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날씨가 너무 좋았다.
그냥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어디론가 떠나야만 했는데, 갈 곳이 마땅찮으면, 나는 무조건 부산으로 간다.
지리산과 더불어 부산은
내 마음의 고향이자,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날씨가 너무 맑아 경산역 위의 하늘을 찍어본다.
어, 뜻하지 않게 친구를 만난다. 사업차 남원에 간다고 했다. 무척 바빠 보였다. 이 순간에도 사업관계 전화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안날 술을 너무 많이 먹어 이 순간도 어리하다고 했다.
나도 그렇다고 말하며, 머리에 남은 술분자를 씻어내기 위해 부산으로 간다고 했다.
친구의 머릿속도, 내 머릿속도 모두 이랬을 것이다. 얼얼하다.
이 차는 상동역에 정차했다. 역무원께서 친절하게도 손을 흔들어 주신다. 옛날, 박통시절에 우리도 저런 교육- 버스나 기차가 지나가면 손을 흔들어 주라는-을 받은 적이 있다.
부산역에 도착했다. Let it be 가 흘러 나온다. 내가 오늘 갈 절영도의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부산역 맞이방 - 한미 외교장관 합동 기자회견
여기서 담배 한 대. 오늘은 이리갈까 저리갈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 태종대 씨앤시 갤러리에 간다는 목표가 분명했기에,
곧장 광장으로 내려 서서,
신기한 분수대를 한 컷 더 찍고,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며,
부산광역시 안내도를 보다가,
생명이 출렁이는 부산을 응시하며,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데' 있어서, 나는 과연 진실한가를 생각해 본다.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차이나타운 축제 등을 올려다보며, 중국의 저력, 中國力을 생각하며 부산역을 잠시 벗어나기 시작한다.
하카다로 향하는 배인듯.
영도대교를 지나면서 건너편 신선대 부두쪽을 보고 한 컷
부산 택시의 꼬깔모자를 처음으로 자세히 볼 수 있었슴다.
이제 태종대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런 차도 있지만, 이층이 오픈된 멋진 차도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시티투어 차를 타보진 못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그 오픈 차를 타볼 생각입니다.
입구의 하늘
다누비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네요.
갤러리에 늦게 도착할까봐 오늘은 이길로 올라갑니다.
희한한 조형물. 바다를 향해 뾰쪽침을 날려야만 하는 의도가 뭔가? 일본을 겨냥한 것인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해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질 않는다.
See & Sea
등대로
올라가면서
이제 내려감다.
바깥으로 나와서,
파도가 너무 좋아 파도를 찍으러 갑니다.
저 위에 있는 아지매의 권유에 몬이긴 척하며 일단은
요렇게 시작합니다, 고시레~!
율촌 정창원 선생
화가 윤계향, 우리 동료직원의 사모님.
기분 쥑이 좃슴다. 그래서 오늘은 다른 볼일 안보고 여기서 녹아지려고 마음먹었슴다.
술은 다되어 가는데, 풍악이 어찌 없을소냐~!
장녹수, 섬마을 선생님을 한 곡조 하고
일어서서 나오는데,
아 글씨 젊은 부부인듯(?)한 사람들이,
"아자씨 단소 한 번더 불어 주시면 안될까요?"
"안되긴 왜 안되겠어요?"
이래서 또 뜻하지 않게 제2라운드로 접어든다, 흐흐흐.
갤러리 문은 17:00에 닫히고,
일을 마친 아지매들은 각자의 보금자리를 찾아 갑니다.
영도대교를 지나면서 자갈치쪽을 봅니다.
멋진 조형물
일단 열차표를 끊어 놓고, 시간이 약 1시간 가량 남았기 때문에,
저녁을 먹으로 다시 나와 오른쪽 골목으로 접어 들어
이조설렁탕집으로 들어갑니다.
부산에 오면 늘 가는 집인데
맛이 아주 좋습니다.
저는 항상 음식을 깨끗이 비웁니다.
다시 부산역으로 와서,
이번에는 1층으로 먼저 들어가봅니다. 한산합니다, 부산스러운 역의 모습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한산함 그 자체입니다.
이층으로 올라오니 역시 붐비네요.
이제 플랫폼으로 향합니다.
열차 카페가 아주 조용하네요.
인터넷으로 간단한 인사를 하고,
차창에 비친 내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청도역에서 KTX를 먼저 보내기 위해 대기하는 중에, 하늘의 달이 너무 좋아서 한 컷
경산역 도착(22:26)
누가 마중을 나왔네요.
시지지역 광장으로 와서 이집에서 3차전에 돌입합니다. 우미, 바답니다.
테이블이 없어 바에 앉았는데, 바로 앞에 이런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3차전 종료시간 01:47
바깥으로 나오니, 희한한 이름의 집들이
즐비했습니다, 여기는 시지지역 광장지역.
길을 건너 집으로 향하는 길에
풀꽃향기가 나네요.
솔거, 단골집이었는데, 얼마전에 마담이 13년의 긴 세월의 장사를 접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멀쩡한 얼굴로 집으로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