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투데이 곽민구 기자]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지난해 11월 일일드라마 ‘내 딸 꽃님이’를 통해 여주인공으로 깜짝 발탁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후 연이어 ‘각시탈’, ‘다섯 손가락’ 여주인공에 캐스팅되며 최고의 해를 보낸 진세연. 어느새 러브콜이 줄을 잇는 핫한 스타로 자리매김한 그녀의 얼굴에는 피곤함보다는 뿌듯한 미소가 가득 차 있었다.
“벌써 1년이라니 정말 빠르네요. ‘내 딸 꽃님이’가 끝나는 여운을 느끼기도 전에 ‘각시탈’을 들어가고 그 후 바로 ‘다섯 손가락’ 촬영에 들어가서인지 이제야 ‘내 딸 꽃님이’가 끝나는 여운을 느끼고 있어요. ‘다섯 손가락’과 ‘내 딸 꽃님이’가 같은 방송사라 그런지 촬영 장소가 비슷한 곳이 많아요. 그래서 같은 곳에서 촬영을 하면 ‘꽃님이 때 이런 촬영을 했었지’라는 생각들이 들어요. 아마 ‘다섯 손가락’을 마치면 그때야 ‘각시탈’의 여운을 크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제 마지막 회만을 남기고 있는 ‘다섯 손가락’은 배우들의 열연과 거듭되는 충격 반전 스토리로 30~50대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세연은 가장 기억에 남는 반전 스토리로 오빠의 생환을 꼽았다.
그는 “내가 작품을 하며 친오빠 있는 건 처음이다. 실제 친오빠가 있는데 작품 속에 친오빠가 있으니 마냥 좋았다. 근데 죽음을 맞아 너무 슬펐는데 다시 살아나더라. 대본을 보고 대기실에서 ‘오빠가 살아났다’며 좋아서 방방 뛰었다”며 “나중에 들어보니 오빠도 처음에는 몰랐는데 왠지 살아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마지막 촬영하고 ‘인사를 해야 하는지 혼자 고민 했었다’는 이야기에 웃었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해 ‘내 딸 꽃님이’ 촬영 중 진세연은 최진혁과의 키스신을 이야기하며 ‘추워서 너무 힘들었다’는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새 다시 겨울. 이번 촬영에서도 진세연을 괴롭히는 건 역시 추위였다.
“날씨는 추운데 두꺼운 의상을 안 입으려고 해요. 근데 꼭 첫 신과 마지막 신이 야외로 걸려 힘들어요. 아침 7시 첫 촬영과 새벽에 촬영하는 마지막 신은 정말 추워요. 그리고 이상하게 따뜻할 때는 꼭 세트 촬영으로 들어가네요. 특히 이번에는 한강신이 유독 많았어요. 진짜 춥더라고요. 한강에서 키스신을 찍는데 오후 9시부터 촬영해서 새벽 3시까지 6시간을 촬영했어요. 그래서 이번 키스신도 덜덜 떨며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현재 진세연이 맡은 다미와 지호(주지훈 분)의 출생 비밀이 밝혀지며 사랑하지만 이뤄지기 힘든 상황을 맡았다. 물론 시나리오는 작가의 권한이지만 배우로서 꿈꾸는 결말도 있을 터.
이를 묻자 진세연은 “전작 ‘각시탈’이 목단이 시점에서는 비극일 수 있는데 한 번의 비극을 겪어보니 비극이 매력적이더라”며 “내 생각인데 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다미는 슬프지만 마음을 다잡고 잘 살아가는 엔딩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보면 반전이 많은데 유만세 회장이 살아 돌아오면 정말 충격일 것 같다”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체력적 부담과 겹치기 출연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은혜를 갚기 위해 선택한 ‘다섯 손가락’ 출연. 그렇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진세연은 또 한 번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항상 매 작품마다 얻는 것이 있어요. 이번에도 얻은 것이 많은데 시간이 지나며 점점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여러 선배와 연기를 하며 많은 걸 배워요. ‘각시탈’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함께한 전노민 아빠도 괜찮은 장면이 있으면 전화해 ‘지금 눈빛 기억해라’ 등의 조언을 해주시죠. ‘내 딸 꽃님이’ 후 1년이 지났는데 그때보다 대본 해석도 좋아지고, 상대 배우에 대한 리액션도 섬세해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만약 20년 후 ‘다섯 손가락’이 리메이크된다면 진세연은 어떤 역할에 욕심을 낼까? 캐스팅 제의가 온다면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지를 묻자 진세연은 “생각도 못해봤는데 채영랑 역을 해보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에 ‘선한 이미지가 큰데 채영랑의 표독스러운 연기가 가능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꽃님이와 목단이의 착한 캐릭터가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다. 그러나 내 얼굴을 자세히 보면 얄미운 느낌도 있다”며 “20년 후 채영랑 캐릭터를 맡는다면 악하게 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섯 손가락’을 마치며 진세연은 새로운 도전을 꿈꾸기 시작했다. 젠세연은 “이제 다음 작품은 가벼운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매번 사건 사고가 잦고 ‘엄마 내가 할게요’를 입에 달고 사는 철이 많이 든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이제는 거기서 벗어나 투정도 부리고 철부지에 돈도 펑펑 쓰는 그런 가벼운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