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탈락위기 팀 '구세주'
완봉승 포함 2승-16이닝 4실점 9K…"오랜만에 큰상 기뻐"
2001년 프로야구의 두드러진 특징은 극심한 '타고투저.'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타자보다 마운드가 낮아진데서 찾는다. 그러나 기아 최상덕(30) 앞에서는 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 내로라하는 타자들도 그가 마운드에 서 있으면 쩔쩔 맨다.
최상덕은 지난주 2승을 올렸다. 무엇보다 팀의 에이스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12일 잠실 LG전이 하이라이트였다. 최상덕은 이날 LG 타선을 2안타 6K로 다스리며 완봉승을 거뒀다. 올 시즌 4번째 완투승, 지난달 25일 사직 롯데전 이후 18일만의 완봉승이었다.
이날 승리로 최상덕은 팀을 벼랑 끝 위기에서 구해냈다. 11일 LG 타자들에게 허무하게 무너졌던 마운드를 떠올리면 결코 공치사가 아니다. 기아는 이날 1이닝 13실점을 포함, 무려 16점을 내줬다. 만약 연패한다면 기아는 플레이오프행 열차를 놓칠 수도 있었다. 이때 최상덕이 에이스답게 '구세주'로 등장한 것이다.
최상덕은 지난 7일 광주 SK전에서도 포효했다. 7이닝 4실점으로 1승을 챙기며, 기아의 창단 첫 홈경기를 자축했다. 지난주 2경기 기록은 16이닝을 던져 8안타 4실점 9K. 방어율은 2.25를 기록했다.
이같은 맹활약에 힘입어 최상덕은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현대큐리텔과 훼르자스포츠가 공동 협찬하는 '네오미-훼르자 프로야구 대상'의 8월 둘째주 주간 MVP로 선정됐다. 최상덕에게는 부상으로 크리스털 트로피와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주어진다.
최상덕의 경쟁자로는 한화 외국인투수 리스(2승 무패, 방어율 0.79), 한화 장종훈(홈런 2개 포함, 7안타 6타점)이 거론됐다. 하지만 올 시즌 가물에 콩나듯 나오는 완봉승에다 팀을 아슬아슬한 위기에서 구한 최상덕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 최상덕은 갈 길이 바쁘다. 팀이 살얼음판 4강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큰 상을 받아 기쁘지만,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먼저다. 제1선발답게 내가 깃발을 높이 들겠다"는 각오가 예사롭지 않다. 〈 임정식 기자 d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