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국유림 관리사무소·군산시, 예산마련․실시설계 이유
“군산지역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영산(靈山)임에도 이처럼 관리가 부실하다는 것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더 이상의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적극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매년 옛 백제인의 충혼이 서린 오성현의 충정을 승모하고 우국충절의 정신을 기리는 오성문화제전이 열리는 오성산 정상에서 만난 김영일(임피 서수 대야 개정 성산 나포면․다선거구) 의원은 지난달 29일 정상인 오성인의 묘아래 여러 곳에서 발생한 산사태를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오성인의 묘가 모셔져 있는 이곳 오성산은 역사적으로 볼 때 우국충정을 기리는 대표적인 영산인데도 이처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 7월 군산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가 지역의 대표적인 영산인 오성산 등을 할퀴고 갔지만 두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상처만 가득한 채 복구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성산면 성덕리에 위치한 오성산은 지난 7월 7일부터 16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산 정상을 중심으로 모두 3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오성산에서 금강 쪽 산 아래의 경우는 모두 500여미터나 유실돼 시뻘건 속살을 들어 내고 있어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때 내린 집중호우로 군산지역에서는 성산면의 오성산 뿐 아니라 나포와 개정 등 유역면적이 넓은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 25건과 임도유실 3건 등 모두 54개소 4.1ha가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두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이들 산사태지역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에 대한 복구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2차 붕괴 등 추가적인 위험 요소가 산재해 있다는 것.
여기에다 집중호우를 대비한 사전 대책이 미흡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군산시와 정읍국유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7월에 내린 집중호우의 경우 예상치 못했던 폭우였다”며 “그동안 피해지역에 대한 복구를 위한 예산 마련과 실시설계를 하느라 복구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35억원의 예산을 들여 오성산을 비롯한 지역에 대해 항구적인 복구와 함께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오성문화제전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오성산은 지역에 산재해 있는 여타의 산과는 달리 역사성과 함께 시민들의 자긍심을 대표하는 산”이라며 “이런 오성산을 두 달여 넘게 방치한다는 것은 시민들의 자존심을 크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성산 정상에서는 매년 백제 의자왕 20년(서기 660년) 13만 대군의 나당연합군 침공 당시 조국수호를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기꺼이 바친 오성인들의 충절을 기리기 위한 오성문화제전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