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일개 국민 한사람으로서 미국 대통령에 대해 너무 관심을 많이 갖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고 특히 트럼프라는 인물이 미국 대통령가운데 가장 성향이 특이하고 예측 불허이기 때문에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도 가고 그의 행보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이 한국인의 입장에서도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는 평가도 가능합니다. 트럼프라는 인물은 미국 정치사에 몇 안되는 아웃사이더 출신입니다. 일반적인 경로를 밟은 사람이 아닙니다. 미국 정치에 입문이 상당히 늦었다는 말입니다. 미국 대통령들의 대부분은 일찌기 정치에 뜻을 두고 하원의원에서 상원의원 그리고 주지사를 거친 뒤 대통령에 도전합니다. 하지만 트럼프라는 인물은 그런 과정을 모두 생략했습니다. 지난 2016년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해 백악관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그의 등장을 그다지 곱게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정치엘리트적인 면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업자에서 졸지에 한 나라 그것도 세계 최강의 미국의 패권을 움켜잡았으니 정치적 엘리트집단에서는 어느 정도 불쾌감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정치 엘리트집단에서 그의 판단과 정책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내리기 일쑤였고 미국의 주류언론들도 트럼프의 돌출행동과 판단에 비판을 가한 것이 사실입니다.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패하면서 미국의 정치 엘리트집단과 미국 주류언론에 대해 엄청난 분노를 느꼈고 다시 집권할 경우 대표적으로 손봐야 할 집단으로 판단했음이 분명합니다.
트럼프는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됐습니다. 그가 2021년부터 4년동안 야인으로 있으면서 자신이 재집권할 때 반드시 처리해야할 두개의 집단으로 국내적으로는 정치적 엘리트집단이라는 딥스테이트와 국외적으로는 중국을 점 찍었습니다. 정치적 엘리트집단인 딥스테이트 즉 미국의 국가조직에 근무하면서 기득권세력을 형성하고 나라의 발전을 저해하는 암적 존재로 트럼프는 평가한 것입니다. 단순한 행정부조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군조직 나아가 네오콘까지 손을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미국의 엘리트조직 그리고 기득권세력, 그들의 커넥션들을 파헤쳐 연결고리를 단절시키겠다는 단호한 결의가 숨겨져 있는 것입니다.
그가 대선에서 승리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일론 머스크를 딥스테이트 세력을 척결하는 선봉장으로 내세웠습니다.DOGE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 선임한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사업을 추진할 때 미국 행정부내의 꽉 막힌 조직과 공무원들의 횡포를 많이 경험한 적이 있어 개혁의 칼을 높이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를 대동한 채 연방정부의 인력을 감축하고 추가 채용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국제개발처(USAID) 해체작업에도 나섰습니다. 국제개발처는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하려는 외국단체들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하지만 미국의 영향력을 더욱 넓히기 위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단체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잡음을 일으킨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의 제 2의 CIA 역할을 했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국내에 있는 이런 저런 단체에서 미국으로부터 자금을 공급받아 원래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고 해당 단체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사용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적 미치광이들이 USAID를 운영해 왔다면서 해체를 선언하고 머스크는 USAID를 범죄조직으로 규정했습니다. 트럼프의 주장대로 급진적 미치광이 역할을 하는 한국에 있는 일부 단체들에 자금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불법 체류자들과 펜타닐 마약에 대한 대대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잘 알려진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나라밖 전쟁터는 바로 중국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마자 강력한 관세를 부과하고 강한 영토 소유권의 욕망을 드러낸 곳들의 공통점은 바로 중국입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부과는 그들 국가들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불법체류자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 것뿐 아니라 중국의 미국내 수출의 교두보역할을 한다고 트럼프는 판단한 것입니다. 파나마 운하의 경우도 중국의 자본이 파나마를 장악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파악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린란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린란드 주변으로 형성되는 북극항로에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 중국이 북극항로를 장악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가 존재하는 것으로 외교가에서는 읽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관세폭탄 카드가 그다지 큰 영향을 보이지 않을 것에 대비한 일종의 선제 공격 양상을 띤다고도 보여집니다. 중국이 1차 트럼프 집권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관세폭탄만으로 중국을 굴복시키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우전쟁을 조기에 종식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는 것도 빨리 러우전쟁을 마무리한 뒤 중국에 대한 공략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의 발로로 보입니다. 북한과 북미정상회담을 재개하는 것도 넓게 보면 대중국 견제와 격리 정책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중국으로부터 러시아를 떼어놓고 북한도 거리를 두게 하면 중국은 동북아에서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태평양지역에서 미 해군의 군사력을 대폭 높이겠다는 것도 중국 견제의 흐름속에 이뤄지는 것입니다. 태평양에서 중국의 해군력을 누르기 위해서는 군함의 증강이 시급하고 그래서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에 도움의 손짓을 보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개의 전선에서 자신이 의도한 대로 대단한 성과를 낼 것인지 아니면 상대의 거센 도전에 고전할 것인지는 지금으로서은 예상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미국내 공무원집단의 집단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며 미국 언론과 미국 연방 법원들의 판단도 그다지 순탄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나라의 명운을 걸고 트럼프의 공략에 맞설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력을 다해 이루려는 양대 전선에서 과연 어떤 결과를 도출할 것인가가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끼치는 영향이 대단할 것입니다. 만일 양대 전선에서 밀릴 경우 2년후의 미국내 중간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고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지금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입장이지만 조속히 나라 상황이 정상화되어서 제대로 외교적 경제적 항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2025년 2월 1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