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발원의 계묘년 시산제! 좋았다!(토함산 20230214)
좋은 날이다. 더구나 토함산이다.
경주를 만날 때마다 신비롭기만 함이야!
삶과 주검의 아름다운 공존을 만나기 때문이리라!
전생에 현생과 후생이 교차하는 평화스런 모습이 좋다.
삶이 그럴까...그렇게 평화로운 모습 그대로일까!
하긴 아니면 어떤가! 물상의 존재 그대로인들 좋다.
다만 여기 너무 오래 머물러 있음이 늘 마음에 걸린다.
움직임에서 출발하는 삶에서 머무름은 휴식일까...
잠시는 좋지만 아니다. 어딘가 헤치고 가야 할 거기...
그런데 거기가 암담하다고 여기는 안이함을 어찌하지!
하지만 지금 이대로 좋다. 멈춤이든 휴식이든 좋다.
오늘이 1년 산행의 안전과 힐링을 발원하는 날이라서 더 좋다.
안산즐산에 행복한 삶을 간구하는 기원제에 산신제!
감사를 넘어 각오에 다짐, 다짐을 더해 다지는 날임이야!
오늘 시산제는 토함산 정상 부근에서 실시하기로 하고
석굴암을 지나쳐 올라가야 했다. 산행 진행 방향은
석굴암-성화채취지-정상(시산제)-탑골-코오롱호텔이었는데
일부 석굴암을 지나쳐 정상에서의 시산제를 마치고 다시 석굴암!
석연찮은 방식이었지만 어떤가....결국 모든 게 당자의 선택임이야!
시산제를 마쳤다. 제대로 준비했을 뿐만 아니라
제관의 명쾌한 진행이 돋보였다. 해마다 만나는 일이지만 좋았다.
음복에 음식 나누기도 풍족하고 좋았다.
시산제 후 일부는 되돌아 내려 석굴암 방향으로 향하였다.
나머지는 계획대로 방향을 잡아 내려섰다.
올라오면서 석굴암을 들렸기에 당연히 계획대로 진행했다.
그런데 좋았다. 아주 내려서면 북편 기슭의 나뭇가지들
예쁜 상고대에 휩싸인 황홀함에 이리저리 방황함이야!
멋진 걸 만나면 우왕좌왕 왜 이리 헤매야만 할까....
그래 그게 영원할 수가 없음을 알기에 행복한 고통이리라!
더구나 낙엽 쌓인 비단길의 달콤함으로 신나게 걸었다.
전나무숲을 지나니 멀리 보이는 멋진 풍차의 모습까지
아득한 산그리매에 겹친 아련한 모습이었다.
출렁거리는 동해의 숨결까지 역시 좋았다.
하산 날머리 코오롱호텔 앞 시내버스 정거장!
골프장과 연계된 수원지(저수지)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주변을 정리하는 분이 멋져 보여 그랬다.
“멋진 곳에서 일하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저는 일하고 싶어 죽겠는데도 갈 곳이 없군요!”
“우리도 곧 그렇게 됩니다....ㅎㅎㅎ”
서로 웃고 말았지만 그것도 좋았다.
그런데 늘 난 내게 머물러 있다.
누군가....그런 날 확인할 때면 그냥 답답하다.
그래 그동안 늘 쉽게 미련 없이 잘 떠났는데
여기선 너무 오래 머물러 있나 보다.
그래도 좋다. 오늘이 좋다.
흔들림 없이 걸어서 좋았다.
감사와 발원의 축제....
그래 건행에 행복이다.
계묘년 20230214 우정화요산악회 시산제-토함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