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7일자 주간지 <한겨레21>에서는 ‘한국 축구여, 판을 갈아라’라는 제목으로 특집 기사를 게재하면서 조광래 - 신문선 씨의 대담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조광래-신문선 대담 내용 보기
이 대담 내용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노흥섭 전무가 <한겨레21>에 반론의 게재를 요청한 바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서는 노흥섭 전무가 보낸 반론 전문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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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겨레 21>에서 우리 한국 축구에 대해 관심을 갖고 크게 보도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한겨레 21>에 실린 조광래-신문선 씨의 대담 내용은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아 자칫 이런 내용이 축구팬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걱정되면서, 협회의 홍보가 부족한 점은 반성하게 됩니다.
먼저 두 분은 대한축구협회가 2002 월드컵 이후에도 유소년 축구와 프로축구 발전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대표팀에만 매달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대표팀 경기가 국민적 관심이 높고 언론의 주목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비쳐질 소지가 있기는 합니다.
사실 유소년 축구의 발전이야말로 월드컵 이전부터 협회가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입니다. 유소년 축구가 제대로 발전해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상식적인 생각입니다.
2000년에 당시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 10대 과제’를 선정했는데 그중 3개 항목이 유소년 축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첫째, 초중고 전국대회의 축소와 리그화 확립.
둘째, 당시에는 시작하지 못한 프로 유소년 클럽과 같은 유소년 클럽을 만들어서 이들 클럽을 활성화시키는 것.
셋째, 권역별 유소년 상비군 제도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승부에 얽매이지 않고 즐기는 축구를 하자는 취지에서 2000년부터 동원컵 유소년 축구대회를 권역별로 묶어 리그제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한번 지면 바로 탈락하는 것이 아니라 주말마다 리그전을 통해 많은 경기를 함으로써 선수들이 학과 공부도 충실히 하고 실전 경험을 충분히 쌓게 되었습니다.
1999년부터는 우수 유소년 선수 양성을 위해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12세부터 15세까지 연령별 유소년 상비군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지도하기 위해 10 명의 전임 지도자를 두고있습니다.
U-12, U-13, U-14, U-15, U-17, U-20팀 등으로 12세부터 20세까지 6단계로 세분하여 유소년과 청소년 대표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5년 전부터 브라질 출신의 에베랄도 다 실바와 네덜란드의 로버츠 알버츠 등 2명의 유소년 지도자를 초빙하여 각각 U-14팀과 U-16팀의 지도를 맡기고 있습니다.
유소년 선수들을 제대로 가르칠만한 교재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2002년에는 서울대 김의수 교수와 서울대 체육과학 연구원에 의뢰하여 유소년 지도 교본 950권과 훈련용 비디오 300개를 제작, 전국의 초/중/고교에 보급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협회의 노력 결과 2002년 이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U-16팀과 U-19팀이 우승을, 동아시아 유소년 페스티벌에서 U-14팀이 잇따라 우승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002년 U-16팀이 아시아 청소년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86년 이후 16년만의 일이었으며 U-16팀과 U-19팀이 2개 대회를 같은 해에 우승하여 FIFA가 주관하는 세계 선수권대회에 동반 진출한 것은 한국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최근 각급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도 대부분 권역별 상비군을 통해 발탁한 인재들입니다.
지리적 위치 때문에 일본과 중국은 우리의 비교상대로 자주 거론됩니다. 월드컵 대회 전에 우리 유소년팀과 청소년팀이 일본과 중국에 고전하자 한국 축구의 미래가 불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그동안의 집중적인 투자로 이제는 그런 우려가 상당히 불식되었으며 오히려 유소년팀과 청소년팀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축구협회가 현재 FIFA 주최의 세계청소년대회(U-20)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도 유소년팀과 청소년팀의 육성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축구협회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프로 유소년 클럽 등 유소년 축구 클럽의 활성화를 위해 월드컵 잉여금 중 5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하고 금년 초에 프로연맹을 포함한 축구 관련 인사들이 1차 회의를 가졌습니다.
또한 프로연맹도 5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여 총 1백억원의 예산이 유소년 클럽 발전에 사용될 것입니다.
2006년 하반기까지 650억원의 월드컵 잉여금을 투입하여 전국에 3개 축구센터와 14개 축구공원을 조성하면 유소년 축구 경기 대부분이 잔디구장에서 열리게 되어 유소년 축구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자 축구에대한 투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2001년부터 여자 대표팀에 대해 과학적인 훈련과 함께 집중적인 지원을 하여, 2003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 여자선수권대회 3-4위 전에서 일본팀을 국제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1대 0으로 이겨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낸 바 있습니다.
U-19 여자 청소년 대표팀은 지난 6월 여자축구 사상 국제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U-19팀은 중국 써조우에서 열린 아시아 여자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정상권의 중국을 2 대 1과 3 대 0으로 연속해서 이기는 등 6전 전승으로 우승하여 세계 청소년(U-20) 선수권대회 진출권을 확보했습니다.
한국 U-19 여자팀이 중국을 꺾자 FIFA와 AFC는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은 여러 나라에 희망을 주었다”라고 발표했다.
다음은 프로축구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은 동반자적 관계입니다. 형식상으로 프로연맹은 협회가 관장하는 6개 연맹 가운데 하나로 되어 있지만 연맹 자체 규약에 따라 사업과 행정을 독자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대회 이후 협회는 “프로축구 활성화 없이 축구 발전 없다”는 원칙 아래 프로 선수들의 대표팀 소집 기간을 축소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시안 게임 등 아시아 지역의 대회는 30일전 소집에서 20일로, 국내 개최 친선경기는 7일 전 소집에서 3일로 대폭 축소하여 프로 리그를 최대한 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대표팀 감독하려는 사람이 없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거에 비해 파격적인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있습니다.
올해부터 A 매치 일정을 미리 잡아 프로구단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고 있으며, A 매치 날짜도 협회와 프로연맹, 구단 3자가 협의하여 사전에 결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A 매치 경기뿐만 아니라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3자 회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할 생각입니다.
프로축구의 드래프트 제도를 폐지하고 FA제도를 도입한 데에 대해 두 분은 제도 개선의 진행과정과 근본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FA 즉 Free Agent(자유 계약) 제도는 선수가 구단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팀을 선택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입니다.
드래프트제도이건 FA제도이건 보는 관점에 따라서 장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드래프트제도는 구단으로 하여금 선수 연고권을 갖게 하는 것이고 FA 제도는 선수의 자유로운 계약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드래프트 제도에 대해서는 2000년 7월 프로야구선수들이 모여 드래프트 제도를 ‘현대판 노예제도’로 규정하고 항의 집회를 가질 때 일부 프로축구선수들도 동조한 적이 있습니다.
2000년 11월, 정몽준 회장과 김호, 김정남, 이회택 감독 등 역대 월드컵 대표팀 감독이 한자리에 앉아 2002월드컵을 대비한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도 이들 감독들은 FA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FA제도는 프로연맹 제도 개선위원회에서 오랫동안 검토한 후 2001년 프로구단 단장들로 구성된 프로연맹 이사회에 정식안건으로 상정하여, 정식 절차를 밟아서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때 언론들은 “선수들의 의욕을 키워줄 것”이라고 했으며, 대부분의 선수들과 투자 의지가 많은 구단들은 환영의 뜻을 표했습니다.
프로축구는 2001년 FA제도를 도입했지만 2002년까지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프로야구에 대해서는 그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드래프트 제도가 선수들의 자유로운 직업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다”며 개정 권고를 했습니다.
이것을 보아도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은 앞선 행정을 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FA제도는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프로연맹과 일선 감독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공식적인 절차를 거쳤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제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대담에서는 “한 사람의 독단적인 판단과 지시에 의해 도입되었다”고 주장하여, 마치 어느 특정인이 잘못된 제도를 강제로 도입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실제 시행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FA제도의 경우 프로구단의 지원을 받은 선수에대한 연고권을 주장 할 수 없는 등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협회와 프로연맹은 FA제도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또 두 분은 대한축구협회장을 축구인들이 직접 선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장을 대의원 총회에서 선출하는 것은 대한체육회 정관에 따른 것입니다. 이는 대한체육회의 49개 가맹단체가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 제도이며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축구인이 직접 선출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축구협회 대의원들은 전국 시/군/구 지방협회장들이 선출한 분들로서, 대표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 240여 명의 지방 축구협회장들은 자신의 시간과 열정과 상당 액수의 경비까지 아낌없이 제공하여 축구 발전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오직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봉사하는 지역 축구협회장님들에 대해 우리 축구인들은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축구는 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중적인 종목입니다.
국민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서 앞으로는 이사진에 문화-언론-법조계 그리고 기업인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예산 집행의 투명성 문제는 여러 차례 거론되었습니다.
축구협회는 매년 공인회계사를 통해 회계감사를 받고 있으며 대의원 총회에서 검증을 받고 있습니다. 2000년에는 국세청으로부터 모범 납세단체로 선정되어 표창 받을 정도로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협회의 법인화 문제는 한국 축구의 장기적인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협회 고문 변호사과도 상의하면서 도입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법인화 문제는 가까운 시일 안에 협회의 공식 기구에 정식 안건으로 올려 결정하겠습니다.
비판은 발전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하고 협회는 언제든지 이를 겸허하게 수용할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월드컵을 유치하려고 할 때 우리의 축구 실력이나, 운동장 시설, 축구 열기가 월드컵을 개최할 수준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일부 체육계 인사와 축구인은 월드컵 유치는 전혀 가망성이 없는 일이라며 도와주기는 커녕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비판적이었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이 세계적 수준과 격차가 나지만 월드컵을 개최함으로써 실력과 시설, 열기가 향상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묵묵히 우리의 일을 다하여 뜻을 이루었습니다.
그 결과 1승만 해도 다행이라던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4강 신화를 이룩했습니다.
저희 협회는 우리의 실력이 세계 4강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오직 국민의 열화같은 성원에 힘입어 그 같은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며, 월드컵 후에도 자만심에 빠지지 않고 내실을 기하기 위해 노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월드컵을 통해 마련한 축구전용경기장 등 축구 인프라를 활용하고, 유소년과 프로축구 그리고 여자 축구를 착실히 발전시켜 명실공히 세계 상위권의 실력을 갖추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협회의 사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협회의 문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어떠한 건의라도 축구 발전에 필요하다면 수용할 것입니다.
이번 <한겨례 21>에서 두 분의 대담이 있기 전에 두 분을 포함한 더 많은 분들에게 협회가 하고 있는 일을 정확하게 홍보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팬들과 축구인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듣는 한편, 협회에서 하고있는 일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리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겠습니다.
조광래 감독과 신문선 위원은 평소 제가 좋아하는 후배입니다. 제가 협회 전무라는 책임을 지고 있으므로 앞으로 두 분을 만나 더 자세한 얘기를 나누기로 하고, 우선 지면을 통해 간략하게 오해의 부분을 해명합니다.
지금 우리는 독일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 아테네 올림픽 등 굵직한 현안이 한꺼번에 눈앞에 닥쳐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전체 축구인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 저희 협회는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팬 여러분들께서도 축구를 더욱 사랑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첫댓글 하여튼 신문선 좆도모르는게 까불어...근데 나도 이건 처음알았네요..축협 힘내시오...처음으로 댁들이 맘에들었소.
솔직히 신문선 만한 사람없음...
축협에서 프로를 위해 한건 결국 FA제도 도입 하나?훈련기간 축소는 아직도 다른나라보다 많다.반면 국대에 해준거는?그래서 국대 중심이라는거다.그리고 건의는 무슨 건의를 받아드려.맨날 개무시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