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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꽃보다경수
줄거리
파리로 돌아가는 셀린과 비엔나로 향하는 제시.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그들은
짧은 시간에 서로에게 빠져든다.
“나와 함께 비엔나에 내려요”
그림 같은 도시와 꿈같은 대화 속에서 발견한
서로를 향한 강한 이끌림은 풋풋한 사랑으로 물들어 간다.
밤새도록 계속된 그들의 사랑 이야기 끝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고 그들은 헤어져야만 하는데…
단 하루, 사랑에 빠지기 충분한 시간
낭만적인 로맨스가 다시 피어오른다.
※ 스 포 주 의 ※
' 비포 선라이즈 '
파리로 향하는 기차 안,
옆자리의 독일인 부부가 시끄럽게 말다툼을 하자
셀린느는 자리를 옮기면서
미국인 청년 제시와 마주친다.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려
휴게실 칸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
제시 :
엄마가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얘기해준 게 기억나.
증조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가족이 모두 플로리다에 갔을 때 였거든.
내가 3살인가 그랬을거야.
그때 난 뒤뜰에서 놀고 있었어.
호스로 햇빛에 물을 뿌리며 무지개를 만들고 있었는데,
물안개 너머로 할머니가 보이는 거야.
날 보고 미소 지으며 서 계시더라고.
난 안으로 들어가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부모님은 날 앉히곤 한참 동안 연설을 늘어놓더군.
죽은 사람은 만날 수 없다고, 내가 상상한 거라고 말야.
하지만 난 내가 뭘 봤는지 알고 있었어.
그걸 보게 돼 기쁘기만 했지.
그 이후론 본 적 없지만
덕분에 모든 게 너무 모호하다는 것만 깨닫게 된 것 같아.
죽음조차도.
셀린느 :
죽음에 대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넌 운이 좋구나.
난 매순간 죽음을 두려워 해.
내가 이 기차를 탄 것도 바로 그래서라고.
비행기를 탈 수도 있었는데 너무 무서웠거든.
통계상으로 비행기가 더 안전하다지만,
비행기만 타면 자꾸 폭발이 연상되는 걸 어쩌겠어.
게다가 정말 끔찍한 건,
죽기 바로 직전에 몇 초 동안 내가 이제 죽는 구나 하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이야.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느낌이 통한 두 사람.
어느덧 제시의 목적지인 비엔나에 도착하고,
제시 : 널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걸..
얘기하는 동안 즐거웠거든.
셀린느 : 나도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
"너랑 계속 얘기하고 싶어. 네 상황이 어떤진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우린 통하는 게 있는 것 같아, 맞지?"
"좋아, 그러니까 이렇게 하자. 바로 이렇게 하는 거야.
나랑 같이 비엔나에서 내려 마을을 둘러보자"
"10년,20년이 지났다고 치자. 넌 결혼을 했고.
그런데 그 결혼 생활이 예전만큼 재미있지는 않은 거지.
그래서 남편을 탓하면서, 옛날에 만난 모든 남자들을
떠올리는 거야. 그때 그 남자를 선택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하는 거지. 그 남자들 중 하나가 바로 나야"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운 제시는
셀린느에게 비엔나에 같이 내릴 것을 제안하고,
셀린느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막상 내리고 보니 어색해진 두 사람.
셀린느 : 사랑에 빠져본 적 있어?
제시 :
사랑은 복잡한 문제야, 알지?
그러니까..그래, 내가 사랑을 고백했던 사람이 몇 있어.
그땐 진심이었지.
하지만 그게 아낌 없이 주는 사랑이었냐,
아름다운 사랑이었냐? 아니.
있잖아, 사랑은.. 나도 잘 모르겠어.
셀린느 : 지금 신경 쓰이는게 뭐야?
제시 : 너. 아마도.
제시 :
요전 날 생각한 게 하나 있는데..넌 환생을 믿어?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삶 같은 걸 얘기하고 있어.
어떤 정해진 방식으론 환생을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영혼이 불멸하다는 건 인식하고 있다고, 맞지?
내 생각은 이래, 5만 년 전엔 인구가 백만도 안 됐어.
만 년 전엔 지구에 2백만 명이 살고 있었지.
그런데 지금은 5십에서 6십억 사이야.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개별적인 영혼을 가지고 있다면,
그 영혼은 다 어디서 온 걸까?
현대의 영혼은 기존에 존재하던 영혼의 일부분일 뿐인 걸까?
만약 그렇다면 지구 시간으로
찰나에 지나지 않는 지난 5만 년간
하나의 영혼에서 5천 개의 육신이 파생된 셈이야.
기껏해야 우린 걸어다니고 있는 사람들의 일부일 뿐이라고.
감상실에서 음악을 듣는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
"난 어릴 때 말야, 내가 죽었다는 걸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를 경우엔
정말로 죽은게 아니라 생각했어"
"사람에게 최상과 최악의 시간을
선사하는 건 바로 사람이지"
"얜 13살 때 죽었지.
난 그 사실에 충격을 받았어.
처음 이걸 봤을 때 나도 13살이었거든"
"난 그때보다 10살이나 더 먹었는데,
얜 아직도 13살 그대로야"
이름 없는 이들의 묘지 앞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는 두 사람.
"이렇게 석양도 있고..관람차도 있고..뭐랄까..음.."
"뭐?"
"있잖아.."
"나한테 키스하고 싶다는 말 하려는 거야?"
"자식 인생을 말아먹지 않는 부모는 없어"
"부자는 자식한테 너무 많이 주고,
가난뱅이는 너무 적게 주지"
"애정 과잉, 애정 결핍"
"자식한테 무관심하지 않으면
엉뚱한 걸 가르치기 일쑤야"
셀린느 : 최근 들어 이런 의문이 생겨.
행복하게 사는 커플 본 적 있어?"
제시 : 내 생각엔 그 커플들은
서로를 속이는 것 같아.
셀린느 :
맞아,사람은 인생을 거짓으로 살 수 있어.
난 결혼해 사는 우리 할머니를 보며
할머니가 참 쉽고 단순한 사랑을 한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할머니가 고백하길,
평생 동안 할머니의 마음 속엔
다른 남자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거야.
할머닌 그저 운명을 받아들인 거지, 너무 슬퍼.
하지만 한편으론 할머니한텐 없을 거라고
생각한 감정이 있었다는 게 신이 나.
제시 : 비밀 말해줄까?
셀린느 : 뭔데?
제시 : 이리와봐.
노천카페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이들에게
손금을 봐주는 점쟁이가 다가와 점괘를 봐준다.
"수십억 년 전 별은 폭발해"
"이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걸 만들었죠"
"우리가 아는 모든 건 우주진이에요"
"그러니 두 사람은 우주진이란 걸 잊지 말아요"
제시 : 퀘이커교에 대해 잘 알아?
셀린느 : 아니, 별로.
제시 :
퀘이커교 결혼식에 한번 갔었는데 정말 굉장했어.
어떻냐면, 신랑 신부가 들어와서
하객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리곤 서로를 응시하지.
신이 계시를 내려주기 전까진 한마디도 해서는 안돼.
그렇게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가
1시간 쯤 지나면 결혼한게 되는 거야.
"아름답다, 맘에 들어"
백일몽과 같은 망상
리무진 같은 속눈썹
오 그대, 예쁜 얼굴로
내 포도주잔에 눈물을 흘려주오
저 큰 눈을 보라
그대는 내게 어떤 의미인지 보라
달콤한 케이크와 밀크셰이크
나는 망상의 천사
나는 환상의 퍼레이드
내 생각을 그대가 알아주길
더 이상의 추측은 사라지길
나의 과거를 그대는 모르네
우리의 미래를 우리는 모르네
강물의 나뭇가지처럼 인생에 정체되어
조류에 휘말려 하류로 흘러가네
난 그대를, 그대는 나를 운반하리
그것이 마땅하니
그대는 날 모르는가?
지금쯤 날 알지 못하는가?
- 길거리의 시인이 두 사람에게 지어준 시 한편
"누군가한테 차였을 때
제일 못 견디겠는 게 뭔지 알아?"
"내가 예전에 찬 여자들을 거의 생각 안 하듯"
"날 찬 여자도
날 거의 생각 안 할 거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야"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모든 일이
좀 더 사랑받기 위한 거 아냐?"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그 신은 너나 나, 우리 안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어"
"이 세상에 마술이란 게 있다면,
그건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나누려는 시도 안에 존재할 거야"
"파리에 전화할거야.
8시간 후에 같이 점심 먹기로 돼 있는
내 단짝 친구한테 말야, 알겠어?"
"여보세요?"
셀린느 : 오늘 점심 약속 못 지킬 것 같아, 미안해.
기차에서 만난 남자랑 비엔나에서 내렸거든.
아직도 비엔나야.
여행 중인 미국 남자인데 내일 아침에 미국으로 간대.
제시 : 왜 같이 내렸어?
셀린느 : 설득당했어.
사실은 나도 같이 내리고 싶었어.
그 전에 짧게 대화를 나눴는데
너무 멋있어서 마음을 뺏겼거든.
휴게실에서 자기 얘길 해주는데,
어릴 때 자기 증조 할머니 유령을 봤다는 거야.
그때 홀딱 반해버렸지.
아름다운 꿈을 가슴에 품은 꼬마 애를 상상해봐.
난 덫에 걸렸어.
셀린느 :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
아름답게 빛나는 파란 눈에,
예쁜 분홍빛 입술에, 기름기 흐르는 머리.
키는 큰 편이고 좀 덤벙대.
고개를 돌린 날 쳐다보는 그애 눈빛이 좋아.
키스할 땐 사춘기 소년 같아, 너무 귀여워.
시간이 지날수록 걔가 점점 더 좋아져.
그런데 걔가 날 무서워할까 걱정이야.
떠난 남자 친구를 살해하려는
그 상상 속의 여자 얘길 해줬거든.
엄청 겁먹었을거야.
날 음흉하고 비열한 여자로 보고 있는 게 분명해.
날 그런 여자로 생각 안 했으면 좋겠어.
제시 : 걔가 널 무서워하지 않을거야,
엄청 좋아할걸.
셀린느 : 좋아, 이제 네 차례야. 친구한테 전화해.
제시 : 프랭크, 어떻게 지냈어? 집에 있어 다행이다.
셀린느 : 마드리드는 어땠어?
제시 :
형편없었어, 결국엔 리사랑 일이 터지고 말았거든.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건가 봐.
마드리드에 이틀만 있다가 비엔나에서 출발하는
싼 비행기표를 끊었어.
그런데 알고 보니 별로 싼 게 아니더라, 왜냐하면
당장 떠날 수가 없었거든 아는 사람은 만나기가 싫었어.
그냥 유령처럼 아무도 모르는 존재가 되고 싶더라고.
하지만 이젠 괜찮아,
유럽에서의 마지막 밤에 누군가를 만났거든.
우린 모두 서로의 악마이자 천사라는 말 알지?
얘는 말 그대로 보티첼리의 천사야.
모든 게 다 잘 될거라고 얘기해주는 천사 말야.
얜 정말 똑똑하고, 아주 열정적이고, 아름다워.
내가 제대로 했나 모르겠어.
내가 한 얘기 모두 바보처럼 들렸을거야.
셀린느 : 걘 널 판단 안 할거야,
게다가 걔가 네 옆자리에 앉은 건 일부러 그런 걸 거야.
제시 : 마치 꿈 속의 세계에 들어와있는 기분이 들어.
셀린느 : 그래, 이상해.
우리가 우리 시간의 주인인 것 같아.
우리의 우주 같다고.
난 네 꿈 속에, 넌 내 꿈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야.
제시 : 왜 사람들은 관계가 영원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셀린느 : 맞아, 바보같아.
제시 : 이게 다라고 생각하지?
오늘 밤 뿐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셀린느 : 그 방법밖엔 없지 않아?
제시 : 좋아, 그럼.
그냥 오늘 밤을 멋지게 만드는 거야.
"좋아, 그렇게 해"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아?"
"뭔데?"
"키스 받고 싶어"
제시 :
누가 지금 나한테 너랑 결혼할래,
영원히 헤어질래 하고 묻는다면..
난 너랑 결혼하겠어.
낭만적인 거짓말인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보다 더 하찮은 이유로도 결혼하잖아.
"네 사진을 찍어야겠어, 널 영원히 기억하도록 말야.
그리고 이 모든 것도"
셀린느 :
네가 아까 커플이 몇 년 동안 같이 살게 되면
상대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고
또 상대의 습관에 싫증을 느끼게 돼
서로를 싫어하게 된다고 했잖아.
난 정반대일 것 같아.
"난 상대에 대해 완전히 알게 될 때
정말 사랑에 빠질 것 같거든"
"가르마를 어떻게 타는지,
이런 날은 어떤 셔츠를 입는지,
이런 상황에선 정확히 어떤 얘기를 할지 알게 되면"
"난 그때야 비로소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될 거야"
이젠 정말 헤어져야하는 두 사람.
두 사람은 6개월 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이별의 순간을 맞는다.
Kath Bloom - Come Here
첫댓글 여시 이거 복금 풀어줄수잇또? 볼때마다 짤 저장하고픈데ㅜㅜㅜㅜ 내 최애영화야ㅠㅠ
비엔나도착하는 날 호텔에서 밤에 이거봣는데 너무행복햇당..그담날 바로 저기 놀이공원갓어 ㅠㅠ
오십번은 넘게 본 듯..
재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봤었는데,,,분위기존좋
내최애영화
졸라조아 ㅠㅠㅠ 근데 다리 안아플까 항상 생각함... 글고 감정이입함
보다가 말 너무많아서 끔..(산통깨갱
인생영화ㅠㅠ
내 최애ㅠㅠㅠㅠㅠ
내 인생영화 ㅠㅠ
에단호크.... 진짜 섹시해
난 보면서 굉장히 편안하고 잔잔한 감상이였는데 정작 줄리 델피는 암기하는 게 짜증났다고 하더라 대본에 하나하나 다 상세하게 써있어서 여간 골치아팠다고 ㅋㅋㅋ 그말듣고 대본 사서 읽었더니 진짜 편집 조금 제외하고 대본이랑 영화랑 똑같음ㅋㅋㅋㅋㅋ 선라이즈에도 호크랑 델피가 대본에 참가하긴 했지만 선셋이랑 미드나잇에 본격적으로 참여해서 이름도 올려져있어 그래서 트릴로지 완성되면서 주연배우들의 경험이 생생히 녹아졌대 배우들은 더 캐릭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더라
델피보다는 에단 호크의 배우인생을 더 잘 알고 있어서 비포트릴로지보면 에단호크 인생 일부분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어 실제로 에단 호크가 소설가이기도해서 본인 소설내용과 비슷한 대사를 치는 제시는 ㅋㅋㅋㅋㅋ진짜 웃겼어 ㅋㅋㅋ나중에 인터뷰 찾아보며 셀린과 줄리델피 공통점 발견하는 것도 좋았고 ㅋㅋㅋㅋ
인생영화ㅠㅠㅠㅠㅠㅠㅠ힝
이 영화보고 항상 이 영화같은 사랑을 꿈꿔.
내최애..
우연히 갔던 한식당 맞은편에 카페가 있어서 갔는데 비포 찍었던 카페였던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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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미드나잇 보지말까? 나 선셋까지봤옼ㅋㅋㅋ
비포미드나잇 보고 너무 충격받았어 영화는 좋지만..평생 동화같은 사랑을 꿈꾸는 나에게는 참 슬프더라ㅠ
내 최애영화야ㅠㅠㅠㅠ이거 볼 때 마다 눈물 엄청 짰눈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