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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28)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토튼햄 핫스퍼의 마틴 욜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올시즌 목표로 내걸었다.
토튼햄은 잉글랜드 내에서도 손꼽히는 '전통 명가'. 지난 1963년 컵 위너스 컵을 차지하며 주요 유럽무대에서 우승한 첫번째 잉글랜드 클럽이 바로 토튼햄이다. 이밖에 리그 우승 2회, FA 컵 7회, 리그컵 3회 우승, UEFA컵 2회 우승의 업적은 토튼햄의 123년 역사에 깊이 새겨진 영광의 기록들. 또한 토튼햄은 유럽 주요 3개 대회(챔피언스리그, UEFA컵, 컵 위너스 컵) 결승 무대를 모두 밟아본 최초의 잉글랜드 클럽이기도 하다.
그러나 토튼햄은 지난 20년간 뚜렷한 하향세를 그려왔다. 마지막 리그 우승은 까마득한 옛날 일(1961년)이 되어버렸고 UEFA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것도 1984년이 마지막이다. FA컵(1991년)과 리그컵(1999년) 우승이 최근 20여년간 가장 빛나는 기억들. 지난 세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서도 10위, 14위, 9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올시즌 마틴 욜 감독은 유럽무대 재진출의 꿈에 부풀어 있다. 리그 6위권에게까지 주어지는 UEFA컵 진출권도 아닌, UEFA챔피언스리그 진출티켓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는 것. 이는 올시즌 리그 4위권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공언이다. 또한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두텁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지난 시즌 중반부터 팀을 지휘하기 시작한 욜 감독의 '야심'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올 여름 이적시장서 토튼햄은 '싸움닭' 에드가 다비즈를 비롯해 아론 레논, 폴 스탈테리, 티무 타이니오, 웨인 루틀리지, 톰 허들스톤 등 쟁쟁한 선수들을 영입했다. 8월 하순 영입한 '장신 공격수' 그르체고르츠 라시악, '만능 미드필더' 저메인 제나스, '왼쪽 풀백' 이영표 역시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
현재 토튼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미드필더진에 지나치게 많은 선수들에 포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적되고 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욜 감독은 10일(한국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서 "물론 많은 미드필더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작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말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인해 토튼햄이 UEFA컵 진출권을 놓친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며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역할을 잘 인지하고만 있다면 팀의 전력 강화차원에서도 많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 여름 영입한 선수 중 욜 감독이 가장 아끼는 선수는 이영표라는 게 '로이터 통신'의 전언. 욜 감독은 '이영표가 잉글랜드 무대에 적응할지'를 묻는 질문에 "나도 토튼햄에 부임하기 전까지는 잉글랜드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러나 이는 중요한 게 아니다. 그는 유럽 최고의 왼쪽 풀백이고 지난 2년간 26차례나 챔피언스리그 출장 경험을 갖고 있다"며 전폭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욜 감독이 칭찬한 이영표의 강점은 '빠른 스피드'. "그는 매우 빠르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서 필수적으로 갖춰야할 요소다. 그는 공격 가담 능력도 마치 윙 미드필더 만큼이나 뛰어나다. 게다가 수비 능력 또한 발군"이라는 극찬이 욜 감독의 입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현재 토튼햄은 리그 초반 2승1무1패를 기록, 6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10일 리버풀과의 일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 욜감독이 "리그 4위권이 목표"라고 밝힌 이상 리버풀은 직접적인 경쟁 대상이기 때문이다. 리버풀과의 경기는 올시즌 토튼햄이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이룰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전문채절 MBC-ESPN은 토튼햄과 리버풀의 리그 경기를 오는 11일 새벽 1시 녹화중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