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과학향기]마스크가 어린이의 감정 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영준기자, 2020.10.19.
우리나라가 코로나 방역에서 성공하고 있는 것은 전 국민이 모두 마스크를 잘 착용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마스크가 최고의 백신이라고 말한다.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마스크를 쓰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마스크 때문에 불편한 점도 있다. 답답하고 숨쉬기 어렵고 마스크를 사는 비용도 쌓이면 만만치 않다. 특히 바깥에서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어린이들이 마스크 때문에 활발히 활동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데 아동 발달 전문가들은 신체 활동 외에도 아동 인지 발달 능력에 마스크가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마스크는 표정이라는 비언어 의사소통을 가린다
인간은 말로만 의사소통을 하는것이 아니다. 웃고, 찌푸리고, 인상 쓰는 것 같은 표정으로도 상대방과 대화한다. 즉 우리는 감정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마스크를 쓴 얼굴만 보아 사람의 얼굴 표정을 볼 수 없다면 타인의 감정을 읽어내는 인간의 독특한 능력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자. 아이가 불이 켜져 있는 뜨거운 가스레인지로 다가간다. 그때 어머니가 인상을 찡그린 무서운 얼굴을 하며 쳐다보자 멈칫한다. 그럼 아이는 뜨거운 가스레인지에 가까이 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표정을 통해 알게 된다.
인간은 언어뿐만 아니라 표정으로도 의사소통한다. 마스크는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가는 어린이가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리기 힘들게 할 수 있다.
인간은 언어뿐만 아니라 표정으로도 의사소통한다. 마스크는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가는 어린이가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리기 힘들게 할 수 있다.
이는 아직 걷지 못하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시각적으로 절벽처럼 보이게 하는 바닥에 아이를 놓고 그 앞에는 엄마가 장난감을 들고 있다. 그리고 엄마는 웃거나 무서운 얼굴을 하도록 연구자에게 지시를 받았다. 실험 결과 대부분의 경우 웃는 얼굴을 볼 때는 절벽처럼 보이는 곳까지 기어갔지만 무서운 얼굴을 볼 때는 기어가지 않았다.
요컨대 얼굴 표정은 아이들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 세계를 바라보고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얼굴이 가려져 있다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행동을 더 낫게 교정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 게다가 표정으로 상대의 마음을 읽고 상대의 기분에 맞추어 배려하는 사회적 예절 능력을 함양하기도 어려워 진다.
◇새 시대에 맞는 감정 교육이 필요해
그렇다고 해도 마스크를 벗을 수는 없다. 어찌 되었든 가장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를 무찌를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아동발달 전문가들은 마스크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아동 교육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첫째, 자녀에게 마스크를 벗으며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행동을 여러 번 반복한다. 그럼으로써 보이지 않더라도 자녀에게 미소를 보내고 있다고 확신시킨다. 이는 부모와 자녀가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데 주요하게 작용한다.
둘째, 아이에게 눈과 눈썹을 주의 깊게 보라고 가르친다. 부모는 최대한 눈과 눈썹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어떤 감정을 표현했는지 아이와 대화한다. 이를 마치 퀴즈 놀이처럼 반복함으로써 아이가 다른 사람의 눈과 눈썹을 보고도 감정을 짐작할 수 있게끔 연습한다.
분명히 우리 사회는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팬데믹 시대에는 그에 맞는 교육법이 필요하다. 교육 현장에서는 아이들이 최대한 비언어적 의사소통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비디오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방역 당국도 혹 입이 드러나는 형태의 마스크도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면 교사와 부모들이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글: 홍종래 과학 칼럼니스트
KISTI 과학향기
사견 : 이제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감정 인지 교육이 필요하다. 내년 하반기에 종식된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부터 1년인 셈이다. 어린아이들은 사람의 표정을 보고 인지하여 그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법을 배우는 시기에 부모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모습을 많이 보다보니 감정인지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입이 드러나는 형태의 마스크를 개발하는 것이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인기가 많은 유튜브의 채널 '네고왕'에서 광희가 쓰는 마스크를 생각하면 쉽다. 마스크의 입 부분이 투명하여 상대가 입을 볼 수 있다. 일반 마스크를 썼을 때는 표정 등을 알아내기 힘든 반면 일부 투명 마스크는 그에 비해 전달력이 훨씬 높아진다. 말 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표현(표정 등)을 사용하며 시청자들에게 더 큰 웃음을 제공하는 직업이다보니 그러한 마스크를 자체 제작하게 된 것 같다. 이 마스크가 보편화되게 된다면 어린아이의 감정인지교육이 보다 나아질 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과의 의사소통 등에도 일조될 것으로 기대된다.
첫댓글 매우 흥미로운데~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수화에는 손동작 뿐만 아니라 표정, 입모양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들에게 마스크는 소통에 큰 장애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동의 감정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흥미로운 기사 공유 감사합니다:-)
여러 게시글을 둘러보다가 아동학과로서 정말 흥미로운 게시글인 것 같네요!! 여러 번 생각은 해봤지만 해결방안까지는 알기 힘들었는데,,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