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책으로 내가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의 [시학Poetics]을 선택했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나는 태생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에 반대한다. 나는 그를 ‘아리스토텔레스병病Aristotleitis’이라는 일종의 불치병 이름으로 부른다.
데바라지, 그 병에는 약도 없다. 아슈, 그대의 편두통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대들이 아리스토텔레스병에 시달리지 않는 것을 신께 감사하는 바이다. 그것은 정말로 암癌과 같은 고약한 질병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철학과 논리학의 아버지라고 여겨진다. 그는 분명 실체적인 것이 아니라 철학과 논리에 관해서만 그렇다. 진리에 대한 가르침은 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플로티누스, 디오게네스, 디오니시우스와 같은 인물들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상한 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름다운 책을 썼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책은 아리스토텔레스학파의 학자들이 연구하지 않는 [시학]이다. 나는 그의 수많은 책들 가운데 그 책을 연구해야 했다. 그 사람에게도 뭔가 아름다운 면모를 찾을 수 있을지 내가 직접 찾아보았고, [시학]을 발견하고 몇 페이지를 읽었을 때 나는 전율을 느꼈다.
그 사람 역시 꿰뚫어보는 가슴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것을 자신의 머리로부터 썼지만, 그 책만큼은 가슴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물론 그 책은 시의 본질, 시학의 본질에 대한 책이지만, 시의 본질은 다름 아닌 사랑의 본질과 같다. 그것은 지식이 아닌 직관의 향기이다. 그래서 나는 그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