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아들 건호(建昊.29)씨의 결혼식이 25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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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에 다니는 건호씨의 신부는 대학 후배인 배정민(25.연세대 대학원 재학 중)씨. 식장엔 초대장을 받은 4백명만 입장시킨다는 방침이었지만 초대받지 않은 사람들이 끼어들어 1천여명의 하객들로 붐볐다. 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연회장에 설치된 4대의 대형 TV와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되는 예식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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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는 신상우(辛相佑)전 국회부의장이 맡았다. 辛전부의장은 盧당선자의 부산상고 선배로 대선 기간 중 부산지역 후원회장을 맡았다. 보름 전쯤에 당시 후보였던 盧당선자가 주례를 부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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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전부의장이 "내가 어떻게 차기 대통령 아들 결혼의 주례를 서나"라고 사양했지만 "낙선자 아들 결혼이 될 수도 있으니 거절하지 말아달라"는 盧당선자의 말에 결국 맡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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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당선자와 부인 권양숙(權良淑)여사는 결혼식 30여분 전부터 식장 입구에서 하객들을 맞으며 일일이 악수를 했다. 盧당선자 측 하객들은 경남 김해에서 대절한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식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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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당선자는 자신과 절친한 사이인 문재인(文在寅)변호사 등에게는 "어서 오게"라며 반갑게 맞기도 했다. 이기명(李基明)후원회장, 權여사와 먼 친척뻘되는 탤런트 강문영씨 등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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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사에서 辛전부의장은 신부 裵씨를 향해 "신부는 대통령 아들을 받들고 산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부모님 눈치보지 말고 열심히 사랑하라"고 해 웃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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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신부가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순서에서 盧당선자는 건호씨와 악수하고 며느리 裵씨에게도 가볍게 손을 잡고 인사를 건넸다. 결혼식엔 연세대 4인조 남성중창단 '글리'와 裵씨가 활동했던 동아리인 혼성합창단 '아브낭뜨'가 축가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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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식을 마치고 가족사진을 촬영할 때는 1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나갔다. 예식장 측에서 "가족이 아닌 분들은 자리를 비켜달라"는 방송을 두 번씩이나 했지만 물러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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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로는 민주당 김원기(金元基).정대철(鄭大哲).한광옥(韓光玉).문희상(文喜相).김기재(金杞載).박양수(朴洋洙)의원의 모습이 보였다. 당초 참석키로 했던 한화갑(韓和甲)대표는 화환만 보냈다. 한나라당.자민련.국민통합21 측에선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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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화환과 함께 조순용(趙淳容)정무수석을 보내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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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당선자 측은 축의금을 받지 않았다. 식장에는 金대통령, 韓대표, 김우식(金雨埴)연세대 총장, LG전자 주식회사, 정대근(鄭大根)농협중앙회장이 보낸 화환 5개만을 진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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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신부는 동남아로 4박5일간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강북에 마련한 20평형 아파트에 살림을 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