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번 베어벡 감독의 성적표는 상당히 실망스럽다. 정예멤버인 아시안컵 대표팀은 물론이거니와 얼마 전 4위로 대회를 마감했던 23세 이하 아시안게임 대표팀 마져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한 것. 아직 베어벡 감독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김호곤 감독을 비롯한 축구인 몇몇은 언론이 앞장서서 그에게 따가운 일침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러한 비난을 베어벡에게 쏟아부어야할 당위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과거 히딩크 감독도 처음에는 온갖 비난을 받았던 사람. 그러나 지금 베어벡은 히딩크와 마찬가지로 아직도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그를 화려한 경력의 히딩크와 동급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는 한국 축구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한국 축구의 전문가이다. 그리고 그는 적어도 생각이 있는 ‘개념전술’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 본프레레와 같은 5-1-4(수비형 미드필더에 이천수) 전술을 한 차례 사용했던 무개념 감독 보다는 그래도 나은 사람이다. 본프레레가 96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나이지리아를 우승으로 이끌었다고 하지만, 당시 나이지리아 본(本)감독이 대회 직전 도중하차한 상태에서 코치였던 본프레레가 팀을 이끌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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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호가 현재 실험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일단 3백보다 대응 전술에서 유리한 현대축구의 트렌드인 4백의 채택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최진철-홍명보-김태영의 은퇴 이후 중앙 수비수들의 기량이 못 미덥지만 김진규를 비롯하여 나날히 성장해갈 선수들을 보면 선수 자원 면에서는 그렇게 심한 걱정은 되지 않는다. 다만 4백이 아직까지도 생소한 감이 없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전술적인 부분이므로 극복이 가능하다. 프랑스를 상대로 1실점한 우리의 수비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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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당장 결단을 내릴 만큼 시급한 문제들은 무엇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주전 골키퍼, 이호 이외의 파이터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그리고 계륵 같은 박주영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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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전 골키퍼인 김영광은 다이내믹한 선방은 많지만 전체적인 폼에서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선수는 아니다. 가끔가다가 실수도 보여 불안하기 짝이 없다. 젊은 선수들 중에는 김영광 외에도 정성룡, 염동균 등이 있지만, 이들 역시 김영광의 기량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아시안컵 본선에서 노장 이운재나 김병지를 불러온다면 세대교체 차원에서만큼은 마땅치 않다. 물론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레만과 칸, 쿠페와 바르테즈 같이 노장을 오랫동안 울궈먹는 나라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김영광의 대안으로 수원의 박호진 같은 K리그의 좋은 골리들을 테스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골키퍼 포지션 만큼은 경기 때마다 자주 바뀌는 것이 좋지 않다. 따라서 김영광에 대한 결단만큼은 초기에 확실히 정해 놓은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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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문제는 이호 이외의 전투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부재이다. 이호 외에는 김남일이 있으므로, 게다가 위의 둘 보다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김정우라도 있어서 든든해 보이긴 하다. 하지만 내년 아시안컵까지는 모르겠지만, 김남일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되면 만33세가 되어 이호와 함께 뛰어줄 확실한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2002월드컵 때 한국 축구가 중원 장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남일과 유상철이란 전투적인 더블 볼란테의 역할이 컸다. 그리고 홀딩형 윙포워드 박지성의 수비가담 또한 대단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김남일과 이호가 더블 볼란테로 나설 확률이 높지만 우리는 그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 당장으로서는 정교한 패싱 능력에 수비력이 비교적 괜찮은 김정우 또는 오장은을 활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피를로와 사비 에르난데스를 모티브로 삼은 듯한 선수들이다. 이번 월드컵 때의 이탈리아는 중앙 미드필더에 피를로와 가투소를 배치시켰지만, 좌우 미드필더 페로타와 카모라네시가 뛰어난 수비능력으로 특히 페로타가 중앙 피를로의 다소 모자란 수비력을 커버해주었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이 이탈리아와 같은 수비적 4-4-1-1은 어울리지 않다. 우리는 윙미드필더 보다는 윙‘포워드’가 많으며, 또한 이탈리아는 좌우 풀백인 그로소, 잠브로타가 측면 공격을 주도했기에 윙포워드가 측면 공격을 주도하는 스타일인 대한민국과는 다소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페로타 스타일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측면에 배치시키는 것이 ‘아시아의 윙포워드의 천국’ 한국 윙들의 재능을 죽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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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앞으로 이호 외에 전형적인 파이터 스타일의 중앙 미드필더가 더 나오지 않는다면 중앙 미드필더진이 정삼각형이 아닌 역삼각형이 더 적합할 것이다. 정삼각형 미드필드 진을 쓸 경우, 꼭지점에 위치한 선수는 수비 가담 보다는 공격에 더 치중해야 하므로 결국에는 수비에 전념하는 중앙 미드필더는 아래의 2명만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역삼각형일 경우, 이호가 마케렐레같은 홀딩 플레이에 치중하며, 그 앞에는 공수를 겸비한 오장은과 김정우를 함께 사용하여 중원에서의 압박이나 패스 플레이에서 모두 유용할 것이다. 또한 박지성을 때때로 중앙에 기용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김두현, 백지훈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월드컵 직전 친선경기 가나전에서 백지훈-이호-김두현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아피아-에시앙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에게 패배했을 정도니... 솔직히 김두현과 백지훈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분류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월드컵 이후의 가나전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오장은을 쳐진 공격수로 둔 4-4-1-1 이었으니.) 제2의 김남일이나 이호 선수가 혜성같이 나타난다면 이러한 고민은 사라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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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결단은 박주영에 대한 문제이다. 그를 윙포워드로 사용할 것이냐, 아니면 원톱 또는 투톱의 일원으로 사용할 것이냐이다. 박주영이 갖고 있는 재능과 잠재력만큼은 같은 85년생 연령대에서는 단연 압도적이다. 그리고 작년까지 만해도 K리그에서도 무결점 선수라고 불려진 선수.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의 혹사와 2년차 징크스 그리고 또한 월드컵 스위스전 첫 번째 골 실점의 빌미가 되는 등 많은 것으로 인하여 작년보다 기량이 퇴보하였다. 그렇다고 이런 뛰어난 재능을 썩힐 수도 없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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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박주영을 윙포워드로 사용하는 것은 돌파형이 아닌 중앙 침투형 윙포워드라는 점에서 공격 전술의 다양화 차원에서 이롭다. 하지만 그는 수비적 재능에서 한참 모자라므로 수비가담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그렇다고 바르셀로나 같이 박주영을 호나우지뉴같은 롤을 맡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그만큼 되지 않을뿐더러 중앙 미드필더들이 기동력을 이용한 커버 플레이가 그 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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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이라면 인자기나 사비올라 같은 타입으로 세울 수 있지만, 일단 이동국이라는 그보다 나은 대선배가 존재하며, 조재진이나 정조국, 김동현 등 그래도 괜찮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게 된다는 것은 안 좋은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투톱의 일원으로 뛰게 하자면 위에서 말했듯이 양 윙을 살린 상태에서 이호 외에 파이터 적인 중앙 미드필더가 나오지 않는 이상 중앙 미드필더에서 상대에게 열세를 당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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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난 것은 바로 베어벡이 박주영을 위의 세 가지 형태로 각각 실험한 것인데, 그는 아직도 박주영의 재능을 포기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박주영의 주전 기용에 대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할 것 같다. 그를 조커용으로만 사용한다 해도 한국축구에 보탬이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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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토탈사커 김정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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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영광보다 염동균이 못한다? 그래서 김영광이 소속팀 후보인가?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김영광보다 권순태가 훨 낫다..
김정우와오장은 패싱력이 좋은편은 아닌거같당..
좋은편인데요...
패스 나쁘진 않은편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