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지난 8월께 한국에 정부 대 정부 계약인 '대외무기판매'(FMS) 방식으로 무기를 판매할 때 부여해온
'비반복 비용'(non-recurring costs·NC) 면제 혜택을 폐지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도 비슷한 입장을 알렸다.
NC는 미국 방산업체가 무기를 개발하거나 생산할 때 발생한 비반복성 비용으로 초기 개발비, 설계비, 시험비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미국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르면 미 국방부(전쟁부)는 FMS 방식으로 외국에 판매하는 특정 주요 무기에 대해 NC를 회수하도록 하고 있다.
FMS 방식으로 무기 수출시 NC 중 일정액을 구매국에 추가로 청구함으로써 무기 개발에 투입된 미국 납세자의 세금을
일부 회수하도록 법제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 국방부는 일정한 경우에 한해 NC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해왔다.
특정 동맹국이나 우방국을 우대할 전략적 이유가 있거나, 국제 무기 수주전에서 미국이 불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기 판매시 NC를 청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은 그동안 미국 정부에 의해 나토에 준하는 동맹국으로 취급받으며 NC 면제를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미국산 무기를
FMS 방식으로 도입할 때마다 NC와 관련한 일정액 부담을 요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NC 면제로 그동안 한국은 미국산 무기 구매액의 5%가량을 줄일 수 있었는데, 이 제도가 폐지됨으로써 미국산 무기도입 관련 비용 부담은 커졌다.
한국이 미국산 무기 250억 달러(약 37조원) 상당을 2030년까지 구매하기로 한 상황에서 NC 면제 종료는 한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FMS(Foreign Military Sales, 미국의 대외군사판매)는 미국이 자유 우방국과 동맹국에 대한 안보지원계획의 일환으로
「무기수출 통제법」과 관련 법규에 따라 군수물자와 장비를 판매하는 제도이다.
미국은 FMS나 상업판매, 모두 자유 우방국과 동맹국에 대한 안보 지원 수단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FMS는 의회와 국무부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FMS는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에 대한 무기판매에 전략적 우대정책이다.
FMS 제도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운영방침은, 미국 정부가 우방 구매국을 대리하여 구매해 주는 사업으로서
FMS를 통하여 이익도 손해도 보지 않겠다(No-profit and No-loss)는 것으로,
구매국을 대신해서 구매절차상 드는 행정비용만 부과하고 FMS 물자를 미군 조달물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관리를 수행하는 것이다.
판매경로에 대해서 미국정부는 FMS와 상업판매 간의 상호경쟁을 배제하고, FMS 경로만으로 판매하는 품목을 제외하고,
구매경로의 선정은 구매국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은 처음 한국군이 창설되던 시기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장비를 인수하여 운용해 오다가
한국전쟁 시에는 미국으로부터 모든 장비와 물자를 지원받았다.
전쟁 이후에도「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무상군사원조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1960년대 말 미국의 원조가 무상원조에서 유상 차관으로 전환되는 한편, 1970년대부터 한국의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1974년부터 기타 우방국과 같은 구매자격으로 FMS 방식으로 물자와 장비를 구입하게 되었다.
FMS 방식은 미국이 FMS 관련 법규를 구매국에게 일방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구매국의 입장에서는 FMS 방식의
비효율성과 관련법규의 불평등의 문제가 있지만, 미 군사차관에 의해 FMS가 이루어진 한국은 미국이 제시하는
FMS의 일방적인 조건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레이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이 동북아 안정에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재평가되며 한·미 동맹관계가
강화되는 한편, 빠른 경제성장으로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었다고 평가되어 모든 군사차관이 종결되었다.
그에 따라 무기 구입 방식도 1987 회계연도부터 미국이 공여하는 FMS 차관대상에서 제외되어 원조 형태의 수혜국(受援國) 입장을
완전히 벗어나게 되면서 전액 현금판매 방식으로 전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