. 중궁전 방 안
윤비, 품에 안은 아기를 내려다 보는 얼굴위로.
윤비(E) : 이이제이라.! 암, 내 윤임이로 김안로를 쳐낸 연후에 다시 윤임이를 쳐낼것이야..!
아가, 이 어미가 천신만고 끝에 얻은 너를 꼭 지켜줄 것이다!
아기 : (천진난만한 얼굴)..
S#13. 김안로 사랑채 마당
황서방이 한편에 서있는 모습위로.
김안로(E) : 판부사가 다른 마음을 먹었소이다!
S#14.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앞에 장순손(*좌의정), 한중보, 김헌(*판의금부사), 채무택, 허항, 박희량이 앉아있다.
장순손 : 예에? 판부사가 다른 마음을 먹다니요?!
김안로 : 판부사가 세자 저하 앞에서 이사람의 뒷통수를 후려쳤다 이 말씀이오이다.
한중보 : 허어, 판부사대감이 어찌.?!
김안로 : 판부사를 이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소이다!
장순손 : 내버려둘 수가 없다면..어찌 하시렵니까??
김안로 : 조정에서 몰아내야지요!
김헌 : 허나 세자의 외숙되시는 분을 무슨 명분으로 내칠수가 있겠사옵니까?
김안로 : 조정공론에 휩쓸리면 임금의 형제분들까지 목이 떨어지는 것이거늘
아직 보위에 오르시지 못한 세자저하의 외숙부쯤 도려내지 못하겠소이까?!
일동 : (써늘한)...!
김안로 : (허항을 보며) 대사헌, 판부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찰하라한 일은 어찌되었소?
허항 : 판부사대감이 근자에 장통교 기방에 자주 발걸음을 한다고 들었사옵니다.
김안로 : (흠짓) 지금 장통교기방이라 하시었소?!
허항 : 예, 소월향이란 기생한테 푹빠져있다고 들었사옵니다.
김안로(E) : (뭔가 생각하는).. 장통교기방이라면 난정이가 주인노릇을 하는..?!
(뭔가 깨닫는)..그래, 판부사와 중전 사이에 모종의 밀약이 오간게 틀림없음이야! 내 이것들을?!
채무택 : (의아하게 보는)..대감, 어찌 그러시옵니까?
김안로 : ..아,아니오이다. (채무택을 보며) 대사간, 윤원로와 윤원형이가 역심을 품고 있다는 여론은 어찌되어가고 있소?!
채무택 : 염려마시옵소서! 조정에서 공론이 일어나면 삼사에서 뒷받침을 할 만반의 채비가 되었사옵니다.
김안로 : (박희량을 보며) 대제학, 내 믿어도 좋겠소?
박희량 : (흠짓하다가)..믿으시옵소서.
김헌 : (박희량을 힐끗 보는)..?!
김안로 : 이사람과 좌의정대감이 조정공론을 일으키면
도총관과 판의금부사는 윤원로형제와 판부사대감의 주변을 다 잡아들이시오!
한중보,김헌 : 그리하겠사옵니다!
김안로(E) : (뭔가 벼르는) 오냐, 내 중전이든 판부사든 내게 도전하는 자들은 모조리 다 쳐부수어줄 것이야!
S#15.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윤춘년, 아랫방쪽을 보고 섰는데 정렴이 옆으로 다가온다.
정렴 : 허어, 오늘도 판부사대감께오서 대낮부터 발걸음을 하시었구먼?
윤춘년 : 사내가 계집에 빠지면 저리 되는게요. 노형두 조심하시오! 사내가 계집에게 홀리면 제살 깍아먹는지도 모르는 법이오!
정렴 : (어리둥절) 그 무슨 말인가?
윤춘년 : (의미심장하게 씩 웃으며 아랫 방문쪽을 보는)..!
S#16. 동 옥매향 아랫방 안
소월향, 윤임의 잔에 술을 따라주다가 흠짓 보며 말한다.
소월향 : 대감, 무슨 언짢은 일이라도 있으시옵니까? 어찌 안색이 흐리시옵니다.
윤임 : 언짢은 일은, 무슨?! (술을 마시는)
소월향 : (걱정 가득한 얼굴로 한숨을 폭 내쉬는)..
윤임 : (보며) 월향아, 너야말로 무슨 근심이라도 있는 것이냐?
소월향 :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윤임 : 아니긴, 어서 말해보거라! 무슨 일이냐?
소월향 : (글썽)..소첩, 대감과 생리사별하게 될까 걱정되옵니다.
윤임 : 생리사별이라니? 내 너를 괴이는 마음에 터럭만큼도 변함이 없거늘 그 무슨 말이냐.
소월향 : 희락당대감이 대감을 조정에서 찍어내면 소첩은 대감과 생리사별하는 것이 아니옵니까?
윤임 : (일그러지며) 뭐,뭐라?! (술잔을 쾅-놓으며) 대체 언놈이 그따위 자발없는 주둥이를 함부로 놀려댄단 말이냐?!
소월향 : ..소첩, 기방손님들 말씀을 귀동냥한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옵니다.
윤임 : 뭐라, 귀동냥?!
소월향 : (눈물이 흐르는) 대감, 어찌 희락당대감과 척을 지시어 소첩에게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주시는 것이옵니까?! 흐흑..
윤임 : (버럭) 턱 없는 소리! 내 세자의 외숙부이거늘 누가 누구를 찍어낸단 말이냐?! 이런 괘씸한 것들!
소월향 : ..하오나 희락당대감은 조정 권세를 한손에 틀어쥐고 계신 분이온데...!
윤임 : 제 놈이 아무리 천하권세를 쥐고 있어도 세자저하께오서 계시는 한 그리되지는 않을 것이다!
소월향 : 하오면 소첩, 평생 대감을 뫼실수 있는 것이옵니까?!
윤임 : 암, 그렇구말구!
소월향 : ..대감 말씀을 믿어도 좋겠사옵니까?
윤임 : 암, 믿거라! 내 김안로같은 소인배 따위한테 찍혀져 나가지는 않을 것이야!
소월향 : (술소반을 치우고 윤임에게 안기며) 소첩, 대감말씀을 믿겠사옵니다.
윤임 : ..음!
소월향 : (안겨서 쌩끗 웃는)..
S#17. 어느 주막 마당
윤원로, 평상위에서 국밥을 먹는 사람 몇몇이 앉아있는 안으로 들어선다.
주모(*) : (다가와 조아리며) 나으리, 어서오십쇼.
윤원로 : 내 사람을 찾아왔네.
주모(*) : 예, 뒷방으로 드십지요.
윤원로 : 고맙네. (뒷방쪽으로 간다)
S#18. 동 주막 뒷 방 안
윤원로, 김헌과 박희량 앞에 앉는다.
윤원로 : (가시돋힌) 허어, 지체 높으신 분들께오서 이사람은 어찌 보자고 하시었소?
김헌 : 자네 신상에 위급이 닥친 것을 알려주려 불렀네.
윤원로 : (움찔) 위급이라니요?!
박희량 : 희락당대감이 윤장령 형제를 역모로 몰려고 하옵니다.
윤원로 : 뭬,뭬요?! 역모?!
박희량 :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신 연후에 희락당대감이 중궁전을 고립시키기 위해
윤장령 형제를 쳐내려는게지요!
윤원로 : (버럭) 이런 똥물에 튀할 놈이 있나?! 내 당장 이놈을?!
김헌 : 허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당분간 은인자중하게나!
윤원로 : (휙-의심스럽게 보며) 헌데 두분께오서 어찌 이사람에게 그런 말을 해주시는겝니까?!
김헌 : 우리 두사람, 중전마마를 지켜드리고자 하니 자네가 잘 좀 말씀드려주게나.
윤원로(E) : (저울질 해보는)..허, 정치하는 작자들이라 철따라 옷 갈아입듯 당을 바꾸는구먼!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니 당장 중궁전을 지키시겠다?
박희량 : 윤장령, 그리해주실 수 있겠소이까?!
윤원로 : 알았소이다! 내 중전마마께 잘 말씀 드리리다!
S#19. 윤원형 집 안채 마당 (밤)
배천대과 탄실, 한편에 앉아있다.
S#20.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밤)
윤원형과 김씨, 마주 앉아있다.
윤원형 : 내 없는 동안 부인께서 집안에 큰 일을 치루느라 애 많이 쓰셨소.
김씨 : ..소첩, 마땅히 해야할 소임을 다한 것 뿐이옵니다.
소첩, 서방님께오서 무탈하게 돌아와 주시었사오니 고맙고도 고마울뿐이옵니다.
윤원형 : ..그래요.
김씨 : 서방님, 소첩 청이 있사옵니다.
윤원형 : 청이라니요, 말씀해 보시구려.
김씨 : 소첩, 당분간 친정에 돌아가 머물고자 하오니 허락해주시옵소서.
윤원형 : 친정으로 돌아가겠다니 부인 그 무슨 말씀이시오?
김씨 : 서방님, 아무것도 묻지 마시고 허락해주시옵소서.
윤원형 : 아니될 말씀이오! 부인께서 친정에 가시면 이집 안살림은 누가 맡아 한단 말이오?!
김씨 : 작은사람이 잘 해낼 것이옵니다.
윤원형(E) : (움찔보며)..아,아니 부인이 난정이가 한 말을 들은겐가?!
윤원형 : 부인, 친정으로 가시려는 무슨 다른 까닭이라도 있으신게요?
김씨 : (눈물을 글썽이며)..서방님, 아무것도 묻지 마시옵고..
윤원형 : 부인, 우리 가문과 희락당대감이 조정일로 부딪치는 것 때문에 그러시오?
김씨 : ..차라리 소첩이 이 집을 나가는 것이 마음이 편할 듯 싶사옵니다.
윤원형 : 아니되오! 내 아무리 천지개벽할 일을 당할지라도 조강지처이신 부인을 내보내지는 않을것이오!
허니 두 번 다시 그런 말, 입밖에 꺼내지 마시오!
김씨 : (눈물이 흐르는)...서방님..고맙사옵니다..고맙사옵니다.
윤원형(E) : (안스럽게 보는) 허어, 이리도 어진 부인을 내치다니 아니될 말이지, 암, 아니될 말이야!
윤원형 : 부인, 내 곤하니 어서 자리를 펴시오!
김씨 : (보는)..?!
윤원형 : (미소) 그래요, 내 그 동안 부인과 격조하였으니 오늘밤 밤새껏 얘기나 하십시다. (김씨의 손을 쥐는데)
김씨 :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는데)...
배천댁(E) : (방밖에서) 아씨..
윤원형 : (머슥하여 손을 놓고)..
김씨 : (방문쪽을 돌아보는)..
S#21. 동 윤원형 안채 방밖 마당 (밤)
배천댁과 탄실, 그리고 그 옆에 모린이 서있다.
배천댁 : 초당아씨께오서 나으리를 급히 뵙자십니다!
S#22.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밤)
김씨 : (방밖쪽에다) 알았네!
윤원형 : ..허어, 하필이면 이럴 때!
김씨 : 서방님, 어서 초당으로 드시지요.
윤원형 : 그래요, 내 잠시 초당에 다녀올것이니 자리를 펴두시구려.
김씨 : 예..
윤원형 :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면)
김씨 : (뭔가 안도한)...!
S#23.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밤)
윤원형, 난정 앞에 앉으며 말한다.
윤원형 : 부인, 무슨 일로 급히 찾으시었소?
난정 : (따라 앉으며) 서방님과 교유하시는 분들과는 잘 지내시는지요?
윤원형 : 암요, 이번에도 전라도 광산에서 도성까지 동행을 해주시었소.
난정 : 하오면 그 분들을 중궁전에 인사 여쭙게 하시지요.
윤원형 : 중전마마께요?
난정 : 그리하시어야 서방님의 입지가 확고해지실겝니다.
윤원형 : (끄덕이며) 그럴수도 있겠지요..내 그리하리다.
난정 : (방밖을 보며) 모린아, 주안상 들이거라!
윤원형 : (당황) 주,주안상이요?
난정 : 서방님, 소첩과 오랜만에 해후를 하시었는데 술 한잔 없어서야 되겠사옵니까?
윤원형 : 그,그거야 그렇지요...헌데
모린 : (방문을 열고 술소반을 들고 들어와 놓고 나가는)
난정 : (술병을 들며) 소첩, 금침도 새로 마련해두었사오니 오늘 밤 만큼은 골치 아픈 조정일 따윌랑은 다 잊어버리시고
편히 쉬시옵소서.
윤원형(E) : 허어, 안방에서 부인이 기다릴텐데 이 일을 어쩌누?
난정 : (보며) 서방님,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도 있으시옵니까?
윤원형 : 아,아니오! (술잔을 내밀며) 자, 따르시구려.
난정 : (술을 따르는)
윤원형 : (한잔 급히 마시는)
난정 : (쌩끗 미소로 보는)..
S#24. 밤 하늘의 달 (INSERT)
S#25.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밤)
윤원형과 난정, 금침속에 누워 자고 있다.
난정, 잠이 든채 윤원형의 품을 파고 든다.
윤원형(E) : (눈을 말똥말똥 뜬채 난정을 보며)..허어, 참.. 이 일을 어쩌누..? 어쩌누..?
S#26.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밤)
김씨, 자리깔린 옆에서 무릎을 세운채 앉아있다.
김씨 : (처참한 심정을 인내하는) .!
S#27. 편전 외경 (낮)
정광필, 결연한 표정으로 계단을 올라 편전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중종(E) : 수천대감, 어서오세요.
S#28. 동 편전 방 안
중종과 정광필이 앉아있다. (*윗목에 강찬과 박승지가 앉아있다)
정광필 : 전하, 대군아기씨 탄생을 경하드리옵니다.
중종 : 허허, 근자에 조정이 태평하고 과인이 늦둥이까지 보았으니 경사가 겹쳤소이다. 아니그렇소이까, 수천대감?
정광필 : (굳은)...
중종 : 수천대감, 어찌 그러시오이까?
정광필 : 전하, 백성들의 고통이 아니 보이시고 아니 들리신다하여 태평성대는 아닐것이옵니다.
중종 : 대감, 그 무슨 말씀이오?
정광필 : 전하, 신 정광필, 소인배가 국정을 탁란하고 인사를 농단하는 전횡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들었사옵니다.
전하 하루속히 희락당을 쳐내시어 이 나라 종사를 바로세우시옵소서!
중종 : 허나, 과인이 삼사의 여론을 듣기로는 백성들이 희락당대감에 대한 칭송이 자자하다고 들었소..
정광필 : 전하, 희락당의 주구노릇을 하는 삼사의 말을 어찌 믿을 수 있겠사옵니까?!
중종 : 뭣이라?!
정광필 : 임금에게 바른 말을 전해올려야할 사간원은 희락당의 입이 되었사옵고,
관리들을 감찰하는 사헌부는 희락당의 도차지노릇을 하고 있사오며
학문을 탁마하여 전하의 치세를 빛낼 홍문관은 희락당의 양시론을 추종하는 자들로 가득차 있사옵니다.
중종 : (일그러지는)...?!
정광필 : 전하, 대체 이나라가 누구의 나라이옵니까?! 전하, 늙은 신이 목숨을 내걸고 충심으로 진언 드리건데
희락당을 쳐내시어 성군의 정사를 펼치시옵소서! 흐흑...!
중종 : (충격을 받는)...!
정광필 : (피를 토하듯 흐느끼며 고하는 모습위로)
해설(NA) : 많은 신료들이 김안로의 전횡을 중종에게 고하였다.
그러나 조정의 권세를 틀어쥔 김안로의 위세에 중종도 어찌 할 수가 없었다.
S#29. 동 편전 안
김안로와 장순손, 한중보, 허항, 채무택, 박희량, 김헌과 판서급대신들이 중종에게 압박하듯 뭐라고 고하고 있다.
해설(NA) : 오히려 김안로를 죄주라고 청한 신료들이 김안로의 탄핵을 받고 조정에서 밀려 나갔다.
S#30. 어느 길
정광필, 옥수레에 타고 귀양을 떠나고 있는 모습위로.
해설(NA) : 중종 재위기간 중 두 번이나 영의정을 지냈던 정광필 역시 세자의 생모였던 장경왕후가 돌아가시었을 때
희릉을 만들 때 모든 일을 총괄한 총호사였는데 돌산에 릉을 썼다는 이유로
김안로의 탄핵을 받아 조정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김안로는 이십년도 넘은 일을 문제삼아
당시 명망 높던 대신, 정광필을 제거할만큼 거침 없는 위세를 떨쳤다.
S#31. 윤임 사랑채 마당
윤임처, 박서방이 서있는 곳으로 다가온다.
박서방 : 마님, 나오십니까요?
윤임처 : 지난번 손님들이 들어계시는가?
박서방 : 예.
윤임처(E) : (걱정스럽게 방문쪽을 보며) 지금 조정이 살어름판 밟듯이 하수상하거늘
대감께오서 어찌하시려고 저런 분들과 어울리시는지..
S#32.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정언각, 김하서, 임형수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정언각 : 김안로가 수천대감같은 노성한 대신들까지도 도려내고 있사옵니다.
김하서 : 무슨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김안로가 이나라 충신들의 씨를 말릴 것이옵니다.
윤임 : 이 사람도 희락당의 전횡을 잘 알고있소이다. 허나 지금은 이사람도 희락당을 찍어낼 방도가 없소이다.
임형수 : 김안로가 판부사대감에게 비수를 겨누고 있다 하는데 이대로 앉아만 계실 것이 옵니까?!
윤임 : (뭔가 벼르는) 그럴수야 없지요! 암, 없구말구요! 허나 조금 더 때를 기다려 보십시다.
정언각 : 때라니요, 무슨..?
윤임 : 희락당이 중전마마를 교태전에서 밀어내려고 움직일 바로 그 때 말이오!
일동 : ...?!
윤임 : ...!
S#33. 어느 길
윤원형, 관복차림으로 임서방과 사인교를 거느리고 온다.
그 옆으로 관복차림의 정순붕, 이기, 허자가 따른다.
정순붕 : 허허, 이사람이 중전마마를 알현한다니 참으로 큰 광영이오이다.
허자 : 시생은 가슴이 설레여 간밤에 한숨도 눈을 붙이지 못하였사옵니다.
윤원형 : 하하, 이리도 반가워 하실줄 알았다면 진즉 문후를 드리게 해드릴걸 그랬사옵니다, 그려.
이기 : 언평, 중전마마와 대군아기씨는 장차 우리가 천하를 도모할 때 큰 힘이 되어주실분이 아니신가?
이기 : 암요, 이나라 신하된 도리라도 마땅히 대군아기씨 생산을 경하드려야지요!
윤원형 : 중전마마께오서도 세분을 보시면 흡족해 하실겝니다.
금부도사, 군사들을 이끌고 급하게 다가와선다.
정순붕, 이기, 허자, 멈춰서서 금부도사를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윤원형 : (여유있는 농조) 금부도사께서 또 누굴 잡아가시려고 이리 급히 가시는가?
금부도사 : 죄인들을 잡아라!
군졸들 : 예! (윤원형 일행을 잡는다)
윤원형 : (당황하여) 아,아니 죄인이라니?! 이놈들, 무슨 죄목으루 잡아가는게냐?!
금부도사 : 끌고가라!
금부도사, 반항하는 윤원형 일행을 거칠게 끌고 간다.
임서방, 안절부절 보고 섰다가 몸을 돌려 어디론가 급하게 간다.
S#34. 윤원형 초당 마당
난정, 대청위에서 임서방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모린, 임서방 옆에 서있다.
난정 : 뭐라?! 서방님이 금부에 잡혀가시었어?!
임서방 : 예, 함께 입궐하시던 세분 모두 금부로 끌려가시었습니다요.
난정 : 모린아, 엇 입궐채비를 하거라!
모린 : (꾸벅하고 어디론가 가고)
난정 : (임서방에게) 자넨 금부에 가서 서방님이 어떠하신지 살피게.
임서방 : 예, 아씨. (중문쪽으로 나가는)
난정(E) : (독기서린) 김안로, 네놈이 드디어 무덤을 팠구나! (방쪽으로 들어간다)
S#35.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김씨, 놀란 눈으로 앞에 앉은 탄실을 본다.
김씨 : 뭐라, 서방님께오서?!
탄실 : 예, 그 일로 초당아씨가 급히 입궐하시었습니다요.
김씨 : (걱정스러운 표정)..!
배천댁 : 헌데 임서방은 어찌 초당에 먼저 기별을 하였다는가?!
탄실 : ..?!
김씨 : 놔두게. 경황이 없어 그랬겠지! (배천댁에게) 배천댁, 출타채비를 하게.
배천댁 : 예, 아씨! (탄실과 함께 방밖으로 나간다)
김씨(E) : 내 서방님을 위해 나설수 밖에 없음이야..!
S#36. 중궁전 방 안
윤비, 분노한 표정으로 엄상궁을 보며 말한다. (*앞에 대전유모가 아기를 품에 안고 앉아있다)
윤비 : 뭐라?! 어쩌고 어찌돼?! 금부에서 내 오라비를 잡아갔단 말이냐?!
엄상궁 : (황공한)..예, 마마. 윤승후관께오서 입궐하시는 길에 일을 당하시었다고 하옵니다.
윤비 : (일그러지는) 김안로, 이 자가 참으로 하늘 두려운줄 모르는게야! (엄상궁을 보며) 엄상궁, 당장 편전에 들 채비를 하게!
엄상궁 : 예. (일어서며 유모를 보며) 따라나오시게. (방밖으로 가는)
유모(*) : 예. (윤비에게 조아리고 일어서서 엄상궁의 뒤를 따르는)
윤비 : (분노) 내 이번만큼은 이대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야!
오상궁(E) : (방밖에서) 중전마마, 윤승후관 작은 안으서 들었사옵니다.
윤비 : (방문쪽을 돌아보며) 들라해라!
난정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윤비 앞에 다급하게 앉으며) 중전마마, 승후관께오서 금부에 잡혀가시었다 하옵니다.
윤비 : 오냐, 내 들었느니! 내 당장 편전에 들어 전하께 김안로의 죄상을 고하고
내가 교태전에서 밀려나가든지 그자가 조정에서 찍혀나가든지 판가름 낼 것이다!
난정 : 중전마마, 아니되시옵니다! 지금은 참으시어야 하옵니다!
윤비 : (휙-보며) 뭐라?! 참으라?!
난정 : 중전마마, 이이제이란 말을 잊지 마시옵소서!
윤비 : 허나 내 판부사만 믿고 있다가 오라비들이 목숨을 잃게 된다면 그 또한 천추에 한으로 남을 것이 아니냐?!
난정 : 소첩, 중전마마의 원통하신 마음은 십분 아옵니다만 지금은 소첩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시옵소서!
윤비 : 내 대군까지 생산 하였거늘 무서울게 무에 있겠느냐?!
난정 : 중전마마, 지금 김안로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듯 하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세자저하의 생모이시라 할지라도
지금 맞서면 아니되시옵니다.
윤비 : (진정하며) 허면 내 오라비들이 고초를 당하는 것을 이대로 앉아서 보고만 있으란게냐?!
난정 : 마마, 금침을 펴고 누우시옵소서!
윤비 : 뭐라?! 금침을 펴고 누우라?
난정 : 예, 그러신 연후에 마마님들에게 일러 대궐안에 마마께오서 중병에 걸리시었다는 소문을 내시옵소서.
윤비 : 난정아, 네 점점 영문 모를 소리만 하는구나!
난정 : 마마, 소첩 말대로 따라주시오면 김안로를 단박에 찍어 낼 수 있사옵니다.
윤비 : (보는)...?!
S#37. 빈청 방 안
김안로, 앞에 있는 김헌을 보며 말한다. (*장순손, 한중보, 허항, 채무택과 박희량, 판서급대신들이 앉아있다)
김안로 : 판의금부사, 역모를 꾀한 윤원형과 잔당들은 잡아들이시었소?
김헌 : 예, 대감. 윤원로는 종적이 묘연하여 잡아들이지 못하였사옵니다.
김안로 : 잘 하시었소. 윤원로는 쭉정이같은 위인이니 윤원형를 잡았으면 되었소!
한중보 : 희락당대감, 전하께는 언제 고하시렵니까?!
김안로 : 선참후계라 하였으니 윤원형이 역모를 꾀한 일을 자복한 연후에 고하여야지요!
장순손 : 허나 언평이 하지도 않은짓거리를 쉽사리 토설하겠사옵니까?
김안로 : 뭐라?! 허면 이사람이 무고한 자에게 역모의 누명을 뒤집어 씌웠다는 말이오이까?!
장순손 : (찔끔) 그런게 아니오라..
김안로 : 판의금부사, 어떤 가혹한 형벌을 가하여서라도 반드시 윤원형의 토설을 받아내도록 하시오!
김헌 : 그리하겠사옵니다!
김안로 : 삼사에서도 윤원형 형제의 대역죄를 고하는 합계를 올리시오!
채,허,박희량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김안로(E) : (묘한 웃음) 원형이와 원로만 쳐낸다면 중전이야 두려울게 없음이야!
빈청방문이 벌컥 열리고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 중궁전상궁들을 거느리고 들어선다.
김안로와 신료일동, 놀란 눈으로 윤비를 본다.
김안로 : (당혹스러운) 주,중전마마?!
윤비 : (김안로와 일동을 무섭게 훑어보는)..!
일동 : (그 눈빛에 주눅이 들어 시선을 피하는데)
김안로 : (정신을 차리고) 중전마마, 어찌 대신들이 회의 하는 빈청에까지 드신 것이옵니까?!
아무리 국모라 하실지라도 빈청엔 드실 수 없사오니 당장 나가주시지요!
윤비 : 무에가 어쩌고 어찌해? 희락당대감,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죄없는 사람들을 잡아들이고 찍어낼 음모를 꾸미는 것이
조정대신들 회의란 말인가?! 조정대신들 하는 짓거리가 시정협잡배나 무뢰배들 하는 짓거리와 한치도 다르지 않거늘
내게다 예를 따지자는겐가?!
김안로 : (움찔) ..중전마마, 말씀이 지나치시옵니다!
윤비 : 희락당, 어찌 조정의 충신들의 씨를 말리고 매관매직으로 재물을 모아대는 것인가?
그 재물이 백성들의 등골을 파서 나오는 것이란 것을 어찌 모르는가 이 말이야?!
희락당, 그대가 용상에 앉을 기반을 닦으려는 것인가?!
김안로 : (파랗게 질리는)..마,마마?!
윤비 : (신료들을 노려보며) 경들은 전하와 백성들이 믿는 국가의 동량이라 자처하면서 어찌 저따위 소인배의 주구노릇을 하며
국력을 낭비하고 민심을 흩뜨리고 있는것인가?! 정녕 이중에 목숨을 바쳐 소인배와 맞설 의기를 지닌 자가
아무도 없단 말인가?!
일동 : ...?!
김안로 : 중전마마, 조정대신들을 모욕하시오면 신들도 더는 참고 있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윤비 : 뭐라?! 참지 못하겠다면 이사람을 금부에 잡아가 주리를 틀고 단근질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세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내가 생산한 대군에게 사약이라도 내리겠다는 것인가?!
김안로(E) : (노려보는) 암, 내 백번천번이라도 그리 할 것이오!
윤비 : 희락당, 어찌 하늘 무서운줄 모르고 이리 방약무도하게 구는가?! 이나라는 이씨의 나라인 것을 어찌 모르는가?
그러고도 그대가 살아남길 바랬더란 말인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고 주저앉는) ..아악..!
엄상궁 : (부축하며) 중전마마, 괜찮으시옵니까?!
김안로 : (신료일동 놀라보는데)..?!
윤비 : (고통을 참으며 김안로를 노려보며).. 희락당이 내 오라비들을 모두 죽인다 할지라도 내 반드시 교태전을 지킬 것이오!
누가 찍혀져 나갈지 어디 한번 해보십시다! 으윽..가세 엄상궁..!
엄상궁 : (상궁들에게) 중전마마, 어서 중궁전으로 뫼시거라!
상궁들 : 예. (윤비를 부축하여 방밖으로 나가는)
김안로 : ...!
신료들 :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듯 써늘한데)...!
장순손 : (조심스럽게) 희락당대감, 아무래도 중전의 오라비들을 잡아들인 일은 심하신 처사인듯...
김안로 : (버럭)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글까?! (일동을 노려보며) 여러분들께서는 이사람이 시킨대로 따라주시오!
일동 : 그리하겠사옵니다.
김안로 : (벌떡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일동 : (뭔가 불안한 듯 수군거리는)
S#38. 금부 옥사 마당
난정, 금부도사가 지켜선 옥사쪽으로 다가온다.
금부도사 : 어찌 예까지 발걸음을 하였는가?! 당장 물러가라!
난정 : (서찰을 건네며) 내 중전마마의 명을 받고 하옥된 승후관나으리를 뵈오러 왔소!
금부도사 : (서찰을 보며 난처한) ..허나..잡인의 출입을 금지하라는 웃전의 명이 계시었거늘..
난정 : (휙-노려보며) 잡인이라니?! 금부도사 따위가 중전마마의 명을 어찌 거역하려는게요?! 썩 비켜서시오!
금부도사 : (어찌할 수 없다는 듯 길을 비켜서는)...
난정 : (옥사쪽으로 당당하게 들어간다)
S#39. 동 의금부 옥사 안
난정, 옥사안으로 들어와 옥사안을 살피며 간다.
윤원형과 정순붕, 이기, 허자를 비롯한 죄인들이 옥살 안쪽에 앉아있다.
난정 : (옥살안의 윤원형을 보며) 서방님!
윤원형 : (난정을 보고) 오, 부인! (옥살쪽으로 바짝 다가와 앉는) 내 걱정이 되어 오신게구려!
난정 : 서방님, 다치신 곳은 없으시옵니까?!
윤원형 : ..괜찮소..(끄덕이며 자조하듯) 내 관재수가 억세게 좋은 모양이오..금부옥사를 쥐새끼 풀방구리 드나들 듯하니 말이오.
(보며) 중전마마께 걱정을 끼칠까 그게 걱정이구려..!
난정 : 중전마마께오선 승후관나으리께오서 금부에 잡혀오시었단 말씀을 듣고 자리에 누우시었사옵니다!
윤원형 : (움찔 놀라) 뭬,뭬요?! 중전마마께오서 어디가 미령하신게요?!
난정 :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바짝 보며 낮게) 모두가 김안로를 잡기 위한 함정이옵니다!
윤원형 : ..함정이오?!
난정 : 서방님, 잠시만 참으시옵소서. 김안로가 제 손으로 무덤을 팠사오니 얼마 안가 풀려나시게 될것이옵니다.
윤원형 : ...?!
S#40.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앞에 앉은 윤원로를 보며 말한다.
윤임 : 뭐라?! 당분간 내집에서 숨어있게 해달라?!
윤원로 : 예, 숙부님. 시생 옥사에 잡혀가 문초를 받는 일이 이제는 아주 지긋지긋 하옵니다.
윤임 : 음..! 그야 어렵지 않네만. 언제까지 내집에 머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윤원로 : 화무십일홍이란 말처럼 김안로의 횡행천하도 오래가진 못할것이옵니다. 아니 그렇사옵니까?
윤임 : ..허어, 그거야 그렇네만..
S#41. 동 윤임 사랑채 마당
박서방, 김헌과 박희량을 인도하여 방문앞에 선다.
박서방 : 대감마님, 판의금부사대감과 대제학영감이 뵙기를 청하옵니다.
S#42.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 (흠짓) 판의금과 대제학이라면 희락당의 수족노릇을 하는 자들이거늘 어찌..?!
윤원로 : 시생이 청하였사옵니다.
윤임 : 뭐,뭐라?! 자네가 청하다니?
윤원로 : 괜찮사옵니다. 두길 보기를 하는 자들이오니 들라하시지요.
윤임 : 두길 보기?
윤원로 : 예, 대감께 중대한 말씀을 올릴것이오니 시생을 믿으시옵소서.
윤임 : ..음!..(방쪽을 보며) 들라하게!
S#43. 동 윤임 사랑채 마당
박서방 : 예. (김헌과 박희량에게) 드시지요.
김헌,박희량 : (방안으로 들어가는)
S#44.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김헌과 박희량, 방문을 열고 들어와 윤임과 윤원로 앞에 앉는다.
윤임 : (경계하듯 보며) 두분께오서 어인 연유로 내집까지 찾아오셨소이까?
김헌 : 시생들은 조정에서 희락당대감을 찍어내는데 판부사대감과 의기투합하기 위해 찾아 왔사옵니다.
박희량 : 시생들 뜻을 거두어주시옵소서!
윤임 : ...?!
윤원로 : 숙부님, 진심이오니 의기투합하시지요.
윤임 : (보며) 음..! 그대들 말이 참이라면 내 믿어보리다!
김헌,박희량 : 고맙사옵니다.
S#45. 김안로 사랑채 마당
김안로, 관복을 입고 황서방을 거느리고 오는데 방문 앞에 김씨, 배천댁과 탄실을 거느리고 서있다.
김안로 : (보며) 네 어쩐 일로 내집에 발걸음을 한게냐?
김씨 : 숙부님께 청이 있어 왔사옵니다.
김안로 : 청?!..들거라. (방으로 들어가면)
김씨 : (그뒤를 따른다)
S#46.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앞에 앉은 김씨를 보며 말한다.
김안로 : 뭐라? 윤서방을 방면해달라?
김씨 : 예, 숙부님께오서 잡아들이란 명을 내리시었을테니 방면해주시옵소서!
김안로 : 이런, 고이얀! 네 어찌 국가의 막중대사에 사사로운 구명청탁을 넣는단 말이냐?!
김씨 : 숙부님, 윤서방이 죽는다면 저도 죽을 것이옵니다. 정녕 이 조카딸이 자진하기를 바라시옵니까?!
김안로 : 허어, 네 감히 나를 위협하는게냐?! 못난 소리소리 말고 당장 물러가거라!
김씨 : (글썽)..숙부님, 저는 아녀자라 정치는 모르옵니다. 하오나 어찌 정치 때문에 형제가 갈라서고
숙질간에 불공대천의 원수가 되어야 하는 것이옵니까?!
김안로 : ...음!
김씨 : (눈물을 흘리며) 숙부님..이 조카를 보아서라도 윤서방을 구명해주시옵소서.. (깊이 조아리며) 간절히 청하옵니다.
김안로 : ..오냐..내 너를 생각해서라도 윤서방 목숨만은 구명해 주도록 하마..
김씨 : (보며) 고맙사옵니다..고맙사옵니다..!
황서방(E) : (방밖에서) 대감마님, 도총관대감 오셨사옵니다.
김안로 : 손님이 오셨으니 넌 이만 물러가거라.
김씨 : 하오면 숙부님만 믿고 물러 가옵니다.
김안로 : 오냐..그리하거라. (방밖을 보며) 뫼시게.
S#47. 동 김안로 사랑채 마당
김씨, 방밖으로 나와 배천댁과 탄실을 거느리고 대문쪽으로 간다.
한중보, 김씨를 힐끗보다가 방안으로 들어간다.
S#48.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
한중보, 김안로 앞에 앉으며 말한다.
한중보 : 대감, 이사람을 찾으시었사옵니까?
김안로 : 도총관대감, 이번 참에 윤원로와 윤원형 형제는 물론이고 장차 화근이 될 판부사와 그 측근들까지
남김없이 잡아들이도록 하시오!
한중보 : 그리하겠사옵니다.
김안로 : 특히 양어의 그놈을 쥐도새도 모르게 잡아서 입을 막아야 할것이오이다.
한중보 : 예에?..예!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김안로 : (비장한)..!
S#49. 동궁전 외경
세자(E) : 뭐라? 어마마마께오서 미령하시단 말이냐?!
S#50. 동 동궁전 방 안
세자, 앞에 앉은 박상궁을 놀란 눈으로 보는데.
박상궁 : 중전마마께오서 빈청에 드시어 희락당대감을 준엄하게 꾸짖으신 연후에 급작스럽게 쓰러지시었다 하옵니다.
세자 : 뭐라?! 박상궁, 당장 교태전에 들 채비를 하게.
박상궁 : 예,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
세자빈 : 저하, 중전마마께오서 어찌 빈청에 드신걸까요?
세자 : 내 그보다도 어마마마의 환후가 더 걱정이구려.
세자빈 : 소첩도 채비를 하겠사옵니다.
세자 : 아니오, 지금은 나 혼자 들테니 빈궁께선 나중에 드시구려.
세자빈 : 예에, 어찌..?
세자 : 내 어마마마께 긴히 여쭐 말씀이 있소. 허면 다녀오리다.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가면)
세자빈 : ...?
S#51. 중궁전 방 안
윤비, 이불을 덮고 누워있고 그 앞에 창빈이 앉아있다. (*엄상궁, 윤비의 이마를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다)
창빈 : 중전마마, 소첩 마마께오서 하루속히 쾌차하시길 부처님께 빌고 또 빌것이오니
하루 속히 병마를 떨치고 일어나시옵소서!
윤비 : 그래요.. 내 창빈의 정성을 보아서라도 일어나야할텐데!
오상궁(E) : (방밖에서) 중전마마, 세자저하 드시었사옵니다.
윤비 : 뫼시어라!
오상궁(E) : (방밖에서) 예.
세자,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오고 창빈, 일어서서 예를 갖춘다.
창빈 : 세자저하, 오시옵니까?!
세자 : (조아리며)..예. (윤비쪽으로 다가앉으며) 어마마마, 환후는 어떠하시옵니까?
윤비 : .. 내 괜히 세자에게 걱정을 끼친 듯 싶구려..
세자 : 어마마마, 그런말씀 마시옵소서..자식이 부모의 환후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을요.
윤비 : 헌데 어찌 빈궁께선 아니오신겝니까?
세자 : 소자, 어마마마께 긴히 여쭐 말씀이 있사옵니다.
윤비 : 그래요.. 창빈, 자리를 비켜주시겠소?
창빈 : 예, 마마. 하오면 소첩 물러 가옵니다.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윤비 : 엄상궁, 자네도 물러가 있게.
엄상궁 : 예. (대야를 들고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세자, 무슨 말씀인지 해보시구려.
세자 : 어마마마, 어인 연유로 빈청에 드시어 조정신료들에게 언성을 높이신 것이옵니까?
윤비 : .. 세자, 지금 어미에게 그 일을 추궁하러 오신게요?
세자 : 추궁하는 것이 아니오라..소자는 빈청에까지 드시어 희락당대감을 준엄하게 꾸짖으신
어마마마의 깊으신 뜻을 알고 싶은 것이옵니다!
윤비 : ...세자, 그 일은 모른척 하시구려. 그게 세자를 위해서도 좋을것이오.
세자 : 어마마마,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희락당대감은 옥하누이의 훙거를 몇시각이나 늦추어 아바마마께 고한 죄인이옵니다.
윤비 : (흠짓)..뭐라? 그게 참말이오?
세자 : 예, 희락당대감이 분명 그리한 저의가 있었을 것이옵니다. 소자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사옵니다.
윤비 : ...
세자 : 분명 어마마마께오서는 그 까닭을 아실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어마마마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윤비 : (생각하다가 결심한 듯) 세자 지금부터 이 어미가 하는 말을 듣고 잊어버리실 수 있으시오?
또한 두 번 다시 입밖에 꺼내지 않겠다고 약조해주실 수 있으시오?!
세자 : ...
윤비 : 세자가 약조를 한다면 내 말해주리다.
세자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윤비 : 지난번 동궁전 후원에 작서를 매달아 세자를 저주한 일은 효혜공주가 하신 일이었소!
세자 : (충격) 예에?! 그,그, 그게 참말이옵니까?
윤비 : 이 어미앞에서 효혜공주가 자복을 하였소..허나 공주는 시아비인 희락당대감을 위한 일이었을뿐
그 모두가 희락당대감이 꾸민 짓거리였소!
세자 : (충격으로 말문이 막힌) .?!
윤비 : 이 어미가 희락당에게 그 일을 추궁하자 희락당이 작서의 변괴의 진상을 알고있는 이 어미를 죽이고자
우선 내 오라비들을 쳐내려고 하는것이오!
세자 : .. 하온데 어찌 아바마마께 고하여 희락당을 치죄하시지 않으시옵니까?
윤비 : 공주가 훙거하시어 확증이 사라졌거늘 어찌 희락당의 죄상을 드러낼 수 있겠소?
세자 : (분노로 주먹을 쥐는) ..희락당, 그자가...!
윤비 : ...세자, 희락당은 분명 세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 어미와 강보에 싸인 대군을 해치려고 할것이오..
(눈물이 주르르) ..세자, 만약 이 어미가 희락당의 모함으로 폐위되어 사약을 받는다 할지라도
세자께서 대군아우를 보호해주시오! 세자, 이 어미와 약조해 주실 수 있겠소..?
세자 : 어마마마, 소자, 그 누구도 어마마마와 대군아우를 모해하지 못하도록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소자, 반드시 반드시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윤비 : ..고맙소..고맙소..세자..!
S#52. 동 중궁전 방 밖 복도
중종, 방문 앞에서 침통한 얼굴로 듣고 서있다.
중종, 뭔가를 생각하다가 몸을 돌려 복도끝으로 나간다.
대전내관과 김상궁, 중종의 뒤를 따른다.
S#53. 편전 방 안
중종, 깊은 생각에 잠긴채 앉아있는 얼굴위로.
중종(E) : 내 희락당을 그리도 믿었건만 희락당, 그자가 참으로 인면수심을 지닌 자란 말인가?!
대전내관(E) : (방밖에서) 주상전하, 윤판서 들었사옵니다.
중종 : (보며) 오, 어서 드시라해라.
대전내관(E) : 예.
윤은보 : (방문이 열리면 손에 장부를 들고 들어와 조아리는)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내려와 앉으시오.
윤은보 : 예. (중종 앞에 다가와 앉는)
중종 : 윤대감, 과인이 지난번 희락당의 죄상을 은밀히 조사하라는 일은 어찌되었소?
윤은보 : (장부를 바치며) 신이 김안로의 죄상을 조사한 것이옵니다.
중종 : 오, 그래요? (장부를 받아 펼쳐보다 일그러지는) 뭣이라? 뭣이라?! 윤대감, 여기 적힌 것이 모두 참이오!
윤은보 : 예, 추호도 거짓없는 참이옵니다!
중종 : (허망한)..허,이럴수가..?! 이럴수가..?! 과인이 지금껏 도둑놈에게 곳간열쇠를 맡겼더란 말인가?!
내 김안로 네 놈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윤은보 : 전하, 신중하시어야 하옵니다.
중종 : 신중하라니?! 그 무슨 말이오?!
윤은보 : 지금 조정의 재상들과 삼사는 물론이옵고 군사를 움직일 도총관과 판의금부사까지도
김안로의 수족노릇을 하고 있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허면 김안로가 변란을 일으킬수도 있단 말인가?!
윤은보 : 독사같은 자이오니 무슨 짓거리를 저지를지 모르오니 신중히 처결하시옵소서!
중종 : 허어, 임금이 일개 신하의 권세에 눌리다니, (탄식섞인) 어찌 이럴수가 있는가?! 어찌..?!
윤은보 : 망극하옵니다.
중종 : 허, 과인 곁에 누가 있어 김안로를 도모하는 일을 논의한단 말인가?!
윤은보 : 신의 생각엔 김안로를 도모하는 일에는 판부사가 적임인 듯 싶사옵니다.
중종 : ..판부사..? 판부사라..?!
S#54. 장대인 대문 앞
송서방의 지휘로 하인들이 우차에 바리바리 실린 봉물짐들이 대문안으로 지어나르고 있다.
백치수 : (대문쪽으로 다가와 보는데) 송서방, 이 다 무슨 짐인가?
송서방 : 희락당대감 댁으로 갈 하례물이옵지요.
백치수 : 하례물?
송서방 : 예, 며칠후면 희락당대감 막내 자제분 혼례일이옵지요. 그날 바칠 하례물들이옵니다.
백치수 : 음..장대인께 고하여주시게!
송서방 : 예, 어르신. 드시지요. (대문안으로 들어가면)
백치수, 송서방을 따라 대문안으로 들어간다.
S#55. 동 장대인 사랑채 방 안
장대인과 백치수, 찻잔을 놓고 마주앉아 있다.
백치수 : 하례물로만 따지면 재상댁 자제가 아니라 국혼 하례물 같구먼!
장대인 : (미소)..이 돈을 보면 더 놀랄게요. (어음봉투를 건네며) 보시구려.
백치수 : (봉투를 열고 어음을 꺼내보다 놀라는) 은자 백만량?! 아,아니 어찌 이렇게 큰 돈을..?! (돌려주면)
장대인 : (되받으며) 내 이돈을 바치면 은자 천만량이 되어 돌아올 것이오!
백치수 : 허허, 조선땅을 통째로 털어봐도 은자 천만량의 재물은 아니 나올걸세.
장대인 : 모르시는 말씀.! 재물은 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오는게요!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이라도 쥐어짜고 털어내면 재물이 나오게 되어있소이다! 하하하!
백치수(E) : 이자가 조선에 와서 장사꾼이 아니라 탐학을 일삼는 벼슬아치가 됐구먼!
S#56. 갖바치 방 안
갖바치, 한가롭게 혼자서 흑백을 번갈아 바둑을 두고 있다.
임백령 : (방안으로 들어서며) 갖바치 선생, 희락당대감 자제의 혼삿날 신을 맞춤한 갖신이 산더미처럼 밀려있을터인데
어찌 이리 한가하시옵니까?
갖바치 : 허허, 어차피 진창바닥을 기어다닐 혼삿날 새갖신을 지어본들 무슨 소용이겠사옵니까? 하하하-
임백령 : 예에? (의아하게 보는)...?
S#57. 당추 암자 마당
당추, 법당안에서 좌선중이고 용이, 탑주변에 비질을 하고 있다.
당골네, 일각에서 나와 한가로운 풍경을 보다가 한숨을 폭 내쉬고는 객사방쪽으로 가서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S#58. 동 당추 암자 방 안
방백인, 눈을 감고 육갑을 짚고 있는데
당골네, 방안으로 들어와 앉으며 방백인의 눈치를 보며 말한다.
당골네 : 임자, 우린 언제 도성으로 돌아가는거요?
방백인 : ...
당골네 : ..찾는이도 없고 찾을곳도 없고 영 따분해서 좀이 쑤시는구려.
방백인 : (눈을 번쩍 뜨며) 여편네야, 짐쌀 채비 혀!
당골네 : 아이구 깜짝이야! 예에, 그 무슨 말이요? 금부군사가 예까지 쫓아온다는 점괘라도 나왔소?
방백인 : 도성으로 돌아가자 이 말이야!
당골네 : 예에, 그 참말이오?
방백인 : 암, 내 점괘가 틀림 없다면 희락당대감이 날벼락을 맞을 거여!
당골네 : ...?
S#59. 편전 마당 (밤)
윤임, 주변을 살피며 급한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 편전안으로 들어간다.
S#60. 동 편전 방 안 (밤)
윤임, 중종앞에 조아리고 앉는다.
윤임 :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처남, 이리 가까이 다가앉으시오.
윤임 : 예. (중종앞으로 바짝 다가앉으면)
중종 : (서찰봉투를 건네주며)...받으시오.
윤임 : (두손으로 받으며)..이것이 무엇이옵니까?!
중종 : 처남께서 국정을 탁란하고 정사를 농단하여 과인을 능멸하고 이나라 종사를 기망한 김안로를 도모하여주시오!
윤임 : (놀라보는) 예에?!
중종 : 과인의 어의가 이 밀지속에 담겨있소. 내 처남을 믿겠소!
윤임 : (결연하게) 믿으시옵소서!
S#61. 동 편전 마당(밤)
윤임, 편전 밖으로 나와 소매속에서 밀지를 꺼내 결연한 표정으로 본다.
윤임, 밀지를 소매속에 넣고 발걸음을 돌려 교태전쪽으로 향하는 모습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판부사대감 드셨사옵니다.
S#62. 동 중궁전 방 안 (밤)
난정과 윤비, 앉아 있다가 흠짓 놀란 얼굴로 방밖을 본다.
윤비 : 판부사대감이?!
난정 : 마마, 이 시각에 판부사대감이 들었다면 긴한 일이 있을 것이오니 만나보시지요.
윤비 : (끄덕이며)..방문을 열라!
엄상궁(E) : 예.
윤임 : (방문이 열리면 방문앞에 앉는)
윤비 : 판부사대감, 이 야심한 시각에 어찌 중궁전에 드시었소?
윤임 : 신, 중전마마께 긴히 아뢸 말씀이 있사오니 주변을 물려주시옵소서.
윤비 : 엄상궁, 잠시 물러가게.
엄상궁 : 예. (상궁들에게) 물러가랍신다. (상궁들을 거느리고 복도끝으로 나가는)
윤비 : 판부사대감, 말씀해보시오.
윤임 : 중전마마, 전하께오서 신에게 김안로를 도모하라는 밀지를 내리시었사옵니다!
윤비 : 뭐라? 밀지?!
난정(E) : 전하께오서 판부사대감에게 밀지를 내리시었다면 김안로 네놈의 명줄도 이제 끝장이 난게야!
난정, 기대감에 찬 얼굴로 윤비를 돌아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