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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부균분(破釜均分)
솥을 깨드려 똑같이 나눈다는 뜻으로, 탐욕을 징계한 말이다.
破 : 깨뜨릴 파(石/5)
釜 : 가마 부(金/2)
均 : 고를 균(土/4)
分 : 나눌 분(刀/2)
출전 : 서거정(徐居正)의 필원잡기(筆苑雜記)
한나라 때 임회(臨淮)에 사는 사람이 비단을 팔러 시장에 갔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자 얼른 비단을 머리에 얹어 비를 피했다. 뒤늦게 한 사람이 뛰어들더니 자기도 비를 피하게 해달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비단 한 끝을 그 사람에게 내주었다.
비가 그쳤다. 젖은 비단을 거두어 정돈하려는데 비를 피하게 해달라던 자가 갑자기 태도를 싹 바꿔 비단이 원래 자기 것이니 내놓으라고 우기기 시작했다. 비단 주인은 기가 턱 막혔다. 마침내 서로 엉겨 붙어 큰 싸움이 되었다.
태수 설선이 지나다가 두 사람을 불렀다. 둘은 태수 앞에서도 기세가 등등했다. 태수가 관리를 시켜 비단을 절반으로 잘라 반씩 나눠 주었다. 그러고는 관리를 시켜 두 사람의 반응을 들어보게 했다.
비단 주인은 원통해 죽겠다며 여전히 펄펄 뛰었다. 비를 피하려던 자는 '나리의 은혜입니다' 하며 고마워했다.
설선이 고맙다고 말한 자를 끌어다가 매섭게 고문해 실토를 받고는 죽여 버렸다.
風俗通曰:臨淮有一人持一縑到市賣之遂還。值雨, 因共披戴。後有人求庇蔭一頭之地。雨霽, 因共爭之, 各云我縑。丞相薛宣決曰:縑直數百錢, 何足紛紛! 呼騎吏中斷縑, 各與半。後人曰:受恩矣。前撮之, 縑主稱怨不已。宣考, 乃嘆服。
(太平御覽/0818)
어차피 비단은 하나뿐이라 둘 중 하나는 거짓말쟁이다. 비를 피하게 해 준 은공도 잊고 남의 비단을 가로채려 한 자는 절반을 그저 얻은 것이 기뻐 저도 몰래 나리의 은혜라고 말해 버렸다.
비록 작은 비단 한쪽이지만 풍속의 문제라 설선은 그를 죽여 고을의 기강을 세웠다. 태평어람(太平御覽) 인사부(人事部)에 나온다.
세조 때 함우치(咸禹治)가 전라감사로 있을 때 일이다. 지체 높은 가문의 형제가 서로 큰 가마솥을 차지하려고 싸우다가 관에 소송을 걸어왔다.
이 말을 들은 함우치가 크게 노해 아전을 시켜 크고 작은 가마솥 두 개를 급히 가져와 때려 부숴서 근량으로 달아 정확하게 반분해 나눠주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형제가 정신이 번쩍 들어 소송을 즉각 취하했다. 깨진 솥의 쇳조각을 다 가져야 작은 가마솥만도 못했기 때문이다.
咸東原禹治嘗爲全羅道監司。有閥閱兄弟爭釜大小訴於官者。咸怒命吏。亟取大小二釜來曰。當擊碎均其斤兩而分之。二人服。訴遂止。
(徐居正/筆苑雜記 第1卷)
배은망덕(背恩忘德)도 유분수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조금 큰 솥을 차지하겠다고 형제간에 송사를 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뿐인 작은 잇속 다툼에 목숨을 걸고 천륜을 등진다. 전부 아니면 전무(全無)다. 인간의 탐욕이 끝없다.
파부균분(破釜均分)
가마솥을 깨드려 똑같이 나눈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욕심을 경계하는 말이다.
솥을 깨뜨린다는 파부(破釜)라 할 때 파부침주(破釜沈舟)를 먼저 떠올릴 사람이 대부분이다. 전장에서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혀 죽기 살기로 싸움에 임한다는 항우(項羽)의 고사가 유명하기 때문이다.
이보다 생소하지만 더 교훈이 되는 가마솥 깨기의 성어가 있다. 크고 작은 가마솥 두 개를 똑 같이 나누기 위해(均分) 부순다면 두 개 모두 쓸 수가 없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심사가 아니라면 모두에 손해가 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을 곳이다.
조선 전기 학자 서거정(徐居正)이 고대로부터의 일화 또는 한담을 엮어 저술한 '필원잡기(筆苑雜記)'에 수록돼 전한다.
제1권에 실린 슬기로운 판결 이야기가 한문학자 정민 교수의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에 소개돼 널리 알려졌다. 내용은 이렇다.
함우치(咸禹治)라는 형조판서, 좌우참찬 등을 역임한 문신이 전라감사로 있을 때 일이다. 양반집 가문의 형제가 크고 작은 가마솥을 두고 서로 큰 것을 가지려고 관청에 소송을 걸어왔다.
이 말을 들은 감사가 크게 노해 아전에 가마솥을 가져오게 하고 명령했다. "마땅히 깨뜨려서 저울로 달아 양측에 나눠주도록 하라(當擊碎均其斤 兩而分之)."
깨어진 쇳조각은 작은 가마솥보다 못한 것을 그제야 깨닫게 된 형제는 소송을 취하했다.
중국에도 비슷한 판결 이야기가 설선단겸(薛宣斷縑)이란 성어로 전한다. 전한(前漢)시대 임회(臨淮)란 지역에서 태수를 하고 있던 설선이 잘잘못을 명확히 해결하여 재판 기록서에도 남았다.
한 비단장수가 장으로 가다 소낙비를 만나 비단을 펼쳐 피하고 있을 때 한 사내가 흠뻑 젖은 채 같이 피하자고 했다. 비가 개자 비를 피한 사나이가 비단이 자기 것이라고 우겨 시비가 벌어졌고 할 수없이 태수 설선에 주인을 가려 달라 했다.
설선이 비단을 잘라 나눠주고는 미행을 시킨 뒤 기뻐한 사나이를 족쳐 범행을 자백 받았다. 비단을 뺏긴 주인은 기분이 좋을 리 없어 범인을 가린 것이다. 일시적으로 좋아했던 사내는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가마솥을 깨뜨려 반분하라는 판결에 형제는 정신을 차렸지만 비단 반을 공짜로 챙긴 범인은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잃었다.
구약성서 열왕기(列王記)에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제3대 솔로몬왕의 지혜가 칭송되는 이유도 슬기롭게 분쟁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출산한지 사흘이 되는 갓난애를 두고 두 여인이 서로 친 엄마라 주장했다. 아이를 두 동강 내서 반씩 갖도록 하라는 서슬 푸른 판결에 다른 여자 주라는 친모가 판명 났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서로 자기가 옳다고 우기기만 하니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솔로몬까지는 아니라도 명판관이 와야겠다.
▶️ 破(깨뜨릴 파, 무너질 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돌석(石; 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皮(피,파)로 이루어졌다. 破(파)는 돌이 부서지다, 나중에 돌 뿐이 아니라, 사물이 깨지다, 찢어지다, 찢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破자는 ‘깨트리다’나 ‘파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破자는 石(돌 석)자와 皮(가죽 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皮자는 동물의 가죽을 벗기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石자가 더해진 破자는 “돌을 벗기다”, 즉 “돌을 깨부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破자는 ‘(일을)망치다’나 ‘흩트리다’와 같이 상황이 그릇됐음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破(파, 피)는(1)깨어지거나 찢어지거나 또는 상하거나 한 흠집 (2)사람의 흠집이나 결함(缺陷) (3)풍수지리의 득(得)이 흘러간 곳 등의 뜻으로 ①깨뜨리다, 깨다 ②부수다, 파괴하다 ③째다, 가르다 ④지우다, 패배시키다 ⑤일을 망치다 ⑥쪼개지다 ⑦갈라지다 ⑧흩뜨리다 ⑨다하다, 남김이 없다 ⑩깨짐, 깨는 일, 깨진 곳 ⑪악곡(樂曲)의 이름 그리고 ⓐ무너지다(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부술 쇄(碎)이다. 용례로는 찢어지고 터짐을 파탄(破綻), 깨뜨리어 헐어 버림을 파괴(破壞), 가산을 모두 잃어버림을 파산(破産), 판국이 결딴남을 파국(破局), 한자의 자획을 풀어 나누는 것을 파자(破字), 깨어져 못 쓰게 됨을 파손(破損), 파괴하고 멸망함을 파멸(破滅), 깨뜨리거나 갈라져 터짐을 파열(破裂), 깨어진 조각이나 부서진 조각을 파편(破片), 격식을 깨뜨림 또는 그리 된 격식을 파격(破格), 무표정하거나 굳어 있던 얼굴빛을 부드럽게 하여 활짝 웃음을 파한(破顔), 깨뜨림 또는 깨어지게 함을 파각(破却), 찢어진 종이로 인쇄나 제본 등의 공정에서 손상하여 못쓰게 된 종이를 파지(破紙), 심심함을 잊고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어떤 일을 함 또는 그런 일을 파한(破閑), 약혼을 파기함을 파혼(破婚), 깨어지거나 떨어지거나 하여 흠이 있는 과실을 파과(破果), 무찔러 깨뜨림을 돌파(突破), 폭약을 폭발시킴을 폭파(爆破), 규정이나 관습 등을 깨뜨려 버림을 타파(打破), 진리가 될 만한 것을 밝혀 듣는 사람의 납득하도록 궤뚫어 말함을 설파(說破), 쳐부숨으로 태권도에서 벽돌이나 기왓장 따위를 맨손이나 머리로 쳐서 깨뜨리는 일을 격파(擊破), 보아서 속을 확실히 알아냄을 간파(看破), 험한 길이나 먼길을 끝까지 걸어 나감을 답파(踏破), 구멍을 뚫고 폭약을 재어 터뜨려 바위 등을 깨뜨림을 발파(發破), 중도에서 꺾이지 않고 목적지까지 다 달림을 주파(走破), 풍파나 장애물에 부딪쳐서 배가 부서짐을 난파(難破), 글을 막힘 없이 죽 내려 읽음을 독파(讀破), 수치를 수치로 알지 아니함을 파렴치(破廉恥),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곧 세력이 강대하여 대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를 파죽지세(破竹之勢), 얼굴이 찢어지도록 크게 웃는다는 뜻으로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크게 웃음을 이르는 말을 파안대소(破顔大笑),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주(破釜沈舟), 깨어진 그릇 조각을 서로 맞춘다는 뜻으로 이미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고 쓸데없이 애씀을 이르는 말을 파기상접(破器相接),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한바탕 웃음을 파안일소(破顔一笑), 옹기나 장독 따위를 깨뜨려서 친구를 구한다는 파옹구우(破甕救友) 등에 쓰인다.
▶️ 釜(가마 부)는 형성문자로 釡(부)는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쇠 금(金; 광물, 금속, 날붙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父(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釜(부)는 ①가마(가마솥), 가마솥(아주 크고 우묵한 솥) ②솥의 범칭(汎稱) ③용량 단위(=6말 4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가마 밑을 부저(釜底), 기왓 가마를 와부(瓦釜), 가마 속의 고기란 뜻으로 생명이 위험한 것을 가리키는 말을 부중어(釜中魚), 솥 속의 생선이라는 뜻으로 생명에 위험이 닥쳤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부중지어(釜中之魚), 솥 안에 물고기가 생긴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하여 오랫동안 밥을 짓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부중생어(釜中生魚), 시루에는 먼지가 쌓이고 솥에는 물고기가 생길 지경이라는 뜻으로 몹시 가난함을 이르는 말을 증진부어(甑塵釜魚), 질그릇과 솥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천둥이 치는 소리로 착각한다는 뜻으로 무식하고 변변치 못한 사람이 아는 체하고 크게 떠들어댄 소리에 여러 사람이 혹하여 놀라게 된 것을 와부뇌명(瓦釜雷鳴), 배를 가라앉히고 솥을 깬다는 뜻으로 필사의 각오로 결전함을 이르는 말을 침선파부(沈船破釜),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선(破釜沈船),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주(破釜沈舟), 고기가 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목숨이 붙어 있다 할지라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을 비유하는 말을 어유부중(魚遊釜中), 가마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생명이 매우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말을 유어부중(游於釜中) 등에 쓰인다.
▶️ 均(고를 균, 운 운, 따를 연)은 ❶형성문자로 勻(균), 匀(균), 圴(균)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勻(균)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勻(균)의 옛체는 旬(순)의 생략형(省略形) 쌀포몸(勹; 싸다)部와 二(이)를 합친 것, 旬(순)은 열흘, 고루 퍼지다, 二(이)는 가지런하다, 均(균)은 땅을 평평(平平)하게 고르다, 고르게 하다, 할당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均자는 '고르다', '균등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均자는 土(흙 토)자와 勻(고를 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勻자는 무언가가 '고르다'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均자는 이렇게 '고르다'라는 뜻을 가진 勻자에 土자를 더한 것으로 '(땅이)고르다'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니까 均자에서 말하는 '고르다'라는 것은 본래 땅이 평평하다는 것을 뜻했다. 그래서 均(균, 운, 연)은 ①고르다 ②평평하다 ③가지런히 하다, 조절하다 ④비교하다, 따지다 ⑤밭을 갈다, 김매다(논밭의 잡풀을 뽑아내다) ⑥널리, 빠짐없이 ⑦두루, 모두, 죄다 ⑧녹로대(轆轤臺: 돌림판. 도자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기구) ⑨조율기(調律器) ⑩악기(樂器)의 이름 ⑪검은 옷, 군복(軍服) 그리고 ⓐ운(韻: 한자의 음절에서 성모(聲母)를 제외한 부분)(운) ⓑ운치(韻致)(운) ⓒ정취(情趣)(운) ⓓ소리, 음향(音響)(운) ⓔ소리의 울림, 여운(餘韻)(운) ⓕ운문(韻文)(운) ⓖ기품(氣品)(운) ⓗ기호(嗜好), 취향(趣向)(운) 그리고 ㉠따르다(연) ㉡물을 따라 내려가다(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고를 조(調)이다. 용례로는 치우침이 없이 고름을 균형(均衡), 차별 없이 고름을 균등(均等), 혜택을 고르게 받거나 이익을 고루 얻음을 균점(均霑), 차이가 없이 한결같이 고름을 균일(均一), 똑같이 나눔을 균할(均割), 고루 잘 익음을 균숙(均熟), 두루 편안함을 균안(均安), 고르게 나누어 줌을 균배(均配), 여럿이 고르게 나눔을 균분(均分), 균형이 잡혀 잘 어울림을 균제(均齊), 어떤 가정 밑에서 많은 수나 같은 종류의 양의 중간의 값을 갖는 수를 평균(平均), 어떤 쪽으로 치우쳐서 고르지 아니함을 불균(不均), 적절하고 공평함을 정균(停均), 고른 성질이나 상태를 일컫는 말을 균일성(均一性), 고르게 되거나 고르게 함을 이르는 말을 균일화(均一化), 균형이 잡히지 않고 어느 편으로 치우쳐서 고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균형(不均衡), 차별이 있고 고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균등(不均等), 그 동류 전체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모양을 일컫는 말을 평균적(平均的), 1년을 단위로 하여 내는 평균을 일컫는 말을 연평균(年平均), 음과 양이 서로 잘 어울린다는 말을 음양상균(陰陽相均) 등에 쓰인다.
▶️ 分(나눌 분, 푼 푼)은 ❶회의문자로 푼의 뜻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된다. 刀(도; 칼)와 八(팔; 나눔)의 합자(合字)로 물건을 나눔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分자는 ‘나누다’나 ‘베풀어 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分자는 八(여덟 팔)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八자는 사물이 반으로 갈린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사물이 나누어진 모습을 그린 八자에 刀자가 결합한 分자가 물건을 반으로 나누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分자는 사물을 반으로 나눈 모습에서 ‘나누어 주다’나 ‘베풀어 주다’라는 뜻을 갖게 됐지만, 물건이 나뉜 후에는 사물의 내부가 보인다는 의미에서 ‘구별하다’나 ‘명백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分(분, 푼)은 (1)분세(分稅) (2)분수(分數) (3)십진(十進) 급수(級數)의 단위의 하나. 곧 하나를 열에 나눈 것의 하나. 1의 1/10. 시간(時間)의 단위. 한 시간을 60으로 나눈 그 하나 (4)각도(角度). 경위도 등의 1도를 60으로 나눈 단위의 하나 (5)길이의 단위 1치를 10으로 나눈 그 하나 (6)1돈을 10으로 나눈 그 하나 (7)1할(割)을 10으로 나눈 그 하나 (푼)으로 읽힐 때, ㊀옛날 엽전의 단위. 한돈의 1/10 ㊁무게의 단위. 한돈의 1/10 ㊂길이의 단위. 한 치의 1/10, 등의 뜻으로 ①나누다 ②나누어 주다, 베풀어 주다 ③나누어지다, 몇 개의 부분(部分)으로 갈라지다 ④구별(區別)하다, 명백(明白)하게 하다 ⑤헤어지다, 떨어져 나가다 ⑥구별(區別), 다름 ⑦나누어 맡은 것, 몫 ⑧분수(分數) ⑨운명(運命), 인연(因緣) ⑩신분(身分), 직분(職分) ⑪길이, 무게, 시간(時間), 각도(角度), 화폐(貨幣) 따위의 단위 ⑫24절기(節氣)의 하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을 때, 그리고 ⓐ푼(엽전의 단위)(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분할 구(區), 나눌 반(班), 나눌 배(配), 나눌 반(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합할 합(合)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을 이루고 있는 각 성분이나 요소를 갈라냄을 분석(分析), 어떤 갈래에 달린 범위나 부문을 분야(分野), 틀림없이 또는 확실하게를 분명(分明), 나누어서 넘겨 줌을 분양(分讓), 서로 나뉘어서 떨어지거나 떨어지게 함을 분리(分離), 찢어져 갈라짐을 분열(分裂), 생산에 참가한 개개인이 생산물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는 일을 분배(分配), 일을 나누어서 맡음을 분담(分擔), 종류를 따라서 나눔을 분류(分類), 따로따로 흩어짐을 분산(分散), 서로 구별을 지어 가르는 것을 분별(分別), 분량이 적적하여 모자람이 없음을 충분(充分), 전체를 몇으로 나눈 것의 하나하나를 부분(部分), 처리하여 다룸을 처분(處分), 명목이 구별된 대로 그 사이에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나 분수를 명분(名分), 따로따로 갈라 나눔을 구분(區分), 개인의 사회적인 지위 또는 계급을 신분(身分), 몫몫이 나누어 줌을 배분(配分), 남에게 어질고 고마운 짓을 베푸는 일을 덕분(德分), 마음에 생기는 유쾌 불쾌 우울 따위의 주관적이고 단순한 감정 상태를 기분(氣分), 화합물을 조성하는 각 원소를 성분(成分), 자기에게 알맞은 신분 또는 의무로 마땅히 하여야 할 직분을 본분(本分), 영양이 되는 성분을 양분(養分), 서로 소매를 나누고 헤어짐이란 말로 이별을 뜻하는 말을 분수작별(分手作別), 분가함 또는 별거함을 분문이호(分門異戶), 얼마 안 되는 돈과 곡식을 분전승량(分錢升量), 사리를 분별하는 마음가짐을 분별사식(分別事識), 자기 분수에 만족하여 다른 데 마음을 두지 아니함을 안분지족(安分知足), 두 과부가 슬픔을 서로 나눈다는 뜻으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동정한다는 말을 양과분비(兩寡分悲), 한번 서로 인사를 한 정도로 아는 친분을 일면지분(一面之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대의명분(大義名分)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