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어이가리’ 영화를 보셨나요? 퍼온 글
이 영화는 치매에 걸린 아내를 간호하면서 서서히 무너져 가는 가족의 삶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입니다.
완주군 소양면 신촌리에서 이 영화를 촬영하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대 어이가리’는 평생을 국악인으로 살면서 전국 각 지역을 다니며 국악 공연을 펼치던 동혁과 30년 넘게 아내로 함께 살아온 연희의 치매 걸린 삶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30년 넘게 남편과 가족을 위해 살아온 아내 연희의 부탁으로 고향에 정착하기로 하고 전원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아내 연희의 이상행동이 시작되고 곧 그녀가 치매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엄마는 시집간 딸을 보고 누구야ᆢ 하며 겁에 질린 듯 방문을 잠그고 곧 달려온 남편에게도 ‘오빠는 누구야?’하며 이상증세를 보이곤 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더럽혀진 몸과 머리를 감겨줍니다. 그리고 드라이로 머리를 조심스럽게 말려주며 소풍가자고 달래기도 합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아내는 ‘예쁘다’ᆢ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천진스럽습니다.
아내는 가끔 정상으로 돌아와 ‘젊어서 당신 하고 싶은 일 다하고 늙으마직에 이 정도도 못해줘요?’하는 뼈있는 멘트에 남편은 뜨끔하기도 합니다.
아내는 잠을 자다가 새벽에 집밖을 나가기도 하고 서서히 치매증상은 깊어만 갑니다.
어린아이의 사탕을 빼앗아 먹은 다음에야 남편은 치매를 의심하고 병원에 데려갑니다.
병원에서의 몇가지 검사 후 치매진단과 함께 알츠하이머 병으로 더욱 깊어질 거라는 의사의 말에 부부는 충격에 휩싸입니다.
한밤 중 아내는 유리컵에 물을 따라마시고 분노하듯 컵을 바닥에 집어 던집니다.
유리컵은 산산조각이 나 흩어지고 아내는 ‘이게 말이되냐고?’를 외치며 통곡합니다
놀라 잠에서 깬 남편은 아내를 껴안고 같이 통곡을 합니다.
"난 평생 예쁘게 살다 죽을 줄 알았어"ᆢ
"근데 이게 뭐야~! 지금부터 내병은 점점 심해지겠지?
"우리 딸 수경이도 몰라보고 벽에다 ○칠 하며 살겠지?
“여보 부탁이 있어. 치매는 좋아지지 않는 병이라는데 나중에 당신 손으로 나를 거두어줘."
"여보... 예쁜 기억만 가지고 꽃처럼 갈 수 있도록 해 줘..., 녜ᆢ? 부탁이야... 나한테는 당신밖에 없잖아 꼭 그렇게 해 줘."
아내는 자기의 병이 점점 더 깊어지고 남편과 가족이 힘들어질 것을 염려하여 정신이 멀청한 지금 남편에게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아내의 치매 병은 점점 더 깊어지고 손목에 끈을 매고 산책을 하다 아내는 배고프다고 칭얼대자 아이스크림을 사올테니 꼼짝말고 여기에서 기다리라고 하였지만...
아내는 사라지고 이어서 노여사ᆢ 수경엄마ᆢ를 외치며 정신없이 찾아나섭니다.
"그대로 여기 있으라고 안했는가? 그대로 있으라 했잖아..."
남편은 절규하듯 소리치며 아내를 원망하는 소리에 객석의 방청객들은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내는 또 화장실의 버려진 더러운 휴지를 차곡차곡 개어 가방에 집어넣는 모습에 딸과 사위 그리고 남편은 말렸지만 힘이 세어진 아내는 딸과 사위의 머리채를 잡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자, 사위는 요양병원에 보내자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지만 ‘어떻게 감옥 같은 데를 보내느냐’며 딸은 반대를 하게되고 급기야 ○을 방바닥 여기저기에 누이고 장롱 속에 쪼그려 앉아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남편은 ‘미치려면 곱게 미쳐야지...’ 하며 하늘을 원망하듯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모습에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렸습니다.
금방 밥을 먹고도 배고프다고 소리지르고 딸에게 칼부림을 휘둘러 팔에 선혈이 낭자하게 피가 흐르는 모습에 관객들은 어쩜 좋아ᆢ 하는 안타까운 탄식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결국 아내는 요양원에 가게 되었지만 남편을 붙잡고 ‘오빠 우리집에 가자 응?’하며 옷깃을 놓지 않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모습에 한없는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남편은 요양원에 아내를 놓고 온 날 쓸쓸히 침대에 앉아 구슬픈 곡조로 한을 노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내는 요양원에서 밤새도록 소리를 지르고 ○을 손에 쥐고 주물럭거리자 요양원에서는 도저히 모실 수 없다고 다시 모셔갈 것을 권합니다.
집안 여기저기 망치소리가 들리고 아내가 들어갈 수 없도록 장롱도 끈으로 동여매고 더욱 깊어진 치매를 대비하는 남편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깊어지는 병으로 요양병원과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지만 번번이 병원측의 요구로 퇴실을 하게 되고 남편과 딸 사위는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남편은 지하도 물이 흐르는 천변에 가서 한 많은 한을 목소리로 쏟아 놓습니다.
어느 날 아내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딸 수경이를 부르고 ‘수경아 너 엄마 딸 맞지?’ 하며
"엄마가 제 정신일 때 너한테 부탁 하나 할게. 엄마를 안락사 시켜주렴."ᆢ
"엄마! 말도 안돼."
"난 평생을 꽃처럼 살고 싶었는데. 수경아 엄마가 시간이 없어."
“싫어. 아빠한테 말해.”
"그럼 아빠는 함께 죽자할거야."
남편은 친구들과 국밥집에서 한잔을 하며,
“너희들은 좋겠다 허구한 날 낚시도 다닐 수 있고.”
하며 자리에서 쓰러지며 통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딸 수경이 임신 2개월 사실을 아빠에게 알리자 아빠는 모처럼 환하게 기뻐하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입니다.
침대에 묶여 잠들어있는 아내에게 ‘노여사 자네 손주가 생긴다네,’
임신 사진을 보여주며
"자 한번 보소. 자네를 쏙 빼닮았네."
남도민요가 거리공연에서 한바탕 펼쳐지며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어야디야차’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침대에 손발이 묶여있는 장면이 오버랩되어 나타납니다.
아내를 데리고 사진관에서 예쁘게 사진을 찍고 남편은 하얀 위아래 한복, 그리고 아내는 핑크색 한복 저고리와 남색치마를 입히고 휄체어로 저수지까지 밀고 옵니다.
"당신 이것 먹어. 오늘은 뭐라고 안할 테니."
"오늘은 이쁜 꽃상여 타고 가게, 나도 당신 곧 따라 갈께’
그러면서
“여보! 나 오랜만에 자기 앞에서 소리 한자락 할라네.”
남편은 흰 모시저고리 소매를 나부끼며 목청껏 한을 담아 진혼곡을 쏟아내는 동안 아내는 먹던 음식이 목에 걸려 고통스런 모습이 노래가락에 맞추어 오버랩됩니다.
호숫가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한을 쏟아내는 남편의 진혼곡 소리와 모습에 관객들 여기저기에서 훌쩍였습니다.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예쁜 수의를 입힌 남편은 아내의 얼굴을 예쁘게 화장 하고 수의 단추를 채우며 딸 수경이에게
"수경아 엄마 얼굴 마지막으로 보렴.."
“엄마~ 엄마 잘 가~ 거기서는 아프지말고, 엄마 내가 미안해!”
남편은 아내의 얼굴에 손수건을 덮어줍니다.
상여가 나가며
“에헤 에헤야, 가네 가네 우리 마누라가 떠나가네. 예쁜 꽃상여를 타고가네. 불쌍한 우리 마누라 부디 세상 인연일랑 훌훌 털어버리고 잘 가시게.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듯한 다리와 그 위에서 부르는 상여소리는 마지막 인사이자 산 자를 다독이는 심금을 울리는 소리에 관객들의 마음은 비워지고 있었습니다.
상을 치른 후 아내의 일기장을 보고 남편의 가슴은 다시 한번 미어지게 통곡합니다.
어스름한 안개가 낀 어느 날 남편은 홀로 호숫가에 낚시대를 들이대고 깊은 시름을 하다 홀연히 아내 곁으로 떠나갑니다.
그리고 "그대 어이가리"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이 영화를 본 많은 분들의 눈들은 모두 충혈되어 있었고 웃음기조차 사라진 모습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