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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뒤로 한다.
그늘에서 대기하고 있었는지, 내가 밖으로 나오자마자 세이버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야기는 끝났나요, 시로」
「응. 키리츠구가 어떤 마스터였는지도, 아인츠베른과 어떤 관계였는지도 들었어.
덧붙여서 처신에 대해서도 충고 받았어. 그 녀석, 겉보기랑은 다르게 수다쟁이야. 어쩌니 저쩌니 해도 신세 지고 말았네」
「하……? 그, 그 신부가 당신에게 협력적이었던 건가요?」
뭐가 이상한지, 세이버는 눈을 깜박깜박하면서 놀라고 있다.
「——————」
「시, 시로? 왜 그러나요, 역시 무언가 대가를 요구 받은 건가요?
크, 어째서 저를 부르지 않았던 겁니까, 위험이 닥쳤을 때는 불러달라고 그만큼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내 얼굴이 어지간히 이상했는지, 세이버는 다가서서 이쪽 얼굴을 들여다본다.
「——————」
「그래서, 무슨 짓을 당한 건가요, 시로……! 당신의 상처는 아직 완치되지는 않았어요.
약간 방심하면 어젯밤의 재판이 된다고, 당신 자신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스윽, 세이버는 더욱 다가온다.
「——————」
「상처를 보여주세요, 시로. 어젯밤 상처는 저에게도 책임이 있어요.
그 책임을 갚지 못한 채 당신을 죽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아직 서번트로서 한 번도 당신의 도움이 되지 않은 거에요,
이런 것 때문에 계약을 파기하는 것 따위 허용할 수 없습니다……!」
확, 하고 벗겨낼 듯이 사람 옷에 손을 대는 세이버.
그 모습은, 귀기 어린다기보다는, 그.
「——————크」
아. 이런, 참고 있었는데 웃어버렸다.
「………………시로?」
세이버의 손이 딱, 멈췄다.
이쪽이 뭘 참고 있었는지를 깨달은 건지, 세이버는 확 바뀌어서 이쪽을 노려본다.
「——————시로. 다른 자의 동요를 즐기는 것은, 좋지 않은 취미예요」
「——————윽」
그렇게 항의하는 얼굴조차 신선해서, 그만 얼굴 근육이 풀려 버린다.
「시로옷」
「크——————아니, 미안. 세이버가 너무나도 당황하니까 놀라버렸어.
에, 기쁜 오산이라고 할까, 나도 얼간이였다고 할까」
「……기쁜 오산, 입니까. 무언가 뒤에 품은 뜻이 있는 게 느껴지는데, 당연히 납득이 가는 설명을 해 주겠죠」
어지간히 신경에 거슬렸는지, 세이버는 더더욱 감정적으로 돼 간다.
요컨대 반장 기질인 거다, 세이버는.
이쪽이 얼빠진 짓을 하면 진심으로 질책하지만, 진심이니까 타고난 성격이 나온다고 할까.
「뭘 그렇게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건가요……! 제가 당신의 용태를 잘못 본 게 그렇게 재미있는 겁니까!」
「미안, 솔직하게 말하자면 좋아. 지금 세이버, 묘하게 활기차니까 말야」
「? 네. 제 몸 상태에 이상은 없는데, 그게 어째서?」
「아니, 그런 게 아냐. 뭐라고 할까, 처음으로 세이버의 맨 얼굴을 봤다고 할까,
세이버가 확실히 여자애라고 실감할 수 있어서, 좋았어」
「아——————」
사삭, 뒤로 뛰어서 물러나는 세이버.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서번트에 성별 따위 관계 없습니다.
저희들은 그저 적을 토멸하는 존재니까, 그런 것 때문에 좋아해도 곤란해요」
화내고 있는 건지 어이가 없는 건지, 세이버는 신랄한 시선을 이쪽으로 보낸다.
「——————」
그러나, 이상하게 불쾌하지 않다고 할까, 역시 기분은 여전히 싱글대고 있었다.
서번트라고 해도, 세이버는 겉보기 그대로인 인간이다.
다른 서번트가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지만, 나와 계약해준 그녀는, 싸우기만 하는 패밀리어 따위가 아니다.
아직 한 번도 당신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라고 그녀는 말했다.
랜서로부터 나를 구해준 것, 버서커 앞에서 나를 도망치게 하려고 해 준 것.
두 번이나 생명을 구해줘 놓고, 그녀는 그걸 도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호인인지, 완벽주의자인지」
「뭐, 뭔가요 그 눈은. 마스터라고 해도 도가 지나친 언동은 무시할 수 없어요.
시로가 그 이상 이상한 소리를 하면, 저한테도 생각이 있습니다만」
「알았어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렇게 화내지 말아줘.
단지, 나랑 계약해준 서번트가 세이버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저는 당신에게 불렸을 뿐입니다.
제 의사로 당신과 계약한 게 아니에요. 저를 선택한 것은 다름아닌 당신이 아닙니까」
「그저 우연이지만 말이지. ……응. 그러니까 뭐어, 지금은 그게 분해.
처음부터, 분명히 자신의 의지로 세이버의 손을 잡고 싶었어」
오른손을 내민다.
처음에 하지 못했던 것.
나눠야 했던 약속을, 여기서 확실히 다해야지.
「시로……?」
「꽤나 늦어져 버렸지만, 괜찮을까. 나는 이런 방법밖에 몰라」
세이버는 아무 말 없이 걸어와서, 주저하지 않고 손바닥을 겹쳐줬다.
가는 손가락.
자신의 것이 아닌, 그녀의 확실한 감촉이 전해져 온다.
「이제부터 함께 싸워 주겠어? 나에겐 세이버의 도움이 필요해」
「제 맹세는 변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검이 되기 위해 이 몸은 소환된 거에요」
「——————거기다 도움이 필요한 건 서로 마찬가지입니다.
성배를 손에 넣기 위해서, 저는 당신의 힘을 빌리겠어요.
당신이 신뢰해 준다면, 저는 그 마음에 상응한 힘을 발휘하도록 하죠」
맞잡아오는 감촉이 따뜻하다.
「——————」
가슴에 남아있었던 망설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시작의 밤으로부터 한나절 지난 지금.
나는 드디어, 그녀가 함께 싸워주는 “협력자”라고 실감하고 있었다.
——————밤을 기다려 거리로 나간다.
세이버와의 대화 끝에, 일단 나온 결론이 그거였다.
코토미네 말대로, 나는 마스터를 감지할 수 없다.
적의 기척을 탐지할 수 있는 건 세이버 뿐이고, 그 세이버도 다른 서번트를 감지할 수 있는 건 다가갔을 때뿐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하면, 방침은 자연히, 다리를 써서 거리를 순회하는 게 된다.
우연에 기대하는 것과 같은 거지만, 세이버 왈『위험하기는 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라고 한다.
마스터는 은신처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아니다.
성배전쟁이 다른 마스터와의 경쟁이라면, 우위에 서기 위해 어떠한 수단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 서번트는 적 마스터의 은신처를 찾고, 마스터는 마술을 써서 함정을 친다.
그 행동 자체가 파고들 틈이다.
서번트나 마스터, 둘 중 한쪽이 움직이면 커다란 마력이 움직인다.
마술사를 감지할 수는 없어도, 사용된 마력의 잔향 정도는 맡을 수 있다.
그걸 의지해서 거리를 순회하고 있으면, 다른 마스터의 단서 정도는 얻을 수 있겠지.
……물론, 그건 자신을 미끼로 삼아 얻는 정보다.
코토미네 신부 말대로, 나에겐 자신을 미끼로 삼는 것 이외에 수단이 없다.
순회는 오늘밤부터 행한다.
세이버는 혼자서 거리에 나갈 테니까 나는 집에 남아있어라, 라고 우겨댔지만, 그건 이쪽도 함께 싸우겠다고 끝까지 버텼다.
길고, 어딘가 성과가 없는 고집을 서로 부린 끝에,
『……알았어요. 그럼, 반드시 저와 함께 행동한다고 약속해 주세요.
밤중에, 혼자서는 절대로 밖에 나가지 않겠다고 맹세할 수 있어요?』
세이버는 마지막에, 이쪽 주장을 받아들여줬다.
자.
방침은 결정됐지만,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가 앞으로 2개 정도 있다.
「시로. 아까도 설명했지만, 저는 쓸데없이 마력을 쓸 수 없어요. 오늘밤 출진을 앞두고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어, 가능한 한 자서 마력의 소비를 억제하는 거잖아.
나에게서 마력제공이 되지 않는 세이버는 자기 혼자서 육체를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되지.
세이버가 하루에 회복하는 마력량이 8이라고 하면, 하루 육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마력이 6. 그래서, 나머지 2가 하루에 모을 수 있는 저금이 되지.
통상 전투에서 소비하는 마력은, 에?, 잘 온존하면 10정도였나?」
「이쪽이 한 번도 상처를 입지 않고, 갑옷을 파손하지 않는 한 그렇습니다.
하지만 동격인 영령 상대로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죠.
시로 식으로 말하자면, 랜서와의 싸움에 50, 버서커와의 싸움에 이르러서는 200 정도 마력을 소비했어요」
랜서에게는 가슴을 뚫리고, 버서커에게는 배를 갈렸다.
그 정도 상처를 치유했으니까 마력을 대량으로 잃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생각하지만,
「육체의 치유에는 그렇게 마력을 쓰지 않아요. 오히려 파괴된 갑옷의 수복 쪽이 크죠.
제 마력은, 그 대부분을 방어에 고정하고 있으니까」
라고 한다.
「갑옷도 몸의 일부였지. 육체의 유지와 갑옷의 유지는 동위라는 거군. 갑옷을 벗고 있는 건 마력의 유지 때문인 거고 말야」
「네. 하지만, 다른 서번트는 그럴 필요는 없겠죠. 저는 영체가 될 수 없기에 무장을 해제할 수 밖에 없지만, 랜서나 아쳐는 비전투시에 영체가 되는 걸 통해서 마스터에게 가는 부담을 줄이고 있을 겁니다」
「과연과연. ……음, 사전 준비는 이 정도면 될까」
「시로. 식사를 준비해주는 건 고맙지만, 좀 긴장감이 빠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에? 아니, 그렇지 않은데」
그렇지 않지만, 실제로, 위기감이라고 하는 게 엷어진 것도 사실이다.
집에 돌아와서, 작전회의 뒤에 세이버의 상태를 들었을 때는 놀랐다.
나에게서 마력제공이 되지 않는 세이버는, 그야말로 매일『여기에 있는』것이 고작인 거다.
그런 상태로 싸울 수 있을 리가 없다, 라고 생각해서 방침을 바꾸려고 했지만.
「있잖아 세이버. 다시 한 번 물어보는 건데, 네 지금 마력량은, 얼마 정도였지」
「시로 식으로 말하자면, 1000 정돈데요」
——————라는 엉터리 같은 상황이다.
버서커와의 싸움에서 200이네 어쩌네 해 놓고선, 세이버에게는 아직 그 정도 되는 마력이 온존돼 있다.
그것도 불충분. 정상적인 마술사를 마스터로 삼은 세이버가 어느 정도 마력량을 자랑하는지, 생각만 해도 두렵다.
그 허용량은 인간의 레벨이 아니고, 내 몇 배인지 비교하는 것도 바보 같아서 그만뒀다.
토오사카가 세이버를 “가장 뛰어난 서번트”라고 평하고 있었던 의미를, 나도 겨우 알았다고 할까, 뭐라고 할까.
「……그야 긴장감도 없어질 만 하지. 적은 6명 밖에 없는데도, 그만큼 마력이 있으면 무서운 거 없잖아」
「——————그건 그저 싸우기만 할 경우예요.
아까도 말했지만, 보구의 사용에는 막대한 마력을 필요로 합니다.
지금 제 상태로는 보구의 사용은 힘들어요. 그 때문에, 조금이라도 많은 마력을 온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세이버는 화내고 있다.
그게 마스터로서 세이버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나에게 대해서인지,
그렇지 않으면 수면을 취한다고 하는 세이버를 여기에 머무르게 하고 있는 나에게 대해서인지, 도무지 판별이 되지 않는다.
「마력을 온존해야 하는 건 알았어. 하지만 인간은 식사도 중요하잖아.
점심은 남는 걸로 해결해 버렸으니까, 저녁은 잘 먹어줘. 자는 건 그 뒤에 해도 되잖아」
「…………. 좋아요, 물론 저도 손쉽게 보구를 쓸 생각은 없어요.
이 이야기는 당신이 좀 더, 서번트라고 하는 것을 실감하고 나서 하죠」
불만인 듯이 투덜대고, 세이버는 예의 바르게 테이블 앞에 정좌한다.
응, 좋아좋아.
세이버 녀석, 어쩌고 저쩌고 해도 이쪽 주장을 들어주니까 다행이다.
일단, 『마력유지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걸로 끝이다.
처음부터 우리들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고, 해결책은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정도밖에 없다.
그리고 나서.
「하지만 시로. 아까 문제가 둘 있다고 했는데, 남은 하나는 뭔가요?」
「응? 아아, 이제 곧 와. 말은 아까 맞춰놓은 대로 해 줘」
무를 탁탁 크게 잘라서, 풍덩? 하고 냄비에 투입한다.
「?」
머리를 갸웃하는 세이버.
거기에,
「다녀왔어?! 시로, 저녁밥 만들고 있을까나?!」
「실례합니다, 선배」
라는, 평소 그대로인 목소리가 현관에서 울려왔다.
「………………」
「………………」
「………………」
침묵이 아프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히, 예상대로 후지 누나와 사쿠라는 당황해서 이쪽을 지그 ? ? ? ? ? 읏이 바라본다.
『오늘부터 집에 하숙하게 된 세이버야. 잘 대해 줘』
라고 설명하고 나서 벌써 10분.
아무런 반론이 없다, 라는 건 꽤나 타격이 있다.
차를 마시려고 해도 찻잔 소리조차 울릴 것 같아서 마시지 못하고, 뜨거운 녹차는 이미 완전히 식어 있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이 상황 그대로여서야 진전이 없다.
지금은 용기를 가지고 전진할 따름이다.
「어쨌든 키리츠구를 찾아온 거니까, 돌아가게 할 수도 없잖아. 관광하러 왔을 뿐이니까
그렇게 오래는 체재하지 않을 거라고 하고, 별채를 쓰게 할 거니까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
「………………」
「………………」
……침묵은 계속된다.
그런데.
후지 누나와 사쿠라가 입을 다무는 건 알겠지만, 어째서 너까지 그렇게 의외인 듯한 얼굴하고 있는 거냐, 세이버.
「——————후우. 뭐어, 키리츠구 씨의 지인이라면 어쩔 수 없나.
외국에 친척이 있다던가 했었고, 에에, 세이버 씨? 도 야무진 듯 하니, 나는 반대할 수 없을까나」
「……저. 후지무라 선생님, 그건」
「미안. 사쿠라쨩의 마음은 알겠지만, 여기는 키리츠구 씨의 집이니까. 거기다 말야, 외국에서 여기를 의지하고 찾아온 애를 모른 체 하면 일본의 수치잖아? 그렇지 않아도 최근엔 위험하니까, 이런 예쁜 애를 쫓아낼 수 없지」
「…………그건, 그렇지만. 선배는, 그래도 괜찮은 거예요?」
「응, 원래부터 그럴 생각이야. 세이버는 당분간 집에 있게 할 거야. 사쿠라는 세이버가 하숙하는 건 반대야?」
「……아뇨, 지인인 분이 사는 건 괜찮다고 생각해요, 하지만——————저, 세이버, 라니」
「응? 아아, 이상한 이름이지. 이름 그대로 무뚝뚝하지만, 좋은 녀석인 건 보증해.
그다지 일본에 익숙하지 않아서 이상한 데도 있지만, 사쿠라가 가르쳐주면 고맙겠어」
「…………네. 선배가 그렇다면, 괜찮아요」
외국인인 세이버에게 거북한 의식을 가진 건지.
세이버로부터 눈을 돌린 채, 사쿠라는 작게 끄덕여줬다.
그런 이유로, 저녁 식사다.
세이버의 환영과 점심밥 리벤지를 겸해서 저녁밥은 힘을 들였다.
다진 가다랑어 샐러드 풍미부터 시작해서, 찌리릿 매운 파 소스를 얹은 닭고기 튀김, 단골인 니쿠쟈가에,
이걸로 끝이라는 듯 새우튀김을 필두로 각종 튀김을 준비한다.
분발했다고 할까, 이미 지조가 없는 반찬이 된 저녁 식사는, 하지만.
주빈과 제자는 불평인 듯 하다.
「우와, 뭐야 이 튀김!? 안이 말랑말랑해서 맛있다든가 그런 레벨이 아니야아!
어떻게 할 거야 시로 나 보통 새우 씨 다시 봐 버렸어?!」
「……………………」
아니, 뭐어.
그만큼, 후지 누나가 4인분 좋아해줬으니 됐지만.
후지 누나 덕분인지, 저녁밥은 무사히 끝났다.
어떤 이유인지, 저 후지 누나가 세이버에게 반찬을 준다, 라는 드문 일까지 발생했다는 부록도 달렸다.
후지 누나는 후지 누나 나름대로, 과묵한 세이버가 마음에 들었다고 봐야겠지.
「………………」
후지 누나와 세이버는, 세이버의 방을 준비하기 위해서 별채에 나가 있다.
남은 우리들은 저녁밥 뒷정리.
실로 평소 그대로인 역할분담이기에, 뭐가 이상한 것도 아니다.
「식기는 내가 씻을 테니까 사쿠라는 테이블 주위를 부탁해.
아, 튀긴 기름은 아직 안 버려도 돼. 뚜껑 덮어서 안에 넣어줘. 무겁지만, 괜찮아?」
「에……? 아, 네, 괜찮아요. 저, 이렇게 보여도 힘 세니까」
읏차, 하며 기름이 든 냄비를 들어올린다.
좋아좋아, 활을 당기고 있으니까 신경 쓸 필요도 없었나.
「뭐, 활도 힘만 가지고 당기는 게 아니지만 말이지」
철벅철벅, 소리를 내며 식기를 씻는다.
그러자.
「어라? 선배, 타월이 줄어있네요? 페이퍼 타월도 텅 비었고, 평소랑 식기 놓는 데가 달라져 있어요」
「에? 어디어디……어, 정말이다. 뭐지, 도둑이라도 들어온 건가」
「으?응. 타월 전문 절도범, 이라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그렇지. 그런 도둑은 도둑이 아니지」
보통 때와는 다른 식기의 위치.
텅 빈 페이퍼 타월.
몇 장인가 꺼내져 있는 타월.
이 부근의 사실에서 도출되는 결론은 무엇인가 하면,
「——————아. 그런가, 토오사카가 있었지」
탁, 손을 두들긴다.
버서커와의 일건 뒤, 쓰러진 나를 간병해 준 건 토오사카다.
페이퍼 타월이며 그런 것은, 내 치료에 썼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지.
「선배. 토오사카라니, 토오사카 선배 말인가요?」
「어. 별 거 아닌 인연으로 집에 들어오게 했어. 에, 하찮은 실수로 다쳐버려서 말야. 우연히 지나가던 토오사카가 친절하게도 치료해 준 거야. 과연 우리 학교가 자랑하는 우등생. 자애에 가득 차 있다는 거지」
물론, 후반은 결코 본심이 아니다.
우리 학교가 자랑하는 우등생은 어젯밤 죽었다.
진정으로 유감이지만, 우등생 토오사카 린은 내 안에서 사라져버린 거다 이런 빌어 처먹을.
「……어째서」
「응?」
「어째서, 토오사카 선배가 여기에 오는 건가요. 그런 거 이상해요.
전혀 관계 없잖아요. 여기에 있는 건 저고, 선배와 그 사람은 전혀 관계 없는데, 어째서」
고개를 숙인 채, 사쿠라는 꾸욱 몸을 누른다.
「………………」
갑작스러운 상황에, 할 말을 찾을 수 없다.
사쿠라는 무언가 좋지 않은 불안에 견디듯이, 세게 자신을 안고 있었다.
첫댓글 헤에 ;ㅁ; . 시로는 여자복이 많군요 ..뭐 대신 ....
대신 데드쪽도 많다죠?총48번인가 죽죠
이리야한테 한 15번 정도 죽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