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총선이 치러져 보수당의 14년 장기 집권이 막을 내렸다. 언론에서는 이번 선거가 보수당으로서는 20세기 초 이후 최악의 대참패인 것으로, 노동당은 토니 블레어가 선거를 지휘한 1997년 총선 이후 최대 규모의 압승인 것으로 말해지고 있다.
양당이 차지한 의석수로 놓고 보면 정말 그렇게 보인다.
노동당은 전체 650석 가운데 과반인 326석을 훨씬 더 뛰어넘는 412석을 얻었고, 보수당은 겨우 12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제3당은 71석을 얻은 자민당이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당은 이전보다 무려 251석을 잃었고 노동당은 215석을 더 얻었다고 한다. 의석수만 놓고 보면 노동당의 대승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좀 자세히 살펴보면 영국 총선의 결과는 아주 복잡한 속내를 지니고 있다. 우선 쓰나미 같은 결과를 가져온 선거치고는 투표율이 지나치게 낮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60%로 2001년에 59%였던 것을 제외하면 1885년 이래 두 번째로 낮다고 한다. 이번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적었다는 말일 것이다.
선거 전에 노동당의 압승이 이미 확실해서 투표장을 찾은 사람이 적었다는 분석도 있으나, 투표율이 역사상 최하 수준이었다는 것은 사람들이 노동당에도 보수당에도 강렬한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는 징표라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