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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어 망국병은 병이 아니라 사기라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꼬드겨서 자신의 이익을 얻는 그 사기 말입니다. 이러한 사기가 이처럼 크게 성공하고 있는 까닭은 다들 이것이 사기인 줄 모르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의 문제가 아닌데 교육의 문제로 접근하니 영어 망국병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영어 망국병은 결국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의 문제이자, 영어로 갈라진 계급 간의 갈등인 것입니다.
우리의 영어 문제는 영어를 비롯해 많은 것을 누리는 계급과 그러지 못하는 계급 간의 긴장, 그리고 후자가 전자를 따라가고자 하는 필사적인 노력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즉 믿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미 영어 계급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죠.” / P.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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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어는 대부분 진학과 취직, 승진을 위해, 한국 사람에게 보여줄 점수를 위한 영어인 셈입니다. 이런 내수용 영어를 위해 우리 학생들은 심각한 경쟁에 아주 어려서부터 뛰어들고 있고, 학교를 졸업한 어른들도 평생 학생으로 머무는 셈입니다. 참으로 심각한 사회적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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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으로 보나 사회적으로 보나 우리의 영어에 대한 집착은 병적인 수준입니다. 이성적 판단으로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에는 중독 증세가 너무나 심합니다.
너도나도 영어에 목숨을 걸고 공부하는 영어 망국병에 찌들어 있는 것이죠. 더욱 슬픈 것은 우리 사회의 영어 망국병이 단순한 병이 아니라 일종의 사기라는 것입니다.” / P.188
/ 남태현 '영어 계급사회'
영어 사교육비로 1년에 7조 원을 쓰는 나라가 한국이다. 문제는 한국 사람들이 하는 영어가 ‘국제용’이 아니라 철저히 ‘내수용’이라는 사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화된 사회에서는 누구나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 국가경쟁력이 높아지고 국민이 부자가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토익 공부로는 외국인과 자유자재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내가 하는 영어가 일상생활에서는 아무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687553
이 책의 저자 남태현은 ‘영어 망국병’은 병이 아니라 사기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러한 사기가 이처럼 크게 성공하고 있는 까닭은 다들 이것이 사기인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교육의 문제가 아닌데 교육의 문제로 접근하니 영어 망국병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결국 영어 망국병은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의 문제이자, 영어로 갈라진 계급 간의 갈등 문제라고 결론을 내린다. 한국 사회의 영어 문제는 영어를 비롯해 많은 것을 누리는 계급과 그러지 못하는 계급 간의 긴장, 그리고 후자가 전자를 따라가고자 하는 필사적인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죽도록 경쟁을 하는 사회가 영어 계급사회를 정당화시키고, 모두에게 영어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강박을 안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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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한창 영어 광풍이 불기 시작할 때 왜 그리 영어교육에 집착하느냐 물으면 부모들은 대답하곤 했다. “내 아이는 세계화한 세상에서 한국인이 아니라 지구인으로 살 거니까요.” 2008년 미국 월가를 시작으로 세계를 강타한 경제 공황을 통해 우리는 그 세계화라는 게 1%의 부자를 위해 99%가 희생하는 세계를 건설하는 작업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세계화한 지구란 대개의 사람들에게 세계화한 지옥이었으며 한국의 영어 광풍은 한국 사회가 그 지옥으로 변해가는 풍경이기도 했다.
한국에서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강박은 실제 삶에서 영어가 얼마나 필요한가와는 무관하다. 유창하고 세련된 영어는 1%에겐 계급을 상징하는 수단이며, 99%에겐 1%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수단이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영어 문제는 ‘영어 문제가 아니라 계급 문제’인 것이다. 영어에 대한 불안감은 실은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며 정규직 노동자들도 비정규직이 될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며 아이들은 뛰어놀지도 꿈을 꾸지도 못한 채 밤늦도록 학원을 돌며 시들어가는 지상의 지옥에서 불안감인 것이다.
<영어 계급사회>는 그런 사실들과 해결 방안을 쉽고 담백한 문장과, 풍부한 사례와 근거로 담아내고 있다. 지금껏 영어 문제에 대해 진보진영이 보수진영의 극성스러움(이를테면 ‘어륀지’ 에피소드)을 조롱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건 한국의 진보 진영이 정치적 보수세력과는 대립하지만 계급적인 면에선 그다지 진보적이지 않음을 드러낸다. 이 책은 그런 찜찜함도 덜어준다. 허다한 영어 교재들의 상투적인 광고 문구를 빌어 이 책을 표현하면 이렇다. ‘당신의 영어 고민, 반나절에 길을 찾아드립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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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현의 지적은 전적으로 합당하다.
한국 사회에서 영어는 입시, 취직, 승진에서 사람들을 속아내는 깔대기에 불과하다. 외국어 자체가 부자들에게 유리하다. 비싼 학원에서 좋은 선생을 만날 수 있고 미국에도 갈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깔대기를 이용해 돈을 버는 집단이 바로 입시학원, 영어학원, 그리고 '영어 이렇게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식의 책을 쓰는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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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만큼 영어에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도 영어를 지독하게 못하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심지어 수천만원을 들여 어학연수를 갔다오고 토익, 토플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도 영어로 말하고 신문, 잡지를 읽어낼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이들은 영어를 어학이 아니라 대학입시, 취업, 승진 수단으로 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본인 같이 용돈벌이를 하지 않는 이상,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없다.
결국 학원과 출판사에 돈을 갖다바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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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정에 가도 '영어 잘하는 방법', '이 책이면 영어 도사된다'는 식의 책이 화장실에 하나씩
있는것을 볼 수 있다. 단언컨데 이런 책은 영어공부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외국어는 오랫동안 진득하게 매달려야 성과가 나오는 영역이고,즐겁게 하지 않으면 잘하기 어렵다.
억지로하는 외국어 공부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드물다.