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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규: 단일화가 왜 안되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최영선: 숫자로 보면 표가 너무 적어서, 선거운동 참여한 사람들이 많이 절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 정치 상황과 구도에서는 구청장 선거에 나가는 것까지의 의미만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극복할 수 없는 구도가 있다. 우리가 못했기 때문에 득표를 못했다는 평가 때문에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리고 우리는 선거를 치르려고 보면 선거경험자가 많이 없다. 선거를 치르고 나면 활동을 쉬거나 탈당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선거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선거전략이 한정적이고 보수적이다. 녹색당이 새로운 선거운동을 할 수 있었던 건 선거운동 경험이 없는 당원들이 선거에 참여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녹색당 만의 색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강점이다. 너무 고생하셨다. 이런 어려운 정치구도에서, 열심히 한 사람이 비판받는 건 아니어야 한다. 물론 건강한 비판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이희민: 제가 당원이 된 뒤 첫 선거였고 멀리서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더 많이 투여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난 총선 때 녹색당이 한강에서 북을 치며 모여 있는 걸 봤다. 그때부터 녹색당이 마음에 들어왔던 것 같다. 되게 색다르게 선거운동을 하는 게 인상깊었다. 그리고 이후에 당헌 같은 걸 찾아보면서 녹색당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런 모습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누군가가 정당을 선택할 마음이 생겼을 때 녹색당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박제민: 좋게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하다. 선거를 치렀던 사람 입장으로는 아쉬움이 있긴 하다. 제한된 것을 가지고 선거를 치르면서, 다른 정당과 다른 게 우리의 강점이니 더 다르게 했어야했나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많이 달랐는지 의문이고 그러다보니 다른 당의 규모에 밀려가며 선거운동을 했었다.
2. 2024 총선 기획안 발표에 대한 토론
김영규: 특정 정당은 어디인지 정해져있는지?
최영선: 기본소득당이 원내진입해서 하는 걸 보고, 우리는 어떻게 했어야했나 고민되었다. 녹색당도 한 명이라도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고, 판단이 잘 안선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일이 진행되고 있으니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해서 한 석이라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최영선: 늘 아쉬운 점이, 우리는 토론이 너무 많다. 선거제도가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 등의 상황이라면 건강한 토론과 건강한 절차, 건강한 전략을 갖고 정석의 절차로 국회에 진입하는 게 가능하겠지만, 선거제도도 엉망이고 언론의 왜곡이라는 부분도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너무 정석적인, 도덕주의적인 지향을 가지고 그런 전략으로 가려고 하는 건 우리를 더 고립시킬 수 있지 않을까.
이희민: 기후위기 최전선에서 싸우는 활동가에게 지역구 후보를 세우자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제안을 받은 단체 내에서 많은 제재나 반발이 있을 수 있겠다. 단체 내의 구성원 분들을 설득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만들어서 제안을 하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 되게 기대가 되는 것이, 지난 총선 때는 다른 당에서 활동했는데, 공보물이나 피켓 등 자원낭비가 너무 심했었다. 이후에 제주신공항 반대 집회에 갔는데 박스에 피켓을 만들어오는 게 신선했다. 그래서 다음 총선에서 그런 선거를 해서, 시민들에게도 선거 쓰레기 문제, 비용 문제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김영규: 연합이 흥행을 할까. 연합이 나쁜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게 흥행을 할 것인가. 정의당도 현재 내부적으로 쉬운 상황이 아닌 점 등 걱정이 있다.
김영규: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결국 극우후보가 당선되었다. 하지만 전기톱을 들고 선거유세 퍼포먼스를 했던 점은 인상 깊었다. 점잖게가 아니라 재밌는 선거를 기대한다. 힘 많이 보태겠다.
이희민: 생각해보면 국회의원 300석 의석 중에 스무명은 제대로 알까 싶기도 하다. 녹색당이 좀 더 과감하게 나갔으면 좋겠다. 뇌리에 박힐 수 있는 방식이면 좋겠다.
김유리: 총선 대토론회에서 송상호 기후위기비상행동 위원장이 하신 말씀이 와닿았다. 녹색당이 기후정치를 하는데 현장과의 연대가 충분했는가. 이런 비판에 대해서, 총선에 맞게 내용을 발표하고 당원들에게 전달하지 못한 현실을 인정해야한다. 그런데 그 비판과 동시에 하신 말씀이, 이미 주사위를 던졌고 지금이라도 정당성을 얻고 해내라는 이야기였다. 부족한 부분은 채워서 12월 이후에 기후정치대회, 정책토론회도 기획하고 있고, 기후운동단체와의 간담회도 추진 중이다. 기후운동단체를 만날 때는 녹색당의 내용을 채워서 만날 예정이다.
김서린: 한 개 정당과만 연합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 반감이 아주 컸는데, 지금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혼자의 힘으로 하면 제일 좋지만 그게 어렵다는 걸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마음이 힘들었던 것 같다. 이런 자리에서 서로를 보면서 마음을 다시 다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